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행정 엔진의 연소과정은 흡입 압축 폭발 배기으로 나누어 집니다. 많이 먹여주고 강하게 눌러줘서 세게 터뜨리고 잘 소화시킬수록 엔진의 성능과 연비는 향상되지요. 많이 먹여주기 위해 캠과 밸브를 큰걸로 바꾸고 하이플로우 에어크리너와 고성능 캬부레이터를 장착하는데요. 이에 못지 않게 흡입된 기화기를 강하게 압축을 시켜야 폭발도 잘이루어 지겠지요. 이번장에서는 압축비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압축비란 실린더 용적과 연소실 용적과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실린더용적÷연소실용적의 수치를 말합니다. 위 공식에 따르면 실린더용적을 올려주거나 연소실의 용적을 줄여주면 압축비가 상승을 하겠지요.
참고로 할리의 경우 에보는 8.5:1, 트윈캠88은 9:1정도 입니다. 그러나 혼합기의 충전효율이-전에 말씀드렸듯이 캠의 듀레이션이 너무 커도 저 RPM시 압축비가 낮아집니다- 80∼90% 정도밖에 안되므로 압축비가 9라면 실제는 7.2∼8.1정도가 압축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압축비가 높으면 연소효율이 향상되어 어느 정도 성능향상과 연비개선을 이룰 수 있지만 연소효율이 좋아짐에 따라 내부온도까지 상승을 하게 되서 지나치면 스파크플러그가 터지기도 전에 조기 점화를 일으키게 되기도 합니다. 흔히 노킹(Knocking)이라고 하지요. 단순히 충전압력 높혀 고출력을 얻는 장치로서 과급기(Turbo Charger)가 있습니다만 터보가 작동될때 급하게 출력변화를 보이게 되므로-터보레그라고 하지요- 코너링시 휠스핀을 유발시킬 수도 있어서 섬세한 악셀레이터 조작 능력을 요구하는 바이크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압축비를 올리는 방법은 실린더의 용적을 늘려주거나 연소실의 용적을 줄여주면 됩니다. 하지만 실린더의 용적을 늘리는 일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보어나 스트로크를 늘려줘야 하는데 비용이 보통 많이 드는게 아니지요. 이 방법은 다음에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압축비를 올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헤드 가스켓을 얇은걸로 바꿔주는 겁니다. 순정 할리의 경우 순정 헤드 가스켓의 두께가 보통 0.04에서 0.06인치 입니다. 이걸 코즈매틱사나 제임스사의 0.03인치 짜리 가스켓으로 바꿔주면 되는데요. 가스켓의 두께가 얇아져서 실린더 사이와 헤드사이의 공간이 작아지면 그만큼 연소실도 작아지겠지요. 그럼 당근 압축비도 올라가겠고...보통 0.2-0.5 정도의 압축비가 올라가는 효과가 생깁니다.
이걸로는 성에 안차신다구요. 큰돈들이지 않고 가장 경제적으로 압축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엔진 헤드를 선반가게에 가지고 가서 실린더 상부와 접하는 면을 조금 깍아내는 겁니다. 이로인해 연소실의 높이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게되고 그만큼 연소실의 공간도 작아져서 압축비가 상승하겠지요. 할리의 경우 0.06인치 정도까지 연마가 가능한데-더 깍아내게되면 흡기매니폴더의 밑면도 같이 깍아줘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에보의 경우 압축비가 8.5:1에서 9.4:1로 상승하고 트윈캠88의 경우 9:1에서 10:1로 상승됩니다. 여기다 가스켓까지 얇은걸로 바꿔주면 추가로 다소의 압축비를 올려줄수 있습니다. 단 연마한 만큼 로커암과 유압태핏사이의 거리도 줄어들게 되어 길이조정이 가능한 어드져스터블 푸시로드로 교환하셔야 합니다. 이 방법은 한번 깍아낸 헤드를 원상복귀 시키기가 불가능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약간의 비용을 더 들이면 피스턴의 상단에 돔을 만들어 압축비를 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헤드쪽은 그대로 놔둔채 피스턴의 상단에 혹을 만들어서 연소실의 용적을 줄여주는 방법이지요. 근데 일반 피스턴에 이런 혹을 만들어 주기란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다행히 여러 메이커에서 다양한 압축비를 위해 혹있는 피스턴들을 제작하고 있으므로 구입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할리에서도 스크리밍 이글 파트로 몇몇 고압축 피스턴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단 압축비가 10:1이 넘는 경우, 그리고 허용 RPM이 6000을 넘어가는 경우엔 내구성을 위해 단조재질로 교체하셔야 하며 시동성 향상과 노킹을 줄이면서 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하이캠작업도 같이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장점으로는 별도의 어드져스터블 푸시로드를 구매하실 필요가 없으며 피스턴 순정으로 재교환하면 언제든지 순정압축비로 되돌릴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요. 피스턴위의 돔이 연소실내의 와류 발생을 방해해서 연소효율을 다소 떨어뜨리게 됩니다.
사실 이정도만 압축비를 올려줘도 엔진의 토크와 출력이 10%이상 상승합니다. 하이캠을 같이 교체하면 20-30%이상도 가능하구요. 에보의 경우 10:1, 트윈캠의 경우 10.5:1을 넘지 않아야 따로 점화타이밍 조정을 해주지 않아도 노킹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장 비싸면서 럭셔리 한 방법이 헤드를 보다 작은 연소실을 가진 퍼포먼스 헤드로 교체해 주는 방법입니다. 순정 에보의 경우 연소실의 크기는 85cc입니다. 스크리밍 이글 헤드의 경우 72cc구요. 이 헤드로 교체를 하면 압축비가 8.5:1에서 9.5:1로 상승됩니다. 근데 가격이 장난이 아니지요. 헤드가격만 930불정도하니깐 할리코리아에서 사면 한 150만원정도 할껍니다. 그럼 왜 싸게 압축비를 올리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헤드를 교환하냐고요? 스크리밍 헤드의 경우 연소실만 작은게 아니고 흡기 배기 밸브의 크기가 커서 고RPM시 흡배기 효율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밸브가 너무 크면 저RPM시 토크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지만 스크리밍 이글 헤드의 가장 큰 장점은 스퀴쉬밴드의 보강입니다.
여기서 잠시 할리의 연소실구조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구형 쇼벨헤드까지는 연소실의 형태가 반구모양이었습니다. 흔히 헤미엔진이라고 하지요. 60년대까지만 해도 연소실의 형태가 구의 모양에 가까워야 연소효율이 좋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론적으로도 그렇고요. 하지만 캬브레이터에서 흡입되는 기화기의 연료와 공기가 100%뒤섞였을때 그렇다는 거고요. 실제로 기화기가 이렇게 완벽한 형태로 흡입되기는 불가능합니다.
에보부터 할리는 연소실모양을 혁신적으로 바꾸게됩니다. 반구형, 즉 밑에서 보았을때 원을 그리던 연소실의 모양을 D자모양의 반원으로 바꾼거지요. 반원 내부는 연소실이고 반원 외부가 스퀴쉬밴드입니다. 연소실로 유입된 흡입기는 피스턴이 압축행정을 위해 상승함에 따라 연소실로 쫓겨 올라가며 서서히 압축이 됩니다. 압축행정이 끝날때, 즉 피스턴이 상사점에 도달하게되면 피스턴 상부와 스퀴쉬밴드는 거의 달랑말랑하게 가까워 지지요. 이로인해 그사이에 있던 흡입기는 연소실로 쥐어짜듯이 밀려 들어가게 되고 이때 연소실내에 강한 와류가 형성이 되지요. 이 와류가 흡입기의 연료와 공기가 잘 섞여지게 도와주게 됩니다. 당연히 연소효율도 향상되겠지요. 연소효율이 향상되면서 연료도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되어 연비절감이 되었고 이 와류가 조기 점화도 방지해줘서 압축비도 8.5:1 까지 무리없이 상승시킬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성능도 향상되었겠지요.
할리의 진화는 계속됩니다. 98년 트윈캠 엔진 개발중 얻게된 노우하우를 바탕으로 할리는 에보용 스크리밍이글헤드를 선보이게 됩니다. 밑에서 봤을때 D자모양이던 연소실을 욕조모양으로 변화시킵니다. 욕조내부는 연소실이고 욕조외부는 스퀴쉬밴드이지요. 순정 에보의 경우 한쪽에만 위치하고 있던 스퀴쉬밴드를 양옆에 만들어 줌으로써 양쪽에서 형성된 와류가 연소실 내부로 들어가게 됩니다. 연소효율은 더 높아지게 되고 허용 압축비도 9.5:1까지 증가하게 됩니다.
트윈캠은 공장출하시 장착된 순정헤드에도 이와같은 욕조모양의 연소실을 갖게 됩니다. 근데 압축비는 9:1로 묶어놓아 추가적으로 튜닝할 여유를 남겨놓았지요. 이 욕조형 연소실의 경우 고급휘발유 사용시 10.5:1까지 무리없이 연소가 가능합니다.
이론적인 압축비는 캠의 형상과 밸브의 크기에 따라 실제 상황에서는 많이 틀려집니다. 그래서 스파크플러그 구멍에 압력 계측기를 설치하여 실제 압축을 측정해야 합니다.
순정 에보의 경우 압축비는 145PSI 전후입니다. 제 경험상 캠과 밸브를 그대로 놔둔채 압축비만 10:1로 올리게 되면 실제 압축은 195PSI전후가 됩니다. 195PSI는 스타터 모터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일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고급휘발유 주유시 노킹이 안생기는 한계치이지요. 여기에 EV46과 같은 볼트인 하이캠을 장착하면 압축비는 190PSI정도로 다시 내려갑니다.
트윈캠의 경우 욕조형 연소실 구조로 인해 210 PSI까지는 노킹없이 연소가 가능합니다. 그 이상이 되면 압축비를 아무리 올려도 노킹문제로 인해 추가적으로 얻어지는 출력은 미미해지면서 내구성은 확 떨어지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