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말할 수 없는 비밀
기사입력 2016.01.26 오전 06:02
최종수정 2016.01.26 오후 02:59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A093856A71DE12E)
[비즈볼 프로젝트 이희원] 지난 1월 15일 일본 고치의 시영 구장에서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막을 올렸다. 캠프가 열리기 일주일 전 김성근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김태균, 정우람, 두 핵심 선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당시 김 감독은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두 선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뷰는 강한 질책을 동반하고 있었다. 결국 김태균은 훈련이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난 어제(25일)에서야 후발대에 포함되어 고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우람의 합류 소식도 조만간 들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근 감독이 팀 내 주축 선수를 전지 훈련에 데려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임 첫해인 지난 겨울에도 비슷한 전례가 있었다. FA 계약을 통해 영입한 송은범과 배영수를 “아직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훈련 명단에서 제외했던 것이다. 당시의 명단 제외는 실제로 두 투수가 몸 만들기에 소홀했던 탓으로 언론에 비쳐졌다. 그러나 김 감독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 속에는 숨겨진 또 다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른바 “김성근식 길들이기”이다. 지난 해와 올해의 주요 선수 명단 제외 사태는 데자뷰가 느껴질 정도로 흡사하다. 두 선수를 향한 질타의 메시지 역시 “김성근식 길들이기”의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C8A3856A71DE12A)
숨겨진 의미를 찾기 위한 실마리
1) 가장 높은 연봉과 기대를 받는 두 선수.
김태균과 정우람은 2015 시즌이 종료된 후 FA 자격을 얻었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FA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던 팀답게 전폭적인 투자에 나섰고, 결국 두 선수 모두와 4년 84억원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때 김태균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정우람은 리그 최고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가진 불펜 투수라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CC43C56A71DE208)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DF43856A71DE229)
다가오는 2016 시즌, 김태균은 중심타자로, 정우람은 셋업맨 혹은 마무리로 활약할 공산이 크다. 그야말로 공격과 수비에서의 중추인 셈이다.
2) 2015 시즌, 가혹했던 후반기.
김태균
김태균은 일본(2010~2011)에서 뛴 2년의 기록을 제외하면 데뷔 2년차인 2002년 이후 300타석을 못넘긴 적이 없는 꾸준한 선수다. 그러나 1982년 생으로 어느덧 만 34세가 된 그는 최근 몇 년간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체력적 부담이 커지고 성적이 하락할 우려가 큰 시기이다. 그를 향한 팬들의 걱정은 최근 4년간 전후반기별 성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8BB3956A71DE324)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가 대체적으로 부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반기 팀별 경기수가 전반기에 비해 더 적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김태균은 많은 타석을 결장했다. 특히 작년 후반기의 한화에게 뼈아팠던 것은 팀 내 4번 타자의 장타력 실종이었다. 전반기 홈런 17개를 쳤던 그의 방망이는 후반기 동안 침묵했다(후반기 홈런 4개). 부상과 피로누적이 그 이유였다.
정우람
정우람의 2015년은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이후 2년만의 현장 복귀 시즌이었다. 2년 만에 풀시즌을 소화하는 일은 KBO 10년차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5DF3956A71DE313)
전반기는 표에서 볼 수 있듯 그야말로 완벽했다. 7승 10홀드 7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기록한 블론 세이브는 단 한 개뿐이었다. 불펜 투수 중 전반기 이닝 소화 9위(47이닝), 출장 경기 수 7위(45경기)를 기록하는 등 많은 공을 던졌다. 이 여파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정우람은 후반기 첫 원정시리즈에서 세이브 기회를 연거푸 날려버린 것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급격히 추락하였다. 결국 후반기의 기록이 전반기의 완벽했던 모습을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E153A56A71DE425)
한화
전반기에 강하고 후반기에 약했던 건 두 선수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이 함께 입고 뛸 유니폼의 주인인 한화 이글스 역시 전반기에는 강했지만, 후반기에는 무너지고 만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이글스의 2015시즌 후반기는 마치 최고 높이에서 급강하하는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2383756A71DE51C)
작년 전반기 한화는 외부의 굵직한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의 영입, 신인 선수들의 활약, 불펜진의 활약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기나긴 암흑기를 겪어온 한화 팬들의 기대감도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후반기 여러 악재가 겹치며 페이스를 잃었고 결국 6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하고 말았다.
질책과 늦은 합류. 김성근 감독의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은?
김태균과 정우람은 한화 이글스의 2016 시즌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큰 비중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위해서는 지난 해처럼 후반기에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김성근 감독의 질책, 그리고 두 선수의 늦은 합류는 다음과 같은 숨겨진 의미를 내포했다.
1) 일벌백계(一罰百戒)
구성원들의 대표자 내지 최고 권위자를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것은 해당 단체 전반에 긴장감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김성근 감독 역시 선수단 분위기를 장악하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즐겨 사용하는 편이다. 김태균과 정우람은 연봉, 경력, 팀 기여도 등 모든 면에서 2016년의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게 될 선수들이다. 이처럼 입지가 큰 선수들이 꾸지람을 받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우선 비시즌 동안 풀어졌던 당사자들의 긴장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지난 후반기 반복되었던 패배의 굴레 속에서 동력을 잃었을 여타 선수들과 코치들까지도 경각심을 갖고, 동기 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2) 84억 듀오에 대한 믿음과 배려
김성근호의 전지 훈련 스케줄은 빡빡하고 혹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정근우 훈련 사진 같은 ‘명작’을 기대하며 올 해에도 많은 사진 기자들이 고치로 향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후반기가 되면 체력적인 부담 탓에 기여도가 떨어졌던 팀 내 최고 타자 김태균, 풀 시즌을 치르기에는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한 이적생 정우람. 두 베테랑 선수에게 이번 명단 제외는 오히려 몇 주만이라도 개인 훈련을 소화하면서 시즌을 보다 길게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 김성근 감독의 믿음과 배려의 결과물일 수 있다.
한화 이글스의 꾸준한 투자와 전력 보강. 2016년은?
한화는 최근 3년간 외부 FA를 영입하는 데만 320억 이상을 투자했다. 뿐만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에스밀 로저스와 윌린 로사리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지출이 더해졌다. 강력한 투자에 힘입어 한화의 전력은 매 시즌 향상되고 있으며, 지난 시즌 전반기를 통해 그 가능성 역시 충분히 보여주었다. 만약 약간의 개인 시간을 통해 재충전을 마친 84억 듀오가 전반기뿐만 아니라 후반기에도 팀을 든든하게 지탱해준다면 한화는 작년보다 훨씬 더 견고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KBO리그 내 최고령 지도자인 김성근 감독은 지난 시즌 커리어 첫 144경기 페넌트레이스를 경험했다. 2011년 겨울부터 2014년 가을까지 약 3년을 재야에서 활동했던 만큼, 그의 복귀 후 첫 시즌 운영 방식에 대해 팬들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많은 의견과 평가들이 오갔다. 절반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지난 시즌.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이 있는 한화 이글스의 2016년은 희망적이다.
스프링캠프 첫날 김태균과 정우람의 예고된 부재, 김성근 감독이 채운 2016 시즌의 첫 단추일지 모른다.
기록 제공: STATIZ.CO.KR
한화 이글스의 말할 수 없는 비밀, 네이버 스포츠[비즈볼 프로젝트 이희원] 지난 1월 15일 일본 고치의 시영 구장에서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막을 올렸다. 캠프가 열리기 일주일 전 김성근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김태균, 정우람, 두sports.news.naver.com
첫댓글 봉황의 깊은뜻을 참새가 어찌 아리오!
다른 감독은 모르겠지만, 김성근감독님은 144경기 작년 한 해의 경험치가 분명 올시즌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 믿습니다.
선발 7, 스윙 2, 정우람 1
선발 5, 스윙 2, 박정진 1, 은범 1, 정우랑 1
피곤할 틈이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