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에 생일인 친구에게 생일선물로 뭐 받고 싶냐고 물어봤습니다.. .
친구가 선물은 됐고 그냥 밥이랑 술한잔 사달라 하더라구요 (술도 잘 안마시는 친군데..;;)
그래서 그럼 그러자 하고 예약해야 먹을수 있는 곳이라 해서 거의 한달전에 예약을 하고 힙지로에 있는 을지로보석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매월 말에 다음달 예약을 받는 오마카세 선술집인데요..
신세계 정용진 회장의 단골맛집으로 핫한 곳이예요
평일은 모르겠으나 주말은 예약 경쟁도 치열하구요...
당일 노쇼는 50,000원의 자기부담금까지 있는 곳이예요
정해진 날 확인문자를 받고 나면 매장에 방문하시면 되는데..
이미 좌석까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찍 가서 줄설 필요없고 식사시간은 주말 1부기준 4시~6시 30분까지 이므로..
그냥 여유있게 가셔도 됩니다
매장을 찾기 어렵다는 평이 많지만..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좌측 스타벅스 보고 길로 들어오면 찾기 너무 쉬워요
근데 간판이 없어서 1층 수커피전문점을 보고 오심 작은 입구가 보이고 코딱지 만한 간판이 있낀 합니다 ㅎ
계단은 생각보다 가파르니 내려오실땐 특히 주의가 필요해 보이구요...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곳에 문이 잠겨져 있고 오픈시간에 정확히 열어주세요
실내는 다찌형식의 좌석으로 되어 있는데.. (한명이 모든 메뉴와 서빙을 다하다 보니 당연한...ㅎ)
대략 한타임에 2인 기준 7팀까지 받을수 있을정도로 협소해요
메뉴판
을지로보석은 주말, 공휴일 기준 1팀당 1병의 술을 꼭 주문하셔야 합니다
(즉, 오마카세 음식비 + 주류비)
술은 와인과 사케중 주문할수 있고 메뉴판엔 안주는 없어요 (그날 그날 들어온 재료로 음식을 해주세요)
제가 주문한 술은..
카와나카지마 토쿠베츠준마이 입니다
첫맛은 단맛 없이 드라이 해서 무겁단 느낌이였는데 마시다 보니 대부분의 안주랑도 잘 어울리고, 안주의 맛을 해치지 않는 어우러짐이 좋은 술이였어요
단맛보단 담백하며 끝맛에 은은하게 단향이 있어서 맛있었어요
술은 주문하면 직접 오픈해 주시고 먹다 남은 술은 가지고 오셔도 됩니다
(저는 술을 끊었고 친구는 술을 잘 못해서 대부분의 술은 남겨왔구요 ㅎ)
첫번째로 나온 구절판?
암튼 계절회와 나물을 함께 먹는 음식이구요..
제가 방문한 날은 회는 참돔, 피문어, 관자가 나왔구요
해초와 들나물, 깻잎과 더불어 김이 나와요
이 친구는 병어무침인데 무침회도 종류가 바뀌는 듯해요
회만 그냥 먹기보단 여러가지 나물과 함께 먹음 더 잘어울리구요..
회는 모르겠으나 나물이나 김 등은 부족하면 더 주세요
아.. 그리고 이곳은 탄산수를 제외한 음료가 없어요~
두번째로 나온 열무김치와 된장을 베이스로 한 물회..
이날은 생선이 참돔같았어요
된장 과 열무베이스라 시원한데 맵지 않아 좋았어요
제주도식 물회가 된장베이스라 호불호가 있을수 있다던데 여기 물회를 먹고나니 제주도물회도 왠지 내 입맛에 맞겠단 생각도 들었구요
낙지와 깻잎이 올라간 들기름 카펠리니
음식 소개를 해주실때 섞지 말고 옆으로 넘어트려서 재료들을 함께 먹으라 해주셨는데...
넘어트려도 면이 얇아서 풀어해치다 보면 자연스레 비벼집니다 ㅎㅎ
카펠리니는 이탈리안식 소면 생각하면 되는데..
면이 탄력있고 들기름과 어우러져 맛있었어요
을지로보석에서 가장 기대했던 음식인데 기대만치 맛있어서 만족했구요
보리새우 바지락 미나리전..
같이 나온 간장양념장의 양파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과 바삭함의 조화가 좋았구요
다른 식당에서 미나리전 시키면 미나리를 토핑하듯이 주는게 무척 맘에 안들었는데...
이곳은 밀가루는 아주 소량만 써서 재료를 묶어둔다는 정도의 느낌만 살리고 재료만으로 부쳐내서 맘에 들었어요
근데 먹다보면 좀 기름지긴 합니다 ㅎㅎ
냉수육과 알배추, 부추김치
고기는 냄새없이 비게부분도 쫀쫀한 식감이 좋았구요
특히 오랜만에 만난 김치(비록 부추지만)가 너무 반가웠어요 ㅎ
한국사람은 역시 김치가 정답이구나.. 란 생각을 하며 먹었는데 부추김치를 제외하곤 그렇게 특별한 느낌은 없던 음식이예요
번복내장솥밥
솥밥이 한팀당 하나 나오는게 아니라 큰 무쇠솥에 밥을 한후 사진찍으라고 다 보여주세요 ㅎㅎ
그 이후에 잘 비벼서 인당 나눠 주시는데요...
밥은 우선 향이 엄청 진하구요..
맛도 묵직해요
그래서 김치 없이 많이 먹긴 힘들것 같아서 부추김치 추가해 달라해서 같이 먹는거 추천드립니다 ㅎ
솥밥이지만 오히려 전복내장볶음밥 같은 느낌이였어요
을지로보석의 코스요리는 여기까지이구요.. 이렇게 음식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정도였던거 같아요
이후로 술 드실분들은 더 드시다 6시30분까지 식사를 마치면 되구요
코스요리외 단품메뉴가 있긴 한데..
주말이나 공휴일도 주문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어요
21년도에 술을 끊고 나서 술은 거의 맛을 보거나 생일날 한잔(정말 딱 한잔)만 마시곤 했었는데..
술 끊은 이후로 이 날이 가장 많은 음주를 한 날이여서 기억에 남을 것 같구요..
퓨전코스요리전문점인 을지로보석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메뉴가 있던 점은 좋았고.. 감성돋는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친절한 설명과 함께 2시간여 식사를 즐길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높은 가격대(인당 55,000원 - 그 달 재료에 따라 가격변동있는듯 함)와 대비하여 이정도 가격대에 어울리는 식사였는지는 잘 모르겠구요 (제가 돈없는 소시민이라..ㅠㅠ)
주류가 필수여서 저처럼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겐 더욱 부담이 되었던 곳이예요
전체적으로 맛이 없는건 아니고 대부분의 음식이 다 괜찮았지만 가격 생각하면 재방문은 글쎄.... ㅎ
총평!!!
이럴거면 그냥 생일선물을 받지!!!
첫댓글 가격이 ㄷㄷㄷ
술병도 귀엽고 미나리전이랑 솥밥 맛있었을거 같아요
그래도 좋은 시간이셨을듯 하네요~
내 생일날 저기서 밥사주면 같이 가줄께요
그 친구분 여성이었겠죠?^^
큰 돈 쓰셨네요~이제 여자분이랑 데이트 좀 하세요~~
아~ 좋은 친구네요. 저도 지난 생일에 선물도 됐다고 했더니 친구가 밥 사줬어요. 제가 시간이 없어서 제가 일하는 곳 근처 백화점가서 비싸고 맛은 그저 그런 밥을 후딱 먹고 바로 헤어졌는데.. 의외로 그게 기억에 남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셨을 테니 그만큼 값어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런 곳은 적당히 술 좋아하는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러 가야 하는 곳 아닙니까.. ㅎㅎㅎㅎ
그렇잖아도 옆 좌석 분들 보며 이정도 가격대의 음식과 술을 사주는데 어떤 관계일까를 이야기했어요 ㅎ
아무 사이도 아니면 얻어먹기도 부담스러운거 아니냐.. 가격을 알고도 얻어먹은거면 뭔가 여지를 주고 있는거다.. 뭐 이런 대화요 ㅎㅎ
(근데 살짝 들어선 여자분이 결혼 생각하는 남친이 있는것 같...;;;)
나도 멜리사님 줄거 있는데.. 언제 봐요? ㅋ
@수선화에게(밥커방장) 월말은 마감이라 많이 바쁘네요. ~ ㅎㅎㅎ 아마도 곧 보겠죠~
@멜리사 월말은 바쁘군요..(그러고 보니 우린 항상 둘째주 아님 셋째주에 만난거 같기도 하고.. ㅎ) 참고할께요 ^^
오~ 요즘 물가 비싼데..오카카세치곤 가성비 좋은듯요~~ 사케는 제법 다 가격이 나가긴 하지만 선술집인만큼 술 한잔과 고급 안주라 생각하면 좋을 듯요~~
가성비 좋은거예요??
난 친구랑 이거 사주면 사귀는거다 .. 이러면서 먹엇!!! ㅎ
저도 알쓰라...주류 필수 주문인 곳은...흠...
새우바지락 미나리전은 땡기네요.
평일에 간면 잔술도 가능한듯하니 갈거면 평일로 가는게 더 좋을듯 해요 ㅎ
'이럴꺼면 그냥 생일선물을 받지!!! '
에 한표 던집니다~
제가 먹은 것도 아닌데
돈 아깝단 생각이 ㅠ.ㅠ
나 사주면 돈아깝지 않게 잘 먹을자신 있어요
저 돈으로 투다리 10번을 가겠어요....입싸구려 1인.
나는 고급진 입맛이라 어색하지 않고 좋았어요 ㅎ
맛집들이 넘쳐나서 뭐먹을지 항상 고민하는 을지로에서 일하는게 행복합니다...ㅎ
보석, 진작, 을지다락, 콘부, 야젠, 장만옥......추천하고픈 힙지로 맛집들이 넘쳐나네요....^^
예전에 명동에서 일할땐 왜 을지로가 그리 싫었던지..(뭔가 음침한 골목들이 많아서 퇴근할때 무섭기도 하고.. ㅎㅎ)
지금은 그 분위기들이 오히려 더 힙해진 느낌이예요.. 딱 내스타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