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널 사랑이라 불러
글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실제 인물과
무관하며 사실과 다릅니다.
1.
최여주랑 이제노는 연애한 지 이제 막 3개월 된 커플이야 둘은 오바 조금 보태서 태어났을 때부터 친구였어 초등학생 때까지 서로한테만 의지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중학생이 되자마자 이제노가 하키를 시작하게 되면서 숙소 생활을 하게 됐는데 최여주 속으로는 자기 혼자 두고 숙소로 홀랑 들어가버린 이제노가 밉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걸 한다니까 응원을 해주기는 했어 하지만 하키가 본인한테서 이제노를 뺏어갔다고 생각한 건지 하키 경기 있을 때마다 이제노는 최여주가 왔으면 좋겠어서 늘 초대를 했지만 최여주는 한 번도 가지 않았어 그러다 고등학교 졸업하기 바로 전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었는데 이제노가 이거까지 보러 안 오면 진짜 서운할 것 같다고 대놓고 최여주한테 말하니까 안 갈 수도 없었어
결국 이제노 성화에 못 이겨서 처음으로 경기를 보러 갔어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이제노한테 연락하니까 끝나면 가지 말고 기다리라길래 알았다고 답장 보내고 얼마 안 지나서 시작된 경기에 나름 집중해서 보고 있었는데 순간 이제노랑 최여주 눈이 마주친 거야 그런데 그 짧은 찰나에 최여주를 향해서 씨익 웃던 이제노가 상대편에서 공격하려니까 눈빛이 싹 바뀌는 거 있지 그거 보고 최여주는 인생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어
그 뒤로 최여주는 이제노가 휴가만 나왔다 하면 거의 이제노랑 같이 사는 사람처럼 옆에 딱 붙어있었어 이제노도 그런 최여주가 싫지는 않았어 왜냐하면 이제노는 최여주를 좋아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최여주가 자기 경기 보러 왔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대 그렇게 둘이 서로 마음도 모르고 쌍방 삽질을 하고 있던 와중에 이제노가 국가대표 발탁이 된 탓에 선수촌에 들어가야 했는데 입소하는 날 선수촌 앞에서 최여주가 이제노 붙잡고 펑펑 우는 거 있지
"이제노 안 가면 안 돼...? 너 지금 들어가면 우리 또 언제 볼 수 있는데..."
"아잇 여주야 나 군대 가는 거 아니야... 여기서도 주말마다 나올 수 있어 그만 울어 응? 그렇게 계속 울면 내일 머리 아프다 너~?"
이제노 들어가야 되는데 최여주가 계속 울고 있으니까 같이 따라왔던 나재민이 본인이 달래서 집 데려다줄 거니까 이제노한테 들어가라고 했는데 이제노가 나재민 슬쩍 쳐다보면서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아파트 입구까지만 데려다주라고 말해놓고 최여주한테는 퍽 다정한 목소리로 인사하고 사라지니까 쌍방 삽질러 둘 사이에 낀 나재민은 어이가 없었어
이렇게 삽질만 하던 둘이 어떻게 연애를 하게 됐냐하면 이제노가 첫 올림픽 출전했을 때였는데 한국이 결승에 오르게 되면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던 이제노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거야 그래서 인터뷰 같은 것도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나온 질문이 여자친구 있냐는 거였어 그런데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는 게 이제노잖아 잘생겼겠다 피지컬 좋겠다 성격도 유들한 게 여자들이 안 넘어가고 베길 수가 있겠냐고 초반에는 여자친구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었는데 몇 번 그렇게 말하고 나니까 최여주가 서운해한다는 소리를 나재민한테 전해듣게 된 거지 그래서 다음 날 인터뷰에서 폭탄 발언을 해버렸어
"요즘 정말 많이 듣고 계신 질문일 것 같은데 혹시 제노 선수님 여자친구 있으신가요?"
"이 질문받을 때마다 늘 없다고 대답했었는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곧 여자친구 생길 거예요 이 인터뷰 끝나고 고백하러 갈 거거든요"
이제노 1호 팬이라고 할 수 있는 최여주도 당연히 이 인터뷰를 보고 있었어 스포츠 방송사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거든 최여주는 고백하러 갈 거라는 이제노 말에 순간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이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따가 이제노가 만날 사람이 본인인 거지 이제노 공개 고백으로 2년 쌍방 삽질이 끝날 수 있었어
"여주야 이거 먹어 봐 이거 진짜 맛있어"
"아잇... 근데 이게 왜 이렇게 길지...?"
"근데 우리 밥 먹고 뭐 할까? 자기 뭐 하고 싶어?"
2.
김여주랑 정재현은 6년 연애 중인 장기 커플이야 둘이 처음 만나게 된 건 사법 연수원에서였는데 둘은 처음 입소했을 때부터 1,2등을 다퉜었는데 서로 이름만 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 그것도 그럴 게 김여주는 연수원 기숙사에서 살았고 정재현은 연수원 근처 오피스텔에서 자취하고 있었거든 교육도 여자 남자 나눠서 받기 때문에 마주치는 일이 없었는데 연수원 입소한 지 1년쯤 됐을까 김여주랑 같은 방을 쓰던 동기가 개인적인 일로 퇴소를 하게 되면서 룸메이트가 바뀌게 됐는데 너무 안 맞는 거지 3개월을 버티던 김여주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오피스텔로 이사를 가게 됐는데 그 오피스텔이 바로 정재현이 사는 곳이었던 거야
사실 같은 오피스텔에 산다고 해도 서로 얼굴을 모르니 쟤가 정재현인지 쟤가 김여주인지 알 수가 없었을 건데 어떻게 둘이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걸 알 수 있었냐하면 남자랑 여자가 교육을 따로 받아도 끝나는 시간은 똑같기 때문에 정재현이 집 도착하는 시간이랑 김여주가 집 도착하는 시간이 같을 수밖에 없는데 한 번은 정재현 친구인 김도영이 정재현 얼굴 까먹겠다며 굳이 정재현을 보러 오겠다고 하길래 대충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오라고 했더니 딱 오피스텔 엘레베이터 앞에서 김도영이랑 정재현이 마주친 거야 김도영은 오랜만에 본 친구가 반가워서 큰 소리로 정재현 이름을 불렀는데 그때 마침 김여주도 오피스텔로 들어오고 있었던 거지 그런데 이게 웬일? 정재현 옆에 있던 김도영이 김여주 이름도 반갑게 불러버린 거지
둘은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서로가 내가 얘는 이긴다라는 마음으로 공부했었는데 김도영 덕분에 얼굴을 딱 봤는데 서로가 너무 이상형인 거지 그렇게 둘은 한 번씩 밥도 같이 먹게 되고 집도 같이 가게 되면서 연애도 시작하게 된 거야 연수원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정재현이랑 김여주는 나란히 검사 임용된 지 4년 정도 됐을까 평소처럼 퇴근하고 둘은 같이 밥을 먹고 있다가 정재현이 한 마디 툭 던졌어
"나 검사 때려치우려고"
"가만히 밥 먹다가 뭐라는 거야"
"시티 로펌 들어갈 거야 저번 주에 미팅해서 다음 달부터 출근하기로 했어"
"그래? 시티 로펌이면 초임 변호사치고 꽤 선방했다?"
갑작스럽게 변호사를 하겠다는 정재현의 말에도 김여주는 놀란 기색 하나 없이 대꾸했어 사실 정재현이 검사보다 변호사를 더 하고 싶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서 언젠가는 검사 때려치우겠구나 생각하기는 했던 거지 김여주한테 변호사가 되겠다고 공표한 다음 날 정재현은 바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나름 만족스러운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던 와중에 언젠가 올 거라 생각했지만 안 왔으면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거야
그게 무슨 일이냐 하면 김여주를 여자친구가 아닌 검사로 만나게 된 거지 최근에 맡은 사건이 있는데 담당 검사가 김여주래 그래서 둘은 서로의 커리어를 위해서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사적으로 만나지 않았어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한 거지 서로의 자리에서 각자 최선의 방법으로 준비한 재판 당일 변호하는 정재현의 말을 들어보니 재판 준비할 때는 나오지 않았던 알리바이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저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는 확신이 서게 되면서 김여주 멘탈이 서서히 무너지게 되는 거야 그걸 모를 리 없던 정재현은 검사 김여주의 심기를 건드렸어
"우리 검사님이 증거 찾는 거에만 혈안이셔서 알리바이 찾을 생각은 못 하셨나 봐요?"
결국 재판은 피고인 무죄로 풀려나게 되고 김여주는 한껏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로 퇴근하고 집에 갔는데 제일 꼴보기 싫은 정재현이 여유롭게 저녁을 차리고 있는 거 있지 그걸 본 김여주 속은 한 번도 뒤집어져서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반찬을 식탁에 세팅하고 있는 정재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니까 (。◠‿◠。) 이런 표정이었던 정재현은 이제서야 큰일 났다는 걸 깨닫고 조심스럽게 김여주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 사이에 씻고 나온 건지 편한 옷차림으로 침대에 누워있었어
"자기야 저녁 안 먹어? 내가 자기 좋아하는 거 많이 해놨는데"
"... 저녁 먹을 기분 아니야 너 많이 먹어"
"아까 재판 때문에 그래?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거지 너무 신경 쓰지 마 응?"
"내가 지금 재판 져서 이러는 것 같아?"
정재현이 침대 옆에 앉아서 말을 걸어도 꿋꿋하게 등지고 누워있던 김여주가 정재현 말에 욱해서 몸을 벌떡 일으키니까 순간 정재현 쫄아서 그런 김여주를 쳐다보고만 있었어
"증거 찾는 데 혈안이 된 검사는 저녁 먹을 자격 없으니까 알리바이 찾으신 정 변호사님은 저녁 드시라고요"
"... 아까는 내가 이길 것 같으니까 너무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말이 그렇게 나왔어"
"절~대로 자기 신경 건드릴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나 저기 손 들고 서 있을까?"
"자기야아... 우리 여주 진짜 밥 안 먹을 거야? 내가 진짜 맛있게 만들어놨는데"
3.
김정우랑 정여주는 4년째 연애 중인데 둘은 대학생 때 처음 만나기는 했지만 캠퍼스 커플은 아니었어 왜냐하면 김정우가 제대하고 편입했을 때는 정여주가 졸업반에다가 교생 실습으로 엄청 바쁠 때라서 서로 아는 오빠 동생이었을 뿐이었거든 그런 둘이 어떻게 연애를 하게 됐냐면 원래 공대생이던 김정우가 뒤늦게 교사라는 꿈이 생겨서 정여주 과로 편입을 하게 된 거라 주변 지인들한테 조언 같은 걸 많이 구했었는데 그중 제일 많은 조언을 해줬던 게 정여주였어 정여주는 졸업과 동시에 본 임용고시에서 운 좋게 합격해서 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하게 됐거든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생긴 노하우들이 적지는 않았어
그렇게 정여주랑 김정우가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김정우는 정여주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생기기는 했는데 정여주는 누가 봐도 자신을 아는 오빠 그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짝사랑만 하고 있었는데 한 번은 정여주가 조언해 주는 게 고맙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해서 핑계 삼아 저녁 먹자고 학교 앞에서 정여주를 기다리다가 퇴근 시간 다가와서 우연히 고개를 교문 쪽으로 돌렸는데 정여주가 웬 남자가 다정하게 걸어오는 거 아니겠어 사실 정여주는 동료 선생님이랑 같이 나오면서 내일 주말이라 좋다 이런 시시한 이야기만 했을 뿐인데 김정우 봤을 때는 퍽 다정하게 보였던 거지
그 모습을 보니까 김정우는 이렇게 정여주 옆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라고 생각해서 그날 잘 마시지도 못한 술을 들이키면서 정여주한테 좋아한다고 질러버리게 된 거지 말을 하면서도 앞으로 정여주는 못 보겠구나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거절할 줄 알았던 정여주가 되려 김정우한테 물어보는 거야
"그러면 우리 사귀는 거야? 연애하자는 뜻 맞지?"
이렇게 말하니까 김정우 입장에서는 벙찔 수밖에 없지 당연히 까일 줄 알았는데 연애라니 말이야 원래 정여주는 김정우한테 이성적인 감정이 없었던 게 맞아 그런데 김정우랑 연락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같이 밥 먹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천천히 스며들어갔던 거지 늘 오던 김정우 연락이 안 오면 왠지 모르게 서운하고 당연히 같이 먹을 줄 알았던 저녁이었는데 못 먹는 날이면 그렇게 김정우가 얄미울 수가 없더래 그래서 깨닫게 된 거지 김정우를 좋아하게 됐구나 그걸 깨달은 지 채 한 달도 안 됐는데 김정우가 고백을 하니 정여주 입장에서는 아싸 하면서 덥썩 고백을 물은 거지
김정우랑 정여주의 연애는 순조롭게 이어져서 연애한 지 1년 조금 넘었을 때였어 정여주는 평소처럼 출근을 했는데 교무실에 낯선 사람 몇 명이 있는 걸 보고 순간 멈칫했다가 교생 실습 기간이라는 걸 생각해 내고 실습생들이구나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근처에서 익숙한 향수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 것 같아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뒤에 앉아있는 김정우랑 눈이 딱 마주쳤어 그러자 정여주는 모든 회로가 정지되고 딱 한 가지만 머리에 남았어 김정우가 왜 여기 있어? 멍하니 있을 때 타이밍 좋게 부장 선생님이 들어오면서 실습생들한테 자기소개를 시켰어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2주간 교생 실습하게 된 김정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교생 실습 어느 학교로 가냐고 물었을 때 끝까지 말해줬던 김정우가 이제서야 이해된 정여주는 그날 저녁 먹으면서 김정우 엄청 혼냈어 얼마나 놀랐는 줄 아냐 왜 말 안 했냐 이렇게 뭐라고 하다가 해맑게 서프라이즈였다고 말하는 김정우한테 또 질 수밖에 없었지 김정우가 교생 실습을 하는 2주 동안 1시간 먼저 끝나는 김정우는 늘 근처 카페에서 정여주를 기다렸어 그리곤 정여주가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옆에 딱 붙어서 종일 참았던 애정표현을 마음껏 하는 거 있지
"왔어엉~? 나 진짜 자기 볼 때마다 뽀뽀하고 싶은 거 꾸욱 참았잖아 ㅠㅠ"
"자기는 왜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예뻐서 나 힘들게 하는 거지? 어엉??"
"우리 그냥 확 학교에 사귀는 거 말하고 교내 연애 한 번 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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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표출 x, 나쁜 말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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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
아 달다 잠이 확 깬다🥹
아 너무 달달하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