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山夜月(춘산야월)-于良史(우량사)
春山多勝事(춘산다승사) 봄 산에는 좋은 일도 많아
賞玩夜忘歸(상완야망귀) 구경하고 즐기다 밤 되도록 돌아가길 잊었네.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손으로 물을 떠 담으니 달이 손에 떠 있고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꽃속에서 놀았더니 꽃향기가 옷에 가득하여라.
興來無遠近(흥내무원근) 흥겨워 먼 곳 가까운 곳 마구 다니다가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떠나려 하니 향기로운 풀 아쉬워라.
南望鐘鳴處(남망종명처) 남쪽으로 종소리 나는 곳 멀리 바라보니
樓臺深翠微(누대심취미) 누대가 짙 푸른 산속에 희미하게 보이네.
► 春興(춘흥)-포은 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밤되니 작은 소리 들리네.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 녹아 남쪽 시냇물이 불어나니
草芽多小生(초아다소생) 새싹은 얼마나 돋아났을까.
► 산중문답(山中問答)-李白(이백)
問余何事樓碧山 (문여하사서벽산) 묻노니 그대여 왜 푸른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그냥 웃을 뿐 대답 않으니 마음 한가롭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물위에 떠 아득히 흘러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여기는 별천지 인간 세상 아니라네.
► 偶吟(우음)-송한필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어제밤 비에 피었던 꽃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오늘 아침바람에 떨어지네.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
往來風雨重 (왕래풍우중) 비바람에 오고 가누나.
► 春曉閑望(춘효한망) 봄날 새벽에 한가히 바라보며-최치원
山面嫩雲風惱散(산면란운풍뢰산) 산마루 한가로운 구름을 바람도 흩어 버리기 싫어하고
岸頭頑雪日欺銷(안두완설일기소) 언덕 위 얼어붙은 눈을 햇볕도 녹이지 않네.
獨吟光景情何恨(독음광경정하한) 혼자 읊는 봄날의 모습 이다지도 한스러울까
猶賴沙鷗伴寂寥(유뢰사구반적요) 바닷가 갈매기만 쓸쓸한 나를 벗해 주네.
► 新雷 봄 천둥소리-(淸) 張維屛(장유병)
造物無言却有情(조물무언각유정) 대자연 말 없으되 정 있어
每于寒盡覺春生(매우한진각춘생) 매양 추위가 다하면 봄이 소생함 느끼네.
千紅萬紫安排着(천홍만자안배착) 울긋불긋 온갖 꽃 다 마련 해 두고서
只待新雷第一聲(지대신뢰제일성) 우르릉 천둥소리 한 번 울리기만 기다리네.
► 淸明(청명)-杜牧(두목)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시절우분분) 청명시절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데
路上行人欲斷魂 (로상행인욕단혼) 길가는 나그네 외로워 마음 자지러진다.
借問酒家何處有 (차문주가하처유) 주막집 있는 곳 어디쯤인가 물으니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요지행화촌) 목동은 말없이 저만치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 閨怨 아낙의 시름-(唐) 王昌齡(왕창령)
閨中少婦不知愁 (규중소부불지수) 규방의 젊은 아낙 근심이 도무지 무엇인지 모르고
春日凝裝上翠樓 (춘일응장상취루) 봄날 한껏 단장하고 누각에 올랐네.
忽見陌頭柳色新 (홀견맥두류색신) 문득 밭둔덕의 버들가지 색이 새로와진 것을 보고
悔敎夫婿覓封侯 (회교부서멱봉후) 낭군 벼슬길 떠나보낸 것 후회하네.
► . 春望詞 봄노래-薛濤(설도)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바람에 꽃은 지고 세월은 저무는데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아름다운 기약 여전히 아득할 뿐.
不結同心人 (부결동심인) 동심인 맺지도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괜스리 동심초만 매고 있어라.
► 豊樂亭游春 其一 풍락정 봄놀이 1-(宋) 歐陽修(구양수)
綠樹交加山鳥啼(록수교가산조제) 푸른 나무 많아지니 산새들 즐거이 울고
晴風蕩漾落花飛(청풍탕양락화비) 맑은 바람 출렁이니 꽃잎이 날리누나.
鳥歌花舞太守醉(조가화무태수취) 새의 노래에 꽃은 춤추니 태수는 취했네.
明日酒醒春已歸(명일주성춘이귀) 내일 술 깨일 즈음이면 봄은 이미 가고 없으리라.
► 豊樂亭游春 其三 풍락정 봄놀이 3
紅樹靑山日欲斜 (홍수청산일욕사) 붉은 꽃핀 푸른 산에 해가 지는데
長郊草色綠無涯 (장교초색록무애) 교외 먼 들판 풀빛은 끝없이 푸르다.
游人不管春將老 (유인부관춘장노) 상춘객은 가는 봄 아랑곳하지 않고
來往亭前踏落花 (래왕정전답락화) 정자 앞 오가며 지는 꽃잎을 밟는다.
► 大林寺桃花 대림사 복사꽃-(唐) 白居易(백거이)
人間四月芳菲盡 (인간사월방비진) 속세의 4월 꽃들은 다 졌는데
山寺桃花始盛開 (산사도화시성개) 산사의 복사꽃은 지금이 한창이네.
長恨春歸無覓處 (장한춘귀무멱처) 가버린 봄 찾을 길 없어 못내 아쉽더니
不知轉入此中來 (불지전입차중래) 그 봄 이곳에 옮겨왔음을 내 몰랐음일세.
► 探春 (탐춘) 봄을 찾아서-미상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불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았지만 봄은 찾지 못했네
芒鞋踏破嶺頭雲 (망혜답파령두운) 짚신신고 선너머 구름 속을 헤매였네.
歸來笑撚梅花臭 (귀래소연매화취) 문득 매화향이 불어와 웃으며 돌아보니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나무가지 끝에 봄은 이미 가득 와 있었네.
► . 梅花 (매화)-(宋) 陳與義(진여의)
客行滿山雪(객행만산설) 나그네 온 산의 눈 밟고 다니는데
香處是梅花(향처시매화) 향기가 나는 것 바로 매화라네.
丁寧明月夜(정년명월야) 정녕 밝은 달밤에는 꼭
記取影橫斜(기취영횡사) 그림자 빗겨 있는 모습을 보리라.
► 惜花 꽃을 아쉬워하며-(唐) 嚴운(엄운)
春光冉冉歸何處 (춘광염염귀하처) 봄볕 아장아장 어디로 돌아가는가?
更向花前把一杯 (경향화전파일배) 새삼 꽃 앞에서 술잔 잡아들었네.
盡日問花花不語 (진일문화화부어) 종일토록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爲誰零落爲誰開 (위수영락위수개) 누구를 위해 피고 시들고 하는가?
► 春夜喜雨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唐) 두보(杜甫)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되니 곧 내리기 시작한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소리도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들판 길 구름 낮게 깔려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의 불만이 밝다.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녘 아침 붉게 젖은 곳 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들 활짝 피었네.
► 春雨後 봄비 내린 뒤-(唐) 孟郊(맹교)
昨夜一散雨 (작야일산우) 어젯밤 한 차례 가랑비가 내렸으니
天意蘇群物 (천의소군물) 하늘이 만물을 소생케 하려는 것이라.
何物最先知 (하물최선지) 어느 것이 가장 먼저 그 뜻을 알랴 했더니
虛庭草爭出 (허정초쟁출) 빈 뜨락에 봄풀들이 다투어 나는구나.
► 月下獨酌 其一 달 아래 홀로 마시다-(唐) 李白(이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밭 가운데 앉아 술 한 동이를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함께 할 사람 없으니 홀로 마시노라.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까지 더하여 세 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부해음) 달님은 본시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도 그저 내 몸을 따를 뿐.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이 봄 가기 전에 즐겨나 보리라.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릉난) 내가 춤 추면 그림자 어른거린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있을 때는 함께 즐기고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후에는 각자 흩어져 간다.
永結無情游 (영결무정유) 아무렴 우리끼리의 이 우정 길이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이 다음엔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나리.
► 山中與幽人對酌 (산중여유인대작)
산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唐) 李白(이백)
兩人對酌山花開 (양인대작산화개) 벗과 마주앉아 술 마시는데 산꽃 피었네
一杯一杯復一杯 (일배일배부일배) 한잔 한잔 또 한잔.
我醉欲眠卿且去 (아취욕면경차거) 취해 이재 졸리우니 그대이만 돌아가게
明朝有意抱琴來 (명조유의포금래) 내일 아침 생각 있거든 거문고 안고 다시 오게나.
► 杜鵑啼 (두견제) 두견이가 울다-崔昌大(최창대,1669-1720)
春去山花落 (춘거산화락) 봄 가자 산 꽃은 떨어지니.
子規勸人歸 (자규권인귀) 두견이 돌아가자 권하네.
天涯幾多客 (천애기다객) 하늘 가 하많은 나그네들.
空望白雲飛 (공망백운비) 떠가는 흰구름만 바라보고.
► 偶吟 (우음) 우연히 읇다-洪顯周(홍현주)
旅夢啼鳥喚(여몽제조환) 새 울음에 나그네 꿈 깨어나니
歸思繞春樹(귀사요춘수) 고향 생각은 봄 나무를 맴도는 구나.
落花滿空山(낙화만공산) 떨어지는 꽃잎은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하처고향로) 어느 곳으로 가야 고향의 길인고.
► 看花(간화) 꽃 구경-朴準源(박준원,1739-1807)
世人看花色 (세인간화색) 세상 사람들 꽃 빛을 보나,
吾獨看花氣 (오독간화기) 나는 홀로 그 기운을 본다네.
此氣滿天地 (차기만천지) 이 기운 천지 가득하니,
吾亦一花卉 (오역일화훼) 나 또한 한떨기 꽃일레라.
► 問杜鵑花消息(문두견화소식)-金笠(김립)
問爾窓前鳥 (문이창전조) 창 앞에 새야 말좀 물어보자
何山宿早來 (하산숙조래) 어느 산에서 자고 이렇게 일찍 왔느냐.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산중의 일을 너는 응당 알 터이니
杜鵑花發耶 (두견화발야) 지금 산에는 진달래꽃이 피었더냐?
► 佛日庵贈因雲釋(불일암 인운스님에게)-移達(이달)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절이 힌 구름속에 묻혀 있네,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힌 구름이라 스님이 쓸지를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손님이 찾아와 비로소 문 열어 보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온 골짜기 송화꽃 이미 쇠었네.
► 南溪暮泛詩(남계모범시) 남쪽 개울에 밤에 배 띄우고-宋翼弼(송익필)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 꽃에 마음 빼앗겨 늦어돌아가고,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 : 달 기다리다 늦어 여울 내려가지가네.
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 술에 취하여도 낚싯대 드리우니,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 : 배는 옮기지만 꿈은 못 옮기는구려.
► 題僧舍 (제승사)-李崇仁(이숭인)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산은 오솔길 따라 남북으로 갈라져 있고
松花含雨落臏紛(송화함우락빈분) 송화가루 비에 젖어 어지러이 흩날리네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중은 물을 길어 띠집에 돌아간후
一帶靑烟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한줄기 푸른 연기가 일대를 물들이네
► 遊鐘山(유종산) 종남산에서-왕안석
終日看山不厭山 (종일간산불염산) 종일토록 산을 봐도 산은 싫지가 않아
買山終待老山間 (매산종대노산간) 아예 산을 사서 산에서 늙어나볼까?
山花落盡山長在 (산화락진산장재) 산꽃 다 진다해도 산은 그냥 그 모습
山水空流山自閑 (산수공류산자한) 산골물 다 흘러가도 산은 마냥 한가롭구나
► 春日(춘일)-徐居正(서거정)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금빛 꾀꼬리 버들에 날아들고 옥같은 매화 지는데
小池春水碧於苔(소지신수벽어태) 작은 연못 봄물은 이끼보다 더 푸르네.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봄날에 느끼는 수심과 흥취 어느 것이 더 짙고 옅은가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제비도 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았는데.
► 山客 (산속 나그네)-海源 스님
山梅落盡野花飛 (산매낙진야화비) 산에 매화꽃 지고 들꽃도 지니
谷口春殘客到稀 (곡구춘잔객도희) 골짜기에 봄기운 사라지고 사람발길 뜸하네.
遙望千峰紅樹裏 (요망천봉홍수리) 멀리 산봉우리 숲속을 바라보니
杜鵑啼處一僧歸 (두견제처일승귀) 소쩍새 우는 사이로 한 스님이 돌아가네.
► 봄노래-李昌庭(이창정)
送汝東歸兼送春(송여동귀겸송춘)-너를 동쪽으로 보내며 봄도 함께 보내니
一般花柳客愁新(일반화류객수신)-버들꽃과 한가지로 나그네 시름 새롭네.
檀君廟下三年月(단군묘하삼년월)-단군묘당 아래 3년의 달이요
杜宇聲中萬里人(두우성중만리인)-두견새 울음 속에 만리 밖의 사람이라.
落日鄕關亂雲外(락일향관란운외)-해 저물녘 고향은 어지러운 구름밖인데
別筵尊酒小溪濱(별연존주소계빈)-이별의 자리 술그릇은 시냇가에 있네.
殘燈此夜頭渾雪(잔등차야두혼설)-등불 사위는 이밤에 머리는 온통눈으로 흐리니
夢覺江南涕滿巾(몽각강남체만건)-강남의 꿈 깨어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 昇平衙軒(승평아헌)-李昌庭(이창정)
小池分得野泉凉(소지분득야천량)-작은 연못은 들 샘물처럼 시원한데
軒切新栽橘柚香(헌절신재귤유향)- 동헌 섬돌엔 새로 심은 유자 향기
太守春來常閉閤(태수춘래상폐합)-태수는 봄이 와도 늘 문 닫고 지내니
不知城外落花忙(부지성외락화망)-성밖에 지는 꽃 어지러운 줄 모르네.
► 봄날 시냇가에서-우계 성혼(조선시대)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푸른 산 속에 살아온 지 벌써 오십년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인간세상 시비에 말려들 게 무언가.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자그만한 집이지만 봄바람 끝없는곳
花笑柳眠閒又閒(화소류면한우한)-꽃은 웃고 버들은 잠들어 한가하기만.
► 春耕(봄갈이)-이우당 조태채(조선시대)
茶煙乍歇牛鷄鳴(다연사헐우계명)-차 끓이는 연기 나른하고 낮닭이 울어
睡罷閒窓霽景明(수파한창제경명)-깨어보니 한가한 창에 말끔히 비개인 경치
野外春耕知不晩(야외춘경지불만)-들 밖엔 봄갈이가 늦지 않았는데도
隔籬時聽叱牛聲(격리시청질우성)-울타리 밖에는 소를 꾸짖는 소리
► 留春洞(봄이 머무는 마을)-이서구(조선시대)
林花香不斷(림화향부단)-숲 꽃에는 향기가 끊이지 않고
庭草綠新滋(정초녹신자)-뜰 풀은 새롭게 푸르름이 더해지지만
物外春長在(물외춘장재)-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은
惟應靜者知(유응정자지)-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지.
► 春傷(봄 시름) -금호 이향수
梅飄香雪柳金絲(매표향설류금사)-버들은 느러지고 매화 날리니
正是王孫腸斷時(정시왕손장단시)-이때 바루 공자왕손 애를 끓이오.
燕子光陰來鼎鼎(연자광음래정정)-세월빨라 제비는 새로 나들고
杏花消息老垂垂(행화소식노수수)-꽃피는 봄소식도 가까워지네.
田園蕪穢綠資薄(전원무예록자박)-밭갈이 거치러워 실림궁하고
世路蹉跎坐數奇(세로차타좌수기)-세상길 험난하여 뜻못이루네.
玉笛一聲山月上(옥적일성산월상)-달밝은밤 피릿소리 드려오는데
傷春傷別恨榮思(상춘상별한영사)-봄시름 이별시름 마음설레오.
► 春詞(봄 노래)-미촌 윤선거
滿地梨花白雪香(만지이화백설향)-이화꽃 흰눈처럼 땅에가득 향기론데
東方無賴捐幽芳(동방무뢰연유방)-봄바람 얄궂게도 진꽃마저 흩날리오.
春愁漠漠心如海(춘수막막심여해)-시름은 아득아득 바다인양 깊어갈제
棲燕雙飛綾畵樑(서연쌍비능화량)-쌍쌍이 나는제비 들보위에 새집짖네.
► 春日(봄날)-정암 민우수
春深庭院日如年(춘심정원일여년)-봄이깊어 가는 정원 해까마득 길더구나
萬樹風花落檻前(만수풍화락함전)-난간앞 지는꽃닢 바람결에 흩날리네.
方識太平眞有象(방식태평진유상)-태평성대 좋은것을 이제야 알겠노라
相公終夕枕書眠(상공종석침서면)-이내몸 종일토록 책을베고 누었느니.
► 春日(봄날)-수향각 원씨
田疇生潤水增波(전주생윤수증파)-논이랑 가득가득 잔물결 촐랑대고
農務應從夜雨多(농무응종야우다)-농사일 접어들제 비도많이 내리노라.
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풀빛차츰 푸러가고 꽃은이미 저버리니
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일년의 좋은춘광 꿈가운데 오고가네.
► 賞春(봄 경치 구경)-귤산 이유원
花間看蝶舞(화간간접무)-꽃곱게 핀사이로 나비춤추고
柳上聽鶯聲(유상청앵성)-버들푸른 가지위 꾀꼬리우네.
羣生皆自樂(군생개자락)-춤추고 노래하고 저리좋은데
最是愛民情(최시애민정)-봄을만나 백성들도 즐거워하네.
► 餞春(봄을 보냄)-능운
芳郊前夜餞春同(방교전야전춘동)-방초푸른 언덕에서 봄보내고 돌아와서
不耐深悲强把盃(불내심비강파배)-깊은시름 못내이겨 술을자꾸 마셨댔소.
猶有柏花紅一樹(유유백화홍일수)-곱게핀 동백꽃 아직남아 붉었거니
時看蛺蝶度墻來(시간협접도장래)-범나비 담을넘어 가끔가끔 날아드네.
► 春(춘)-운곡 원천석
彩雲灑雪凝佳氣(채운쇄설응가기)-채색구름이 눈을 뿌려 아름다운 기운 엉기니
先應豐祥密雪新(선응풍상밀설신)-설날 아침 풍년 들 징조로 많은 눈이 내리다.
氷釋溪流漾碧羅(빙석계류양벽라)-얼음 녹은 시냇물에는 푸른 비단이 일렁이네.
嵐翠連山市(람취연산시)-푸른 아지랑이가 산시에 이어졌네.
雪盡春山可採藜(설진춘산가채려)-눈 다 녹은 봄산에 명아주가 캘 만하네.
蔬葉蕨芽隨日長(소엽궐아수일장)-푸성귀 잎과 고사리 싹이 날마다 자라겠지.
柳眼花唇俱已澁(류안화진구이삽)-버들눈과 꽃망울은 모두 물이 안 올랐지만
門外東風細柳垂(문외동풍세류수)-문 밖의 봄바람에 가는 버들이 늘어졌네.
飜嗟亂絮逐風飛(번차난서축풍비)-바람 따라 흩날리는 솜꽃은 가엾기만 하구나.
初聞布穀報耕種(초문포곡보경종)-포곡조가 처음으로 씨뿌리라 알려주고
亦有提壺呼酒頻(역유제호호주빈)-제호조 또한 자주 술 권하다.
杏花將吐艶(행화장토염)-살구꽃은 이제 막 예쁜 모습 드러내고
萱草欲生芽(萱草欲生芽)-원추리도 벌써 움이 트려고 하네.
躑躅層層映碧漣(척촉층층영벽련)-철쭉꽃이 층층이 푸른 물가를 비추니.
► 江南曲(강남곡)-허난설헌
人言江南樂(강언강남락)이나,/ 사람은 강남의 즐거움을 말하나,
我見江南愁(아견강남수)라./ 나는 강남의 근심을 보고있네.
年年沙浦口(년년사포구)에 / 해마다 이 포구에서
腸斷望歸舟(장단망귀주)라./애타게 떠나는 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엔 새도 날지 않고,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온 길엔 인적마저 끊겼는데,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안에 삿갓 쓴 늙은이가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눈 내리는 강에서 홀로 낚시질하네.
► 夢魂(꿈속의 넋)-李玉峰(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 送人(송인)-鄭知常(정지상)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그대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하수진고)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가도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하니,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라. /스승님은 약을 캐러 가셨다고 대답하더군.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이나, /다만, 이 산 속에 있겠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라. /구름이 깊어서 간 곳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