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선정에 따른
추계예술대학교지부(직원노동조합)의 입장
“당혹” “참담” “실망” “분노” “충격”
“불안” “경악” “혼란” “난감” “절망”
정말 어떠한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안타깝습니다.
1. 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정녕 젊은 예술인들의 꿈을 죽이려는가?
부실대학이 발표된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일과가 학부모님들의 항의나 걱정스러운 마음을 달래는 전화통화가 주요업무가 되어 버렸다.
왜 지경까지 왔는지! 정말 당혹스럽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취업률을 지표에 포함시켜 부실대학을 정한다는 자체가 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고등교육의 후퇴와 대학교육발전 그리고 고등교육을 포기한 것이라 생각된다.
* 대학은 취업학원이 아니다.
전 세계 어느나라든 대학으로서의 역할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와 교과부는 그 사실을 망각한 채 대학을 마치 취업사관학교로 전락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은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며 새로운 시도와 문화교류 등을 통해 21세기 급변하는 시대에 여러 분야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여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를 균형있게 발전시킴으로서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하는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대학처럼 예술대학은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창의력, 독창성 그리고 깊이있는 예술철학과 자유로운 젊음이 공존하여 학생들이 예술을 향한 열정과 낭만으로 이 시대의 예술프론티어를 꿈꾸는 한국순수 예술의 산실로 거듭나는 대학으로서 취업률을 논한다는 자체가 예술대학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정부와 교과부가 심각한 오판을 하는 셈이다.
우리대학은 음악가, 화가, 작가 등 예술가를 양성하는 곳이다. 실기위주의 교육을 하는 대학에서 전공실기도 벅찬 학생들에게 취업률을 얘기한다는 것은 학생들한테 자퇴를 하든지 아니면 취업준비를 하며 전공을 등한시하라는 얘기가 된다.
십수 년 동안 연주하고 노래하고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 온 우리 학생들 보고 이제는 실기 다 때려 치고 지금 당장 대기업 취업준비를 하란 얘긴지? 아니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란 얘긴지?
이 학생들의 꿈이 정녕 무엇인지?
정부와 교과부는 모르고 있단 말인가, 과연 이 나라의 문화예술은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정부와 교과부에 묻고 싶다.(니들이 예술을 알아~!)
* 예술대학은 포함시키고 종교계 대학은 제외시키는 불합리한 평가기준
그러나 정작 예술대학을 외면하는 정부가 친기업정책을 펴다 못해 친종교정책(?)으로 이번 평가에서 다소 모호한 기준으로 종교계 대학을 제외시켰다.
그 이유는 종교계 대학에서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교과부가 현시점에서 부실대학을 발표하고 부실대학에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미이행시 퇴출이라는 카드를 꺼낸 든 그 이유는 정말 무엇일까?
* 교육예산 6조면 등록금 반값실현
2009년 기준 전국 국사립(전문대학포함) 등록금 총액이 14조였다.
정부의 대학장학금 1~2조와 취업후상환제 학자금 1조를 제외하면 약 6조정도면 반값등록금이 실현된다. 반값등록금은 꿈이 아니라 정부의 의지인 것이다.
4대강에 예산을 올인하여 투입하지 않고 부자감세를 철회한다면 대학생들이 더 이상 등록금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 학자금대출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나오지 않고, 또 더 이상 해고된 노동자처럼 자살하는 학생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등록금수준은 OECD회원국에서 국공립과 사립대학 모두 미국에 이어 2위로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70%가 주립대학을 다니고 우리나라는 80%이상이 사립대학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실제 부담률은 한국이 세계 1위인 셈이다.
특히, 등록금이 가계지출에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은 1/1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3일로 만약 연봉 3천만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미국은 등록금이 3백만원이고 우리나라는 천만원이 되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토목사업과 친기업 및 부자감세정책을 철회하고 교육공공성 확보를 위해 교육재정을 OECD회원국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2010년 기준 1,173조) 대비 1%(우리나라 0.6% 수준:2007년기준)대로 예산을 편성한다면 반값등록금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 사립대학 적립금 누계 합계 10조 돌파
또한, 정부와 교과부가 그 동안 각종 특혜와 온실 속에 화초처럼 보호를 받았던 사립대학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지금처럼 비리대학들을 복귀시키거나 누적 적립금이 10조 903억이 되도록 방치하지 말고 학교구성원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 기능을 격상시켜 더 이상 학생들의 순수한 등록금(사립학교법제5조제1항에 의거 법인에서 건축비용을 부담해야 함)으로 건물을 짓거나 주식이나 펀드, 파생상품에 투자하여 손실을 입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본연의 임무를 하게 된다면 반값등록금보다 적은 돈으로 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 교육은 공공재이지 경쟁 대상이 아니다.
제발 정부와 교과부에 부탁한다.
교육은 공공재이지 경쟁 대상이 아니다.
대학이 제 아무리 자구노력과 구조조정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을 한들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므로 건전한 경영을 하는 하위 15%에 해당하는 대학은 참으로 억울하게도 퇴출이 되는 모순을 안게 된다. 이 점을 교과부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립대학 구성원들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끝내 외면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봉착하고 말 것이다.
2. 우리학교는 작은 예술인들의 꿈을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학교는 2003년 청사관을 준공하고 창조관을 짓겠다는 명분아래 그 동안 학교구성원들의 각종 요구와 건의를 외면한 채 단지 신축건물 건립한다는 이유로 학교가 어렵다며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투자에 인색해 온 것이 사실이다.
* 신축건물로 인한 적립금이 발목을 잡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정부와 교과부도 문제지만 사립대학인 우리대학 역시 적립금 문제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 학교구성원들의 요구사항들 대부분이 신축건물로 인한 예산문제로 모두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우리학교는 예술대학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등록금 순위가 전국 탑클래스인데 반해 교육비환원율(학생이 납부한 등록금을 학생 교육에 투자하는 비율)은 부실대학 절대평가 기준인 9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일수 밖에 없었다.
* 부실대학이라는 이름표를 붙어주었다.
현 시점에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우리 구성원들 그리고 학부모와 동문들의 가슴팍에 부실대학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주었기 때문이다.(구성원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 추석에 가족들이 모였을 때 뭐라고 답변해야 하나 고민스럽고 창피하기도 하다.)
* 학교구성원들의 인내와 감내 그리고 오랜 기다림
우리학교 구성원인 교원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모든 것을 감내하며 나름대로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열의를 쏟았고, 학생들 역시 불만과 불평이 가득했지만 교수님들의 열의에 학교에 기대기보다 담당 교수님들을 생각하며 자신의 전공에 매진해 온 것이 현실이었다.
우리 조합원(직원)들도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학교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오랜 기간 인내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학교발전을 위해 학교에 여러 가지 사항들을 요구해 보기도 하고 교권과 학습권에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구성원들이 느끼기에는 학교의 열악한 환경상 턱 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언제까지 예산문제 운운하며 작은 예술인들의 꿈을 마냥 지켜만 볼 것인가?
* 작은 예술인들의 꿈을 펼칠 장을 열어 주어야
올 연말이면 신축건물도 완공되기에 이제라도 작은 예술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학교 경영의 전환을 기대하고 싶다.
*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드는 지혜 필요
그래서 이번 계기를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고 학교 역시 분위기 쇄신에 따른 학교발전 계획에 대해 세부적이고 좀 더 명확하게 수립하여 학교 구성원들과 공유하여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세계 최고 예술대학으로의 발돋움
예를 들어 2015년은 서울 최고의 예술대학, 2025년은 전국 최고의 예술대학,
2035년 아시아 최고의 예술대학, 2045년 세계 최고의 예술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등 그 어떤 목표를 구성원들에게 제시하고 독려했으면 좋겠다.
* 정부재정지원 제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았던 재정지원 제한은 한시적으로 1년만
정부는 그 동안 우리대학처럼 예술대학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재정지원에서 예술대학은 소외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런 재정지원 제한이 1년만 한시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 학자금대출제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 든든(취업후상환대출)학자금 대출은 전학년 대출 가능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자금대출제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 언론보도에서는 일반학자금 대출의 경우 소득분위 8~10분위는 등록금대비 70%밖에 대출이 안된다고 했다.
그것도 2012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므로 재학생은 전혀 대출제한과 무관하다. 그렇다면 2012학년도 신입생은 과연 대출을 못 받을 걸까? 아니다! 든든(취업후상환대출)학자금의 경우는 아무런 제한 없이 성적과 소득분위만 충족된다면 신입생부터 4학년까지
누구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제한되는 대상은 든든(취업후 상환대출)학자금 성적대상이 충족이 안 되는 학생과 소득이 연 5,140만원이상 소득의 가정에 한정되어 등록금 대비 70%만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 장단기적인 대책 마련과 간담회 개최
부실대학 발표이후 구성원들에 대한 학교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지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 학교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다른 부실대학의 신속한 대응에 비해 우리 지부가 느끼기에는 학교의 대응이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조금은 신속한 조치로 구성원들의 알권리를 총족과 안심을 시켜야 한다는 판단아래 다음과 같이 장단기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게 되었다.
장기적으로 첫째, 지난 7월 예비감사이후 학교를 진단하여 향후 대책방안 모색하고 둘째, 지난 9월 1일 총장 연임에 따른 경영의지(공약사항)을 공개하고 셋째, 올 연말 창조관 완공이후 이제는 학교구성원들을 위한 투자 계획 등을 빠른 시일 내에 구성원들에게 발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단기적으로는 정말 빠른 시일 내에 공청회 또는 간담회를 개최하여
첫째, 왜 우리학교가 무슨 이유 때문에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었는지?
둘째, 현재 상태로 학교가 정말 문제가 없는지?(퇴출우려)
셋째, 앞으로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지 않기 위해 어떠한 대책을 강구하고 어떻게 시행할 것 인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항의와 걱정 그리고 우려를 하고 계시는 학부모 및 동문들에게도 이 사실을 반드시 공유해야 할 것이다.
이번 소나기는 피한다고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외적으로 분명 이의제기를 해야겠지만 우선 먼저 학교구성원들에게라도 걱정과 불안을 해소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누구보다도 괴로워할 학부모님과 동문 그리고 학교구성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그리고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2011년 9월 8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추계예술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