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 묵은지의 힘

[한식]

 

삼겹살＋묵은지의 힘 올 휴가는 맛있네
[먹기좋고 편리한 피서지 메뉴 1순위]

 

여름 휴가철, 삼겹살에 ‘묵은지’ 한 포기면 만사 OK! 바다가 보이는 피서지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재미는 휴가에서 빠질 수 없는 낭만이다. 금방 구운 삼겹살에 기름이 배어 고소하게 익은 김치를 “호아!호아!” 불어가며 먹는 재미. 오독오독, 미끈말랑.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삼겹살 맛이 일품이다. 가장 친근하고 서민적인 먹거리 삼겹살과 묵은지. 두 재료를 알콩달콩 버무려 ‘맛있는 휴가’를 만들면 어떨까?

#익숙해서 잘 모르는 삼겹살의 비밀
100㎏ 돼지를 잡으면 9~10㎏의 삼겹살이 나온다. 삼겹살의 양은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국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칠레,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등 세계 16개국에서 해마다 수십만t의 삼겹살을 수입한다. 올해는 삼겹살의 수요가 폭증해 7월 말 현재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인 6만여t을 초과한 상태. 육질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당 상품과 하품이 2배 이상 차이 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처럼 ‘삼겹살’을 좋아하는 데에는 ‘화식(火食)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화식에서 불의 세기는 음식 맛을 좌우한다. 돼지고기는 센불, 쇠고기는 약한 불에서 구울 때 맛있다.
냉동보다 냉장 삼겹살이 부드럽고 맛있는 건 상식. 휴가철에는 아이스박스가 짐이 되고, 또 실내에 두면 금방 상할 염려가 있으므로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꽁꽁 얼려 두었다 녹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삼겹살을 고를 때는 지방층을 주의해서 본다. 결이 살아있고 촉촉한 느낌, 선홍색, 껍질 부위에 핏물이 도는 것이 신선육이다.

#‘묵은지’의 재발견
음식도 패션처럼 유행이 있다. 올 여름 유행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묵은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육류 ‘삼겹살’과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묵은지’는 친근하고 깊은 맛으로 오래 오래 입맛을 다시게 한다.
가을 김장을 땅 속에 묻어뒀다가 이듬해 봄에 꺼내 먹는 게 ‘묵은지’다. 과거에는 “군내 나고, 쉬어빠진 묵은지”라고 천대 받던 음식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효, 저장기술의 발달로 ‘묵은지’ 본래의 아삭아삭하고 시큼달큼한 맛과 영양을 살린 웰빙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돈씨네 돈천하’ ‘장또가리’(장독대를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 ‘오모리’(뚝배기의 호남사투리) 등 ‘묵은지’를 재료로 하는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불황 중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두산식품BG ‘종가집’에서는 이같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최근 포장용 묵은지를 출시했다.
시판되는 ‘묵은지’는 김장을 장독에 담아 땅에 묻었던 환경과 비슷하게 빛과 공기를 차단한 채 영상 1도 기온에서 3개월 이상 1년까지 숙성시킨다. 이 때문에 조직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서서히 발효돼 배추의 아삭함과 향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묵혀진 개월 수에 따라 요리법도 다르다. 3~6개월 정도 숙성김치는 구이나 순한 김치찌개를 끓이는 데 제격이다. 6개월~1년 이상인 묵은지는 씻어서 보쌈을 하거나 찜을 하기에 좋다. 볶음밥, 국수말이, 전, 고등어조림 등 묵은지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삼겹살과 묵은지의 환상적 궁합
묵은지와 삼겹살은 찰떡궁합이다. 삼겹살의 느끼함을 개운하게 가셔주는 게 바로 묵은지의 맵고 톡 쏘는 신맛.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삼겹살은 자칫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묵은지의 유산균이 이를 상쇄해 준다. 비타민 B1이 현미보다 2배나 많은 삼겹살은 물놀이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원기를 북돋운다. 장보기와 조리가 용이하지 않은 피서지에서 묵은지와 삼겹살은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음식. 뒷설거지가 간단한 것도 장점이다.

>>묵은지·삼겹살 요리법

#묵은지 삼겹살 찜
◇재료－묵은지 1/4포기, 삼겹살 300ｇ, 양파, 매운고추, 맛술 3큰술, 육수.
◇방법－①냄비밑면에 양파를 깔고 삼겹살과 묵은지를 올린다. ②육수를 잠기도록 넣고 센 불에서 끓여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중간 불에서 은근히 끓인다. ③육수가 졸고 고기가 부드럽게 익었으면 맛술과 고추를 넣고 다시 한번 살짝 끓여준다.

#삼겹살과 묵은 김치보쌈

◇재료－삼겹살 600ｇ(덩어리로 준비), 묵은지 1포기(양념을 흐르는 물에 살짝 씻는다), 깻잎1~2묶음(곱게 채 선다), 생강소스.
◇방법－①삼겹살은 2덩어리로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다. ②여기에 케첩을 발라 색이 나도록 튀긴다. ③밥솥에 대파, 생강, 월계수잎, 간장, 계피를 넣는다. 물은 잠기도록 붓고 고기를 익힌다. ④묵은지는 참기름 1큰술과 간장1작은술에 버무려 살짝 볶는다.⑤완성접시에 저며 썰은 고기와 묵은지와 깻잎을 담아 소스를 곁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