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논란이 됐던 진보신당 문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진보신당에 제안한 시기가 너무 늦은데다
실무 협상이 수월하지 않아 성사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지난 6일 민주당 한명숙 대표와 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진보신당측에 야권연대 논의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진보신당은 당일날 밤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이미 짜여진 일정에서 뒤늦게 참여하는 것은 들러리 서는 것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 강상구 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두 당이 일방적으로 8일까지 협상을 마치겠다고 결정하고, 사전 논의도 없이 느닷없이 제안을 하면 우리로서는 당내 논의할 시간도 없이 들러리 서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건 야권연대 당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측은 일단 7일 밤 실무협상에 참여하지만 정책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보신당이 수도권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중인 곳은 20여곳. 이 중 서울 구로갑, 동작을 등 4,5곳은 진보신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과의 야권연대 성사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진보신당은 최근 사회당과 통합하면서 서울 지역 출마를 더 늘려갈 예정이어서 박빙의 수도권
선거에서 무시못할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홍세화 대표는 특히 지난 4일 사회당과의 통합 창당대회에서 "소멸을 각오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의석수 하나에 연연하기 보다는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강상구 부대표는 "야권연대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면서 "민주당의 최근 공천 과정은 대단히 퇴행적인데 이런 당과 야권연대를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무늬만 연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합진보당도 진보신당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진보당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우리가 진보신당 문제를 정리하라고 요청하지만, 우리는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고 통로도 없다"면서 협상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단 한 석이라도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상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 차원에서 협상이 논의되고 있는 경남 거제와 창원을에 진보신당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고, 여기에 수도권에서 추가로 1석 정도를 더 양보 받는다면 막판에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진보신당은 수도권에 당선 가능한 지역으로 경기도 의정부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명분상으로도, 실무상으로도 당장은 풀리기 어려운 진보신당 문제를 민주당과 진보당이 얼마나 비중있게 접근하는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