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에 프랑스 출신의 브뤼노 메추 감독(50)이 확정됐다. 메추 감독은 루이스 스콜라리(56), 세뇰 귀네스(52), 믹 매카시(45) 등 4명의 우선 협상대상자 중에서 기술위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지난달 중도하차한 코엘류 전 감독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지명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는 3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근 중동과 유럽을 돌며 가진 후보 4명에 대한 현장 면접 자료를 토대로 논의한 뒤 무기명 투표를 실시,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메추 감독에게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한국 A대표팀을 맡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메추 감독은 감독 선임 기준으로 고려했던 ▶선수 장악력 ▶국제 정보 접근 능력 ▶언어 능력 ▶위기 극복 능력 등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현장 검증을 하고 온 이회택 위원장은 메추 감독이 자유분방한 지휘 스타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메추 감독은 코칭스태프 전원을 데려오겠다는 무리한 조건을 내건 스콜라리 감독과는 달리 GK 코치와 피지컬 코치만 대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호감을 샀다.
세네갈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8강으로 이끌었고, UAE 알 아인 클럽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그의 지도력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또 천정부지로 치솟아 계약에 걸림돌로 예상됐던 연봉 문제도 큰 이견 없이 합의점을 찾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는 이미 영국 스포츠마케팅사인 캄(KAM)스포츠를 통해 메추 감독의 연봉 협상을 거의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메추 감독의 계약이 31일 성사되면 1일 입국해 2일 열리는 한국-터키의 친선경기서부터 한국 대표팀의 벤치에 앉을 수 있다고 이회택 기술위원장이 밝혔다. < 노주환 nogoon@ 김성원 기자 newsme@>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이 한국의 면접심사단을 푸대접했다는 보도에 대해 자신은 성심성의껏 면담에 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콜라리 감독은 30일 한국과 접촉을 맡고 있는 창구를 통해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어 포르투갈축구협회, 스폰서 업체 등과의 관계를 고려해 행동과 발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면담 분위기도 화기애애했으며 한국에 대한 애정과 성의를 갖고 대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신임 메추 감독 선정에 따라 내국인 코치 2명을 공개 모집한다. 이는 메추 감독이 면담 과정에서 피지컬트레이너와 GK 코치를 자신이 선택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 이에 따라 협회는 축구계의 추천 등의 방식을 거쳐 수석코치와 트레이너 2명을 다음달 7일 확정 발표한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낮 12시쯤 5층 회의실로 내려와 "메추를 차기 감독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허정무 부위원장, 장원재 기술위원이 배석했다. 이후 이어진 선정 배경 설명에서 허 부위원장은 "후보자를 단수로 추천했는데 이는 떨어진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추와의 계약이 만에 하나 틀어지는 경우를 대비해 협회는 다른 후보자들과의 접촉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