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글을 본인의 허락도 없이 올려서
어떨지 모르지만
송창식 님의 노래를 너무도 사랑하는 분인 것같아
혼자 보기엔 아쉬워 그냥 올립니다.
글 쓴 이 : 이안
“휴가 다녀 오셨어요?”
매년 이맘때 듣는 말입니다. 그러면 매해 같은 대답을 합니다..
“백수가 무슨 휴가요. 맨날 노는데요.”
한 십 몇 년 전쯤 됐을까요. 한 달 정도 전국을 돈 적이 있습니다. 아주 긴 거리 말고는 대부분 걸
어서 다녔는데 좋다는 곳 가봐도 다 거기서 거기더군요. 더 전에는 불쑥 기차 타고 아무 곳이나 가
곤 했는데 고생만 했습니다. 동네 산책 하는 거나 낯선 곳 도는 거나 별 차이를 못 느끼겠더군요.
돈 많이 들고 피곤하기만 하고. 그래서 개인적으론 10년 이상 휴가라 하여 다른 곳 가 본 적이 없
습니다.
어제 비가 무척 오더군요. 산책 삼아 나섰는데 그렇게 비가 많이 올지는 몰랐습니다. 바지 아랫 부
분이 다 젖었습니다. 보니 양말까지 다 젖었더군요. 정말 무쟈게 오더군요. 비가 그칠 줄 몰라요.
쏴아… 쏴아... 예전에 돌아다니던 명동도 돌고 종로 뒷골목도 가고 한 달여 전쯤에 들렀을 때 차
맛이 아주 좋았던 인사동 찻집도 들르고 핸드폰 파는 곳 가서 괜히 노닥거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십 년 정도 못 봤던 동창도 우연히 만났습니다. 예전이랑 똑같이 생겼더군요. 너 하나도 안 변했
다고 했더니, 그러면서 왜 사람 못 알아 보냐고 시비입니다. 저는 지나가면서는 사람 잘 못 알아
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나도 휴가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가의 뜻이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 봤
더니 ‘일정 기간 쉬는 것.’ 찾아본 내가 다 황당합니다. 최소한 ‘삶을 재충전 하기 위해 일정 기간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간.’ 혹은 ‘재도약을 위해서 지난 일 다 털어내는 기운 차리는 기간.’ 이 정도
는 될 줄 알았는데 저 스스로도 쑥스럽더군요. 아무튼 나는 문득 떠 오른 한 곳을 생각하고 그리
로 가기로 했습니다. 뭐 멀어야 휴가지인가요. 또 며칠 보내야 꼭 휴간가요. 그냥 가서 편히 쉴 수
있으면 그게 휴가 아니겠습니까.
남양주군 혹은 하남시 미사리. 예전엔 풍광이 참 좋았는데 가수들 나오는 카페가 많아지면서 어수
선해진 곳이지요. 거기 송창식 씨 나온다는 카페에를 갔습니다. 잠실에서 택시로 채 2만원도 안
나오더군요? 그렇게 가까운 줄은 몰랐습니다. 예전에 강원도 초입인 줄 알고 엄청 고생했었거든
요. 들어가 봤더니 듣기로는 예전에 송창식 씨 출연하던 곳보다 분위기도 안 좋고 좀 답답하고 그
렇다고 들었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게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며칠 전에는 송창식 씨 꿈을 다 꿨습니다. 웃기지요? 저 연예인 꿈 가끔 꿉니다. 연예인 사모해서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아무튼 좀 웃깁니다. 그 며칠 전에는 박인희가 꿈에 뵈고요. 전화번호 앞
자리까지 외웠으니까 웃기지요? 아무튼 송창식 씨와 포장마차 가서 같이 술 마시는 꿈이었습니
다. 실제로 송창식 씨는 술을 안 마신답니다. 왜 일식집 가면 무순에 날치알 넣고 김으로 말아 주
는 것 있지요? 그거 만들어 주겠다고, 회 넣고 밥 좀 얹어 넣고 와사비 왕창 넣고 상추로 둘둘 말아
서 송창식 씨더러 먹어 보라고 무지 맛있다고 하던 꿈이었습니다. 이 날 송창식 노랠 들을라고 그
랬나요?
‘사랑의 묘약’중‘남 몰래 흐르는 눈물’‘바람 부는 길’‘밤비’‘애인’이렇게 신청했습니다. 나중에‘간다
시던’이라는 노래도 더 신청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예전 송
창식 씨가 쎄시봉이란 무교동에 있는 술집에서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르곤 했다고 합니다. 그
걸 꼭 한 번 듣고 싶었습니다. 송창식 씨 무대 의자에 앉아 메모를 보더니 말합니다.
“사랑의 묘약… 이건 못 들려 드리겠네요.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 제가 예전엔 클
래식을 했기 때문에 이 노래를 자주 불렀습니다. 그때는 내가 무척 노래를 잘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한 10년 후쯤인가 이 노래를 누가 부르는 걸 들었는데 내가 부르는 건 아니더라구요. 그때부
터 안 불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츄어 수준 정도 된 거 같애요. 노래라는 게 곡과 가사말
에 따른 발음 이런 게 어울려서 맛이 나는 건데. 제가 이태리 말을 모르니 이게 맛이 나나요. 꼭 예
전 학교 다닐 때 영어 위에 한글로 발음 적어 놓고 영어 하는 거랑 똑 같은 거거든요. 옛날엔 팝송
많이 불렀는데 그래서 영어 공부 무척 열심히 했어요. 발음도 열심히 배우고요. 그래서 팝송은 그
럭저럭 불렀지만 이태리 말은 전혀 모르거든요. 뜻도 모르고 발음도 안 되고 그러니 노래가 되겠
나요. 그래서 그 이후론 안 합니다. 딱 하나 부르는 게 있는데 윤형주 만나면 하는 ‘축제의 노래’ 있
는데 그거 할 때마다 챙피해요. ^^ 완전히 한글로 발음 써놓고 하는 거랑 똑 같거든요. 안 했으면
좋겠는데 안 할 수도 없고.^^”
제가 ‘남 몰래 흐르는 눈물’ 중 ‘사랑의 묘약’이라고 신청하려 했거든요. 제가 뭐 클래식을 아나요.
주어 들은 말이 있어서 신청한 거지요. 그러려다가 그냥 ‘사랑의 묘약’이라고 신청했는데 그러길
참 다행이었습니다.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인줄 몰랐거든요.^^ 무식이 탄로날 뻔
했지요. 휴우~
“또 뭐 하셨드라…”
송창식 씨 메모지 다시 봅니다.
“바람 부는 길, 밤비, 애인…”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애인은 해 드릴게요. 애인이야 뭐…”
그러면서 메모지 한 장을 더 들춥니다. 뒷장에다 가사 혹시 기억나지 않을까봐 제목과 첫 소절을
적어놨거든요.
“아, 바람 부는 길. 조동진이 만든 거. 밤비도 그 밤비군요.”
“제가 남이 만든 노래는 잘 안 부르거든요. 근데 조동진이는 노랠 잘 만들어요. 노랠 받아 봤더니
엄청 좋아요. 가사도 아주 좋구요. 그래서 불렀어요. 그때가 68년인가 그랬는데 근데 그때 취입할
때 부르곤 한번도 안 불렀어요. 그래서 안 될 거 같고…”
그러더니 갑자기 전주를 하더니 노랠 부르기 시작합니다..
“라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 귀 기울인다~ 흩어진 내 머리 어루만지며,
무거운 걸음 걸음마다 하얗게 쌓여가고, 바람이~”
여기까지 하다가 두 손을 들어 손사래를 치며 웃습니다.
“여기까지만. 나중에 한번 뒤져봐야겠어요. 다시 한번 부르게.^^”
가사가 좀 틀렸거든요. ‘하얗게 쌓여 가고’가 아니라 ‘끝없이 퍼져가고’거든요. 그런데 앞에서 미
리 가사에 없는 ‘하얗게’를 넣고 뒤에 나올 ‘쌓여 가고’를 미리 해버렸으니 다음 소절 ‘쌓이는’ 표현
이 있는 ‘바람이 쌓이는 어두운 길을’이 나오나요. ^^ 근데 송창식 씨 취입할 때 부르고 처음 불렀
다는 기억해 내는 걸 보면 가끔 들어 봤긴 했나 봐요. 그게 아니라 한번도 안 듣다가 기억해낸 거
라면 정말 천재 맞지요? 68년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 노래는 70년대 초중반쯤 나온 노래거든요. 뭔
가 착각한 건 아닐까요? 조동진이가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었어요. 혹시 김민기를 잘못 말
했나 싶기도 하고요. 작곡자를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흩어진 내 머리 어루만지며
무거운 걸음 걸음마다
끝없이 퍼져가도
바람이 쌓이는 어두운 길을
돌아서 가면
길 건너 누군가 부르는
노래 소리에
라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
귀 기울인다
내 버린 발자국
모두 지우며
내 마음 속 자리마다
가득히 밀려 드는
바람이 쌓이는 어두운 길을
돌아서 가며
길 건너 누군가 부르는
노래 소리에
라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
귀 기울인다
바람 부는 길-송창식
“밤비… 옛날엔 노래를 만들지 못했어요. 저는 클래식 하던 사람이라 가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몰랐거든요. 근데 누가 먼저 저걸루 해보래요. 뭐시기(영어로 가수 이름을 말했는데 적어둘까
하다니 외운다다가 잊어 먹었습니다^^) 라고 있는데 운동선수 하다가 가수한 사람이에요. 이 사
람 노래로 먼저 해보라더군요. 그래서 듣고 let it rain(검색해봐도 안 나오는군요 ㅜ.ㅜ) 이란 노래
에 가사를 붙혀서 불렀어요. 예전에 팝송에다 가사를 만들어 부르곤 했는데 지금 봐도 가사가 참
좋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때 그 좋은 가사로 내 곡을 만들지 못했을까 싶습니다. 이 가사도
여기 저기 표절했을 겁니다. 내가. ^^ 뭐 가사는 내가 만든 거니까 좀 틀려도 상관없겠지요. 비이
야~ 내려라~”
비야 내려라. 밤새도록 내려라.
하늘 가린 구름을 씻어 내려라.
새벽엔 별빛이 보이도록 내려라.
또롱또롱 창문치는 빗방울 소린
내 님의 목소리.
나뭇잎을 스치는 저 빗방울 소린
내 귀를 울리는 님에 숨소리.
비야 내려라. 어둠을 걷어 가라.
내 님 얼굴 보이게
오, 비야 내려라.
밤비야.
밤비-송창식
“부르고 보니 가사가 맞는 거 같군요.”
사실은 좀 틀렸답니다. 소절이 좀 바뀌더군요. 전 송창식 씨 예전 부르던 창법이 좋습니다. 지금
부르는 창법, 왜 있잖아요. ‘담배가게 아가씨’나 “우에 우에 우워허” 하는 ‘가나다라’나 이런 창법
은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신청하면서도 이런 노래도 그러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더군요. 직
접 들으니 지금의 소리로도 너무 좋아요. 가슴이 징징 울리더군요. 예전에 부른 밤비는 그대로 맛
이 있지만 지금 불러도 너무 좋더군요. 더 나은 거도 같고요…
천정을 바라보았습니다. 송창식 씨 무대 오르기 전 걷어졌던 천정 커튼이 다시 쳐 있더군요. 천정
이 걷혀 있을 땐 빗방울이 사정없이 천정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천정이 유리인지 뭔지 투명하
게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천정을 바라보면 후두둑 후두둑 화라락 화라락 소리는 안 들
리는데 근사하더군요. 쏟아 붓는 듯한 비가 천정에 부딪쳐 마구 튀어 다니니 참 그랬습니다.
“오늘 노래는 좀 처지네요. 신나는 거 하나 하고 애인 할게요.”
뭘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담배가게아가씨나 토함산이나 고래사냥이나 한번쯤 또는 왜불러 노
래 중 하나였을 거에요. 이 노래들도 다 불렀거든요. 비 오는 분위기 있는 날 담배가게아가씨가
다 뭐랍니까? ^^ 아, 누군가 생일 맞았다는 메모가 갔는지 우와… 송창식 씨 해피벌스데이투유도
해주더군요.
애인을 불렀습니다. 예전에 신청했을 때는 참 오랜만에 부른다고 좋아 하더니 요즘은 가끔 부르는
지 담담하게 부르더군요. 그때 얼른 메모지 하나 더 얻어서 ‘간다시던’을 신청했습니다. 애인 다 부
르고 나서 신청 메모지를 보더니 “간다시던, 잊읍시다… 이거 거기서 신청한 거에요?” 하며 내 쪽
을 봐요. 나만 계속 신청하는 거 같애 좀 미안한 생각에 주뭇거리는데 저쪽에서 자기가 신청했대
요. ^^ 아마 ‘잊읍시다’ 신청한 사람인가 봐요. 덕분에 두 곡 다 편히 들을 수 있었지요. ‘간다시던’
을 ‘간다시면’이라고 써서 보냈는데 ‘간다시던’으로 발음하더군요.^^ 송창식 씨. 오늘 노래가 왜
이리 다 쳐지나며 주억댑니다. 예전에 한 5,6년 정도 되었나 싶은데, 송창식 씨 TV에 나와 노래하
는데 노래 하기 전에 이런 멘트를 하더라구요. “이 노래 듣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신데, 제가 출연하
는 곳에서는 이런 노래하기가 좀 그래서 못 들려 드렸습니다. 밤이고 하니 조용하게 그 노래 그 분
에게 들려 드립니다.” 그 얘길 듣고 그 사람 누군지 궁금하더군요. 어떤 사람이기에 송창식 씨가
방송에 나와서 저런 얘길 다 할까 싶었습니다. 어떤 사람일까 퍽 궁금했습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차분하고 조용한 노래였습니다. 아니, 그렇게 조용한 노래 가끔 부르면서 새삼 뭐 쳐지냐
고 주억댈건 뭡니까. 비 오는 날 분위기 좀 잡으면 어떻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
간다시던 당신의 그 말이
너무도 믿기지 않아서
난 그만 웃어 버렸지.
돌아서는 그 모습 보면서도
모른 체 내 길만 걸었지.
무심코 밤하늘에 별을 헤다가
하얗게 사라지는 별똥별 하나에
깜짝 놀라서 돌아본 그 자리
내 사랑 간 곳이 없고
빈터엔 외로움만 하나 가득
무엇이 우리들을 떼어 놨을까
무엇이 내 사랑을 떼어 놨을까
돌아올거야 혼자서 달래 봐도
가슴엔 고이는 슬픔
내 사랑 서글픈 사랑
간다시던-송창식
이 노래는 ‘별똥별’이란 제목으로 나온 초기 버전이 있고 ‘간다시던’이란 제목으로 부른 좀 후에 버
전이 있습니다. 가사가 약간씩 틀리는데요, ‘빈터엔 외로움만 하나 가득’까지는 별똥별 때의 가사
로, ‘무엇이 우리들을~’부터는 ‘간다시던’ 때의 가사로 부르더군요. ^^ 그렇게 부르니 가사가 제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부터의 별똥별 버전은 이렇거든요.
행여나 한번쯤은 돌아 오겠지
왔다가 내 없으면 쓸쓸하겠지
돌아온 자리 오늘은 오실까
밤마다 서성거려도
돌아설 땐 언제나 내일 다시
‘간다시던’ 다 부르고 나서 그럽니다.
“예전엔 이런 멜랑꼬리한 노래도 만들어서 불렀습니다. 내가 가사엔 ‘갈 테면 가라’ 이런 식으로
써놨는데, 전 전혀 그러지를 않아요. ㅎㅎㅎ 저는…^^ 하여간 전 그런 적이 한번도 없어요. ㅎㅎ
ㅎ”
그럼 간다는 걸 꽉 잡았다는 건데… 치마를 잡은 걸까요 바지를 잡은 걸까요? 아니면 머리끄댕이
를 잡았을까요? ^^
“선뜻 선뜻 잊읍시다. 간 밤 꾸었던 꿈일랑~”
송창식 씨 ‘잊읍시다’를 마지막으로 스테이지를 접었습니다. 중간에 어느 나이 많이 드신 분이 이
장희의 ‘그건 너’를 신청해서 송창식 버전의 ‘그건 너’까지 들어볼 기회가 있었네요. 송창식 씨 마
지막 멘트합니다.
“오늘 노랠 많이 불렀네요. 보통은 이런 노래 신청을 잘 안 하는데 그래서 오늘은 좀 힘들었습니
다. 대신 기분은 좋습니다.^^”
집 근처로 돌아와서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좀 그렇더군요. 술 한 잔 더 해야지요.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날까요. 그리고 밤은 꽤 늦었는데 친구 몇에게 전화 했습니다. 한 친구와는 오랜만에 통화
했는데 죽지 않고 살아 있어 목소리 들으니 참 반갑더군요. 그리고 나서 송창식 노래 들었던 그 좋
은 기억을 떠올리려 했는데 전혀 그 기분을 돌이킬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하얗게 사라졌더군요.
순간 순간만이 진짜라더니 정말 그런가 싶었습니다. 생생함이란 것이 속성이 그런가 봅니다.
이번 여름 휴가는 이렇게 지냈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다만 혼자 가서 좀
그렇더군요. 몇 테이블 손님이 없었는데 다 둘씩 쌍이더군요. 생각보다 가깝고 비용도 그리 많이
안 들어서 자주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혼자 가면 좀 그래 보일 거두 같고 그래서 좀 망설
여집니다. 그런데 사실 조용히 혼자 노래 듣는 거 참 괜찮거든요. 남 눈 의식 말고 자주 다닐까요?
여럿이 가면 분위기 깨질 거 같고... 송창식 노래 이해 못하는 사람과라면 더욱 그럴거고...
그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서 고마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 이가 살
아 있으니 원할 때 이렇게 찾기만 하면 노랠 들을 수 있지, 저 이가 세상에 없다면 판 들고 그의 생
생한 목소리를 그리워 하며 난리들 쳤겠지 하는 생각이요. 가격이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전혀 아
깝지 않더군요.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노래를, 그렇게 단촐하게 가까운 거리에서, 아름답고
그 간절한 노래를 이렇게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게 참 행복이랄까 싶었습니다. 그 이 모습은 별
로인데 노래는 참 좋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한가해지면 어디라도 좀 다녀올까 싶은 생각이 있습니
다. 휴가도 다 끝났으니 바다든 산이든 이젠 좀 한가하겠지요.
첫댓글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글쓴이,퍼온이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