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khan.co.kr%2Fnews%2F2006%2F06%2F25%2F6f2633a.jpg) |
-평소 즐겨입는 깨끗한 흰색 셔츠와 평범한 검정색 반팔 니트 스웨터. 브랜드와 디테일은 다르지만 며칠 전 외출하던 아들의 차림새와 똑같다. 셔츠 위에 반팔 니트를 덧입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소비자심리를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 소비자가 된 홍교수는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용기’로 꼽는다. -회색 진바지. 청바지보다 회색 진은 색깔에서 오는 중후함으로 인해 캐주얼한 느낌이 상쇄된다. 청바지는 즐겨입지만 요즈음 유행에 맞게 통이 좁다. |
더이상 ‘쉰세대’로 부르지 마라.
넥타이부대로 불리던 40~50대 아저씨들이 달라지고 있다. 그들이 토탈코디네이션을 위해 쇼핑을 하고, 피부관리를 받고 성형외과를 찾는다.
스킨이나 로션은 기본, 아저씨들을 위한 미백이나 주름 관리 화장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와이셔츠에 허름한 넥타이, 불룩한 배와 기름 바른 머리는 이제 아저씨들의 상징이 아니다.
자신을 가꾸는 것은 중년 연예인이나 선거에 나선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었으나 차츰 보편화 되고 있는 추세다. 미시족에 대항하여 이제는 ‘노 모어 엉클족’(no more uncle;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다)이 등장한 셈이다.
한때 세상을 휩쓸었던 꽃미남 열풍과 안티에이징의 영향으로 보이는 노 모어 엉클족으로 출현으로 마케팅 시장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도시의 쇼핑가를 중심으로 남성패션전문점이 늘고 있고 피부과나 성형외과, 다이어트 클리닉, 이미지 관리 등의 강좌에 남성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패션과 미용 업계를 선두로 한 ‘남성 마케팅’의 확산은 여성들만이 꾸미고 산다는 기존 개념을 뒤엎기에 충분하다. 담배를 끊고, 폭탄주 대신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아저씨들이 헬스클럽과 성형외과, 화장품 가게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얼마전 성형외과에서 엉덩이 수술을 받은 ㄱ씨는 평범한 48세 직장인. 평생 오리궁둥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던 그는 “수술 이후 삶이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앞만 보고 열심히 일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아 용기를 내서 피부관리를 받고 있어요. 주변의 달라진 평가에 기분이 좋습니다. 젊어졌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의 열정이 다시 솟구치는 것 같아요.”
중견사업체를 운영하는 ㅎ씨의 말이다. 대기업 임원인 ㅈ씨(50)도 이미지 경영강좌를 들으면서 대학 때 입던 청바지를 다시 꺼내 입었다. 요즘엔 평소 꺼리던 재즈클럽도 거리낌없이 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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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셔츠에 청바지와 점퍼를 매치한 캐주얼한 복장. 연두색 타이와 검정색 구두, 벨트 등 액세서리로 정장 느낌을 냈다. 차림새에 있어서 내 나름의 경계선을 허물고 나니까 오히려 생각의 폭과 학생들과의 대화의 폭도 경계가 없어졌다는 게 홍교수의 주장이다.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시계. 명품부터 대중적인 것까지 5개 정도의 시계가 있지만 요즈음 매일 차고 다니는 시계다. 때로는 작은 액세서리 하나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시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대화가 시작되기도 한다. 안경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디자인, 독특한 디자인,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각각 하나씩 있는데, 옷에 따라 장소에 따라, 기분에 따라 안경은 늘 바꾼다. 홍교수는 “자기표현이야 말로 학습과 연습이 절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한다. |
과거엔 자신을 가꾸는데 시간적, 경제적 투자를 하는 남자는 제비족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반대다. 40~50대 남성들도 다이어트나 동안 신드롬에 민감해졌다.
‘훨씬 젊어 보이십니다’ ‘피부가 너무 좋으세요’ ‘오늘 멋지신데요’ 라는 부하직원들, 동료들의 찬사에 의기 양양해 한다. 이같은 중년들의 행보가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병폐라는 우려도 있지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패션이나 유행에서 가장 소외되었던 계층이었던 40~50대들의 반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심리를 전공한 홍성태교수(한양대 경영학과·51)는 노 모어 엉클족의 출현은 가부장의 권위가 무너지고, 조기퇴직으로 인한 사오정이 출현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에 대한 거대한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이나 가장의 존엄성 등은 이미 사라져가는 용어가 되고 있죠. 정치, 경제, 교육 등 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40~50대 남성이 새로운 변화의 물결 한 가운데서 살아남기와 퇴출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 있습니다.
이제 남성들은 떠밀렸든, 위기감으로 인한 자발적인 선택이든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죠. 시대적 요구와 자기 자신의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욕망 두 가지 요인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생긴 현상입니다.”
홍교수의 분석처럼 위기의 중년들은 이제 스스로의 방어에 나선 셈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40~50대의 나이는 얼마든지 청년처럼 살아갈 수 있는 혈기왕성한 나이라는 인식이 유행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난 이렇게 입는다-
뒤에서 보면 20대 혹은 30대, 앞에서 봐도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10~15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가 사는 홍성태 교수(51·한양대 경영학과)는 자신뿐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노 모어 엉클족이다.
5년 전부터 한양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중 EEP(executive entertainmant program)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옷 입기, 쇼핑하기, 제대로 먹기 등 경영자에게 의식주에 관한 이미지 관리와 능동적인 소비자 되기를 강의하는 홍교수의 강의는 언제나 만원사례다.
“이미지 관리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공허함이나 천박함의 표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의식적인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홍교수는 고은 시인의 시를 응용한 한 중소기업 사장의 리포트 한 대목을 소개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것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첫댓글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