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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상 프로방스 4 - 엑상 프로방스 대학교를 보고 성당을 구경하며 옛일을 생각하다!
5월 22일 툴롱 에서 기차를 타고 마르세유 를 거쳐 엑상 프로방스 Aix en Provence 에
도착해 생 크로스토퍼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드골 광장으로 가서 미라보 거리
Cours Mirabeau 를 걸어서 법원과 시청을 지나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 를 구경합니다.
17세기 저택에 고 엑스 Old Aix 시대 물건들이 많으며 옛 생활용품과 섬세한 인형
등을 전시하고 있다는 Musee Estienne de Saint-Jean 은 건물 외부만 구경
하고는 그 옆에 자리한 엑상 프로방스의 큰 성당인 생소뵈르 대성당 으로 들어갑니다.
딱히 가톨릭이나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래도 하루종일 바삐 걸어야 하는 개인
배낭여행자의 고된 여행에서 "성당" 은 무료로 앉아서 휴식 하기 좋은
곳이며.... 또 눈을 감고 "심신" 을 단련하는데 아주 적당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성당에서 동아일보 위은지 기자가 쓴 “아인슈타인 ‘신에 대한 편지 ’32억원에 낙찰” 이라는
기사가 떠오르는데.... 아인슈타인은 “신은 인간 나약함의 표현일뿐, 성경은 원시적
전설의 집합체” 라는 부제를 달았는데 사망 1년전 철학자 구트킨트 에 보낸 것이라고 합니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 종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은‘신에 대한 편지
(God letter)’ 가 4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 에서 289만 2500달러 ( 32억2235만원·
수수료 포함) 에 낙찰됐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독일어로 쓴 이 편지에서 “나에게 신이란 인간의 나약함의 표현과
그 결과물에 불과하다” 며 “성경은 고귀하지만 원시적인 전설의 집합체 일
뿐이며, 그럼에도 꽤 유치하다. 어떠한 해석도 내 생각을 바꿀 수 없다” 고 밝혔다“
“유대교 에 대해서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유치한 미신의 화신” 이라고 지적했다.
“유대인은 내가 기꺼이 속해 있으며 호감을 갖고 있는 인종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다” 며 “그들이 ‘선택받은 민족’ 이라는 증거를 찾아볼수 없다” 라고 썼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 를 논한 이 편지의 예상가는 100만∼150만 달러
( 11억1500만∼16억7220만 원) 였으나 실제로는 예상가의 약 2배에 낙찰됐다.”
우리가 입장한 생소뵈르 대성당 Cathedrale St Sauveur 은 15세기 부터 17세기에 이르기
까지 아주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된 게르만 프랑크왕국 메로빙거 왕조의 예배당 으로
정면은 16세기 고딕양식에 세밀한 불꽃 조각장식 이 시선을 끄는 아치형 입구 가 화려합니다.
대성당의 측면에는 종탑 이 서 있으며 성당을 지탱하는 원기둥은 옛날 로마 유적에서 가져
왔다는데... 중앙에 3명으로 이루어진 회화 부조인 “트립틱” 은 타오르는 가시나무를
제대로 현상화 했다고 전해지며, 이 성당에서 화가 폴 세잔의 장례식 이 열렸다고 합니다!
성당에서 오래된 그림 을 보면서.... 문득 가톨릭의 총본산인 로마 교황청 을 생각하다가
역사학자 임용한 씨의 칼럼 ‘임용한의 전쟁史’ 중에 "로마의 몰락“ 을 떠올립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가 활약하던 시절에, 피렌체 는 인구 10만이
안 되는 도시였다. 당시의 인구 수준을 감안하면 작은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왕 들과 맞설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 그래서 메디치가의 성공 은 더욱 놀랍다. 이 작은 도시의 금융가였던
메디치가는 여성으로는 프랑스의 왕비 카트린 을 배출하고,
남성으로는 교황 레오 10세 와 클레멘스 7세 를 차례로 배출 했다.”
“당시 로마교황청의 교황 은 세속 군주를 겸해서 로마의 통치자 였다.
레오 10세 는 사람은 좋았지만 부잣집 귀공자 답게 현실감각이
전혀 없었다. 그의 이복 동생인 클레멘스는 정반대로 대단한 수완가 였다.”
“그러나 막상 권좌에 오르자 교황 클레멘스의 현실감각은 모략과 술수로
둔갑했다. 그것도 마키아벨리의 말 처럼 제대로 사용했으면
모르겠는데, 술수 그 자체가 취미 인 것처럼 종잡을 수 없게 일을 벌였다.”
“클레멘스 는 큰일과 작은 일을 구분할 줄 몰라 일의 우선순위가 없고, 전략과 전술,
작전을 구분할 줄 몰랐다. 대책 없이 일을 벌였고, 그러다가
위기가 닥치면 천부적인 모략과 술수로 빠져나왔다. 그 능력 하나만은 기가 막혔다.”
“클레멘스 교황 은 무모하게도 서로 전쟁을 벌이던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 을 조종
하겠다고 나섰다가 양측에서 분노를 샀다. 결국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
의 군대가 차례로 이탈리아를 침공 했다. 최악의 사태는 1527년 5월에 벌어졌다.”
“배신과 이중계약에 격노한 카를 5세의 군대가 로마에 입성 했다 . 클레멘스 7세는
산탄젤로 성으로 도망쳤지만, 카를의 군대는 로마를 철저히 약탈하고 파괴 했다."
”'로마의 악몽' 으로도 불리는 이 사태는 로마의 오랜 역사와 문화재,
르네상스의 유산을 초토화 시켰다. 이 상황에서도
클레멘스는 또 교묘하게 살아남았다. 그러나 로마는 폐허 가 되었다.”
“로마인들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벌였냐고 묻는다. 몇가지 목적이 거론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이런 위험을 감수할 일은 아니었다. 그가 증명한 것은 술수 정치의
참혹한 결말 뿐이었다. 이것도 역사의 교훈이라고 하기에는 피해가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
한상복씨의 여자의 속마음 칼럼에 보면.... “어느 사제 가 궁금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신
에게 물었다. 하느님께서는 왜 여자보다 남자를 먼저 만드셨나요? 신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 내가 여자를 먼저 만들었다고 한번 생각해 보아라....
남자를 만들때 얼마나 간섭 을 많이 받았겠느냐? 여기는 크게, 저기는 작게
해달라면서 온갖 참견 을 했을텐 데... 내 마음대로 너희 남자를 만들 수 있었겠느냐?“
“남성은 상대보다 우위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간섭하므로 부하가 자기 명령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면 참견하지 않고 결과를 기다린다. 하지만 여자는 일이 진행되는 내내 참견을
하고 싶어한다. 가까운 이에게 자신이 관여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효과가 없을지라도 수시로 지적하고 의견을 말하는 것을 즐거움이자 보람 으로 여긴다.”
“남자는 자기나 조직 이익을 위해 경쟁자를 넘어뜨리고 다른이와 안전거리를 유지 할려고
하지만, 여자는 상대를 우선해 생각하고 위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까워지는 계기
를 만드는 것이다. 시시콜콜 참견하고 보살피려는 여성은 자신의 마음씀에 대한 대가
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지므로 “감정적 채권자” 행세를 하는 것일러나? “
태피스트리 미술관 Musee Tapisseries 이 보이는데 17~18세기 작품으로 돈키호테 이야기를
그린 9장의 연작이 흥미롭다지만 도시 북쪽에 있다는 “세잔의 아뜰리에" Atelier
de Paul Cezanne 에 마음을 모두 뺏긴지라 그냥 지나치다가 숍의 윈도우 에 마음을 뺏깁니다.
숍의 윈도우를 보다가 문득 D 일보 파리특파원 전승훈씨의 글 “佛 권위의
콩쿠르상, 올해엔 ‘동물의 콩쿠르’ 될지도” 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프랑스에서는 요즘 책의 제목과 표지에 동물 이름 을 넣은 소설이 유행이다.
악어, 거북이, 다람쥐, 고슴도치, 양, 개, 황새, 카멜레온, 펭귄, 송어, 해파리....”
“책 내용괴는 크게 상관없지만 대중의 눈길을 확실히 잡아 끌기위한
출판사의 최신 마케팅 기법 인데 그간 아동 도서 에 자주
등장했지만 요즘은 성인 소설과 교양 도서에도 동물 이름이 대세다!”
“ 이런 경향은 카트린 핑콜의 ‘악어들의 노란 눈’, ‘거북이들의 느린 왈츠’,
‘센트럴파크의 다람쥐들은 월요일에 슬프다’
등 동물들의 이름을 담은 수작들이 베스트셀러 에 오르면서 생겼다.”
“수년전에 나온 뮈르엘 바르베리의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 은 프랑스에서 30주
연속 베스트셀러 종합부문 1위를 차지한후 영화로 만들어 졌다. 올해
다니엘 피쿨리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를 다룬 소설 ‘이구아나의
조용한 외침’ 을 펴냈으며 카트린 시귀레는 ‘보주광장의 양’ 을 펴낸다고 한다.”
“파리에서 세련된 멋쟁이들이 다니는 보주광장 한복판에서 여주인공이 코르시카에서 양을
가져와 키우는 이야기다. 사회적 금지와 관습에 둘러싸인 사람들의 위선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코믹 소설 이다. 디디에 반 코벨라르트의 소설 ‘쥘’ 의 표지에는 하이힐 신은
골든레트리버종 개가 등장한다. 이 소설 주인공 중 하나인 쥘은 맹인안내견의 이름 이다 ”
“‘고슴도치 우아함’ 을 펴냈던 갈리마르 출판사는 4월말에 미국 작가 프랜신 프로즈
의 소설‘카멜레온 같은 두 연인’을 펴낸다. 아프리카 작가 치카야 우탐시는
‘바퀴벌레’‘해파리’ ‘나방’ 등 3부작 소설을 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안드레이
쿠르코프의‘슬라브의 송어’, 드니 레페의 역사소설 ‘늑대와 사자’도 출간될 예정이다.”
“미디 출판사에서 다음 달에 출간되는 책 네권은 동물원 수준이다. 게를랭의 ‘꿀벌’,
크리스티앙 비올레의 ‘고양이의 인생’, 제이슨 매슈스의 ‘붉은 참새’, 소피
에나프의‘구워진 닭’ 이 책들은 모두 제목의 동물과는 별로 상관없는 스릴러물이다”
“질베르 시누에는 1956년부터 1970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던 나세르 장군 전기
제목을 ‘이집트의 독수리’ 로 정했다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모옌
의 ‘원숭이 교수’ 도 프랑스에서 출판되었으며.... 올해 최고 귄위상인
콩쿠르상이 ‘동물의 콩쿠르’ 로 불리지 않을까 하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출판의 불황 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신문 르피가로는 “영국에서는 소설가 10명
중 1명만이 글쓰기로 먹고 산다고 하는데, 프랑스도 나을게 없다”고 보도했다.
작가들은 소득이 최저임금 수준이고 그중 20% 는 1년 동안 소득이 한 푼도 없다.
책표지에 등장하는 동물은 출판불황을 타개하려는 출판사 편집자들의 몸부림 인 셈이다.“
오늘 성당과 거리에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동아일보 문권모 기자는 ‘횡설수설’
칼럼에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교훈” 이란 글을 올린게 문득 떠오릅니다.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고, 사람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
제주 한경면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이란 식물원의 안내 멘트 중
한 대목이다. 정원 가이드는 관람객들에게 분재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이 말을 꺼낸다. 왜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는 것 일까.“
“식물은 화분 속에서도 뿌리 생장을 계속 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화분 속이 뿌리로
꽉 찬다. 화분과 닿는 뿌리는 갈색으로 변하며 굳어지는데, 이런 뿌리는 물과 양분을
잘 빨아들이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분갈이를 할때 굳은 뿌리를 가위로 깨끗이 잘라낸다. ”
“그렇지 않으면 식물이 시름시름 앓다 죽는다. 언뜻 보면 잔인해 보이는
뿌리 잘라내기는 놀라운 효과 가 있다. 옮겨 심은
식물이 새 뿌리를 내리면서 ‘회춘(回春)’을 하고 수명 까지 길어진다.”
“자연 상태의 나무는 주변의 양분이 고갈 되거나 뿌리가 노화되면 고사(枯死)한다.
반면 분갈이를 주기적으로 해주는 분재 식물은 자연 상태의 동족보다
훨씬 오래 산다. 관리만 잘 해주면 무제한으로 살 수 있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
“분재의 수명 연장 비법은 인간의 삶 에도 시사점을 준다. 낡은 생각을 주기적으로
잘라내야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의 뿌리가 돋는다는 것이다. 오래된 생각과
아집(我執)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나이가 젊더라도 생각이 늙어갈 수 밖에 없다.”
“모든 식물은 자리를 옮긴 후 ‘몸살’ 을 앓는다. 미세한 뿌리의 조직이 이식 과정
에서 상할 수 있고, 뿌리에서 흡수하는 물보다 잎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더
많은 탓이다. 숙련된 정원사는 분갈이할 식물의 뿌리를 잘라내면서 가지도 쳐 준다. ”
“때론 나무 스스로 잎을 떨어뜨린다. 가지와 잎 은 사람으로 치면 ‘기득권’
또는 ‘잘나가던 시절의 기억’이다. 자리를 옮긴
사람은 기득권을 버리고 새 자리가 주는 스트레스를 참고 견뎌야 한다."
"그래야 새 뿌리와 가지 가 돋아나 또 다른 황금기 를 맞이할 수 있다.
새로운 출발이 많은 연말연시에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교훈이다.”
그러고는 일어나서는 생소뵈르 대성당 Cathedrale St Sauveur 을 나와 북쪽으로
걸어서 폴 세잔의 집 인 아뜰리에 세잔 Atelier de Cezanne 을 찾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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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했습니다.
걸어다니기 딱 좋은 도시인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