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
•지붕은 눈비를 막아주고 뜨거운 태양열을 차단하여 내부에서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한국 전통 건축의 지붕은 평지붕이 없다. 이는 비가 많고 빗물을 빨리 배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 처마를 많이 빼 그늘을 만들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지붕은 매우 크고 육중하여 전체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래서 지붕의 조형성은 기능 못지않게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 건축 지붕은 초가지붕, 기와지붕에 관계없이 곡선이 많이 사용된다. 이는 육중한 지붕 느낌을 보다 가볍고 동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초가지붕은 뒷산의 모양을 닮아 어울리도록 하고 기와지붕은 곡선은 현수선을 따와 학이 날개 짓 하는 동적 아름다움을 주었다. 또 지붕면의 곡선은 사선으로 처리한 것보다 가속력을 주어 빗물을 보다 빨리 배수하는 기능적인 것도 있다. •한국 건축의 지붕은 초가지붕과 기와지붕이 압도적으로 많다. 서민들의 살림집은 초가지붕이고 궁궐과 양반집은 기와지붕이었는데 문화재로 지정된 대부분이 양반집이다보니 기와지붕이 많이 남아있다. 강원도 산간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판재로 켜 지붕을 올린 너와지붕이 있으며 굴피나무 껍질을 벗겨 올린 굴피지붕도 있다. |
1. 지붕의 종류 |
(1) 맞배지붕 |
•건물 앞뒤에서만 지붕면이 보이고 추녀가 없으며 용마루와 내림마루만으로 구성된 지붕이다. 마치 책을 엎어 놓은 것과 같은 형태이다. 간단하고 만들기 쉬워 가장 먼저 나타났을 거라고으로 추정된다. 주삼포 건물인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 강릉 객사문, 부석사 조사당, 은혜사 거조암 영산전, 무위사 극락전, 도갑사 해탈문 등이 모두 맞배지붕이다. •맞배지붕의 구성은 간단하지만 측면지붕을 많이 빼주지 않으면 비바람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5포 이상의 포식건축이 유행하는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측면에도 지붕이 있는 팔작지붕이 성행하였다. •주요 정전은 팔작으로 하고 행랑채나 회랑, 부속채 등 규모가 크지 않거나 길고 측면 단칸인 건물에서 맞배지붕을 즐겨 썼으며 사당은 규모와 포의 종류에 관계없이 맞배지붕을 즐겨 썼다. •조선시대 맞배지붕이 고려시대와 다른 점은 측면에 풍판을 달아 비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
(2) 우진각지붕 |
•네 면에 모두 지붕면이 있고 용마루와 추녀마루로 구성된 지붕이다. •전후 지붕면은 사다리꼴이고 양측 지붕면은 삼각형이다. 원초적인 지붕 형태로 원시 움집에서부터 사용되었다. •초가집 대부분이 우진각지붕이며 기와집 중에서도 살림집 안채는 우진각집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사찰이나 궁궐 등의 권위건축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조선시대 숭례문과 흥인지문, 수원 화성의 장안문과 팔달문 등 성곽의 문루나 해인사 장경판전 등의 특수 건물에서만 볼 수 있다. 따라서 권위건축에서는 팔작지붕 을 으뜸으로 사용하고 우진각은 살림집이나 성곽 등 특수 용도에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권위 건축에서도 널리 사용되어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주로 당・송・요・금대에 건립된 산시성 우타이산의 포광스 대전, 산하스(善化寺) 대웅보전, 화옌스(華嚴寺) 대웅보전, 광성스(廣勝寺) 비로전 등과 융웨궁(永樂宮) 용호전 및 삼청전, 즈진청(紫禁城) 등과 같이 사찰과 궁궐의 규모가 큰 정전에서 주로 우진각지붕을 채용하고 팔작지붕은 부속건물 에서 사용했다. 따라서 중국은 우진각 지붕이 위계가 높은 지붕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이 우리와 다른 점이다. •특수한 형태로 평면 모양에 따라 부채꼴 모양을 한 우진각 지붕을 창덕궁 관람정에서 볼 수 있다. |
(3) 팔작지붕 |
•우진각지붕 위에 맞배지붕을 올려놓은 것과 같은 모습의 지붕이다.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나타난 지붕이다. •팔작지붕 초기에는 맞배지붕 측면에 눈썹지붕을 달아 측면의 약점을 보완한 지붕이나 우진각에 맞배를 올려 지붕면이 분리된 형태의 지붕이 과도기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두 개의 지붕면이 합쳐져서 지금과 같은 팔작지붕이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팔작지붕은 측면에 삼각형의 합각벽이 생긴다. 그래서 팔작지붕을 ‘합각지붕’이라고도 한다. •팔작지붕은 조선시대 권위건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지붕형태이다. 위계 질서가 가장 높다고 생각하여 규모에 관계없이 중심건물은 팔작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맞배에 비하여 지붕가구에 소용되는 목재 소요량이 30% 정도 많아 목재가 부족한 조선 후기 사찰건축에서는 하부가구는 그대로 두고 지붕만 팔작을 맞배로 고치는 경우가 있었다. •팔작지붕은 용마루, 내림마루, 추녀마루를 모두 갖춘 지붕 형태로 가장 복잡한 형태이다. 측면서까래 말구가 내부에서 노출되어 보이기 때문에 대개 우물천장을 설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