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9일
아추픽추로 가는 기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6시30분에 우르밤바의 호텔을 출발했다. 30분 정도 버스로 이동 후 오얀따이땀보의 기차역에 도착했다.
오얀따이땀보의 기차역으로 들어선다.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열차표....
열차표는 몇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열차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라 시간에 맞는 열차를 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츄픽추역까지 43km를 열차에 따라 1시간~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다. 얼마나 느린 기차인지 알 수 있다. 요금이 무려 US$60 이다.
열차를 타기 전 여권을 확인한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마추픽추로 가는 열차는 궤도의 폭이 80cm밖에 안되는 협궤열차.....
느긋하게 시골풍경을 즐기며 가기에 적격입니다. 경춘선 열차를 타던 추억에도 잠기고...
어제 찍은 꾸스꼬의 풍경도 확인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잉카트레일을 보며 언젠가 저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걸까요?
잉카트레일은 우리가 기차를 탄 오얀따이땀보를 기점으로 마추픽추까지 3박4일간 트레킹으로 가는 길입니다. 하루 8시간씩 걸어야 하며 해발 4천미터가 넘는 고개를 여럿 넘어가야 합니다.... 어때 구미가 당기시나요??
기차는 우르밤바강을 따라 쉼없이 내려갑니다. 선물에 관심이 더....
창 밖에 해발 5750미터의 베로니카 설산이 지나갑니다. 물론 만년설이죠....
기내 서비스 아니... 열차내 서비스도 있습니다. 빵과 커피 또는 차.... 차비가 있는데 그 정도는 해줘야지...
7시45분에 출발한 열차는 9시20분에 마추픽추에 도착합니다.
예전의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역은 이름이 마추픽추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그런 식이죠. 중국의 쫑띠엔은 차마고도 덕분에 샹그릴라로 바뀌고... 횡계면은 대관령면으로 바뀌고... 정선의 증산역은 민둥산역으로 바뀌고... 내가 사는 롯데 낙천대 아파트는 몇 해전 롯데 캐슬아파트로 바뀌고.... 집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바꿔도 값이 올라가는 세상입니다.
주변풍경 - 아주 깊고 좁은 산간에 오직 마추픽추 덕분에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점심을 예약한 또또스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셔틀버스를 타고 마추픽추까지 가파른 산길을 20여분 올라가야 합니다.
가파른 산허리를 따라 갈짓지로 올라가는 길에 내려다 본 우르밤바강이 아득하게 보입니다.
10시네 마추픽추에 도착했습니다.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들러야할 필수코스는 화장실... 스페인어로는 반뇨라고 합니다... ㅋㅋ 여기서 안보면 약 2시간반~3시간 바지를 움켜쥐고 다녀야 합니다. 또 한가지 마추픽추 유적지에는 음식물을 가지고 갈 수 없으니 미리 허기를 채우고 가실 것... 마추픽추도 식후경입니다~
마추픽추의 전경이 나오는 입구는 인증샷을 하려는 이들로 문전성시... 여기서 웃기는 아저씨 만났습니다.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더니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 몰라 이리저리 돌리다가 결국 자기 얼굴만 크게 찍어주고 가셨죠..ㅋㅋ 나중에 그 아저씨 얼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잉카시대의 석축에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건물입니다.
마추픽추는 1911년 7월 24일 미국의 역사학자 하이럼 빙엄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사실 그는 남미를 독립시킨 두 명의 장군 중 한 명인 시몬 볼리바르를 연구하기 위해 그의 족적을 따라 근처의 아야쿠초에 머물다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이야기를 듣고 마추픽추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추픽추는 발견되기 전까지 수풀에 덮혀 그 존재를 몰랐기에 '잃어버린 도시' 라도도 하고 산과 절벽 그리고 밀림에 쌓여 밑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고 오직 공중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중도시'라고도 불립니다.
마추픽추는 총 면적이 5평방킬로미터로 도시의 절반 가량은 비탈에 세워져 있고 유적 주위는 성벽으로 견고하게 둘러싸여 있어 완전한 요새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산꼭데기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산 아래에서는 볼 수도 없고 존재조차 알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수수께끼같은 이 도시는 1400년대 잉카의 9대 황제 빠따쿠차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설, 그 보다 앞서 약 2천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느나 잉카 이전에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합니다. 마추픽추에는 약 1만명 정도의 인원이 거주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도시의 용도는 잉카인들이 스페인의 침략에 패한 뒤 만든 마지막도시, 신전 또는 잉카 황제들의 여름 또는 겨울의 휴양지 등 여러 학설이 있으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잉카 이전의 시대에 이미 만들어졌으며 잉카시대에도 계속 사용하였으며 스페인 침략군의 피해를 입지 않은 유일한 유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추픽추 앞에 솟아있는 저 봉우리는 와이나픽추(젊은 봉우리)입니다.
와이나픽추를 오르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오전 7시와 10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00명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기차시간 때문에 당일 여행자들이 와이나픽추를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마추픽추에는 태양의 신전과 사제들의 거주지, 태양시계, 방향을 나타내는 남십자성 모양의 표지석, 피라미드, 주거지와 계단식 밭 등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도시의 가운데 있는 태양의 신전을 통하여 아래로 흐르는 수로를 만들어 식수를 공급했습니다.
지붕은 이키라는 억새와 비슷한 풀로 이었으며 지붕을 바람으로부터 고정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추픽추의 주거지는 원룸 형태로 되어 있으며 모든 일상생활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곳은 규모로 보아 귀족이 살던 곳 중의 하나로 주정....
태양의 신전 모습... 정면에 나있는 구멍을 통하여 들어오는 햇빛으로 하지와 동지를 측정할 수 있었다고....
마추픽추의 복원....
마추픽추는 지형의 특성상 일정 부분은 원래의 지표가 아닌 곳에 석축을 쌓고 흙을 쌓아오린 곳들이 있는데 자연적인 이유 또는 관광객들의 발길에 훼손이 빨리 진해되고 있습니다. 유적의 복원은 진흙이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짜맞추는 잉카시대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유적의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유네스코와 페루 정부의 협의에 의하여 현재 마추픽추의 하루 입장인원은 2,500명으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앞의 건축물은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추정... 가운데 제단에 희생물인 짐승의 심장, 드물게는 어린 소녀의 심장을 꺼내 올려놓고 심장과 피의 색깔로 길흉사를 점쳤다고....
잉카는 문자로 된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 모두가 가정과 추측에 불과할 뿐 이지만 그런 가정이 일부라고 맞다면...어떻게 보면 더 빨리 사라졌어야 할 야만의 문명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남십자성 모양의 바위 표지석...
북반구에 사는 우리가 북극성으로 방향을 알아내듯이 남반구에 사는 이들은 남십자성으로 방향을 판단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런데 네 군데 별의 방향이 각 방향에 있는 산의 위치를 가리키고 안개가 심한 날 방향 판단이 어려울 때 그것을 기준으로 제사를 지낸다는 설명은 뭔가 좀 빈약하다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안개가 낀다고 해도 허구헌날 있는 방향을 모르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뭔가 더 그럴듯한 해석을 찿아내야 할 듯 합니다.
좁고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석축을 쌓아올린 농경지...
인티와타나 - 해시계 또는 태양을 묶어 두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되는데 해시계라면 말이 좀 되지만 낮과 밤이 똑같을 때 지구를 태양에 묶어두기 위해 천문의식을 거행하던 것이라는 설명은 아무래도 납득이 되지 않네요. 하지와 동지도 아는 사람들이 춘추분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석축 위에는 이끼가 끼고 한 송이 들꽃이 피어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잉카의 문명에 찬사를 보내기도 하고 나 같은 사람은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자연의 역사로 보거나 우주의 역사로 보면 잉카의 역사나 우리의 역사나 중국의 역사는 그게 그거... 세월이 지나면 묻히고 사라질 부질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시 기차를 타고오얀다이땀보로 돌아옵니다.
어둠이 내리는 오얀따이땀보의 골목길은 노란색 가로등이 비춰 조용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언젠가 게으른 여행자가 되어 이런 곳에서 마냥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첫댓글 마츄픽츄 유적지를 다녀왔다는것이 실감이 나네요 . 실지로 돌아본곳을 사진으로 다시볼수 있으니 더욱 멋지다는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 ㅎㅎ
다시 후기를 쓰면서 보니 천천히 다녔는데도 좀 바빴다는 느낌입니다.
여기 마추피츄서 강한 햇볕에 팔 다 태우고 며칠을 고생했습니다. 그래도 그게 이번여행의 훈장처럼 자랑스럽습니다.
여행을 즐기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보기 좋았습니다. 여행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선생님들이나 같은 마음일 듯 합니다... 여행갈 때마다 훈장 하나씩 받으시길...ㅎㅎ
네. 맨살에 닿는 그 강렬한 햇빛이 따갑지만 정말 기분 좋았어요. 그리고 한줄기씩 부는 바람을 살갗으로 모두 느낄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 어디서 이런걸 느낄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