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원이에게.
안녕 지원아! 서울에 살고 있는 너랑 동갑인 너의 팬이야. 취미는....첼로켜기? 나중에 카페에 한번 올릴테니 들어봐줄래ㅠㅠ
오늘은 내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해.
어릴때 난 아빠 해외발령때문에 상하이에서 5년을 살게 되었어. 어린 나이에 외국 경험을 해서일까? 남들보다 난 영어와 중국어를 엄청 빨리 배웠고 월등히 잘했어.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어릴때부터 외국의 교육 방식을 접하며 살았고, 외국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랐어. 그러다가 여기서, 인생에서 첫번쨰 잘못된 선택을 하게 돼. 한국으로 귀국했어. 아빠가 발령이 끝나서 창원이라는 도시로 가게되었는데, 그때는 어린 마음에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랬던거 같은데,,,만약 내가 그 국제학교를 계속 다녀서 한국으로 12년특례를 받아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미국 아이비리그에 갈 수도 있었겠지. 한국으로 들어와서, 초등학교에 전학을 가고, 중학교 입학을 했어.
중학교 입학을 하고서 인생의 첫번째 목표가 생겼어. 그때 지원이는 뭘 하고 있었으려나...난 자사고에 가고싶었어. 유진이누나가 광고찍은 그 하나은행, 하나금융그룹에서 세운 하나고등학교에 가고싶었어. 그러던 도중에,,하나은행 임직원 자녀 70%인가 80%?를 뽑는다는걸 알고 바로 접었어 목표를(우리아빠는 하나은행 임직원이 아니니깐...). 중학교떄 나름 전교10등안에 계속 들었어. 암기도 잘했고, 수학과학 할것없이 다 잘하고 재미있었어. 우리학교 한국사 시험 문제 중에, 다음 사건들을 일어난 순서대로 배열하시오 이런 문제가 있는데, 그거 선생님이 년도 외워서 푸는 문제 아니라 하셨는데 그냥 3년 내내 년도랑, 몇월 몇일에 일어났는지도 다 외웠어ㅋㅋㅋ. 그러다가 친척들끼리 명절에 모여서 얘기하던 중, 인생에서 두번때 잘못된 목표를 세우게 돼. 바로 과학고에 가고싶다는 목표를 세웠어. 나 사촌형이 엄청 많은데, 그중 둘째형이 공부를 진짜 잘했거든.
서울과학고등학교 조기졸업,
서울대학교 생물학과 7학기 조기졸업,
서울대학교 의예과 편입,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수료,
삼성서울병원 교수.
어마어마하지...?지금 아직 37살이야... 심지어 형수님도 중앙대의대 졸업, 서울대학교 병원 의사고....
이 형이 내가 과학을 좋아하니까 그냥 거기 가면 실험을 많이 할 수 있고, 거기서는 기계를 내가 실험하다가 실수로 망가뜨려도 변상을 하지 않는다는 걸 듣고, 거기 가라고 추천해줬어. 그렇게 중학교 1학년 말부터 난 과학고에 가고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한 것 같아.
거짓말처럼 들릴진 모르겠지만, 난 중학교때까지는 수업떄 졸아본 적이 없어. 단 한번도. 그렇게 공부하던 중, 우리 시에서 어학연수를 보내주더라고? 남들은 그거 하려고 1년 2년씩 도전하는데 난 어릴때 외국에서 살았고 영어로 프리토킹이 가능하니까, 그거 공부도 안하고 바로 한번에 붙어서 중학교 2학년때 뉴질랜드에 1달동안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어. 사진 몇 장 보여줄게!
암튼이렇게 1달동안 어학연수를 마치고 와서, 너무 좋았어. 왜냐면 여기서 좋아하는 애를 한명 만났거든....
이 친구 덕분에 시험기간에 심심하지 않았어. 너무 예뻤고, 성격도 너무 좋았고. 내가 과학고에 합격하면 좋아한다고 고백하려 했는데,,,,이 얘긴 나중에 하고. 그렇게 중학교3학년이 되었어. 이때는 엄청 치열했지. 과학고에 가려면 성적을 좋게 받아야 하니까. 이때 자기소개서 쓰고, 새벽3시까지 공부하고, 고등학교 미적분까지 다 배우고, 자기소개서 몇번이나 고치고, 면접연습하고(이때 수학이랑, 물화생지 다 알아야 했거든....). 이때 처음으로 내가 학교에서 졸아봤어. 선생님도 놀래시더라 나 자는거 처음봤다고...
그렇게 내 3년의 치열했던 중학교 생활이끝나고, 마침내 내가 처음으로 인생의 목표를 이뤘지. 이때 80명 모집인데 역대 최대로 지원자가 많았거든. 경쟁률이 아직도 기억나 - 4.03:1
처음 준비 시작할때는 하,,,이건 무조건 떨어지겠는데 했지만, 마치 너가 데뷔조에 합류한다는 기분이 이런 기분 아니었을까?
(아 참고로 내가 고백하려고 했던,,,너무 오래 기간을 잡았나...남자친구가 생겼더라고....이거 준비하면서 시련의 아픔까지 처음 겪었지....)
근데 이게 내 실수라 했지? 이제부터 말해줄게...
아무 준비 없이 가버린거지 이 학교를...과학고에 가면 어떻게 내신을 준비하고, 무슨 공부를 해야하는지 엄마도 모르고, 나도몰랐던거야....그렇게 고등학교 1년을 보내는데 너무 놀았던 탓일까? 1학년 1학기 성적부터 조기졸업 요건에 해당하는데, 이때부터 놀았으니....그게 되겠냐...당연히 이때부터 조기졸업과는 멀어지고, 난 2학기때 정신을 차렸어. 1학기 시험 결과가, 내가 중학교때는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점수였거든. 중학교때는 한번도 95점 밑으로 내려온 적이 없는데, 난생 처음 받아본 수학 점수가, 내가 보고있는 이게 내 점수가 맞나 생각이 들었어. 시험을 쳐서 답안지를 낼떄도 빈 답안지를 내본적이 처음이야.
근데 나름 특목고라 그런지, 너무 재미있었어. 난 화학하고 생물을 좋아해서, 대학교꺼를 우리는 배운단 말이야? 그냥 이렇게 문제풀고 실험하는게 성적을 비록 안나왔지만 난 좋았던거 같아!
근데, 알잖아 우리 04년생? 코로나 세대!
초등학교 4학년 - 세월호 참사로 수련회 취소
초등학교 5학년 - 에볼라 바이러스
고1 - 우리학교는 그해 10월에 이때 미국으로 수학여행 예정이었는데, 코로나로 취소
고2 - 코로나 한창
고3 - 코로나 한창, 졸업여행도 없고ㅠㅠ
이렇게 생활하던 중, 고등학교2학년때 조기졸업을 하는 친구들이 졸업하고, 3학년 진급하는 애들만 남았어. 이떄 한 학년에 48명인가 남았어 ㅋㅋ근데 남은 애들끼리 더 끈끈해지고 난 고등학교 3학년이 인생에서 아직까진 제일 재미있었어! 고2부터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어...근데 3학년때 학원 선생님이 나한테 그러시더라,,,
아니, 너 이렇게 고1부터 공부했으면 서울대 갔겠다 라고,,,,
맞아 내가 고1을 너무 놀았지.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무조건 좋은 대학 간다. 무조건 카이스트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성적을 상향곡선을 만들었고, 상도 많이 받았어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좀 보여줄게!
이렇게, 내 고등학교 3학년이 잘 끝날 것 같았지....
근데 그 사이에 또 많은 일들이 있었어. 고등학교 3학년떄 이제 대학을 쓰는데, 난 당연히 6개 다 붙을 줄 알았어. (카이스트는 반신반의...왜냐하면 카이스트는 항상 10등까지 짜르는데 내가 딱 10등이었거든....너무 불안했어)
성균관대학교 입학사정관이 내 생기부랑 자소서를 보더니 하는 말
"이정도면 성균관대학교는 붙겠네. 성적 많이 올렸네" 라고 하시더라고...그때 이제 난 아 성균관대학교는 가겠구나 하고, 이제 1차 합격자 발표날을 기다리고 있었어. 처음에 고려대학교가 공개했더라고. 근데 어라? 내가 불합격이래. 나 이떄 엄청 충격먹었어. 선생님도 당연히 내가 붙을 줄 아셨고, 나도 당연히 떨어질거라고는 생각도 안했지...
근데 이게 왠걸? 아니 고려대가 떨어지더니, 나머지 대학도 다 떨어지더라? 한양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심지어 성균관대학교까지. 나 성균관대학교 떨어지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재수해야지 뭐....
이렇게 졸업을 하고, 우리 가족은 서울로 이사왔어. 나 재수해야 하니까.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과목을 안배우고 대학교꺼를 배우니까, 나에게 수능준비는 너무나도 어려웠어. 처음엔 포기하고 싶었어.
고등학교때는 아이브가 컴백하면 직캠도 볼 수 있었고 무대영상도 볼 수 있었는데, 난 꼭 재수해서 성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올해 두번 컴백했을 때 , 그리고 특히 콘서트 올해 두번이나 했을 때 말이야....직캠, 무대영상, 비하인드 이런거 하나도 안봤어. 와부에 관심두면 공부 안될거같아서. 나 너무 서러웠어. 팬콘은 올해 초에 해서 내가 못갔다 쳐도, 단독콘서트는 내가 수능을 잘쳐서 의대를 가서 내년에 갈 생각으로 버티려 했는데 결국 올해 해버리더라.....
중간에 수학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싶었고, 9월 모의고사를 바닥을 쳐서 포기하고싶었어. 근데 무엇보다, 내 폰 배경화면은 거의 항상 너였거든. 너 보면서 버티고, 너 생각하면서 버티고, 의대를 간 나를 생각하며 버티고, 지원이 너가 버블에서 힘내는 말 많이 해줬잖아? 그거 보면서 버티고,
앞으로도 좋은말 많이 해줘 지원아...그거 보면서 울기도 하고 너무 좋았어 누가 나한테 그런말을 해준다는게. 아 그리고 재스종합 학원비가 엄청 비싸거든 여기...? 뒷바라지 해주시는 부모님 생각하며 버티고,,,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마침내 학원에서 마지막 시험을 친 결과,
저 성적은 의대 충분히 갈 수 있는 성적이거든. 그래서 아 됐다. 드디어 지원이 널 만날 수 있겠구나 하며 버텼는데, 얼마 전에 수능이었지? 난 당연히 수능은 쉬울거라 생각했고, 자신있게 수능장에 들어갔어. 너도 기사 봤어 혹시...? 이번에 역대급으로 어려웠잖아 수능이...글 올린거 보니까 친구도 재수했나 보네...
난 당연히 실패했고, 지금 삼수를 결심하며 다시 공부하고 있어. 지원아, 언젠가는 널 만날 수 있겠지? 내 주위엔 성공한 2004년생들이 너무 많아. 너, 원영이, 레이, 엔믹스에 윤아, 뉴진스에 민지 등등...
난 항상 너희들을 보며 너무 좌절감과 열등감에 빠져 살았어....난 키도 그렇게 크진 않고 또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았거든. 그러면 나중에 이성을 만날때 내세울건 스펙, 학업밖에 없는데, 난 아직 아무것도 이룬게 없네. 내가 과연 저렇게 성공할 수 있을까? 지원이 부모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 난 저런사람들을 만날수나 있을까? 내 미래는 어떨까?
의사는, 평생 일해도 아이돌이 버는 돈 못벌거든....의사를 하지 말아야 하나? 사업을 해야 하나...그러면서 난 아직 재능도 못 찾은 거 같고, 그렇게 중학교떄 공부를 잘하던 내가, 공부로 부모님 속을 썩여본적 없는 나에게 중학교 친구들이 가끔 연락와. 나 당연히 의대간줄 알고. 나 당연히 재수 성공한 줄 알고. 요즘 계속 늪에 빠지고 있는 기분이야. 이 편지도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지금 너에게 처음 써보네...
생일에 이 편질 쓴 이유는, 그냥...생일 아니면 너에게 다시는 편지를 쓸 기회가 없을것 같아서....
그리고 너랑 동갑인 학생들의 삶은 어떤지 보여주고 싶어서. 물론 다 나같진 않겠지. 누구는 수능만점 받아서 성공하고, 누구는 또 나보단 성공했겠지. 아마 나보다 불행한 2004넌생은 없을거야.
너무 부럽다...지원아...ㅠ이나이에 성공하고, 학업스트레스 없고, 미래에 뭘 해야되나 고민도 안해도 되고....
내가 꼭 의대를 가서 널 만나러 갈게.
꼭 멋진 어른이 되어 널 만나러 갈게.
그떄까지 기억해줘
이편지의 글쓴이를
너를 좋아하며 공부하고 있는 나를
언젠가 널 만나러 갈 나를...
생일축하해 지원아! 오늘만큼은 세상 모든 근심 다잊고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이 글도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
다시한번 생일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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