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표된 코스피 블랙리스트는 총 30차례에 달한다. 2주 간격으로 발표되는 블랙리스트에는 어떤 종목들이 있었을까? 블랙리스트의 유구무구한 역사를 살펴보면 최근의 주가흐름이 어땠는지, 또 부진한 업종이 어디인지 대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주의사항: 블랙리스트 분석 대상은 코스피 시총상위 25개 종목들에 국한된다. 이 중 삼성전자 우선주와 현대차 우선주는 제외된다.)
1차 블랙리스트 선정 종목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KB금융, SK이노베이션, LG전자, LG디스플레이
2차 블랙리스트 선정 종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LG전자, LG디스플레이
3차 블랙리스트 선정 종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롯데쇼핑
4차 블랙리스트 선정 종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5차 블랙리스트 선정 종목
신한지주, KB금융, SK텔레콤, 롯데쇼핑
30차 명단에 있는 종목들 중 오늘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종목 몇개를 골라봤다.
-LG화학
LG화학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년간 이 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한가지 흥미로운 점이 포착되는데 바로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 겨울철에 유독 주가가 심하게 빠진다는 사실이다. 그 시기는 길거리가 낙엽으로 뒤덮히는 10월 중순부터 해가 바뀌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봄 바로 직전까지 다양하게 걸쳐 있다. 해당 사례를 아래 차트에 표시해놨다.
겨울을 심하게 타는(?) LG화학 주가
물론 이런 중기 이상의 하락 조짐이 포착될 경우 필자는 즉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의를 환기시키곤 한다. 특히 작년 초 LG화학이 보여준 움직임(그래프 가장 왼쪽)은 현재 '중공업 브라더스'가 보이고 있는 하락세보다 심하면 심했지 못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LG화학에 다니는 지인들에게 위로문자를 보내주자'는 운동을 전개했겠는가.(당시 필자의 글을 꾸준히 읽은 독자라면 기억하실 것이다.) 뭐 어쨌든 좋다. 중요한 건 지금이니까.
LG화학의 현재 상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진퇴양난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혹시 몰라서 얘기한다. 필자는 LG화학은 물론 LG그룹에 대해 어떠한 악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 더구나 지금 얘기하고 있는 LG화학의 경우 필자와 매우 가까운 친척 동생이 작년에 입사해 영업부서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단지 LG트윈스 야구단을 무척 싫어하는 두산 베어스의 광팬이라는 사실만 조금 문제가 될 뿐이다.(솔직히 LG가 넥센한테 졌을 때 기분이 괜시리 좋아졌다. LG팬분들께는 죄송...)
그렇다면 여기서 말한 '진퇴양난'의 뜻은 뭔가. 첫번째는 수급적 측면이다.
간단히 얘기해 이 종목은 외국인과 기관의 호감을 사고 있지 못하다. 프로그램으로 위시되는 외국인들의 물량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함은 물론 최근 주가하락으로 실탄이 두둑해진 기관투자자들의 호감마저 '전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 그렇다고 이 종목에 엄청난 내재가치가 있어서 여의도 가치투자자들의 흥미를 끄는 종목도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수급 공백으로 인한 추세적 하락이다.
둘(외국인 vs 기관)을 비교했을 때 더 우려되는 건 국내기관들의 행보다. 코스피가 미국처럼 반등을 이어간다면 이 과정에서 고스란히 혜택을 보는 건 바로 국내기관들이 매집하고 있는 종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LG화학은 지난 9월 중순 이후부터 기관의 신임을 잃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의 반등을 이끌어낸 2~3일간의 매수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나면서 기관의 컴백이 과연 언제쯤 이뤄질지 의문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외국인들의 경우는 그나마 낫다. 시장 전체적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지난주를 기점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기에 크게 걱정할 게 못된다. 단 여기서 문제는 '다른 종목들에 비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작다'는 점이고 이는 결국 LG화학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이 '여전히 미지근하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현물에 비해 프로그램쪽이 여전히 취약하다.) 최근 며칠간의 반등세가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기관의 일시적 매수가 꾸준한 매수로 바뀌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매수가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유입되어야 한다. 물론 종목 자체의 시총이 매우 큰 관계로 코스피 자체의 움직임이 좋아야 함은 물론이다.
두번째는 펀더멘털 측면이다. 한마디로 LG화학의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정종목의 적정주가가 어느 정도 되는지 따지는 데에는 엄청나게 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이제는 앞집 아줌마도 가치투자의 정의와 계산 방법을 알 정도이니 내재가치에 비해 싼 종목을 발견하는 일, 즉 재무재표를 뒤적거리며 엑셀 혹은 계산기를 두들기는 일은 점점 효용을 잃어가고 있다.(주: 적정가치를 계산하는 게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다. 시간을 들여 겨우겨우 적정주가를 계산했는데 현재 주가가 이보다 훨씬 높다면 '결과론적으로' 헛수고를 한 셈 아닌가.)
하지만 이 종목의 경우 굳이 재무제표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대충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환율과 국제유가다.(여기에 한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중국 석화업종 주가추이다.) 아시다시피 저환율과 국제유가하락으로 인해 국내 석화업종의 수익률이 말이 아닌 상황이다. 문제는 바닥을 칠 가능성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는 것. 환율이야 미국의 금리인상 및 우발적 요소로 인해 다시 상승으로 돌아선다 치더라도 국제유가 하락과 이에 긴밀한 영향을 받는 글로벌 석화업계의 수익률 저하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발표된 3분기 수익성 저하는 지나간 이슈다. 문제는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 동일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업체들의 약진을 감안한다면 LG화학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가질 수 밖에 없다.(최소로 치더라도 몇개월간은...)
필자가 열심히 계산한 결과 얻어낸 이 종목의 적정주가를 여기서 공개하진 않겠다. 하지만 이 종목의 경우 2009년부터 2년간 보여줬던 찬란한 '영광의 시절'은 당분간 다시 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LG그룹 전체에 막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SK
SK하면 당신은 어떤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여러가지 답이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블랙리스트 애독자라면 SK이노베이션이라는 대답이 가장 먼저 나와야 한다. 그 정도로 블랙리스트에 가장 자주 등장한 종목이 SK이노베이션이었다는 말씀. 더구나 이 종목은 필자와 일진일퇴를 벌였던 종목-필자에게 깊은 패배감을 안겨다주기도 했으며 반대로 낙승의 기쁨도 안겨다준 종목-이다. 하지만 웬 걸? 지난 30탄부터 이 종목의 이름이 사라지고 말았다.
필자도 미처 몰랐다. SK이노베이션이 18탄부터 29탄까지 무려 12번 연속 등장했다는 사실을. 이는 기간으로 따지면 올해 5월 2일부터 10월 2일까지 무려 6개월 동안의 대기록이다.
이 6개월 동안의 SK이노베이션 주가추이
차트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녹색으로 표시된 기간내내 필자는 이 종목을 블랙리스트로 점찍었던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조언을 참고로 한 독자라면 이 종목에 대해 '절대로' 진입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녹색부분 왼쪽도 한번 보자. 주가가 하라락추세였음을 알 수 있다.(물론 녹색부분보다는 덜했다.) 그렇다면 왜 5월 이전에는 블랙리스트로 경고하지 않았냐고 태클을 거는 독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시 위의 역대 블랙리스트 명단을 살펴보시길. 올해 처음으로 쓴 11탄부터 17탄까지 필자는 이 종목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고싸인을 보냈다.(그게 설령 옵저버 종목이더라도. 스크롤해서 확인해보시길)
일단 SK이노베이션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겠다. 그렇다면 SK이노베이션이 리스트에서 보이지 않는 현재 그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종목은 무엇일까? 당연히 SK다. SK텔레콤의 경우 그다지 불안한 구석이 없으므로(최근 지수 하락세와 맞물려 겨우 한번 포함됐을 뿐이다.) 나머지 한 종목인 SK가 집중 감시대상(?)이 된 것은 당연한 노릇이라 하겠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주가 추이와 실적이 SK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SK C&C의 경우 시총사우이 25위권 이내에 들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당분간은 이 종목을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하겠다. 일단 시작은 좋다. SK이노베이션이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곧바로 2주 전 올린 30탄 블랙리스트의 수익률을 검증해보겠다.
*수익률 검증
지난 30탄에서 필자가 찍은 블랙리스트 종목은 9개였다. 직전 29탄에서 12개를 찍는 바람에 다소 부진한 성과(코스피보다 0.95% 앞서는 결과를 냈다.)를 냈는데 이 사실이 필자로 하여금 블랙리스트 선별의 기준을 보다 깐깐하게 만들었다. 물론 여기(30탄의 실패)에는 시장 전체의 폭락이 크게 작용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지난 30탄 블랙리스트 종목들의 비교 시작점은 10월 17일 종가다. 먼저 공개할 그래프는 그로부터 2주가 지난 뒤인 10월 31일까지의 수익률 흐름이다. 비교대상은 언제나 그렇듯 코스피다.
코스피 vs 블랙리스트 수익률 비교
(2014년 10월 17일 ~ 10월 31일, 빨간선이 코스피)
역시 필자의 예상이 맞았다. 지난번의 패배를 딛고 2.15%차이의 압승을 거둔 것! 30탄의 아쉬운 결과를 충분히 만회하는 결과라 하겠다. 바로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현대중공업과 LG화학이 정말 크나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필자의 부담감이 한결 가벼워짐은 물론이다. 동시에 키보드를 두들기는 손놀림이 한층 경쾌해짐을 느낀다.
이번에는 반대로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들의 수익률을 살펴보겠다. 항상 얘기하지만 블랙리스트의 최대 목적은 '코스피보다 저조한 수익율을 보이는 종목들을 골라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블랙리스트에 속하지 않는 종목들이 블랙리스트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게 좋다. 여기에서마저 좋은 결과를 낸다면 기분은 더 좋아질 듯.
30차 블랙리스트 이외 종목들의 수익률 순위
분석 대상 종목들 전체 수익률 순위
(주황색은 30탄 블랙리스트, 비교구간은 위와 동일)
위 표로 알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봤다.
1. 수익률 최하위 1, 2위 종목들을 골라내는데 성공했다. 만약 두 종목 중 한개라도 놓쳤을 경우 오늘 결과 또한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이왕 코스피를 앞서더라도 그 폭이 작았던 종목들(현대모비스~하나금융지주)을 대거 골라낸 게 이번 승리에 큰 도움을 줬다. 만약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KB금융 중 한 종목이라도 포함시켰다면 역시 이런 호성적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2. 이번 블랙리스트의 최대 이변은 바로 삼성중공업이었다. 몇주 전처럼 현대중공업과 정반대 길을
걸었음은 물론 수익률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것. 두 종목의 수익률 격차는 무려 20%에 달한다. 이렇게 된다면 오늘 공개하는 31탄 명단의
하이라이트는 삼성중공업의 포함여부가 될 것이다.
3.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였던 건 삼성중공업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 3인방의 주가도 극과 극을 오갔다. 가장 좋게 봤던 기아차가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반대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코스피를 앞서는 호조를 보였다. 한전부지 인수건 이후 벌어졌던 각 종목간 수급 및 주가가 이제 키 맞추기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뜻. 그렇다면 이들 3인방의 평준화 현상이 계속 될지 아니면 일시적이 될지 여부가 매우 중요해진다.
4. 역시 블랙리스트로 꼽은 은행업종-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도 코스피보다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정작 필자가 끝까지 포함 여부를 두고 고심했던 우리금융이 수익률 하위권을 차지해버렸다. 그나마 KB금융을 지목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이런 결과는 금융업종 또한 자동차나 중공업 업종 못지 않게 매일매일 격변이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5. 코스피 수익률은 25개 종목들 중 중상위권을 기록했다. 이 점도 이번에 승리할 수 있었던 주 요인이다.
6. 앞서 얘기한대로 SK이노베이션의 '탈 블랙리스트' 행보는 이번에도 계속됐다. 수익률이 얼마였는지 확인해볼 것.
7. 이번 리스트의 비교구간은 코스피 반등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리고 지수 반등의 결과로 경기방어주들의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부진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핵심은 삼성전자였다.
8. 지난번 썼던 내용을 재등장시킬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이번 비교구간이 코스피 전체가 빠지는 대세하락기였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보통 이럴 땐 기존에 부진했던 종목들과 잘나갔던 종목들의 위치가 180도 바뀌는 '대역전의 시기'가 도래하곤 한다."
여기서 대역전이라는 표현에 주목해보자. 아래 표는 지난 30탄에서 공개했던 전종목 수익률 순위다. 하위권 종목들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의 순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해볼 것. 불과 2주만에 이들의 수익률이 최상위권으로 점프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30탄 수익률 순위
전기전자의 호조, 그리고 한동안 부진했던 업종들의 예상치 못한 반격이 지난 2주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향후 2주간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률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인지, 혹은 위 표의 하위권에 속했던 종목들의 반격이 다시 시작될지가 체크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이제 남은 것은 31탄 블랙리스트 공개 뿐이다! 피곤한 월요일인 만큼 최대한 간결하게 적어보겠다.
*31차 블랙리스트(10월 31일 종가기준)
1. 현대중공업
-이 종목을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로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예전에는 없던 희망이 슬슬 생긴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가하락을 틈타 슬슬 매집하고 있는 세력들이 포착됐다. 이게 누구인지는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 지금 중요한 건 '누가' 매집하느냐가 아닌 '매집하고 있다'라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
-무사어팔 기준에 의하면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 이번 역시 블랙리스트의 예봉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소한 아래 그래프만 보면 삼성중공업의 수익률 호조는 자신과는 무관한 남의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
파란선: 주가/ 연두색선: 수급+변동성
2. 삼성중공업
-앞서 얘기했듯 오늘 포함되는지 여부가 정말 궁금했던 종목이다. 하지만 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오늘도 역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최근의 주가반등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반등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런 다이버전스(연두색선과의)는 다른 종목은 물론 이 종목에서도 최근 몇번 발생했던 현상이었다. 연두색선이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
-변동성 또한 여전히 저조하다. 기관의 매수세 또한 제자리 걸음. 앞서 언급한 LG화학과 비슷한 상황이다.
-형님격인 현대중공업과 연계시켜 분석해봐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최근의 반등에 고무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단 조선업종이 아닌 그룹이슈나 합병이슈를 생각한다면 다르게 해석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는 바이다.
3. 롯데쇼핑
-최근 진한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종목. 연두색선이 급반등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종목 역시 올해 상반기 내내 보여줬던 줄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변동성은 괜찮다. 단 수급적으로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사이좋게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둘 중에 누구도 총대를 안 메려 하는 모습. 개인들만 좋다고 사들이고 있다.
-이 종목을 보면 딱 2가지 장면이 떠오른다. 석촌호수 위에 바람 빠진채 푹 주저앉아 자고 있는 러버덕의 모습이 첫번째고 얼마 전 천장에서 떨어진 구조물 낙하사고와 바닥의 균열로 곳곳을 통제하고 있는 잠실 롯데월드몰 풍경이 두번째다. 물론 이들은 롯데쇼핑 주가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현 주가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참, 풍비박산난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의 현실을 쓴다는 걸 까먹을 뻔 했다.
좌-바람 빠진 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석촌호수 러버덕/우-균열이 간 롯데월드몰 바닥
4. 현대차, 기아차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가장 좋은 상황이었던 기아차가 오늘 새로이 포함되고 말았다. 반면 3인방 중 2등에 머물렀던 현대모비스가 블랙리스트 탈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는 여전히 답이 안 나오는 상황. 기아차는 수급은 물론 변동성마저 아래쪽으로 급선회하기 시작했다. 최근 1주일 동안 일어난 급격한 변화다. 따라서 지금은 현대모비스>기아차>현대차로 순위가 바뀐 상황.
-가장 우려스런 시나리오는 기아차가 이번 글을 계기로 현대차보다 더 안 좋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현대차 그룹의 서열을 감안하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기아차보다 먼저 회복되는 게 정상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단지 기아차의 튀는 행동(나머지 두 형님을 앞서갔던 것)이 예상보다 일찍 막을 내렸다는 게 중요하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현대차가 망가지기 시작한(?) 기아차를 추월할 수 있을지, 또 1등주로 올라선 현대모비스의 선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다. 만약 시장이 지난주의 반등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기아차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현대모비스에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기관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똑같다. 차이점은 기아차에 대한 기관의 매수세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다른 방향(업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기관의 매수패턴을 감안한다면 기아차만 유독 잘 나가는 현상은 1달 전처럼 강력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5. 우리금융
-현재 합병관련 이슈로 거래정지 중인 상태다. 단 모든 금융(은행)업종 중 혼자만 부진에 빠져있다.
-30탄에 포함시켰던 두 종목(신한, 하나)의 경우 필자의 뒤통수를 때리고 말았다. 은행업종내 움직임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에 앞으로 블랙리스트 선택에 있어 주의에 주의를 기울일 생각이다. 단 이 종목의 경우 거래정지, 블록딜 여부와는 상관없이 변동성이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감히 포함시키고자 한다.
6. SK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SK이노베이션이 빠져나간 자리를 훌륭하게(?) 메꿔주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SK이노베이션의 대타로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는 상황.
-위 수익률 측정표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종목의 경우 최근 2주동안 주가상승률이 딱 0%였다. 이 수치가 이 종목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한마디로 무색무취인 상황. 그렇다면 필자는 왜 이 종목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을까? 코스피가 상승하고 있는 마당에 수익률이 2주 전과 변함 없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손해이기 때문이다.
-연두색선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이상 코스피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두긴 힘들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필자를 당황시킬 순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어림없는 일. 가까운 친척격인 SK이노베이션에서도 이런 현상이 자주 목격되지 않았던가. 그리고 거듭된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결국 승리를 거둔 건 필자였음을 잊지 말아주시길.
*최종정리
-지난 30탄 최종정리에서 썼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고 싶다.
코스피가 향후 2주내 2차 폭락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이번 글 역시 크게 부진한 성과(블랙리스트가 코스피보다 대폭 잘나가는 황당한 경우)를 거두진 않을 것이다.
이는 지난 2주 상황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향후 2주에도 그대로 적용시키고 싶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이렇게 3종목 봐도 코스피가 어떻게 될지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은 시총 상위종목이기 때문에 보통 때에도 지수 향배에 큰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불과 2주 전만해도 수익률 최하위에 있던 종목들이 지금은 대반격에 성공한 상황이기에(3개 종목 모두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좋았음) 현상 유지만 잘해도 코스피는 쉽게 폭락하지 않을 것이다.
-최대 문제는 외국인도 아닌 기관이다. 기관의 실탄이 슬슬 감소할 때가 됐는데 이들이 꾸준히 매수해왔던 종목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지수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큼은 예외다.
-이 글은 10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쓰여졌습니다. 향후 주가, 변동성, 수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양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