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vs. ‘생강나무’
나무 전문가들에게는 익숙한 두 개의 별개 나무이지만,
일반인에게는, 앞쪽은 익숙하고 뒤쪽은 약간 생경하다.
지금 전남 구례에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앞쪽 나무의 축제가 한참 중이다.
이 두 개의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봄이 시작되는 이 즈음에는 늘 등장한다.
그 이유는
이 두 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꽃 모양은 거의 유사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겉보기에는 똑 같은데
서로 다른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들이다.
사실 관계와 근본을 따져 우주의 만물에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 사람들이니
꽃만 보고 따지면 이 둘은 형제일지도 모르지만
아예 남남으로 구별 지어 놓았다.
생태 쥐베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도 보면
인간들 특히 어른들은 수십억 광년 넘어 있는
평생 가보지도 못할 별들에 일일이 이름을 붙인다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구에는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위해서는 합의된 공통의 단어와 언어가 있어야 하므로
이 기회에 나도 둘간의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DNA까지 따지지 않더라도 두 나무 사이에는 여러 가지 다른 특징이 있지만
크게 한 3가지만 보면 차이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소위 사람과의 근접성이다.
왠 일인지 산수유는 야생에서 크지 못하고 반드시 사람들의 케어를 받아야 하는
일명 손을 타는 수종이라고 한다.
그래서 산에서 발견되는 산수유와 같은 모양의 노란 꽃을 피고 있는 나무는
거의 100% 생강나무라고 봐도 좋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어제 수락산, 불암산에서 발견된 꽃은 모두 생강나무 꽃이다.
그런데 마을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나무는 생강나무 일수도 산수유 일 수도 있으니
또 다른 특징으로 차이를 봐야 한다.
두 번째 특징은 꽃과 연결되는 가지의 형상이다.
생강나무는 나무 가지에 바로 꽃이 열린다고 하고
산수유는 본가지에서 다시 잔가지가 뻗어 나와 그 꽃을 피우기 위한 잔가지 위에
꽃이 핀다고 한다.
역시 손을 탄다고 하는데, 웬지 디테일이 강하다.
마지막 특징은, 가장 구별하기 쉬운 방법으로 잎을 보면 된다고 한다.
산수유는 우아를 떠느라 꽃잎도 좀 복잡 다단하게 형상화 되었을 것 같은데
예상과 달리 오히려 깻잎처럼 그냥 밋밋한 타원형이고
반대로 생강나무는 발이 3개인 오리발 형태로 조금 복잡도 높게 생겼다고 한다.
이 둘 외에도 히어리라는 나무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까지 머리에 담아 두면 머리 아프므로 잊어 버려도 좋을 듯싶다.
3월 24일 길나섬의 목적은 봄꽃 보기. 그 꽃이 산수유든 생강나무든 상관 없다.
지난 주 꽃을 찾기에 실패를 했으니 다시 재도전 타임이므로 수종을 구별할 것 없다.
지난 탐방 이후 일주일이 지났으니
분명 꽃 신호의 강도가 많이 높아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꽃을 보기 위해 가장 좋은 곳은 다름 아닌 서울 둘레길이다.
왜냐면 그 길은 산길, 마을길,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이므로
이 나무들을 발견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정말 그랬다. 꽃을 보느라고 잎의 모양을 보며 수종을 구별하는 것을
까맣게 잊었지만, 전혀 상관 없었다. 길가에서 그 "노란" 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탐방 형태 및 코스
여태 진행 해왔던 “혼자”, 그리고 길동무와 그룹이 되어 걷는 “동행형” 방식과 달리
어제의 걷기는,
서울 둘레길 100인 원정대 8기 행사와 싱크하여
서울 둘레길 1코스인 수락산길, 불암산길을
100인 원정대와 길동무와 함께 걷는 집단형 “동행형” 걷기 방식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내게는 살짝 2% 부족한 느낌이다.
왜냐면 길동무만이 아닌 그 10배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걷는 길이므로
자연을 감상하면서, 숲 속의 나를 생각하면서 걷기에는 좀 여유감이 없다.
그래서 이 방식을 “보충”이 아닌 “보완”하는 방법을 나름 찾아보았다.
일단 제한 조건은 8시 30분 창포원 출발, 그리고 약 오후 4시 반쯤 화랑대 도착의
프레임은 지켜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옵션 길들을 검토 해보았다.
가장 쉬운 방식은
일단 1코스 탐방을 마치고 연속하여 2코스로 길나섬하는 것이다.
가장 자연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식의 문제점은
1코스의 끝나는 시점을 내가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혹시라도 더 늦게 끝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은
4시 반부터 2코스를 출발하면 광나루역에서 마무리되는 시점이 너무 늦다.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강화 나들길보다
귀가 시간이 더 늦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이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고
내가 시간 컨트롤이 가능한 방식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후”가 아니라 “이전”을 택하는 것이다.
즉 이른 시간에 미리 걷고, 이후에 창포원에 도착하여
길동무와 또한 100인 원정대와 함께 걷는 방식이다.
모~ “김 빼기”라고 생각해도 좋다.
아무튼 단계를 나누어
Phase I은 혼자 걷기형으로 “어딘가”에서 출발하여 창포원까지,
그리고 Phase II는 길동무와 100인 원정대로 창포원에서 화랑대까지 함께 걷는 것이다.
Phase II는 정해진 룰이므로
“어딘가”를 포함하여 Phase I에 대한 전략만 세우면 되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코스는 1코스를 두 번에 걷는 것이다.
즉 이른 아침에 화랑대역에 도착 후 역방향으로 1코스를 걷고
창포원 도착 후 다시 모두와 함께 정방향으로 1코스를 걷는 것이다.
좋은 길이기 때문에 두 번 걸어도 상관은 없다.
그렇지만, 하루에 같을 두 번씩 걷는 것은 살짝 지겨울 것 같다.
그리고 마치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심부름 다녀 오는 길~ 같은 느낌?
다른 방법은, 서울둘레길 1코스와 환형으로 연결되는 서울 둘레길 8코스의 일부를 걸은 후
창포원에 도착하여 계속 1코스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법도 약간 이슈가 있는데
지난 주 이미 8코스를 거쳐 왔기 때문에 이것도 살짝 재미없어진다.
그렇다면 좀 터프한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창포원에 이른 아침에 도착 후
근처의 백운대 또는 수락산의 올라갈 수 있는 지점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는 방식이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명산을 오르는 것은 좋은데
시간 맞추어 허겁지겁 하산 하다가 약한 무릎에 damage라도 올 것 같다
그래서 이 방법도 탈락이다.
마지막 방법은 북한산 둘레길 북쪽 구간에서 창포원으로 남하하는 길이다.
이 구역은 북한산 둘레길의 동북 구간으로 북한산 둘레길의 1사분면에 있는 길들이다.
이 길들을 마지막 탐방 했을 때가 지난 여름쯤이었던 것 같으니
그 동안에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이 느껴진다..
가을 낙엽 지는 시즌쯤 다시 방문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그만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북한산 둘레길이라는 검증된 길과, 오래간만의 방문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여 이 길을 걷기로 결정 했다.
투어 개요
지하철을 이용한 접근, 그리고 대략 시간당 6km 정도로 하여
2시간 정도 이동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으니 바로 의정부 직동 공원 입구이다.
이곳은 창포원과 약 12km 정도 떨어져 있어 출발하기 안성맞춤 지점이다.
위치상으로는 북한산 둘레길 15코스인 선상에 있고
안골 코스 출발 지점인 안골 계곡으로부터 약 1.5 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곳에서 시계방향으로 출발하여
안골길의 잔여 구간과 북한산 둘레길 16코스인 보루길,
그리고 17 코스인 다락원길을 거쳐 18 코스인 도봉옛길 따라가다가
창포원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전체 거리는 27km 조금 부족하다.
탐방 결과
Phase I은 계획한 그대로, 그리고 Phase II는 예상보다 살짝 일찍 도착하였다.
의정부 시청역에 의정부시 경전철을 통해 도착한 시간이 약 6시 30분.
그 때부터 출발하여 창포원에 정확히 8시 30분경 도착하였다.
그리고 Phase II는 약 10시경 “모두”와 함께 출발하여
오후 4시 20분경 화랑대역 근처의 공릉 근린공원에 도착하였다.
탐방 중 거치게 되는 산들의 면면을 보면,
사패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으로
서울이 아닌 전국의 산들로 따져도 본좌 급에 속하는 명품 산들이다.
북한산 둘레길인 안골길 이후의
보루길은 거리가 약 2.9km에 이르지만 체감상 은근히 멀게 느껴졌다.
북한산 둘레길에는 서울 둘레길과 마찬가지로 나름 난이도가 있는데,
사패산의 7부 능선을 넘은 산넘이길과 더불어 이 보루길은 난이도 “상” 구간이다.
사실 체감적으로 보루길 제일 상단의 제 3보루에 오르는 길은 크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멀고 지루하게 느껴진 부분은 가끔씩 나타나는 둘레길 아취 때문이다.
참고로 북한산 둘레길은 각 코스 입구와 출구마다 나무로 된 아취가 설치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보루길에는 다른 길과 달리
주요 연결 포인트에 설치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약 4~5개가 된다.
그래서 이 아취를 볼 때마다 “아직도 보루길”이라는 느낌 때문에
좀 허탈감이 생기고, 체감적으로 멀게 느껴지는 것 같다.
다락원 길은 거의 대부분이 도로길이며, 미군 캠프 뒤쪽에 짧은 산길이 조금 있었다.
사실 크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아니다. 가다 보면 무시무시한 붉은 사인도 있다.
타 코스의 연결 포인트로만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도봉옛길은 서울 둘레길 8코스와 연결되는 코스로,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으로 이르는 중요 접근로이기도 하다.
코스 전체적으로는 난이도 “하”로 기록되어 있지만
북한산 생태공원 북쪽인 도봉산 인접 구간은 난이도 중급이며
도봉사를 지나 무수골로 이르는 서울 둘레길 8코스와 공유되는 구간은
난이도 하급에 해당된다.
서울 둘레길 1코스는 수락산을 끼고 돌아 가는 1-1 코스와
불암산 자락을 걷는 1-2로 구성되어 있다.
수락산에는 등산길 외에도 소풍길이라는 둘레길이 있는데,
그 길과 서울 둘레길이 살짝 겹친다.
그리고 불암산 역시 불암산 둘레길이 있는데,
이 길은 보통 산으로 향하는 세로 방향의 길이 아닌 가로 방향의 길로
노원구에서 차별화 된 길로 홍보되는 길이며,
서울 둘레길 1-2 코스와 많은 부분이 공유 되고 있다.
수락산 구간에는 서울 둘레길의 타 코스와 달리 유일하게 옵션 코스가 있는데,
덕릉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다.
예전 100인 원정대에는 나중에 따로 이 코스를 걷는 일정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체 일정 때문에 생략되는 것 같다. 그 길이 한적하고 좋은 길이다.
나중에 또 탐방을 해봐야겠다.
날씨
어제가 오늘 (일요일, 3/25) 같았다면 큰일 날뻔한 “나름” 좋은 날씨였다.
미세먼지가 그래도 조금 있어서 말고 깨끗한 가시성은 주지 못했지만
탐방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수락산, 특히 불암산에는 많은 탐방인과 등산객들로 넘쳐 나고 있었다.
단체에서 온 곳도 여럿 되었다.
오늘은 미세먼지보다 더 심각한 초미세 먼지가 보통 때보다 3배 이상 나쁘다고 하니,
어제가 오늘 같았다면 가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참고로 어제 토요일 밤 8시부터 초미세 먼지 경보가 발생되었다고 한다..
기온은 영상이었지만 체감적으로 오전에는 좀 쌀쌀했고
오후 되면서 따듯해져 오히려 덥기까지 하였다.
사실 오전 출발 시에는 추웠는데 특히 손이 차가웠다.
그런데 빨리 걷다 보니 몸이 금방 더워져 오히려 바람막이를 벗어야 할 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추웠던 곳은 창포원이었다.
창포원에 도착 후 100인 원정대와 함께 출발하기 위한
약 1시간 반 동안
더워진 몸이 사늘하게 식어 “덜덜” 떨었다.
상단 구성
Phase I은 나만의 혼자 워킹 이었고
Phase II는 나의 둘레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과 움직였다.
100인 원정대와 이를 이끄는 몇 분의 스태프, 그리고 길동무들이 주요 구성원이다.
길동무에는 로얄 & 골드 & 영원한 & 변함없는 수명산님, 수리산님 등을 포함한
7분의 프리미엄 멤버와 그 외에 5분의 new face 등 13명으로 구성되었다..
서울 둘레길을 처음 나서신다는 부부님과
꽃샘길님을 포함한 세분의 서울 둘레길 완주자 3분이 처음으로 참여를 하셨다.
봄과 함께 새롭게 걷기를 하시려고 참여를 하신 것 같다.
탐방 전략
이왕 걷는 길이라면 재미있게 걷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눈을 아래 두고 길만 따라가거나 앞사람의 꽁무니만 보고 가면 재미 없다.
그래서 나는 나름 두 개의 phase에 대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접근을 했다.
Phase I는 혼자 걷는 길이므로,
혼자 이런 좋은 길을 누릴 수 있다는 즐거움에 방점을 두었다.
그런데 정말 그랬다. 이른 시간이기 때문에 탐방객이 한 명도 없어서
그 길은 모두 내가 누릴 수 있는 길이었다.
산 속의 맑은 공기, 낙엽 등 정말로 누릴 수 있는 좋은 것은 다 누리면서 다닌 길이었다.
그리고 Phase II에는 길동무들 특히 새롭게 조인하신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 길 그리고 꽃을 찾는 길로 정했다.
그래서 특히 꽃샘길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며,
수락산과 불암산에서 그 “노란 꽃”을 여럿 볼 수 있었다.
모두 즐거운 길이었다.
Point of Interest
미세먼지 때문에 특별히 임팩트 있는 vista point를 추천하기에는 조금 주저된다.
늘 만점 view를 제공하는 채석장도 조금 그렇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른 아침
고즈넉한 길은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었다. 밤새 사람 때가 타지 않은 길.
꼬불꼬불한 길이든 길쭉하게 생긴 길이든 상관 없었다.
낙엽과 솔잎이 폭신했던 길.
그 길이 초록으로 덧칠해지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 없었다.
모든 것은 질서정연했고 차분했다.
투어 느낌
사실 100인 원정대와 같이 집단형으로 함께 다녀본 적은 일생 처음이다.
그런데 같이 다니면서 몇 가지 선입견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우선 예전의 사진으로 볼 때보다 전체적으로 연령대가 매우 낮아진 듯싶다.
그리고 여자분이 의외로 많다.
요즘 걷기가 트렌드임에도 여자들은 혼자 산으로 들로 나서기는 왠지 부담스러우므로
이런 “함께 하는” 이벤트를 통해서 많이 걸어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상학적으로는 그랬다.
눈으로 보는 “눈 통계”의 오류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많은 시간 전체 대오의 맨 마지막에 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힘겨워서 원정대를 따라가기 힘들어
뒤로 쳐진 분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체력들이 좋아졌나? 첫날이라서 그런가?
물론 수락산 구간의 채석장 오르는 길에
힘겨워 하는 분 들이 조금 있었지만, 불암산 구간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또한 생각보다 걷는 속도도 빠른 듯싶고, 기동력도 좋은 느낌이다.
오히려 길동무들이 “느림의 미학”을 매우 즐기면서 이동하였다.
위기
지난 강화 나들길의 15코스 남장대 하산길의
진흙 위에서 뒤로 넘어짐 이후 특히 하산시에 극히 조심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물리적 여파도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제 수락산 하산 중에
멀쩡한 바닥 위에서 다시 한번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다.
가만히 보니 마사토가 있는 부분에는 여지 없이 발이 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내가 평행 감각이 떨어졌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남을 길동무님들이 보시더니 바로 진단을 해주신다.
범인은 바로 신발.
이제 신발 바닥이 거의 평평하게 되어서 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은 것이다.
꼭 마사토 위에서만 그런 현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채석장의 경사 높은 넓은 바위에 올라 갔을때 중심을 잡아도
발이 그냥 슬금슬금 아래 방향으로 밀렸다.
나와 함께 둘레길 12바퀴와 강화 나들길,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자잘한 길과 함께 했던
트레킹화였는데 이제 둘레길과는 결별을 할 시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신고 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으므로
둘레길에서만 은퇴시키고
동네 마실길이나 한강을 걸을 때만 신어야 할 것 같다.
지난 서해바다에서 모자도 날려 보내고, 이제 신발도 보내고
새로운 봄과 함께 새로운 장비(?)로 보충되는 것 같다.
길동무 &
수명산님께서는 오랜 등산 생활을 하신 후, 장시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은
살고 있는 근교의 길을 찾아 걸어 다니시는 것으로 결론을 얻으신 것 같다.
등산이 당연히 건강에 좋지만, 다리에 무리를 주고 위험도가 있는 운동이라서
오랫동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름다운 곳을 찾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걷자고 하신 것이다.
그래서 서울 둘레길 완주한 분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여
수도권의 좋은 길들을 기획하고 걷고 계신 중이다.
어제 100인 원정대 8기 출발 이전에
방대장님을 통해서 잠시 길동무가 소개되는 시간이 있었다.
사실 100인 원정대원들에게는
서울 둘레길 완주 하는 것이 1차 목표이기 때문에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사실 신경을 쓸 여유조차 없다.
그렇지만 원정대 마무리 단계쯤 들어서면
각자 서울 둘레길 완주 이후 길나섬에 대하여 고민하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오게 된다.
오로지 완주만이 목표였던 사람들은 예외이지만
대부분이 “걷기에 대한 경력 단절”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완주 이후 혼자서 길나섬을 하는 사람도 생기고
또한 우정이 돈독하여 변치말자하고
계속 조원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주말 길나섬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인터넷에는 걷기를 통해 social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Walking Social 클럽이
부지기 수이다.
그래서 각자의 철학에 맞게 길동무를 포함하여 기존의 모임을 찾거나
또는 자체적으로 조직하여 지속적으로 걷기를 해 나가는 것이 좋다.
길동무 소개와 더불어 길동무의 얼굴 마담격인
감꽃님께서 100인 원정대 출발 전 몸풀기 체조를 리딩하시어,
수명산님의 사진 봉사와 더불어
길동무와 100인 원정대간 호흡을 맞추고
싱크로률을 높일 수 있었던 기회였다.
Epilog
서울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은 언제 어느 때 와도 좋다.
혼자면 혼자라서 좋고, 여럿이면 또 여럿이라서 좋은 길이다.
Old face라도 좋고, New face도 좋다.
길 이야기에는 新과 舊가 따로 없다.
100인 원정대와의 걷기.
내게는 새로운 경험.
사실 100인 모두를 알지 못하므로 그 안에서 가치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런 원정대 첫날이
소위 학계에서 이야기를 하는 학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 학회는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급 학회.
이 원정대라는 학회 모임에는 서울 둘레길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날이다.
그래서 이런 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은,
그 동안 사진으로만 뵙던 사람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인사도 하고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룻밤이 늦으면 사흘 밤이 늦는다고,
지난주 창포원 사무실에서 뵈었던 최선생님을 다시 뵐 수 있었다.
그리고 영하 17도의 강화도 나들길 10코스 ‘머르메 가는 길’에서 처음 뵈었으며
1박 2일동안 주문도/볼음도/아차도의 강화 나들길 12, 13코스 탐방길을 함께 했고
원정대의 자원봉사 아카데미로 활약 중인 정선생님도 만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강화 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 길”을 함께 걸으셨고
일명 “달고나”로 기억되는 이기백 위원장님과
원정대 전체의 안전을 책임지시는 방대장님도 뵐 수 있었다.
이런 것이 재미다.
처음에는 가장 앞에서, 그리고 가장 빠르게, 그리고 혼자서
다음에는 가장 뒤에서, 그리고 가장 느리게, 그리고 매우 여럿이서..
이렇게 하루에 두 극단의 혼합된 경험을 함께 한 것도 처음이었고 독특한 즐거움이었다…………..###
첫댓글 제8기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와 함께 걸었던 서울둘레길 1코스의 또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았습니다. 매 기 길동무는 100인 원정대를 만나지만 어제는 특별한 날 같았습니다. 함께해서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이제 평화누리길 시작해 앞서 서울의 중심을 걷는 아름다운 길, 서울숲에서 남산길이 기대됩니다. 봄꽃 트레킹, 개나리를 시작으로 여기 저기서 부르고 있지만 어떻게 시간을 내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주중에 살짝 시간을 내서 부천 원미산을 시작으로 현충원 수양벚꽃, 여의도 벚꽃, 고려산 혈구산 진달래, 석촌호수 벚꽃 안산, 남산 벚꽃 장봉도 등 갈곳이 너무 많아 어찌해야 좋을지????
추웠던 겨울이었던 만큼, 봄을 알리는 다양한 축제에 관한 기사가 많네요. 그것을 다 소화할 수 는 없지만, 수명산님의 insight로 가장 best of the best를 고르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달래는 고려산/혈구산, 진달래는 응봉산은 “must see” 해야 할 아이템이지요. 감사합니다.
어제는 생강나무를 보았고 오늘은 산수유를 보아서 직접 비교가 됐습니다~~!
어른이 된후, 학교에서 배웠던 김유정의 동백꽃이 우리가 생각한 동백꽃이 아님을 알고 어이없던 기억;;~~어쩐지 노란 동백꽃이니 알싸한~~이런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강원도 방언으론 동박꽃으로 불리기도 한다는~가지가 꺾이면 생강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라는!!!
그리고 몇년전 실물을 대하고 무지 반가웠던^^!
몽글몽글 올라오는 망울들과 생강나무도 산수유도 보며 걷는 지금이 좋습니다\*•*/
소그미님의 걸음이 다양해지셨군요^^
토란님 반갑습니다. 토요일이건 일요일이건 또 하늘 아래 어디선가 걸으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걸을 수 있을 때 많이 걷자 하는 것이 모토가 된듯 합니다. 아무리 걷고 싶어도 이제는 하늘과 공기가 도와주지 않으면 걷기 힘들지 않을 듯싶네요. 그렇고 보면 지난 강화길도 그렇고, 몇몇의 길나섬을 보니 참으로 그 동안 잘 걸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마워 해야겠지요… 또 언젠가 길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어제는 참 감사했읍니다. 혹시 저 때문에 느림에 미학을 알게 되었느지요? 함께 걸으며 많은것을 배우며 깨닫습니다. 또 다른 길에서 뵈옵기를 기대하면서...
꽃샘길님, 토요일에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선글라스 낄때는 몰랐는데, 잠시 벗으셨을 때는 어디선가 뵈었던 분 같은 인상이었거든요. ㅎㅎ 느림의 미학. 느림도 여러가지 단계가 있는듯 싶습니다. 느림의 미학은 이미 답습한 상태이고요. 그러하니 걱정하시지 마시고요. 무릎을 보호하면서도 옆의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발걸음에 익숙해지시를 바랍니다. 또 길위에서 뵙게 되겠지요… 길동무에서 즐거운 경험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생강나무
산수유나무
이제 잎모양으로는
확실히 구분할 수 있을 듯해요.
세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그런데
꽃모양 궁금해서 찾아보니
생강나무 수꽃은
산수유와 비슷한데
암꽃은
모양이 좀 다르네요.
꽃모양으로도 암/수 때문에 구별이 되는 듯 싶네요.... 잘 다녀오셔서 반갑습니다. 이제 다시 도로위에서 다시 길위로 올로오심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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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그래서 산수유가 비싼것 같고, 그 산수유로 구례사람들은 아이들 대학을 보냈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둘레길엔 노란 생강꽃이 봄을 알렸고 방 팀장님의 한 움큼 꽃을 주시면서 바로 차로 달여 먹으라고 했어요
집에 와서 향기에 반해 차마 다리지 못하고 예쁜 도자기에 넣어뒀답니다 향기가 사랑스러워요^^!
그제 봐서 반가웠어요 얼굴마담님...^^
@소그미 미투~~~~(지금 말고 옛날 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