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결혼 45주년을 맞아, 오사카 여정-아! 오사카
“아! 오사카.”
우리가 타 진 에어(JIN AIR) 비행기가 오사카 간사이 공항 활주로에 안착하는 순간에 내가 외친 한마디였다.
힘찬 외침이었다.
그만큼 오사카에 대한 기대가 컸었기 때문이다.
일본 역사의 한 시대가 그 땅에서 펼쳐졌을 것이고, 그래서 그 땅에서 그 역사적 흔적과 마주칠 기대가 그랬다.
그러나 내 그 기대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서울에서부터 동행해 간 가이드의 말 한 마디 때문이었다.
“잠깐만요.”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오사카 시내로 향하고 있는 중에, 우리들 오사카 여정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던 가이드가 그렇게 말을 멈추고 있었다.
서른 명 남짓 되는 우리들 일행의 시선이 일제히 가이드에게 쏠려갔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나 싶어서였다.
그런데 버스 앞쪽에 서 있던 가이드가 나와 시선을 마주치는 것이었다.
아차 싶었다.
캠코더를 찍고 있는 내게 주의를 주려고 그러는가보다 했다.
역시 그랬다.
“아까부터 보니 영상을 많이 찍으시는 것 같은데, 영상은 찍더라도 제 음성은 들어가지 않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놀라운 주문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초상권을 앞세워서 영상을 찍지 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방향의 주문을 하고 있었으니, 나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기가 말을 하고 있는 중에는 아예 영상을 찍지 말라고 제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주문이었다.
해봤자 이제 겨우 40대 정도 밖에 안 된 여인일 텐데, 일흔이 넘은 내게 수치스러운 길들이기를 시작한 것이었다.
‘뭐라고? 지금 날 가르치는 거야?’
그렇게 고함을 쳐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랬을 경우에 올 수 있는 파급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내 처신이 문제 될 건 없다고 언뜻 생각했다.
누구나 어디서나 캠코더로 영상 찍기를 즐기는 세태인데다가, 더군다나 패키지로 여행객을 모집해서 해외여행을 이끄는 여행사의 가이드가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뜬금없이 여행객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꾹 참았다.
그렇게 가타부타를 따지게 되면, 이제는 그 가이드가 불편한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포기해야 했다.
그 가이드를 통해서 오사카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을 접어야 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외쳐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맥 빠진 외침이었다.
곧 이랬다.
‘아! 오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