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살의 어린 소녀 '넬 '에게 무한 애도를 표한다 /
오래된 골동품 상점 / 찰스 디킨스 / B612 북스
華曇 정순덕
양장본에 펼쳐 볼수도 없이
비닐커버를 덧 쓰고 서점에 누워 있는 두꺼운 이책을 만나고 좋은 책이길 기대하며 안고왔다. 뒷 표지에, 이 책은. 당신의 폐를 열어 주고, 당신의 얼굴을 씻어 주고, 당신의 안구를 정화하고, 당신의 치밀어 오르는 화를 잠재울 것이다. 그러니 마음것 울어도 좋다. - 찰스 디킨스-
일단, 이 책을 검색했다. 찰스 디킨스가 28살 1840년 주간 잡지 <마스터 험프리의 시계>에 연재한 소설이다.
1841년 단행본으로 출간. 무성영화. 오페라. 연극, 뮤지컬, 유성영화 로도 만들어졌다.
1960년 BBC 방송.
1995년 디즈니
2007년 ITV에 Tv영화로 제작.
그 외 다른 이름의 영화로 소개되었다.
이 책은 참 재미도 있고 아름다운 문장도 많다. 때로는 변사가 말하듯이 때로는 연극처럼, 문장이 무척 아름답고 문학적이다. 그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상, 여인들의 삶, 부정 부패, 도시의 모습, 문화예술, 등을 그림처럼 펼쳐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몇몇 번역책에서 본것 처럼 번역이 너무 형편없다. 필요이상 어렵고 난해하다. 번역도 문학인데, 이 책을 좀더 문학적으로 번역했다면 장장 800페이지의 장편이지만, 무겁지 않았을 것 같다. 세상에.. 너무 아쉬워서 읽으면서 나름 나대로 문장을 다시 번역 해서 이해를 했었다. 2024년 2월 12일 부터 3월 7일 까지 거의 한 달만에 끝까지 읽었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중간에 넬의 마지막이 어떻게 끝날까? 조바심에 뒷장을 보고 싶지만 꾹~누르고 순서대로 읽었다.
신문에 연재하는 동안 구독자들이 넬의 마지막이 궁금해서 아침 부터 신문을 기다리느라 북새통이 일어났다고 한다. 200년 전에.
신문 연재로 보았다면 나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고 애가 타서 일도 못하고 병이 생겼을것 같다. 일간 신문도 아니고 주간 신문을 기다리기란 얼마나 초조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넬 : 소설의 주인공으로 절대적으로 착하고 천사같은 14살 소녀. 망상에 걸려 노름에 미친 할아버지를 위해 기나긴 여행을 하며 보살핀다.
*넬의 할아버지 : 동생인 독신신사와 한 여자를 좋아한다. 동생이 형을 위해 떠난 뒤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 딸을 얻는다. 딸은 나쁜 남자와 결혼해서 살다가 손자 프레디 와 손녀 넬을 낳고 일찍 죽었다. 골동품상점을 하며 가세가 기울자 사랑하는 손녀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생각이 지나쳐 편집증 증세가 보이고 위험한 선택. 즉 노름에 빠진다.
*키트 : 넬의 친구이자 골동품 상점의 하인. 후에 갈래드씨의 집에서 일을 하게되고 그 집의 하녀 바바라와 결혼한다.
* 다니엘 퀴트 : 더러운 부자. 난장이이며 아내를 학대하고 교묘하게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하인 물구나무 서는 소년 톰스콧을 학대한다.
*리차드 스위블러 : 퀼트에게 이용 당한다. 샘슨 브라스의 사무소에서 직원으로 잠깐 일 한다. 자신의 경험을 문학적이고 철학적이고 멋지게 묘사한다. 후에 키트의 누명을 벗기는데 도움이 된다. 이름도 없고 학대 받던 브라스의 하녀에게 후작부인 이라 부르고 6년동안 학교도 보내 주고 나중에 소프로니아스픽닉스라는 이름도 지어 주고 결혼한다.
*갈랜드 부부 : 점잖은 농장주
* 독신신사 : 이름은 알려지지 않고 성공한 넬의 작은 할아버지 다. 브라스의 집에서 하숙. 스위블러 키트, 갈렌드씨와 친구가 된다.
* 카라반의 잘리부인 : 밀랍인형을 만들고 전국으로 전시하고 다닌다. 등
할아버지의 타락으로 넬은 집을 떠난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긴 여행길에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 그래도 온정이 흐르는 이웃들. 두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 틈에서 할아버지를 인도하는 어린 넬. 도착한 학교. 다시 만나 넬의 착함과 사정을 알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 죄를 지은 사람들은 통쾌하게 벌을 받고, 선한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게 되었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 넬은 죽었다. 너무 마음 아프게 끝난 소설이지만 오래 기억이 남을것 같다. 착한 사람들의 온정의 라인과 악한 사람들의 악한 라인이 형성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괜히 생겼을까? 선 하게 살자.
p40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그의 까만 눈동자는 음흉하고 교활했고, 입과 턱은 거친 굵은 수염으로 가시가 돋힌 듯했으머, 피부색은 한 번도 세수를 안 했거나 아파 보이는 그런 종류의 하나였다. 무엇보다 그의 기이한 표정에 보탬이 된 것은 섬뜩한 미소였는데, 기분이 좋거나 만족에서 나오는 미소가 아니라 습관처럼 입가에 굳어진 듯했고, 그런 미소를 지을 때마다 흉측한 송곳니가 입 밖으로 드러나 개가 침을 흘리는 모습 같았다. ..
퀼트에 대한 묘사이다. 등장 인물마다 얼마나 흥미롭게 소개 했는지 모른다. 이 인물을 앞으로 낸 영화도 나왔다고 했다.
장장 800페이지의 분량의 소설을 읽고 난 지금 엄청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