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영도 철인 3종 대회, 스프린터 코스를 겁도 없이 덜컥 신청해 놓고는 한달 남짓 남았을 때
몸무게는 102키로를 왔다갔다 해서
일주일에 1키로만 줄이고 출전해서 컷오프만 당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먼지만 앉아 있던 10년 넘은 실내 자전거(x bike)를 틈틈히 초딩입맛자덕의 유튜브를 보면서 연습하고
집앞 운동장에서 5km씩 뛰어보고
사직 수영장에서 750미터 자유형 연습도 해보다가
금방 대회 직전주가 되어버렸다.
대회 전날, 혹시나 심하게 운동하면 담날 힘들까봐 1km정도만 뛰어보고
대회날, 교회에 가야 하는 아이와 아내가 자는 사이 혼자서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가 시작되고 수영을 위해 물속에 뛰어 들고 보니 슈트벗고 오픈워터는 첨이라 당황스럽고 숨도 안터지고 자유형 반 평형 반, 부이 잡고 살짝씩 당기다가 경고도 먹어보고 겨우 겨우 마치고 나오니 750미터 코스 22분 기록이었다.
첫 바꿈터에서 5분씩 보내며 양말도 신고 인터넷에서 배운대로 에너지 젤도 하나 먹어보고 주섬주섬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자전거는 그래도 오르막도 없고 도로도 넓어서 수영에서 허우적 댄 것에 비하면 그나마 재밌게 탔다. 20km 41분 기록 아직까지 컷오프는 면했다..
두번 째 바꿈터2에서 3분 가량을 보내며 러닝화로 갈아 신고 달리기 출발선으로 향하는데 다리가 천근만근 날씨가 너무 더워 걷는둥 뛰는 둥 겨우겨우 두바퀴를 돌고 골인 지점에 다다르자 50미터 가량 남겨둔 지점에서 심판진이 내 배번을 보더니 "측정 칩 주세요 러닝 컷오프입니다."라며 칩을 반납을 요구했다. 1시간 45분 내에 3종목을 완주해야 기록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경기여서 달리기 속도가 안나기에 예상했지만 현실로 다가오자 실망스런 표정을 감추기 힘들었다. 실망한 채로 결슴점을 통과하자 그래도 완주 메달도 주시고 진행요원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참가비에 포함되어 제공된 식권으로 아이스크림을 두 컵사서 투덜대며 혼자 다먹고 귀가하면서 남아 있던 가져갔다 못먹었던 음료며 영양바를 흡입했다.
집에오니 그래도 와이프가 포기 안한것이 어디냐며 축하해준다. 완주메달을 보여주니 딸아이는 아빠가 금메달 딴거냐며 신나한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컷오프지만 괜찮아 담 번에는 꼭 완주하리라 다짐해 본다.
첫댓글 와, 대단하네 ☆
해햇 제기억 속에는 선생님 운동회때인지 몰라도 배구하시던 역동적인 모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
@이재봉 77 수요일 오후마다 동료 교사들과 배구했다
@凡草 네 그 모습이었나 보네요, 암튼 선생님 그 때 엄청 날쎄고 멋진 모습으로 제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 물론 제가 써온 동시를 칭찬해주신 기억도 납니다. "이상하다, 할머니가 파시는 콩나물은 싱싱하고 생기넘치는데 할머니 표정은 시무룩해 보인다."였던가 싶네요 내용이 ㅎㅎ...
마치 제가 참석한것처럼
재밌게 읽었어요.
문득 2005년무렵 마라톤에 진심이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