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단체이건 그 단체의 성격을 한눈에 알게 하는 그림이 있다면 마치 상본처럼 시각적인 홍보와 교육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레지오에는 그러한 그림이 있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레지오의 그림은 더블린 출신의 화가 허버트 맥골드릭이 그렸습니다. 프랭크 더프는 그 화가를 여러 차례 만나 자신이 구상한 레지오의 그림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마침내 1928년 11월 4일에 그림이 완성되어 레지오에 증정되었습니다. 현재 이 그림은 교본과 뗏세라의 표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레지오의 그림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레지오의 기도문입니다. 시작 기도는 빛과 사랑의 불로 성모님을 가득 채우러 강림하시는 성령을 표상하기 위해 붉은색의 비둘기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림의 바탕과 테두리는 성모님의 옷 색깔처럼 푸른색입니다.
까떼나는 그 이름에 걸맞게 이 그림의 사방 둘레에 붉은색 고리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고리마다 그 안에 백색으로 라틴어 성서 구절이 새겨져 있습니다. 성모님의 이마에 빛나는 별은 샛별입니다. 머리 뒷부분의 붉은색 후광은 성모님의 영광, 태양 같은 열정과 힘을 상징합니다. 그 후광 위에 역시 붉은색으로 둥그렇게 “MAGNIFICAT ANIMA MEA DOMINUM”(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라는 ‘마리아의 노래’ 첫 구절(루카 1,46)을 새겼습니다. 이것은 성모님이 항상 열절히 주님을 찬미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성모님과 뱀, 성모님의 자녀와 악마의 후예로 나누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레지오 마리애와 악의 세력 사이에 벌어지는 끊임없는 싸움에서 악의 무리가 멸망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나타내기 위해 그림 둘레에다 창세기 3장 15절을 라틴어로 새겼습니다. 그림의 아래쪽 가장자리에는 “MULIER, ECCE FILIUS TUUS: ECCE MATER TUA”(어머니,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요한 19,26-27)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새겨져 있습니다.
레지오의 마침 기도는 성모님을 감싸고 있는 불기둥과 그 뒤를 따르는 무수한 레지오 단원들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진을 친 군대처럼 전투 대형을 갖추고 레지오의 깃발과 대형 단기를 높이 들어 앞장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영적 무기인 십자가와 묵주를 손에 들고 악의 무리에 맞서 이기겠다는 의지로 용맹하게 서 있습니다.
단원들은 사랑으로 불타는 힘찬 믿음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 믿음이 그림에서는 불기둥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 불기둥은 그림 둘레의 왼쪽 아래 “BEATA QUAE CREDIDIT”(믿으셨으니 복되십니다, 루카 1,45)라는 성서 말씀이 드러내듯이 믿음으로써 구세주의 강생을 이루게 하신 성모님 자신입니다.
레지오의 그림은 뗏세라의 기도문을 성서적인 영감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것입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교본과 뗏세라의 표지에 있는 이 그림을 상본처럼 여기며 묵상 기도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그림을 항상 소지해야 합니다.
<교본 목차에 따른 레지오 마리애 훈화집> 190-192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