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역전세난이 심화되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역(逆)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심지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되레 돈을 준다는 역(逆)월세도 나타났다.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에 계약을 맺은 집주인이 차액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나면서 세입자들이 기존 집에 머무를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할지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서울지역 25개구 가운데 최근 3개월 동안 역전세가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송파구로 502건 이었다.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은 개별 단지로 보면 더욱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 전용 84㎡(25.41평)는 최근 8억7,000만~10억원에 전세계약이 맺어졌다. 현재 이 단지 전세가격은 8억원 중후반에 형성되어 있다. 2년 전 10억~12억원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가량 하락하였다.
이사를 하겠다는 세입자에게 집주인들이 당장 전세가격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집주인들은 낮아진 전세가격 만큼 이자를 계산해서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주는 역월세를 제안하고 있다. 계약이 끝나면 세입자는 원래의 보증금을 받고 나가야 하는 만큼 계약서를 다시 쓸 때 종전의 전세보증금은 유지한다. 대신 해당지역 시세를 반영하여 월에 일정 금액을 집주인이 세입자한테 지급한다는 특약을 넣는다.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역월세도 꽤 있다. 헬리오시티 내에서도 이런 역월세 계약이 맺어지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뿐만 아니라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이 거주하는 빌라(연립 및 다가구)와 오피스텔 등도 전세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해서 역월세를 제안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당장 보증금을 빼주기 어려우니 역으로 월세를 준다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들이 당장 현금이 들어온다고 생각해 별 의심 없이 집주인 제안을 수락하는 경우가 있다.
<사례>
서울시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계획하던 중 집주인으로부터 역월세를 준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2년 전 현재 사는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6억원에 2년간의 전세 계약을 하였다. 최근 전세가격이 수천만원 하락하였다.
A씨는 "집주인이 당장 내줄 돈이 없다면서 되려 월세를 주겠다고 했다"며 "부동산 중개업소에 물어보니 최근 이런 사례가 꽤 많다고 하더라. 월세를 받으며 살지 더 낮은 전세보증금이 있는 집을 찾을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세입자가 제때에 보증금액을 못 받는 상황이 잦아지자 최근에는 대안으로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들라고 권고하기도 한다. 전세계약이 만료되기 1년 전까지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연 200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지만 계약 만기 시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은 없기 때문에 가입을 권하고 있다.
내가 거주하는 주택을 마련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큰 돈을 집에 묶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증금이 적은 월세 혹은 더 가격이 저렴한 전세주택으로 이사하고 급매 성격의 매물에 눈을 돌려서 주택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세입자 본인 자금으로 전세가격을 충당했다면 더 가격이 낮은 집에 들어가 여유있는 자금은 예금이나 안전한 자산으로 유지해야 한다. 은행에서 대부분 빌렸더라도 더 낮은 가격의 전세주택에 입주하는 것이 이자 측면에서도 부담이 줄어든다.
서울지역 전세가격은 낙폭을 줄여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마지막 주(30일) 기준 서울 전세가격은 0.96% 하락하였다. 전주(-1.01%)에 이어 2주 연속 내렸지만, 낙폭은 완화하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대부분이 하락 폭이 줄어들었고 강남구, 동작구 등 공급 물량이 집중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였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