하다 하다 이제는 일본에게 축구에서도 놀림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 내용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여러번 당해 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번 아시안컵 경기에서 일본과 맞붙지 않았고 일본도 일찍 탈락해 한국에 할 말이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특유의 약올리는 듯한 놀림성 멘트로 한국 축구를 폄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틀린 이야기가 아니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바로 한국축구팀에서 있은 폭력사건때문입니다.
한국 축구의 핵심인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갈등을 누설한 사람이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 축구협회장이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를 일본 언론들은 앞다퉈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 보도를 한국이 아닌 영국 언론이 했다는 것과 그렇고 그런 매체에서 특종을 보도했을 때부터 상황 전개가 요상했는데 그 후속보도를 일본 언론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국내 언론은 감독과 협회장이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 보도를 하지 않는데 반해 일본 언론은 한국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장이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일을 까발리고 있다는 투의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히가시 스포웹은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터진 내분 파동이 대 스캔들로 번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번 내분 소동을 누설한 장본인이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한국축구협회장이라는 설이 파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일각에서는 클린스만 감독과 정 회장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4강 탈락과 이어진 감독 경질 요구 등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해당 사실을 언론 그것도 한국이 아닌 영국 기자에게 흘렸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또한 한국 대표팀 감독인 클린스만은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논란이 일어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으며 그를 선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정 회장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덧붙여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간의 싸움이 요르단전 참패의 원인이 된 것처럼 보이려는 일종의 공작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지키기 위해 내분 정보를 유출해 선수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았습니다. 이 매체는 그러한 상황에 대한 증거로 한국 핵심 선수들의 충돌 보도를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즉각 사실이라고 인정한 점을 들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보통 이런 일이 있을 때 확인이 안된다고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축구협회는 바로 사실로 인정해 수상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며 대한축구협회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분 파동과 관련해 누설한 의혹에 감독이나 협회 회장이 연루됐다면 이번 사건은 한국 축구계를 뒤흔드는 일대 대 스캔들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처절하게 한국축구 현실을 지적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특히 일본의 극우 언론들과 유튜브 들에서는 한국축구를 조롱하는 것으로 도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안그래도 일본이 조기 탈락해서 뭔가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 참에 한국축구의 난맥상이 드러나자 그대로 융단폭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나 그 관계자들이 소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문제는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 팬들 일부는 일본 언론이 정말 오랫만에 제소리를 한다고 말하는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한국대표팀 불상사는 전세계 언론의 핵심 보도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축구의 변방이라고 폄하하던 한국의 축구 상황에 전 세계 축구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입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뭔가 유럽파 축구선수들의 활약에 한때 흐뭇한 표정을 지었던 한국 축구팬들의 이마에 짙은 주름살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강인은 뭔가 잘못한 것 같은데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옹호파와 이강인 옹호파가 서로 손가락질을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감독 한명 잘못 선임해 정말 요상한 일을 다 겪습니다. 감독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많고 많은 감독들 중에 그 사람을 선택한 주체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냥 감독 경질로 끝날 일도 아닙니다. 지금 감독으로 앞으로 어떤 경기에 나서더라도 선수들의 화합을 이루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비록 감독이 경질되어도 핵심 내용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세계 언론의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도 합니다.
2024년 2월 1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