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채무보증 5년새 79%↑…'부동산PF' 부실 폭탄 되나
국내 10대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이 지난 5년간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보증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의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32조8364억 원으로 2016년 말(18조3461억 원) 보다 14조4903억 원(79%) 증가했다.
증권사별 채무보증 규모는 메리츠증권이 4조935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4조2607억 원), 삼성증권(4조2444억 원), 신한금융투자(4조2144억 원)가 각각 4조원대다.
하나증권(3조9658억 원)과 KB증권(3조6807억 원)이 각각 3조원을 웃돌고, NH투자증권(2조3875억 원)과 미래에셋증권(2조1629억 원)은 각각 2조원대 수준이다. 키움증권(1조7806억 원)과 대신증권(1조2036억 원)은 각각 1조원대다.
최근 5년간 채무보증 증가폭은 삼성증권이 15배(1416%)로 가장 컸고, 신한금융투자(914%), 하나증권(535%), 키움증권(229%), 대신증권(169%), 한국투자증권(80%), KB증권(43%) 순으로 채무보증 증가폭이 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 통화에서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이 증가하는 가운데 규제를 새로 만들면서 최근에 다소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모니터링도 하고, 증권사들을 만나서 지도도 하고 있다”며 “주채무자가 못 갚으면 채무보증 제공자가 갚아야 하므로 전체시장과 연결돼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저축은행의 PF대출 사업장 1174곳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공정률과 분양률 등이 저조한 ‘요주의 사업장’ 대출 규모가 2조20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에서 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해 놓은 대출규모가 전체의 57.8%(1조3000억 원)였다.
저축은행별 부동산 PF 대출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이 9429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8899억 원), 웰컴저축은행(5725억 원), SBI저축은행(1137억 원), 페퍼저축은행(1105억 원) 순으로 많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비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축은행,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1분기 이후 부동산 PF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여신전문금융사, 상호금융권에 대해서도 부동산 PF 대출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금융업권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부동산 PF 대출 확대를 우려하며, 건전성 강화를 주문했다.
[브릿지경제] 202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