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생 트로페에서 코트다쥐르의 칸영화제를 생각하며 니스를 떠올리다!
5월 21일 툴롱 Toulon 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40분만에 생트로페 St. Tropez 에 도착해
요트 들의 마스트가 숲을 이룬 부두를 지나 골목마다 숨어있는 예쁜 부띠크
들을 구경하고는 산 정상에 자리한 생 트로페 요새 에 올라 해양 역사박물관 을 봅니다.
오후 4시 30분이 되니 생 트로페 버스 터미널 Gare Routiere de St. Tropez 에 버스 2대가
들어오는데 한대는 동쪽으로 38km 떨어진 생 라파엘 역 Gare de Saint-Raphaël
로 가는 버스이고 다른 한 대는 서쪽으로 75km 떨어진 툴롱 Toulon 으로 가는 버스입니다.
2대의 버스를 보고는 갈등을 하는데... 툴롱이 아닌 생 라파엘행 버스 를 타면 1시간이 채
안되어 생라파엘에 도착하니 도시를 보고는 기차를 타고 툴롱으로 돌아와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프랑스 철도 SNCF 가 파업중 이니 열차가 자주 있을지 불안하다는...
생 라파엘 역 Gare de Saint-Raphaël 에서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칸 이
나오고 더 가면 니스 이고 좀 더 가면 모나코 인데...... 니스는 두번, 칸과 모나코는
한번 가본적이 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영화제 소식이 들려옵니다.
동아 일보 김민 기자는 “ 일본의 ‘좀도둑 가족’ 칸 황금종려상을 품다 “ 라는
제목으로 금년 칸 영화제 최고의 상인 황금 종려상을 일본인 영화 감독
구레에다 히로카즈 가 만든 영화 '만비키 가족' 이 수상했다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제 71 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만비키 가족’ 에 돌아갔다. 폐막식이 열린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 에서 심사위원장인 배우 케이트 블란쳇
은 “마지막 장면은 영화라는 걸 잊게 만들 만큼 감동 을 줬다” 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인간사, 특히 가족의 의미를 따뜻한 시선 으로 그린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칸 영화제
수상은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의 심사 위원상 이후 두 번째다.”
“앞서 ‘아무도 모른다’(2004년) 는 배우 야기라 유아 가 남우주연상 을 받았다.
‘만비키 가족’ 은 할머니의 연금과 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집 앞에
서 있던 5세 소녀를 새 구성원 으로 맞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가족 영화다.”
“2등상 그랑프리의 영예는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 이 받았다.
반트럼프적 내용을 담은 ‘블랙클랜스맨’은 백인우월주의 집단 큐클럭스
클랜(KKK) 에 잠입해 정보를 수집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경찰 실화 를 그렸다.”
“심사위원상은 레바논 감독 나디네 라바키의 ‘가버나움’ 에 돌아갔다.
영화는 레바논 베이루트 빈민가의 12세 소년 자인을 중심
으로 마약 등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 들의 비참한 삶을 담았다. ”
“‘가버나움’ 은 칸 영화제에 참석했던 배우 게리 올드먼 이 현지 언론에
‘가장 추천하는 영화’ 로 언급하기도 했다. 기대작 중
하나였던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의 ‘콜드 워’ 는 감독상을 받았다.”
“한편 높은 평점을 받으며 수상 기대감을 높였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 은 본상을
받는 데 실패했다. 비평가들은 문학성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종수
(유아인) 와 벤(스티븐 연) 으로 대표되는 구시대적 계층 갈등 코드 가 다양한
성별과 직군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면면에 어필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버닝’ 은 세계 각국의 영화평론가 와 영화기자 단체가
수여하는 '제비평가연맹상' 을 받았고, 신점희 미술 감독 이
‘아가씨’ 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술 부문 최고상인 벌칸상 을 수상했다.”
“ 이창동 감독 은 국제비평가연맹상 수상식에서 “‘버닝’ 은 현실과 비현실,
있는 것과 없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산책하는 미스터리
영화였다” 며 “함께 그 미스터리를 안아 주셔서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 폐막식 은 법적 분쟁으로 상영이 불투명했던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가 무사히 모습을 드러내며 막을 내렸다. 폐막식에서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 는 “1997년, 21세 때 칸 영화제에서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 더 이상 와인스틴은 칸 영화제에 발을 들일수 없을 것” 이라며 강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도
죄책감 을 느껴야 할 사람이 있다. 그게 누군지 당신도 알고 우리도
알고 있다. 이제는 그런 행동을 우리가 용납하지 않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
동아 일보 전채은 기자는 칸느 영화제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스케치 하면서
“ 여성 82명, 칸 레드카펫서 ‘성평등’ 외치다 ” 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우리는 82명 입니다. 그리고 1946년 칸 영화제 가 시작된 이후 71년
동안 오로지 82명의 여성 감독 만이 이 계단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 감독 1,688명 이 이 계단을 오를 동안 말이죠.”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 모인 여성 배우와 감독, 제작자 등 82명 이 영화제
레드카펫 위에 줄을 맞춰 서서 영화계의 성 평등을 요구 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을 대표해 케이트 블란쳇 이 마이크를 잡았다. 참가자들은 성명서
낭독이 끝나자 잡은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흔들어 보이며 연대를 과시 했다. ”
“미국 영화감독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고발사건후 불거진 영화계 ‘미투 (#MeToo 나도
당했다)’ 일환이다. 블란쳇과 제인 폰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유명 배우들과
‘원더우먼’ 의 감독인 패티 젱킨스 등 영화감독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블란쳇 과 프랑스 감독 아녜스 바르다 가 대표로 성명을 읽었다.”
“여성 영화인들은 71년 동안 여성 감독은 고작 82명 밖에 칸에 초청되지 못했다
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그만큼의 수가 한꺼번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계단을 오르다 멈춰 서서 성명을 읽은 이유는 여성 영화인이
칸의 계단을 오르기 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블란쳇은 이어 “고귀한 황금종려상(Palme d‘Or) 은 71명 남성 감독 에게 돌아갔다.
이름을 거론하기 어렵다. 여성 감독은 2명 뿐이었다”, “우리는 카메라의
앞과 뒤에서 남성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세상 을 원한다”고 말했다.“
“시위는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후보 작품을 낸 감독 21명 중 한 명인
에바 위송의 작품 ‘태양의 소녀들 (Girls of the Sun)’ 시사회를
앞두고 열렸다. 태양의 소녀들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
생활하는 여성 난민 부대가 이슬람 성전주의자 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상영전 위송 은 잠시 레드카펫을 벗어나 자신의 네살짜리 아들을 끌어안았다. 이 장면
을 현장에서 지켜본 멀리사 실버스틴 ‘여성과 할리우드’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칸에 여성 감독이 그녀의 아들을 데려왔다. 상황이 변하고 있다” 고 올렸다.“
“지금까지 황금종려상을 받은 두 여성 감독은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언 과 벨기에
출신 아녜사 바르다 다. 이 중 이날 시위에 나서기도 한 바르다 감독 은
2016년 명예 황금종려상을 탔다. 명예 황금종려상 은 영화계에서
성과를 냈지만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감독에게 비정기적으로 주는 상이다.”
칸 영화제 소식을 접하니 지중해안 코트다쥐르는 이미 2번 이나 보았건만 저 버스
를 타고 생 라파엘 역 Gare de Saint-Raphaël 으로 가서 니스(칸) 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는데.... 하지만 툴롱에 호텔을 예약 했으니 어쩐다?
코트다쥐르 는 프랑스 남부에 생트로페에서 동쪽으로 이탈리아 국경 까지를 가리키는
데...... 배후는 모르 산지· 알프마리팀 산맥이 달리고 남쪽으로 면한 해안은
일조량이 풍부하여 겨울에 따뜻하고 아열대성 식물이 무성한 지역을 이룬다고 합니다.
19세기 초 부터 니스 주변은 피서· 피한지 로 발전하였고 칸· 모나코· 망통 등지도
교통의 발달과 더불어 유럽의 부호·귀족들의 휴양지· 별장지 로 발달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후 유급 휴가제도 보급에 따라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여름철에
해안 전역에 걸쳐 찾아드니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휴양지 가 되었습니다.
몇 년전에 우리 부부는 파리 리옹역에서 떼제베 TGV 기차를 타고 마르세유를 거쳐 니스에
도착해 호텔에 배낭을 넣고 기차를 타고 모나코 에 다녀온후 버스를 타고 산 정상에
자리한 마을 에즈 를 구경하고는 다음날 버스로 샤갈의 마을 생 폴 드 방스 를 보고
다음날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돌아오다 칸 과 유럽 최대 요트계류장 앙티브 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문학평론가인 왕은철 교수가 신문에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라는 칼럼에 기고한 글 “폴란드의 한국 고아들” 이란 글이 떠오르는데....
나는 우리나라가 6.25 이후 60년간 고아 수출 세계 1위 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가진줄만 알았더니 북한에서도 고아를 다른 나라에 내 보냈나 봅니다?
“상처에 의한 상처의 치유. 폴란드 는 18세기에는 오스트리아, 프러시아, 러시아에 의해
세조각으로 나뉘기를 세번 이나 반복했고 제2차 세계대전 나치 침공으로 만신창이 가
되었던 폴란드, 그 상처의 나라가 그들에 못지않은 상처의 나라인 한국의 아이들 을
보듬었다. 추상미 감독의 다큐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 ’은 그 기억을 향해 달려간다.”
“1951년, 북한에 의해 폴란드로 보내진 1500명의 전쟁고아들. 한반도가 전쟁 중이라
공산권 국가였던 폴란드에 잠시 위탁된 아이들이었다. 국가 대 국가의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보살피며 키운 것은 국가가 아니라 개인들
이었다. 그들은 8년이 지나 아이들과 헤어질 때 부모처럼, 아니 부모로서 울었다.”
“영화는 그들의 사랑 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직접 가서 확인하고, 60여년이 흘러 노인
이 된 폴란드인 ‘부모’들이 이제는 노인이 되었을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묻는다. 피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아이
들을 환대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영화가 내린 결론은 ‘생명에 대한 사랑’ 이다.”
“ ‘나와 다른 그 이질감보다 더 강한’ 사랑 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 주체가 되는 사랑이다. 타자의 철학자라 불리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말을 빌려 말하면, “국가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개인의 눈에만 보이는 타자의 눈물” 때문에 가능해지는 사랑과 환대.“
“가슴을 절절하게 만드는 폴란드인들의 사랑 이야기는 탈북 소녀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
가 겹쳐지면서 밀도와 깊이 까지 더해진다. 탈북 소녀가 갖고 있는 상처의
일부만 살짝 보여주고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트라우마는 침묵과 부재 로 남겨두면서....
, 영화는 우리에게 재현의 윤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영화가 다다른 결론은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사랑은 진짜 있다’ 는 것이다. 영화는 그 사랑에 대한 눈부신 헌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