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의 에어컨이 무색할 정도로 이마에는 땀이 배어 나오는 무더운 한 여름이다.
바라는 만큼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이 순간은 시원하게 느껴진다.
언제나 그러듯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면 우편함에 눈길이 간다.
하얀 편지 봉투가 하나 꼿혀있다.
꺼내어 보니 발신인이 공상규 총무로 되어있다.
여인의 입술로 봉한 편지 만큼이나 울림이 있는 우정으로 봉한 초대장은 무더운 여름,
한낮의 소낙비 같이 청량감을 더해 준다.
무더운 여름 한 줄기 소낙비가 없다면 여름이 얼마나 지루할까,,,
소낙비를 덜 맞기 위해 호박잎을 머리에 쓰고 연잎으로 머리를 가리고 종종 걸음으로 비를 피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나는 요즘 실수가 잦다.
금방 한 일도 잊어 먹기 일수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을 잃어 간다.
그러나 화석 처럼 굳어있는 어린시절이나 학창시절은 먼지만 조금 털어내면 3D화면처럼 너무나 생생하고 또렷하다.
고단한 삶과 지친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는 이런 동기회가 나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화엄경에 선재동자가 뜨거운 사막을 지나다가 지쳐 쓰러져 기진맥진 할때,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 나타나 젖을 주는 덕에
의식을 회복하여 무사히 사막을 건널수 있었던 것 처럼 동기회는 하나의 활력소이자 에로스다.
올해는 총 동기회를 부산에서 연다.
부산은 바다, 강, 산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전국에서 몇 않되는 천혜의 절경을 지니고 있다.
올드 프랜드도 만나고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함께 거닐어 보면 추억은 오래 갈것이다.
이번 부산 모임에는 그간 보지 못한 동기들이 많이 참석하기 바란다.
우리는 잊고 지내기엔 너무나 소중한 인연이 아니겠나,,,
이번 총 동기회를 준비하는 황창동 회장님과 집행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만날 그날까지 모두 잘 지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학수고대 합니다.
보고 싶다 친구야,,,
한 사람은 여럿을 위하고 여럿은 또한 한 사람을 위하는 우리 남지중 22회 동기들의 우정은 영원하리라 믿는다.
첫댓글 친구님들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오랜만에 카페에 발자국을 남긴 광수짱님의 글도 우린 기다린답니다~
자주 발걸음 하여 삶의 노고와 지혜가 담긴 광수짱님의 글을 많이 올려주세요~~~^^*
무능한 총무지만 친구들이 많이 참석하면 유능한 총무로 바뀝니다. 지금까지 참석이 뜸한 친구들을 좀 데리고 오세요, 소주 한 잔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