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결혼기념일였죠.
골프 좋아하는 여자의 결혼기념 선물은 골프장 나들이.
흠.... 컨디션도 좋고 날씨도 화창하니 ... 정말 잘 칠 수 있을껴...
골프장 나들이 그리 많았어도 때때마다 소풍가는 어린애처럼 들뜨는 저는 마음만은 골프쟁이...ㅋ
라커룸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골프 양말을 신으려는데......없쪄...ㅠㅠㅠ
울아부지 저를 덜렁이로 만드셨으나 살아가며 찬찬하고 꼼꼼하려 애쓰는데 가끔씩 빵꾸가 나는 군요.
짝꿍에게 덜렁이란 말을 또 한 번 듣고는 샵에서 예쁜 양말을 신고 출전.
곤지암의 중부 CC는 길고... 넓고... 보태어 아름다이 화장까지 곁들인 아주 맘에 드는 골프장.
크 ~ !! 게다가 캐디가 홍안의 미소년 ... 좋아 좋아 ~ ^^*
첫 티샷이 뒷땅으로 불이 번쩍 & 세컨 샷이 시원찮고 & 쓰리 펏....급 의기소침.
2 번 홀부터 이상스레 오른발 양말이 벗겨집니다.
자꾸 흘러내려 걸을 때마다 양말목이 발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니.
헐렁한 빤쮸는 치켜 올리면 되지만 신발 속으로 빨려 드가는 양말은 걸음걸음 신경 쓰이고 불편하고 거북하고.
C ~ !! 똥꼬에 바지 낀 것도 이보다 불편하진 않을 거야....ㅠ
1 번 홀 그린에서 캐디군.
켁 ~ !! 급경사 훅라인에 홀과 공을 일직선으로 맞춰 놓았으니... 너무 귀여버 ~.
퍼터도 안 주고 다른쪽 공 놓느라고 여념이 없으니.... 이럴 땐 순서 무시하고 준비된 사수부터 쏴야 ~ .
7 번 홀에서 캐디군이 점심식사 메뉴를 묻습니다.
어드레스 한 동반자에게 점심 메뉴 뭘로 하실거냐는 채근에 젊잖은 아찌가 미스샷을 하곤 왕짜증....ㅋ
저는 양말 땜에( ?... ㅋㅋㅋ ) 맘에 안드는 스윙으로 전반을 46 타로 선방하고 클럽하우스로 내달립니다.
주인장 앞에서 발바닥에 걸쳐있는 양말을 훌러덩 ~ 벗었지요.
이 양말 땜에 3 타는 더 친 것 같아요....ㅠㅠㅠ
주인장 미안하다며 다른 양말로 건네주는데 울 할무이 생전에 말씀하시기를...
< 장시도 묵고 살아야제 ~, 더 달라 카지 말고 깎아돌라 말고, 되물리지 마라. 그캐서 부자 된 사람 몬 봤다 >
하셨는데 땀내 나는 양말을 되물렸으니 마이 미안타 카이 ~ ^^*
그나저나 스따일 구기게스리 빨간 스커트에 연두색 양말이라니....ㅠ
장국밥을 먹고는 후반전.
어라....??? 정말 양말 때문였나 봐요 ~, 스윙이 안정적였고 공이 잘 맞는 거예요 ~ .
동반자들 이구동성으로 양말이 문제였다며 응원.
어프로치 때 짝꿍도 곁에서 응원.... < 어프로치의 여왕 ~ !! 잘 붙여 봐 ~ >
켁 ~ !! 누가 들을까 무섭넹 ~ .
수많은 쓰리 펏였지만 훌륭한 골프장에서 솜털 보송한 캐디군과 결혼기념일 축하하는 동반자와의 유쾌한 경기.
골퍼라서 행복해요 ~ ^^*
햐 ~ 빨간 스커트에 연두색 양말..^^
오랫만에 웃었습니다.. 늘 건강 하세요..
칫 ~ !! 웃어주셔 감사하옵니당 ~ ㅠ
오호~나름 코디가 괜찮은데요.빨강스커트와 연두색양말, 티셔츠만 노랑색이었음 완존 신호등패션인데...노랑색은 아니었을거구...ㅎㅎ
빠~쑝에 일가견 있으신 야메님의 제안 앞으론 충분히 반영하겠습니당 ~ ^^*
말려들어갈 정도라면 발목양말 같은거 말인가요? 겨울에 구두신으면 양말 목이 헐렁해져서 자꾸말려들어가는 경우는 가끔 있었는데..골프양말이 말려들어간다는 소린 첨이네요~ ㅎㅎㅎ
네....그런 경우 저도 첨 겪어서요 ~ ^^*
지도 어쩌다 캐디군 걸리면
그 날 스코어 카드는 제 차지랍니당..ㅎㅎ
저도 남자 캐디였을 때마다 괜찮았어요 ~ ^^*
샆에서 써비스로 준 모양이 있는 예쁜 양말인데...
걸으면 걸을수록 양말이 밀려 들어가는 바람에 아주 불편함을 느끼며 라운딩한적이 있네요...ㅋ
공짜가 안좋은건지...ㅋ
후반전 잘 풀으셨다니 다행이구요...
결혼기념일 라운딩 축하드려요~^^
써니님 감사해요 ~
후반전 잘 풀은 건 아니예요.
퍼터가 어찌나 안되던지.....ㅋ
글쓰기 소재를 제공해주려고
새로 산 양말까지 속을 썩여주는군요~ㅎㅎ
그런 에피스드가 없으면 결혼기념일 라운드 갔다고
자랑질(?) 할 수도 없잖아요~ㅎ
그 양말에 감사를~ㅎ
그리고 솔향님 할머님 제 마음에 꼭 드시네요.
어쩜 그리 덕있는 말씀만~
그래 자손들이 잘 풀리는가봅니다.
저도 그렇게 나이들고 싶습니다.ㅎ
다현님께는 제 속을 더 이상 보여 드릴 게 없습니당.
결혼기념 라운드 내놓고 자랑질 했다간 뭇 남편들의 원성을 살 거고....ㅋㅋㅋ
울 할무이요....?
다현님이나 저나 나이 훨씬 마이 묵으면 자연스레 그리 될 듯 싶습니다만 ~
그나저나...한 페이지 넘어간 제 글을 찾아 읽으시니 감사따블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