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동안 자출을 해오면서 인터넷에 공개된 동호회, 블로그 등에서 여러정보를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어찌저찌 해서 이제 자출 경력도 3년 가까이 되어가고 하다보니 필자의 경험에서도 도움을 받으실 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마 많은 부분에서 이미 공개된 정보들과 겹치게 되겠지만, 필자가 처해있는 환경적인, 신체적인 나름의 특수성도 있기때문에 그런부분은 감안해서 읽으시는 각자가 받아들일 부분과 그렇지 않을부분을 취사선택 해주시기 바란다.
우선 필자와 자전거의 인연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초등학교(당시국민학교) 4학년때 자전거 타기를 처음배우고 6학년때까지 자전거로 등교했고, 중학교는 2-3학년 2년간 자전거로 등교. 고교 들어가면서 자전거를 전혀 안타게 됬다가 자출 시작하면서 다시 자전거를 타게 되었는데, 현재 30대 중반으로 직장인이며 자출한 지는 3년이 좀 넘는다.
사실 자전거를 '탄다' 라는거 빼고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는 상태였기 때문에 자출 시작할때는 좀 무서웠다.
자전거 구입 - 무엇을 구입할 것인가?
일단 필자가 지난 3년동안 자출을 위해 타본 자전거를 늘어놓아보겠다.
첫번째 - 삼천리 철티비 (샥없음) : 1년 반정도 탔는데 횡단보도 청신호에서 택시에 받혀서 반으로 접힘.병원갔다가 가보니 그자리에서 사라졌음. -0- (고물로 수거된게 아닌가 추정)
두번째 - 역시 삼천리 철티비 (앞샥) : 4개월정도 탄 거 같음. 세번째 자전거를 구입한후 친구 줬....는데 그집 베란다에서 녹슬어가 가고 있다. 길가에 버려져서 녹스는게 아니란게 그나마의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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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 삼천리 그라스호퍼 : 갑자기 미니벨로에 꽃혀서 싸게사서 반년 정도 탔음 사고나서 한달만에 패달 두개와 비비한개를 깨먹음. 패달링문제도 있는거같고 프레임이 낭창거린다더니 그때문인가 싶기도 한데..... 결국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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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 알톤 RCT 마스터 터보 (RED) : 구매한지 두달만에 진입로에 과속진입한 트럭에 받혀서 접힘. 보험처리.
다섯번째 - 알톤 RCT 마스터 터보 (BLACK) : 접혀버린 알마가 너무 마음에 들었었기 때문에 다시 구매해서 타게 되었다. - 현재까지 약 10개월쯤 사용중.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6.egloos.com%2Fpds%2F200911%2F30%2F78%2Fb0004878_4b12a99a15ef0.jpg)
필자의 자출거리는 편도 9km 정도이다. 청주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청주대학교 후문 뒷쪽-가경동 고속버스 터미널 부근 까지 코스이다.
청주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를 통과하는 최단거리 코스는 청주대학교 정문에서 흥덕대교아래를 통과해서 봉명4거리를 지나게 된다 (여기서 직진하거나 좌회전해서 청주고등학교 옆을 통과하는 샛길을 주로 이용한다.)
공단5거리를 포함해서 이 도로는 청주시내에서 차들이 가장 신나게 달리는 구간이기도 해서 주의를 요한다.
중간에 경사가 급하지않은 긴 오르막이 두번정도, 상황에 따라 차도와 인도를 반반정도 비율로 달린다. 차가 별로 없는 야간에는 거의 차도로 질러버리긴 하지만 항상 위협을 느끼고 있다.
거의 같은 코스를 3년정도 다녔으니 신호주기도 외우고 있는 상황이라 좀 급하게 달릴때면 샤워하고 옷갈아입는 시간을 빼면 시내버스보다도 빠르며, 차가 막히지 않는 시간대의 시외버스 (북부터미널에서 가경터미널까지) 대비 3-5분 느리다.
일단 여기까지가 현재까지 필자가 겪어온 과정이며 처해있는 상황이다. 그럼 본론 들어가 보겠다.
자전거 고르기의 첫번재 고민 어떤스타일을 탈것인가? - MTB(유사), 미니벨로, 하이브리드
자... 현재 필자는 알마 터보를 타고있고 바꿀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자출의 최고 선택은 하이브리드 인가? 적어도 필자의 자출 스타일에 의하면 그렇다. 하지만 언제나, 누구에게나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큰바퀴와 앞샥은 dog stage 이외에 다른 말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한국의 도로사정에 잘 맞으며 인도-차도-교차로를 넘나들때에도 상당한 안정감을 보장한다.
가는 슬릭 타이어는 차도를 신나게 질주할때 빠른 속도를 보장해주며 속도를 내기에 유리하다.
여기까지는 장점이다.
큰바퀴와 앞샥은 신호등을 자주 만나야 하고 인도에 주차된 차 , 진입로에서 튀어나오는 차, 핸드폰에 몰입하는 아가씨들이 걸리적거리는 stop & go 스타일의 도시형 주행에는 안맞을 수도 있다. 큰바퀴는 급가속을 느리게 하고, 앞샥은 출발순간 패달링하는 힘을 먹어버린다. 큰바퀴의 최대 장점인 직진성과 속도유지도 어느정도 거리가 있어야 발휘할수 있는 법이다. 이런면에선 미니벨로가 유리하다.
가는 슬릭타이어는 바닥이 제멋대로 파이거나 보도블럭으로 덮인 인도 주행시 위협을 느끼게 하고, 빠른 속도로 높은 턱을 오를때 펑크의 위험이 높고, 도로에서 인도로 올라가는 3-5cm의 낮은 턱도 예각으로 진입시 앞바퀴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질 확률이 대단히 높다. - 실제로 이런식으로 심하게 넘어 졌었다. 장갑을 끼지 않았다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 - 이런건 MTB 스타일의 (철티비라 할지라도) 두꺼운 깍뚜기 타이어가 유리하다.
이건 단점이다.
문제는 자출용 자전거는 온로드만 달리는 자전거로 보기도 애매하고, 오프로드형 자전거로 보기도 애매하며, 고속에만 촛점을 맞출수도 없고 그렇다고 조종성에만 촛점을 두기도 미묘하다는거다.
개개인의 자출 코스, 시간, 스타일에 따라 유리한 자전거가 다르게 된다.
결국 본인이 내린 정답은 '뭐가 제일 타고 싶냐' 라는 질문에 충실하라는거다. 요즘 학생들이 하도 어린시절부터 MMORPG를 시작하는데다가 도대체가 삽질을 싫어하는 특성 때문인지 (게임이란거 자체가 삽질을 즐기는 것이거늘...) 다른 누군가가 뭔가 정확한 '맞춤빌드' 를 제시해주길 바라고 그걸 고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식의 copy & paste 를 실생활에 까지 적용하는건 바보짓이다. 기억하라, WoW의 드워프는 모든 캐릭터가 같은 스테이터스와 같은 룩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Real World 에서 당신과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
모든 유형의 자전거가 장단점이 있으며 자신이 타는 자전거의 불리한 점은 스타일의 변경과 스킬을 익힘으로서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에가 추천을 부탁한다면 (즉,딱히 끌리는 스타일이 없다면) 앞샥 달린 하이브리드를 추천하고 싶다. 단 낮은 점프나 저속에서 앞바퀴 들어올리기정도는 연습을 해두는게 좋다. 물론 이걸 할줄 알면 뭘타든 상관없지만.....
자전거 구입 -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
이문제에 대해 고려되어야 할 몇가지 변수가 있다.
직장과 집에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가 있는지?
- 직장과 집, 특히 직장에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가 있다면 (때때로 놓고 올때도 고려해야 함) 비교적 고가의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다.
자출 이외의 용도로도 자전거를 사용할 것인지?
- 필자의 경우는 어디든 자전거를 타고간다. 영화보러 갈때도, 술먹으로 갈때도, 밥먹으러 갈때도, 그냥 산책 나갈 때에도...... 따라서 자전거를 자물쇠에만 의존해서 묶어 둘 때가 많다. 이럴경우 비싼자전거는 타기 힘들다.
경우에 따라 분실의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
- 위의 질문과 사실 겹치는 부분인데, 가격에 관계없이, 주의에 관계없이 아무데나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다보면 자전거가 도난당하거나 훼손당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이는 현시점 에서는 자전거를 타면서 어쩔수 없이 지게되는 짐이다. 완전 레저용 자전거가 아닌 이동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원하는곳에 주차를 못하면 타는 의미가 없기때문에 도난의 위험도 감안해야한다.
필자의 경우 자전거를 자출, 여행, 그외 모든 경우의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구매했으며, 그렇게 해서 책정한 가격이 20-30만원 사이였다. 가능한 프레임은 알루미늄이 좋은데, 가벼워서 라기보다 장시간 이용하면서 철티비는 도장에 흠집이 나서 녹이 슬면 보기가 너무 흉해지기 때문이다.
결론 - 20-30만원 사이의 하이브리드 혹은 유사 MTB 추천. (동가격대의 미니밸로도 추천)
알루미늄 프레임과 그런대로 믿을만한 V- 브래이크와 시마노 아세라 정도 구동계로 구성되어있는 자전거로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뛰어난 등급이라고 생각한다. (이가격대의 자전거에 달린 디스크 브레이크는 기계식이다. 적어도 자출이 주목적인 경우 V-브레이크가 낫다고 본다.)
어느동네 어느샵에서나 부품수급이 쉽고 가격이 너무 부담되지 않는다.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비교적 가볍고 외관이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대중적인 가격대 이므로 되팔 때에도 비교적 쉽다.
여행용, 자출용, 평소 이동용으로 어느용도로도 잘 어울린다.
LJ 4관절 락 정도 가지고 다니면 도난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으며 1년만 도난 당하지 않고 타면 본전은 뽑는다고 봐도 된다. (건강+ 재미 + 차량 유지비 또는 차비)
끝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등을 이용할수 없는 시내 주행의 경우 실제 자출 시간은 정말 뭘타도 별차이가 안난다. 너무 속도 및 효율성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걸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