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페르라세즈를 갑니다 (최종)
날이 맑아서...다른 곳을 가는 것도 좋겠다 싶지만
일단 페르라세즈부터 가기로 해요ㅎ
생라자르역으로 가는 길에
폴에서 팽 오 쇼콜라(1.60유로)와
쁘띠폴 브리오슈 쇼콜라(2.30유로),
비텔생수(2.30유로)를 구매합니다.
페르라세즈에서 먹을 생각으로 테이크아웃을
했는데...생각해보니 가서 먹을거면
굳이 여기서 비싼돈주고 생수를 살 필요가
없는거였어요...빡대가리신가...
페르라세즈역에 도착했는데..
비가 살며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뭐...이정도쯤이야
근데 점점 더 내리기 시작합니다.
하늘을 보니...파리 중심부쪽은
구름없이 맑은데 왜 이 동네만....
페르라세즈에서 어딘가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으려다가...마땅한 곳이 없어서
걍 서서 아침식사를 합니다=_=
팽 오 쇼콜라야 뭐 실패가 없는 맛이고..
쁘띠폴 브리오슈 쇼콜라는...........
저 빵인간을 반갈죽하면 안에서 쵸코나 커스터드 크림이
푸왁하는 그런걸 기대했는데...빵 안에는 암것도 없네요
뭐 그건 그거대로 먹을만했지만.......=_=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묘지탐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가 그치기 시작합니다
...뭘까 이 농락당하는 기분은..
실시간으로 머리 위에서 물러나는
먹구름을 보고있자니..뭔가 기분이 묘하네요
원래 이번에는 전과 달리
공동묘지 지도상에 표시된 유명인들의
무덤을 다 둘러보자!! 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금방 시들해졌어요. 유명인이라도 내가 알아야
유명인인 의미가 있지.........
그래서 그냥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지나는 동선에 아는 사람 무덤이 있으면
슬쩍 보고 지나쳤어요.
에디트 피아프의 무덤은 기를 쓰고 찾아갔지만요ㅎ
대략적인 위치는 기억 속에 있는데..
먼가 갈때마다 헷갈려요=_=
페르라세즈도 그렇고 파리의 공동묘지는
뭐랄까.....예쁜꽃과 다양한 조형물이 있고
녹음이 우거진 공원의 인상이 있어요.
타인의 무덤을 그런 시선으로 보는게 맞는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가서 돌아다니다보면
무덤이라는 인상은 옅어진달지...
하지만 올해 젊은나이로 사망한 프랑스 배우의
무덤을 발견하자...이곳이 묘지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됐어요.
가족묘에 새로이 관을 입관 중인 장면을 봤을 때도
묘한 느낌이었구요.
묘지를 둘러보다보니 어느덧 열두시가 가까워져서
다음장소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원래는 생마르탱운하로 이동한담에
운하를 따라 바스티유 방면으로 내려오는걸
생각했는데.......그렇게되면 식사를
생마르탱 운하 시작점이나 운하 중간지점에서
해야할 것 같아서 바로 바스티유로 향하기로 합니다.
오늘은 꼭 바스티유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기에...
페르라세즈를 둘러보던 중
갑자기 날아올라 제 정수리를 한대치고 간 녀석..
할퀸다거나 움켜쥔다기보다는
내려치는 감각이었는데....왜그랬을꼬=_=
바스티유로 이동하는 길,
마트에 들러 새로운 음료도전을 이어갑니다.
오늘의 도전음료는 젤리벨리의 베리 블루(2.02유로).
딱봐도 난 오지게 달다- 라고 강력히 어필하는
비주얼인데..아니나 다를까 오지게 다네요=_=
베리류의 맛이 섞여서 상큼....달아요
바스티유에 도착해서 Hippopotamus로 향합니다.
Hippopotamus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체인레스토랑 중
하나인데....코스메뉴를 적당한 가성비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전채메뉴에
양파그라탕스프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이번 파리여행에서 양파그라탕스프를 한번도 못먹었던터라
오늘 여기서 먹고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없어요.
양파그라탕스프가
메뉴에
없어요........왜 없어진거지...
본래 20.90유로짜리 코스메뉴의 구성이
전채+메인+음료 or 메인+디저트+음료였는데..
양파그라탕스프가 없어서
걍 메인+디저트+음료를 시키기로 합니다.
메뉴선택은 피쉬앤칩스 + 일 플로탕트 + 1664맥주
피쉬앤칩스는..걍 육류 외의걸 먹고싶어서 시켰어요.
맥주안주로 좋긴했는데.....
지난 여행때 다른식당갔을 때도 느낀거지만
피쉬앤칩스는 그래도 본고장이 더 나은느낌ㅎㅎ
디저트의 경우 원래 초콜릿 무스를 시킬까 했는데
초콜릿 무스는 숙소에 있어서 일 플로탕트를 시켰어요.
뭔지는 모르겠고 뭐 대충 둥둥 띄운다는 의미길래
무언가를 띄운 가벼운 디저트인가 했는데.....
나온게 저거네요. 이 식당은 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디저트가..묵직해요. 디저트만으로 배를 채워도 될거같은
느낌으로다가..ㅎㅎ
요리는 커스터드 크림 위에 구운 머랭을 얹고
그 위에 카라멜 시럽을 뿌린건데...부드럽고 달콤하니 맛나요.
공기를 머금은 머랭의 식감이 ㅎㅎ
식사도중 갑자기 비가 미친듯이 내려서
오후 일정을 실내쪽으로 바꿔야 하나..했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다행히 비가 그쳐 있네요.
바스티유 주변에 비를 뿌리던 구름들은 빠르게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고, 북쪽으로는 딱히 구름이 보이지 않기에
식사전 생각했던대로 아흑스날 항구를 거쳐
센강을 따라 노틀담 방면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전에 노틀담에서 아흑스날 항구로 갔던걸
그저 반대로 가는 것이지만....그것만으로도
새로운게 보이곤 하니까..걍 갑니다.
일단 날씨자체가 새로운 걸요ㅎㅎ
센강을 따라 걷던 중 마주한 아랍세계문화연구소.
지금까지 파리여행을 하며 참 많이 스쳐지나갔지만..
한번도 들어가본적이 없어요.
아랍문화자체에 대한 관심도 그냥 그랬고
이 건물 옥상에서 바라보는 파리의 풍경이 멋지다곤 하지만
에펠탑도 올라가고 개선문도 올라가고
몽마르트 언덕도 올라가는 마당에 굳이 또 새로운 곳에
올라가서 파리를 볼 필요가 있나 싶었죠.
(같은 이유로 몽파르나스 타워도 올라간 적이 없어요ㅎ)
근데 뭐..이번에는 걍 올라가보기로 했어요.
여행경비의 여유가 충분해서 박물관 하나 더 들어간다고
자금압박 받을것도 없었고ㅎㅎ
건물 옥상에 올라가 난간 너머를 바라보니
과연 풍경이 멋지긴 해요.
아무래도 높이가 적당히 높다보니
건물들이 너무 작게 보이지도 않고...
갠적으로 노틀담의 엉덩이를 참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그 엉덩이를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네요.
노틀담이 공사 중이 아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요.
아랍세계문화연구소의 전시는
기획전시까지 다 챙겨보기엔 시간이
모자랄거 같아 기본입장권을 사서 상설 전시관만 봤는데..
뭐랄까...규모적면에서 루브르같은 곳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건물내부자체가 현대적이고 깔끔하다보니
조금 밋밋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9층에 있는 카페 화장실은
'어우 화장실 인테리어를 뭐 이렇게까지 ㄷㄷㄷ'
하는 느낌이었는데...전시관도 그런 스타일로 안되나ㅎ
아랍세계문화연구소를 떠나
센강을 따라 걷는 길, 지난번보다
문을 연 헌책 노점상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 풍경은 언제봐도 정이 가는거 같아요ㅎㅎ
단지, 예전과 달리 헌책파는 훈남들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서.....
사진찍는 맛은 덜하네요ㅎㅎㅎ
시테섬에 도착해 노틀담을 다시한번 살며시 둘러보고-
전철을 타고 숙소로 복귀할까 하다가
튈르리 정원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는지
궁금한 맘에 튈르리까지 갔다가 숙소로 가기로 합니다.
루브르 앞에 도착하니
한복을 입은 처자가 보여서
카메라에 담았어요. 얼굴이 보이면
너무 신상이 노출될 것 같아 서 슬며시 뒷모습만...
한복처자 관련해서 글 쓰다가 생각난건데..
요즘 파리에서 무슨 불교행사라도 하는지..
스님들이 여기저기 보이더군요..
몽마르트 갔을 때 태국 스님들 보고
오르세 갔을 때 한국 스님들 보고..ㅎㅎ
크리스마스 마켓은 아쉽게도
아직 준비단계였어요.
하지만 음식점 부스에 주류와 음료들을
구비해둔걸 보니 시작이 그리 멀지는 않은 느낌이네요.
아...이번 주말에 열었으면 좋겠다 ㅠㅠㅠ
숙소로 복귀하여 가볍게 씻고..
드디어 삼겹살의 날입니다.
부푼꿈을 안고 통삼겹을 썰기 시작........
하는데 칼이 무뎌서 개고생=_=ㄷㄷ
그래도 어찌저찌 썰은 고기를 팬에 굽는데..
중불로 천천히 굽다가 똭 뒤집었는데
고기색이 왜 아직도 핑크.........
이 순간 뭔가 ㅈ됨을 감지했어요.
굽다보니 이녀석은 다 익어도 색이 핑크에 가까운
녀석이란걸 알게됐지만..
뭐랄까..지난 여행 때 맛있게 먹었던
그녀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삼겹살이라는걸
실감했달지..그래서 불안한 맘에
소금이랑 후추를 평소보다 더 많이 치게됐어요.
400g이 넘는데 이거 돼지고기냄새나면
처치곤란이다 싶어서........
그리고 그 결과..베이컨마냥 짭짤한 삼겹살이..=_=
차라리 조미료를 구매하는데 지출을 좀 하더라도
수육을 해먹을걸..그저 후회만이 남네요.
그리고 닭개장 사발면.....
이녀석은 뭔가...건강한 맛입니다.
맛이 없다는 의미의 건강한 맛은 아니고
먹을만은 한데..먼가 건강한 느낌ㅎㅎ
닭고기 건더기인지 뭔지 먹는순간
카레향? 같은게 나서 살짝 갸웃하긴 했지만
암튼 잘먹었네요. 이게 있어서
삼겹살도 다 먹어치울 수가 있었어요ㅎ
라면국물로 1차 입가심
마지막 하나남은 자두로 2차 입가심..ㅎㅎ
내일은..1차 쇼핑데이를 가지려 해요.
일요일은 방브벼룩시장가야되고
백화점이나 상점도 안연곳이 많을테니..
토요일 한번, 월요일 한번 그렇게 내달릴 예정입니다ㅎㅎ
아무쪼록 유로화를 탕진할 수 있길 빌어요
살까말까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사는 그런 마음가짐으로ㅎ
첫댓글 크 👍👍
매번 잘보고 있어요!! ㅎㅎㅎ
정성스런 여행기와 사진잘보고있어요 ㅎ 프랑스가본적없는데 좋은 유희가되는거같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ㅎㅎ
조금 상투적인 질문이기는 하지만...
베드버그보다도 더 걱정되는게 레이시즘이랑 소매치기거든요
특히 소매치기만은 정말 당하고싶지 않아서 혹여나 올림픽 보러간다면 가기전에 준비 단단히 해야할것 같은데 여행다니는 매순간 긴장하고 걱정해야할 정도까지는 아닌가요..?
2010년에 갔을때 소매치기를 한번 당한적이
있어서 소매치기가 없다곤 못하겠어요
다만 막 어디에나 득실거리는 수준은 아니고
국가적 행사가 있을땐 프랑스 정부에서 치안쪽에
더 신경을 쓰곤 하는터라 그 기간에는
그나마 있는 소매치기도 더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도 신경이 쓰이신다면 적어도
에펠탑, 개선문쪽을 가실땐 백팩보다는 에코백
이나 옆가방처럼 본인이 어느정도 시야내에서
컨트롤 가능한 가방을 들고가시는게
좋을거예요.
@슈팅라이크종수(new) 다만 제가 소매치기 당했던건...
주요관광지도 아니고 방브벼룩시장의
푸드트럭에서 줄서있다가 야상 주머니에
있던 디지털카메라 털렸던거라..
어느정도 복불복도 있어요.
1) 줄서있던중 흥미로운 풍경이 있어서
2)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고
3) 마침 음식이 나와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4) 음식을 받고
5) 음식사진을 찍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카메라가 사라졌..
이렇게 소매치기를 당했었어요;;
야상도 헐렁하고 주머니도 헐렁했던터라
손을 집어넣기 좋긴했지만 그래도 좀 황당했죠
@슈팅라이크종수(new) 긴 답변 감사합니다 ㅎㅎ 에펠탑이나 개선문은 진짜 맨몸에 폰만 들고 가야할 것 같은... 소매치기가 제일 기분이 더럽고 무섭습니다 ㅜ
@No.1 무수히 많은사람들이 백팩들고도
별문제없이 여행을 하는곳이긴 하지만
남이야 어떻든 결국 본인이 당하면
100%인거라...걱정되시면 그러시는게
속편하긴해요ㅎㅎ
👍🏻
와~~빠져서 봤네요!!!정성대박
너무 잘 봤습니다! 묘지 둘러보는거 기묘한 느낌일거 같아요.
잘 봤습니다. 실제로 경험한듯 생생함이 느껴지네요
쇼팽의 무덤이 있는 곳인가요?
피디님~ 랜선 여행 너무 좋아요~ 감독판 출시되나요?
네 맞아요 쇼팽무덤ㅎ
까마귀 사진 위에, 흰색이랑 빨간색 꽃있는 사진 위에 있는
사진 두장이 쇼팽무덤이에요ㅎㅎ
감독판은...더 쓸만한 내용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매일매일 있던 일들을 거의 다 쓴거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