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 WSJ '우라늄 농축 지연' 보도 부인
美수감자 석방 대가로 韓동결자금 얻었지만 핵개발 강행 시사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란이 무기 생산용 우라늄 농축을 늦추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핵은 전략산업"이라며 관련 규정에 의거해 우라늄 농축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국 내 미국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 내 동결 자금 해제를 얻어 냈던 터라 파장이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과 이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은 27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속도를 늦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농축한 우라늄의 농도도 낮추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이같이 밝혔다.
에슬라미 청장은 "우리의 핵 농축은 전략적 프레임워크법에 따라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의 적들은 이란의 핵 산업에 반대해 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지만 그들은 핵 산업이 (이란의) 전략 산업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 속도를 크게 늦추고 비축량 일부를 희석했다며 이는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SJ의 이번 보도는 대(對)이란 경제 제재로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60억 달러(약 8조원) 상당의 이란산 원유수입 대금을 미국이 해제하는 대신 이란에 억류된 미국 국적의 수감자 4명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양국간 긴장 완화 노력을 뒷받침했다.
에스라미 청장이 이날 언급한 '전략 프레임워크법'이란 2020년 12월 강경파가 장악한 이란 의회에서 통과된 '제재 해제 및 국익 보호를 위한 전략 행동 계획'을 의미한다. 이란 정부의 핵 프로그램 강화 방안을 담은 법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제한하고 이란 핵합의에서 정한 한도(3.65%)를 넘어 우라늄을 농축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를 근거로 이란은 2021년 우라늄 농축 한도를 20%로 늘린 데 이어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에는 매달 60% 농도의 우라늄 9㎏을 생산했다. 최소 두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올해 안에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이날 에슬라미 청장은 이란이 IAEA와의 교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 의회 강경파 의원들은 지난 6월 IAEA가 이란 핵시설에 감시장비(카메라)를 다시 설치하고 미신고 장소 핵물질 문제를 조사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전략 행동계획을 근거로 반대하고 있어 추가 진전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seongskim@news1.kr
첫댓글 잘보고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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