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김영호(월요 오전반)
공명하고 싶었습니다. 말굽자석 두 개를 놓고 하나를 두드리면 다른 쪽도 웅웅 소리를 반복합니다. 그처럼 한쪽 자석을 울리는 일 하며 ‘사이의 울림’이 일어나길 바랐습니다. 창조주 하나님과 그 분의 형상을 닮은 인간 사이, 삶이라는 단어를 쓰게 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 하나님의 꿈과 우리네 삶의 일상 사이에 일어나는 울림을 통해 공명하고 싶었습니다.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의 끈으로 묶여진 공동체 식구들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익명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진한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 이들과 고민을 소통하고, 삶의 자리를 벗어난 신기(神氣)한 일을 쫓기보다, 치열한 삶의 자리를 긍정하며 신비(神祕)를 누리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이들과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마음을 전하고자 나름 찾은 답이 아침편지입니다. 기독교적인 삶의 원리를 일상의 언어로 담아낸 짧은 한 문장을 소개하고, 확신 있는 삶을 위해 지혜의 근원이 되는 말씀 한 구절을 제시하며, ‘성찰’과 ‘다짐’을 담아내는 기도문을 썼습니다. 이 편지가 삶의 좋은 것들을 길어내는 ‘마중물’이 되길 바랐습니다.
도달하고 싶었습니다. 논어 리더십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사람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하고, 배웠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스스로 질문했습니다. 사람들이 논어에는 열광하면서, 성경에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을까? 나름 찾은 답은 ‘언어’입니다.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종교적 언어가 일반인들에게 연결되기 쉽지 않으며,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지혜의 메시지를 일반인들에게 확신 있게 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메시지를 ‘전달(傳達)’은 하는데, ‘도달(到達)’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거룩’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처럼 우리는 구별되어야 하지만, 세상 속에서 격리되지 않아야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좋은 데,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네.”하는 광고 카피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이것이야, 이것은 가치 있는 일이야, 이런 삶의 원리가 있어.”하며 이해되는 언어로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빚’을 졌습니다. 언론인 출신 목회자이신 베이직 교회의 조정민 목사님의 <사람이 선물이다>(두란노)를 접하고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신앙의 원리’를 짧은 ‘일반의 언어’로 탁월하게 서술하셨습니다. 목사님의 책 시리즈는 제 고민에 ‘빛’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그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 모방하면서 생각과 글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의 묵상과 노력을 ‘역(逆)으로’ 글을 쓰는 노력을 했습니다. 목사님이 서술하신 ‘일반의 언어’를 읽고, ‘신앙의 원리’를 제공하는 본문을 찾은 후, 내용을 묵상하며 ‘삶의 기도문’을 적었습니다. 이후 책에 밑줄 그은 한 문장, 영화 혹은 드라마의 명대사 혹은 일상에서 발견한 깨달음을 적용하여 나의 언어로 표현하며 글을 썼습니다.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힘겨운 삶의 일상을 살아내는 이들, 실수와 실패로 인해 마음이 무너진 이들, 후회와 아쉬움으로 속상해 하는 이들에게 ‘괜찮아’(It’s Okay)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대로 살기 원하는 이들에게 ‘주님이 함께 하시잖아.’(With Jesus)라고 도전하였습니다. 언어는 그 삶과 연결될 때 ‘울림’이 있습니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말’이 ‘삶’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언젠가 아내가 제게 전해준 ‘투박한 열정이 세련된 재능 보다는 낫다.’는 말에 위안을 삼고, 진정성 있게 공명하고 공감하고자 SNS로 나누었던 편지가 여러 모양으로 퍼 날라지고, 활용되었습니다. 이 책은 ‘울림’이 있던 편지 100편과 활자화된 글을 000작가님께서 아름다운 이미지로 바꿔주신 일러스트 100개를 엮어 어른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며 매일 같이 좋은 소식의 편지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괜찮아, 예수님과 함께라면’(It’s Okay with Jesus)의 증거가 되는 살아있는 편지인 사랑하는 가족들, 부대 동료들, 군인교회 공동체 식구들, 그리고 익명의 친구들 덕분에 글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투박한 글을 가치 있게 만들어 엮어주신 열정과 사랑의 아이콘 미션그라운드 정윤지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의 ‘울림’을 ‘살림’으로 살아내는 과정 중에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괜찮아, 괜찮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