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강신욱
지역 : 부 산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21학년도 부산지역 사립위탁에 최종 합격한 강신욱이라고 합니다.공립학교가 아닌 사립학교라 제가 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 입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갈수록 사립위탁으로 뽑는 숫자가 늘어나기도 하고, 혹시나 공립 커트라인에서 아쉽게 떨어졌지만 2순위로 쓴 사립학교에 붙으신 분들께 약간의 도움이라도 드리고자 글을 써봅니다.
우선 저는 작년 8월에 대학을 졸업하였고, 첫 시험에서 운이 좋게도 사립학교에 최종 합격하였습니다. 사실 말이 초수이지 학교를 오래 다닌 편이라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시험을 2~3년 이상 준비할 자신이 없었고, 제발 1년만 하고 붙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수험생활을 해보고 느낀 점은 ‘이 시험은 진짜 1년 만에 붙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부했던 1년이 저 스스로도 너무 힘들었지만 부모님, 가족 등 소중한 사람들에게 미안함이 크게 느껴졌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올해 4학년이 되시는 분들께서도 반드시 1년 만에 붙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합격이냐 불합격이냐는 결과적인 것이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차피 올해는 안될 것 같으니 내년을 기약하자”, “나는 초수니깐 이런 건 몰라도 돼”라고 스스로 합리화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Ⅱ. 4학년분들게
1. 많은 분들께서 지금도 열심히 하루하루 임용 공부를 하고 계실 겁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기가 2월 초인데, 보통 1~2월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건강할 시기입니다. 그만큼 공부에 대한 열정도 강한 시기이구요. 하지만 1~2월 시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작년 2월쯤 임용에 합격한 친구에게 “공부해도 공부한 것 같지가 않다. 머리에 남는 게 없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오전부터 밤까지, 그리고 일주일 전부 공부만 하는데 왜 조금만 지나면 다 까먹는 거냐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느낌은 시험을 치러 들어가기 전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다만 시험이 다가올수록 확실히 처음 공부할 때보다는 머리에 남는 게 많고, 까먹는 게 덜하긴 합니다. 하지만 모든 걸 완벽하게 이해하고 외운 상태에서 시험을 치러가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는데 계속 까먹고 머리에 남는 게 없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드셔도 불안해하지 마세요.아직 2월밖에 안됐는데 다 이해하고 외울 수 있으면 당장 내일 시험 치러 가죠. 하지만 시험은 11월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시고 당장 공부한 결과물이 눈 앞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조급해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2. 공부하실 때 ‘나는 4학년이야’ 또는 ‘나는 초수생이니깐’이라고 합리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물론 공부를 1년 이상하신 분들보다 이제 막 공부를 하는 4학년이 지식적인 부분이나 경험적인 부분이 부족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임용시험은 “너는 4학년이니깐 감안해서 점수 줄게”라고 하지 않습니다. 1~2월은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시기라 누구나 다 열심히 하지만 3~4월부터는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외부 활동이나 학교를 가는 상황은 아니지만, 보통 3월에 개강을 하고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들뜨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개강을 하고 수업을 들으러 간 김에 오랜만에 이런저런 사람들도 만나고 술자리를 갖거나 학과 행사에 참여하면서 늦게까지 놀기도 합니다. 가끔씩 가지는 술자리라도 이런 게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들떠서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해서 합격한 사람들도 많던데?”라고 하실 수 있지만, 우리는 항상 성공한 케이스나 잘 된 케이스만 가지고 일반화하여 자신이 노는 것을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대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잠깐은 쉬어가자, 놀고가자라고 하는 동안 수많은 경쟁자들은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5월에 교생실습을 다녀오고 6~7월 더운 날씨에 허덕이고 나면 금방 8~9월이 됩니다. 이때가 되면 시험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미친 듯이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올해는 첫 시험이고 어차피 안될 것 같으니 내년을 기약하자”라며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말 중에 하나가 ‘초수같은 재수’입니다. 초수는 초수이고 재수는 재수인데 왜 본인의 초수를 없었던 시간으로 취급하며 재수를 초수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깐 4학년 초수생 분들께서도 절대로 부끄럽지 않고 아쉬움이 남지 않는 1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3. 개인적인 생각엔 SNS는 하지 않거나 하는 시간을 줄이셨으면 좋겠습니다.제가 공부를 하면서 제 공부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은 정말 신기한 게 잠깐 5분만 한다는 것이 30분이 되고, 1시간이 되는 마법의 도구입니다. 밤에 자야 하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느라 늦게 잔 적도 많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아이폰 어플 중에 ‘Forest’라는 유료 어플을 다운받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혹시나 스마트폰 사용을 스스로 통제하기 힘드시면 이런 어플을 사용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공부할 때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이 SNS에 쓰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SNS 중에 인스타그램을 가장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SNS는 유튜브를 비롯해서 접근성이 좋고 많은 시간을 쉽게 뺏어갈 수 있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다면 상관없지만, 공부하다가 시도 때도 없이 인스타를 들어가서 남들이 올리는 스토리를 하나하나 다 보고 있고, 누가 사진을 올리면 칼같이 좋아요를 누르고 있고, 인스타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 인스타를 지우시거나 비활성화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한때 인스타그램에 미쳐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작년 1월부터 공부를 시작하면서 SNS부터 비활성화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스타그램도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처음 1~2월은 공스타 계정을 사용했지만, 이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교생실습을 시작할 때 활성화했다가 졸업시험까지 모두 마친 후에 다시 비활성화를 했고, 최근 7개월 만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시말해 교생실습 기간을 제외하고 저는 인스타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은 스스로 인지하시고, 하나하나 줄여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4학년분들은 5월에 교생실습을 나가실 텐데, 교생이 끝나면 하루라도 빨리 교생병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교생실습 기간에는 실제로 학교에 나가서 학생들과 친해지고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냅니다. 좋은 경험이고 잊지 못할 추억이 바로 교생실습입니다. 저 또한 슬럼프에 빠져 공부를 못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교생실습을 다녀온 후에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휴대폰 배경화면을 학생들과 찍은 사진으로 해놓고 공부하면서 힘들 때마다 그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공부해야 할 이유를 줬던 추억들이었으니깐요. 하지만 힘들 때마다 교생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 것과 교생실습 때의 추억에만 빠져 사는 것은 다릅니다. 아무래도 교생실습을 하는 동안에는 학생들의 모든 관심을 교생이 받게 되고, SNS를 통해 소통하면서 많이 친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실습이 끝났는데도 계속 학생들과 연락하고 아이들을 그리워합니다. 저 또한 그랬고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SNS에 매달리며 아이들과의 추억에 집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엔 교생병은 아무리 길어도 실습이 끝나고 2주까지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보고싶다, 놀러오라며 계속 인스타 DM을 주고받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습을 할 때보다 교생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하자면 우리는 교생이었을 뿐이고 실습이 끝나면 더 이상 그 학교로 출근하지 않으며 학생들의 선생님도 아닙니다.그러니 교생이 끝나면 얼른 현실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Ⅲ. 1차 준비 과정
1) 공부장소와 스터디
우선 저는 1차 시험을 준비할 때 3개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에서 공부를 했습니다.예전에 독서실에서 몇 달 공부 해본 적이 있었는데 답답한 느낌이 너무 싫어서 처음 1월은 그렇게 집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고 의지가 강한 시기이다 보니깐 나쁘지 않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2월은 집에만 있는 게 좀 답답해서 집에서 좀 떨어진 스터디카페를 등록하여 공부를 했었습니다. 확실히 집중은 더 잘 된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집에서 다니는 시간과 밥값 등을 무시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3월엔 다시 집으로 돌아와 공부를 하였습니다.
집에서 공부를 하여 좋았던 점은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밥을 집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돈과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집은 저 스스로의 의지나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백색소음과 같이 공부 할 때 집중력을 높여주는 소리를 들으면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또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어딜 가든 마스크를 쓴 채로 공부해야 했기 때문에 코로나 걱정없이 맘 편하게 집에서 공부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0월부터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는 답답함에 적응하기 위해서 스터디카페를 등록하여 2달 동안 다녔습니다. 1차 시험도 분명 마스크를 쓰고 칠 것이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저는 1차 시험을 준비할 때 교육학이든 전공이든 어떠한 스터디도 하지 않고 1년 동안 혼자 공부했었습니다.제가 혼자 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스터디를 꾸려서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이 아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스터디를 하면서 맞지 않는 사람과 공부를 했을 때 오는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서였습니다. 무엇보다 3월부터는 제가 전공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강의+복습, 단권화하는 작업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생각을 못한 것도 있습니다. 그렇게 혼자 공부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마지막까지도 혼자 준비했습니다. 가끔 전공카페에 “스터디는 꼭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들이 올라오기도 하던데 저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출스터디를 하고 싶다’, ‘기출분석 스터디를 하고 싶다’ 등 본인이 필요하다면 부분적으로 스터디를 꾸려서 하시면 됩니다. 확실히 혼자하는 것보단 스터디를 해서 얻는 것들이 많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스터디를 해야 한다?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어떤 게 꼭 정답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 이틀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1년 가까이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 장소와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주변에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라, 어떻게 해야 한다더라 같은 말에 휩쓸려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나 자신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시험을 준비하면서 봤던 책입니다. ① 한국사 : 한국사통론, 한국사특강, 한국사길잡이(상,하), 다시찾는 우리역사, 신뿌샘(발췌), 한국사 교과서 09개정 4종, 15개정 3종 ② 서양사 : 서양사개론, 서양사강좌, 서양사강의(발췌), 세계사 교과서 09개정 2종, 15개정 2종 ③ 동양사 : 동양사개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 아틀라스 중국사, 사료로 보는 아시아사(발췌) ④ 역교론 : 역사교육의 이해, 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 역사교육의 이론, 역사교육과 역사인식, 역사수업의 원리 |
2) 월별 공부방법
① 1~2월
우선 저는 20년 1월이 되기 전에 19년 9~12월까지 4개월 동안 타 학원의 전공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1월부터 임용 준비를 할 때는 강의를 안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강의를 듣는 것과 공부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뭔가 강의를 들으면 내 공부를 할 시간이 많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들은 강의를 복습한다고 생각하며 욕심내지 말고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각각 개론서 1권씩 정해서 1~2월 동안 1회독을 하자는 것이 제 첫 목표였습니다.
강의를 듣지는 않았지만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교재를 전권 구매하였습니다.그 이유는 제가 책 읽는 속도나 이해력이 떨어지다 보니 개론서를 읽고 교재 하나를 정해서 단권화 작업을 한 다음 하반기에 암기만 주구장창 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개론서의 내용들을 많이 담아 놓은 교재를 알아보았고, 그렇게 구매한 책이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였습니다. 책을 받아보니 제가 봤던 책 중에서 가장 많은 내용과 사료, 지도, 그림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시 강의는 안 들었지만 이 책들을 기본 교재로 삼았습니다.
공부를 계획성 있게 하기 위해 스터디 플래너를 사용하였습니다.그래서 매일 공부할 것들을 미리 적어놓고 타이머로 시간을 재며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야 할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놓고 시작하면 적어도 하루 공부의 방향을 잃진 않았습니다.
저는 1~2월 당시 일주일의 계획을 세울 때 월~화요일은 교육학만 하였고, 수~토요일은 전공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은 평일에 끝내지 못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그냥 늦잠을 자고 푹 쉬었습니다.
교육학은 강의를 들으며 나름 계획성 있게 했던 반면 전공 공부는 이렇게도 했다가 저렇게도 했다가 방향을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공부하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였고 나름 계획을 세웠지만 마음이 급하여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면서 안정적으로 공부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선 1~2월에 전공을 어떻게 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수~목은 한국사, 동양사를 했고, 금~토는 역교론, 서양사를 하였습니다. 하루에 1과목만 몰아서 해본 적도 있었지만 오후 정도 넘어가면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고 힘들어서 저는 하루에 2과목씩 나누어서 공부를 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1~2월에 개론서를 하나씩 정해서 1회독을 하는 것을, 그리고 하루 공부 시간 10시간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한국사는 한국사통론(전근대사), 교과서(근현대사)를 보았고, 서양사는 서양사개론, 동양사는 동양사개론, 역교론은 역사교육의 이해, 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 역사교육의 이론을 읽었습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빠르게 읽는 것이 아닌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고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교재에 옮겨 적을 부분이 있다면 따로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책에 해당 범위를 색깔별로 밑줄을 그어가며 교재도 가볍게 읽어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키워드는 하늘색, 서술 내용은 초록색, 중요한 내용은 노란색, 한계나 문제점은 주황색 등 색을 다르게 칠하여 보기 좋게 밑줄을 그었습니다.
문제는 2월이 되면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되돌아보면 전혀 급할 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불안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로들어 전근대사 부분을 공부하고 근현대사 부분을 시작할 때쯤, 앞에 공부한 내용이 머릿속에서 희미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그래도 한달 동안 책도 읽고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왜 머리에 남는 게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작 1~2달 공부해서 모든 걸 다 이해하고 암기가 되면 1년 동안 공부할 필요가 없는 건데...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런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주변에 노량진까지 올라가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제 자신이 갑자기 초라해지고, “이렇게 공부하는게 맞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되살려보면 제 2월은 정말 방향성을 잃은 한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공카페에 올라온 합격수기 같은 걸 읽으면서 최대한 따라해보자는 생각에 유명한 합격자 서브노트를 받아서 그걸로 공부하기도 하였고, 나만의 서브노트를 만들어보자면서 갑자기 뜬금없이 서브노트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또 암기카드도 만들어보는등의 별짓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남이 했던 공부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려고 하니깐 뭐 하나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시작만 해보고 지쳐서 포기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죠. 유일하게 끝냈던 것이 유명한 합격자 서브노트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했다는 것입니다. 합격자 서브노트는 정리가 그렇게 깔끔하지 못하고 오타가 너무 많아서 그냥 한번만 보고 끝내자는 생각으로 1회독 하였습니다.
* 1~2월을 정리하자면 개론서 1권씩 정해서 1회독,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교재에 단권화하며 1회독, 유명한 합격자 서브노트 1회독
② 3~4월
1~2월동안 공부를 해보고 이렇게 해선 안되겠다는 심각성을 느껴 강의를 수강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김태규 선생님, 구영모 선생님 두 분의 강의는 워낙 좋은 걸로 유명하여 강의를 선택하는 것에 별 고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3월부터 심화 강의를 듣기 시작하며 강의 진도에 맞춰 개론서 읽기+기출문제 분석을 시작하였습니다.
3~4월에도 1~2월과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2일은 교육학, 나머지 4일은 전공을 공부하였습니다. 다른게 있다면 전공은 강의에 맞춰 공부를 하다 보니 1일 1과목만 하게 되었습니다. 오전에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강의 내용 복습과 해당 부분 개론서를 읽으며 교재에 단권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한국사는 한국사길잡이, 한국사특강. 서양사는 서양사개론, 서양사강좌. 동양사는 동양사개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 역교론은 녹색책, 갈색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사와 동양사는 구영모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프린트까지 교재에 꼼꼼하게 필기하였습니다. (구영모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자료의 양이 정말 상상 이상의 양이었기 때문에, 한국사는 개론서보다 프린트를 복습하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썼습니다.) 오후에 강의 내용을 복습하고 해당 범위의 개론서를 다시 한번 읽으며 1~2월에 꼼꼼하게 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단권화하고 나면 거의 하루가 다 갔던 것 같습니다. 단권화를 할 때 그냥 교재에 없는 내용이라면 다 옮겨 적자는 생각이었어서 더 오래 걸린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출이 되었던 부분은 몇 년도에 나왔었는지, 어떤 내용이 시험에 출제되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교재에 표시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기출된 부분을 교재에 따로 표시를 해놓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암기를 시작할 때 시험에 출제된 적이 없거나, 출제된 지 오래되어 다시 나올 수도 있는 부분, 또 최근에 출제되어 상대적으로 나올 확률이 적은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③ 5~6월
3~4월은 전근대사였고, 5~6월은 근현대사 부분이었기 때문에 강의를 이어서 계속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전공 공부 방법은 3~4월과 동일합니다.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는 읽은 개론서가 동일하고 역교론은 남색책, 검은책을 읽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강의를 수강하고 오후에는 강의 복습과 개론서 읽기, 교재에 단권화 작업을 하였습니다. (다만, 이 시기에 교육학은 거의 못했습니다.)
<교생실습>
다른 점이 있다면 5월 말~ 6월 초에 2주 동안 교생실습을 나가야 했습니다.코로나로 인해 실습이 2주로 단축되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반대로 2주밖에 안 하니깐 공부시간에 그만큼 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교생실습을 제가 졸업한 모교 중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10~15분 정도 거리에 굉장히 가까웠기 때문에 출퇴근에 부담이 없었고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실습 기간에도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실습을 나간 학교는 저를 포함하여 교생이 2명뿐이었고, 학교로 처음 출근했을 때도 선생님들이 다들 중3 등교를 앞두고 바쁘셔서 교생들에게 신경을 거의 쓰지 않으셨습니다. 학교에서도 청소 같은 것만 하고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렇게 3일차가 되는 수요일에 중3 학생들이 홀수, 짝수반으로 나누어 격일로 등교를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학교에서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를 한 이틀 정도는 대화도 거의 못하고 수업에 참관할 기회조차 없어 교생실에서 계속 대기만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교과 담당 선생님께서 다음날에 있는 수업을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지도안을 따로 작성하는 건 없었고, 학생들이 진도는 온라인으로 나가고 있으니 학교에 왔을땐 온라인으로 2~3시간동안 나간 내용을 1시간동안 요약해서 정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에게 가급적 질문도 하지 말고 그냥 강의식으로만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학생들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반 하나를 A반, B반으로 나누다보니 실제 40분 수업이라 해도 저는 A반에서 20분 수업했다가 B반으로 넘어가서 20분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수업해야 했던 부분은 ‘조선 전기’ 단원을 20분 만에 요약해서 설명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수업은 망했습니다. 교과 담당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다 듣고 왔으니 학교에선 그 부분을 가볍게 정리해서 진도를 맞추자는 생각이셨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집에서 수업을 그냥 틀어놓기만 하지 거의 듣고 오질 않았습니다. 뿐만아니라 20분 만에 조선 전기를 정리하려면 정말 빠르게 훑고 넘어가야 하니 중학생의 입장에선 누가 봐도 재미없고 교사 혼자 진행하는 수업일 뿐이었습니다. 준비 시간도 하루밖에 없었고, 제 수업능력도 부족하다 보니 실패한 수업이었습니다. 이후 교과 담당 선생님께서도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하더니 온라인 수업과는 별개로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진도를 나가보자라고 하시며 저에게 수업을 맡기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40분을 판서로만 진행하는 수업과 PPT, 판서를 모두 적절히 사용한 수업을 각각 1번씩 하였습니다. 되돌아보면 많이 부족하고 몇 번 안되는 아쉬웠던 수업들이었지만 교생 때 수업을 해본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적다 보니 교생 때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쓴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교생 때 2주라는 짧은 기간이 저에게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교생실습을 시작하기 전까지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쳐갔고, “내가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일까? 공부를 하기 위해 교사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엇을 위해 공부를 이렇게 하는 것일까라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생실습 때의 추억과 경험들이 저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었고, 덕분에 실습이 끝난 후부터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생 때 수업을 해본 것이 사립 2차 수업실연 때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2차 얘기를 할 때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처음에는 교생실습 기간에도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체력이 약하다 보니 아침부터 출근하고 오후 늦게 집에 와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첫 주에는 공부를 하려고 앉아봤지만 계속 졸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을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공부는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학생들과 조금씩 친해지면서 SNS로 소통도 하고, 수업 준비도 해보고 이러면서 2주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당연히 2주 동안 올라온 강의는 자연스럽게 밀렸습니다.
그렇게 교생실습이 금요일에 끝나고,저는 바로 다음 날인 토요일부터 밀린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2주가 밀렸기 때문에 밀린 강의와 복습부터 해결하자는 생각이었고, 자연스럽게 교육학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습니다. 교생을 다녀와서 정신을 차리기는 했지만, 곧 기말고사와 졸업시험까지 연달아 있었고 약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졸업시험까지 모두 끝낸 후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을 모두 비활성화하였고 본격적으로 임고생으로 돌아와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이 시기에 카카오톡 어플도 삭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대한 스마트폰을 안 볼 수 있도록 공부에 방해가 되는 어플들은 다 삭제했습니다.
④ 7~8월
저는 7~8월에도 계속해서 전공 강의를 수강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강의를 듣는 것이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3~6월은 부모님께 부탁을 하여 들을 수 있었지만 7월에도 강의를 듣기엔 부모님께 죄송하여 어쩔 수 없이 강의를 듣지 않고, 3~6월 4개월간 들었던 부분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걸로 계획하였습니다. 이때 한국사는 3~6월 프린트, 다시찾는 우리역사, 교과서, 기출문제 분석집을, 서양사는 서양사개론, 서양사강좌, 서양사강의(발췌), 교과서, 기출문제 분석집을, 동양사는 동양사개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 아틀라스 중국사, 3~6월 프린트, 기출문제 분석집, 역교론은 녹색책, 남색책, 갈색책, 검은책을 읽었습니다. 7월부터는 하루 공부 시간 10~12시간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우선 전공은 하루에 2과목씩 하는걸로 계획하였고, 앞에 읽었던 개론서는 꼼꼼하게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감을 되살리고자 빠르게 읽었습니다. 대신 처음 읽는 개론서(다찾우, 아틀라스 중국사)나 교과서는 꼼 꼼하게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3~6월 구영모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프린트와 기출문제도 처음부터 다시 꼼꼼하게 읽고 정리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9월부터 암기만 할 수있도록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다시한번 정리하고 교재에 빠진 부분을 보충하였습니다.
⑤ 9~11월
9월부터는 하루에 교육학과 전공 전 과목을 돌리는 것으로 계획하였습니다. 교육학은 하루에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 정도씩 투자하여 만들어 놓았던 암기카드와 교재를 반복해서 돌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공은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역교론 순서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평일에는 범위를 정해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책들로 암기를 하였고, 주말에는 9~11월 전공 강의 듣고 복습하는 것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7~8월에는 경제적인 부담으로 강의를 듣지 못했지만, 8월에 졸업을 하고 ‘청년구직활동지원금’에 받을 수 있게 되어 부모님의 도움 없이 9~11월 강의를 구매하여 들었습니다.
이전에 3~6월 강의를 들을 때는 제 개인적인 공부보다는 강의에 의존하여 보낸 시간이 많았지만, 9~11월은 강의보다는 개인적으로 암기하는 부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강의 진도에 맞추어 목, 금, 토 이렇게 3일을 나누어 강의를 들었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나중에는 월~금요일에는 8개월간 단권화를 해온 선생님을 위한 교재로 혼자 하루 종일 암기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수, 목요일 이틀의 강의와 복습을 몰아서 했고, 일요일에는 모의고사를 풀고 해설강의를 듣는 것으로 계획하였습니다.
하루에 교육학과 전공을 전부 다 돌려봐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루 공부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반기에는 10시간은 목표로 했다면, 이 시기에는 12~13시간을 채우자는 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물론 그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거나 계획했던 공부를 끝내지 못한 날도 많았습니다. 또한 9월까지는 집에서 공부하였지만 10월부터는 지원금으로 스터디카페를 등록하여 다녔는데, 이동시간과 밥 먹는 시간 등 공부환경이 바뀌면서 공부시간은 많이 줄기도 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미리 문제를 풀어본 다음에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확실히 암기가 안된 상태에서 문제를 풀어보려고 하니깐 단답을 제외하고 서술형 문제는 많이 쓰지를 못했습니다. 모의고사도 못 푸는 문제가 정말 많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모의고사 점수가 50점을 넘은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점수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강의를 들으며 문제를 푸는 과정이 단순히 그 문제를 맞아서 모의고사에서 몇점을 받았냐가 아니라, 이렇게 틀리는 과정에서 다시한번 정확하게 외워보고 답을 써보는 연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전까지는 아무리 외워도 안 외워지는 것이 문제에서 한번 틀리고, 해설강의를 듣고, 그런 다음 다시 한번 외우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문제를 틀려서 점수를 낮게 받아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모의고사 성적을 아무리 잘 받았다고 해도 실제 시험에서 그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깐요.
암기를 할 때 혼자 말하면서 외우기도 했고, A4에 직접 써가면서 외우기도 했습니다. 5~6회독까지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모든 것을 외우려고 했고, 이후 시험이 다가올수록 감을 유지하기 위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더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그래서 못해도 교재를 10번 정도는 보고 시험을 치러 간 것 같습니다.
※ 한국사
사진은 1월부터 8월까지 개론서와 강의를 들으며 단권화 작업했던 선생님을 위한 한국사의 일부분입니다. 원래 선생님을 위한 한국사에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근데 거기에 제가 옮겨 적은 필기까지 더해지니 봐야 하는 양이 많아졌습니다. 처음 1~2회독을 할 때에는 외우고 까먹는 과정을 반복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3회독을 할 때부터는 구영모 선생님께서 말한 암기펜을 인터넷으로 구매하여 사진과 같이 사용하였습니다.
사진 속 교재의 향약 부분을 보시면 김안국의 『여씨향약언해』 간행이라는 내용 위에 ‘cf. 여씨향약(중국 송나라) - 성리대전에 실림(주해가 없어 민간에서 이해하기 어려움)’이라고 적어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외울 때 제가 따로 적어놓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외우려고 했기 때문에 이번 시험에서 김안국이라는 이름과 언해, 성리대전에 실려있다는 말을 보자마자 ‘여씨향약’을 쉽게 쓸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박지원의 상업 부분을 보시면 ‘생산과 유통이 중요하다고 보고 수레와 선박의 이용’이라는 내용이 교재에 실려있었습니다. 저는 암기펜을 사용하여 빈칸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그 문장 자체를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역시나 이번에 수레를 쓰는 문제도 너무 쉽게 쓸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2주 정도 남겨놓고 구영모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수업을 하셨었는데 그때 당시 만국공법에 대한 설명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교재에도 옮겨 적었으며 시험 전에 그 내용을 다시 한번 보고 들어갔는데, 이번 시험에서 만국공법을 답으로 쓰는 문제가 나온 것을 보고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역시나 쉽게 답을 쓸 수 있었습니다.
※ 서양사
서양사도 마찬가지로 단권화한 교재에 암기펜을 사용하며 반복적으로 외웠습니다. 사실 이번 시험에서 서양사가 제일 쉽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시험 당일에도 공화당을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설마 이걸 적어라는건가? 싶은 너무 단순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프리드리히 1세·2세, 필립 2세·4세 같은 너무 뻔한 인명을 물어보는 문제도 나왔고, 필립 4세와 보니파키우스 8세 사이의 갈등, 콘스탄츠 공의회 같이 진짜 말 그대로 너무 뻔한 주제에서 출제를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실수로 틀린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서양사에서 점수를 가장 많이 얻어 간 것 같습니다. 김태규 선생님께서 “합격한 사람들을 보면 보통 한국사나 역교론 보다 세계사 부분에서 점수를 많이 얻어 간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한국사의 지엽적인 단체들까지 외울 시간에 서양사나 동양사에 집중해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시험을 쳐보니깐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강의 진도에 맞춰 서양사강좌를 다시 한번 쭉 읽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미국사 문제에서 ‘아메리카 국가연합’과 ‘홈스테드법’ 내용을 쓰는 게 있었는데 9~11월 강의를 들으면서 이 부분은 한번 풀어본 적이 있었고, 이후 암기를 할 때도 적혀있는 문장을 그대로 외우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홈스테드법의 내용을 적을 때도 ‘시민 또는 장차 미국시민이 될 사람으로서 일정 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개간에 종사했을 때 160에이커의 토지를 무상으로 분배한다’라고 외운 그대로 답안을 작성하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그렇게 지엽적이거나 생소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맞춘 쉬운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들어가야 할 키워드를 빼고 적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문제 자체는 어려운 주제가 아니어도 답을 쓸 때 얼마나 키워드를 넣어서 정확하게 쓰느냐가 중요했던 시험이었습니다.
※ 동양사
우선 진, 한나라 부분에서 진시황 부분이 한번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진시황 문제에서 4점 중에 3점은 얻은 것 같습니다. 공부할 때 나름 열심히 외운다고 외웠는데 막상 문제에서 정책을 2가지 쓰라고 하니깐 문자통일만 생각이 나고 나머지 하나를 뭘 쓸지 생각이 안나서 그냥 떠오르는 것 한 가지를 대충 써서 틀렸습니다. 그리고 문자통일이라는 답을 쓸 때도 혹시 몰라 “문자를 통일하였다.”라고 쓰지 않고 “문서 행정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문자를 통일하였다.”라는 식으로 외운대로 좀 더 있어 보이게 썼습니다.
그리고 전공B에서 사료 문제가 2개가 나왔는데, 하나는 한국사에서 4점짜리이고 하나는 동양사에서 2점짜리가 나왔었습니다. 근데 저는 너무 부끄럽지만 시험 당시 사료가 전혀 읽히지 않았습니다..한자가 약하기도 했고, 마음만 급하다 보니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과감하게 넘기고 마지막에 사료 부분만 다시 풀었습니다. 그래서 2점짜리 사료 문제도 처음에는 전혀 안 읽히다가 우연히 상품, 한문, 하품, 세족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설마? 하고 출전을 보니깐 ‘진서’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제서야 “아~이거 구품중정제 그거네!”라면서 지겹도록 개론서와 교재에서 봤던 사료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읽히기 시작했고 대(㉠)이라는 부분을 보고는 교재에서 열심히 외웠던 ‘대중정’이라는 관직이 떠올라 쉽게 중정관과 9품을 적었습니다. 정말 부끄럽지만 모든 사료 문제에서 어떤 부분을 정확하게 해석하여 풀었다기 보다는 이런 식으로 특정 몇몇 부분으로 대충 어떤 내용인 것 같다고 유추하여 ‘찍어서’ 풀었습니다....
역시 정복왕조 부분도 교재를 가지고 열심히 외웠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금나라 부분에서 문제가 한번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전부 외웠지만 원나라가 나왔습니다. 당시 화폐의 명칭을 적는 문제가 나왔었는데 순간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던 명칭이 ‘중통원보교초’와 ‘지원통행보초’였습니다. 사실 정복왕조 부분은 개론서를 많이 읽은게 아니라 교재를 통해 기계적으로 암기만 했다 보니 둘 중 어떤 것을 답으로 써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냥 교초? 보초?라고 생각하다가 답으로는 보초라고 썼습니다. 이게 정답으로 인정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해가 덜된 부분을 단순히 교재에 정리된 내용만 기계적으로 외운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16년도에 의화단 운동이 기출되었기 때문에 또 나올 수는 있겠지만 이번에 나올 확률이 그렇게 크진 않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재의 모든 것을 다 외우려고 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답을 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직예총독을 쓰는 문제가 있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제가 따로 외워서 맞췄다기보다는 대학교 전공수업 때 동양사 교수님께서 북양대신, 남양대신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직책을 겸한다고 설명했던 것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써서 맞췄습니다. 학교 다닐 때 전공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것이 시험에도 도움이 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2, 3학년분들께서는 임용 공부도 좋지만 전공수업도 열심히 들으시고 발표 준비도 열심히 하기 바랍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상 남들은 강의실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나는 이거 공부할 시간에 임용 준비할거야”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 중에서 잘 된 케이스를 본 적이 없습니다.
※ 역교론
역교론 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을 위한 역교론 교재가 워낙 잘되어 있어 따로 추가할 내용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역시나 교재를 가지고 암기를 계속하였습니다. 하지만 역교론은 제가 전공 중에서 가장 공부하기 싫었고 어려웠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공부할 때 가장 막막했던 게 역교론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전년도에 역교론이 너무 어렵게 나왔기도 했고요. 김태규 선생님께서 작년에 적용 문제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올해도 작년과 같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니 이론과 적용을 반반씩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을 때는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암기가 부족하다 보니깐 막상 문제만 풀면 답을 잘 쓰지 못했었습니다. 9~10월까지는 교재를 가지고 반복해서 외웠지만 11월이 되니 머리에 남은 게 없다는 불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0월 중순부터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암기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만큼 자주 보면서 암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녹색책과 남색책의 주요 내용만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동시간이나 밥 먹을 때 자주 보면서 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는 학원 카페였는지, 전공 카페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합격하신 분께서 공유해 주신 약 5장 분량의 역교론 정리본을 프린트하였습니다.그래서 이걸 가지고 시험 전까지 얼마 안 남은 시간을 녹색책, 남색책, 갈색책의 핵심 내용들을 전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새로운 내용들을 무리해서 외우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의 내용과 유용성, 한계점, 교육적 의의 등을 반복해서 외웠습니다.덕분에 실제 시험에서 교육과정지식, 연표의 유용성, 총괄적 설명의 유용성, 백연표의 교육적 의의, 뤼젠의 역사의식 부분 등 기본적인 것을 물어보는 부분에서 정확하게 답을 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이 틀렸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뭔지는 알 것 같은데 답을 쓰려니깐 막상 제대로 된 말이 떠오르질 않아 남겨뒀다가 결국 시간이 부족해서 아예 답을 적지도 못하고 제출하여 날린 문제가 2문제 정도 됩니다. 왜 그랬는지 존재의식을 써야 하는 문제에도 그 단어가 순간 떠오르질 않아 이상한 답을 써서 틀렸습니다ㅠㅠ
3) 스트레스 극복 방법
1년 동안 공부를 하다 보면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저 또한 슬럼프가 몇 번 왔었습니다. 먼저 4~5월에 크게 한번 슬럼프가 온 적이 있었는데, 어떠한 이유로 슬럼프가 왔는지는 잘 기억나진 않습니다. 그냥 해야 될 공부의 양이 너무 많아 지쳤고, 앉아있어도 딴 생각 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임고생으로서 공부만 하는 일상이 3~4개월이 넘어가니깐 처음 공부할 때의 긴장도 사라지고 익숙해졌나 봅니다. 언젠가는 찾아올 슬럼프였지만 너무도 빨리 그리고 갑자기 찾아왔었습니다. 더군다나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갈 일도 거의 없었고, 밖에서 사람조차 만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많이 외롭기도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공부가 너무 안되는 날에는 공부를 좀 일찍 끝내거나 하루를 완전히 쉬었습니다. 힘든데 앉아있어 봤자 공부도 안되고, 다음 날까지 영향을 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해야 할 부분까지만 해놓고 내일의 나에게 미뤘습니다. 일찍 공부를 끝내고 제가 했던 것은 야식을 먹으면서 예능 프로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 ‘나혼자산다’ 같은 예능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평소에 웃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그런 걸 보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었고 보고 나면 답답한 게 좀 없어졌습니다. (저에게 큰 웃음을 주신 ‘박명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 노래를 들으며 집 근처 산책로를 1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예전에 어디서 봤었는데 ‘아이유’님께서 우울한 감정이 들 때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개는 등 몸을 바쁘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순간의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 계속 움직이는 것인데요. 마찬가지로 이런저런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이 들 때, 앉아서 책을 보거나 집에 혼자 있으면 부정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가볍게 산책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을 하고 들어오면 머리도 한결 가벼워지고 좋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했다는 것이니 여러분들도 공부를 하면서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해소법이 ‘소확행’이 아니라 ‘대확행’이 된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예로 들면, “아 공부가 너무 안돼ㅠㅠ. 잠깐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지^^. 2박 3일로 여행이나 갔다 와볼까나~” 이런 건 조심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Ⅳ. 1차 시험
1) 원서접수
원서접수 기간에 많은 분들이 지역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실 겁니다. 내가 살고 있거나 살고 싶은 지역을 고르는 것이라면 너무 쉽지만, 그 해에 나오는 티오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경남에서 쭉 살아왔지만, 시험을 치게 된다면 충북이나 부산을 생각했었습니다. 충북은 군대 생활을 청주에서 하기도 했고, 티오도 괜찮게 나왔었지만 반대로 부산은 충북에 비해 티오는 적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티오, 예상 경쟁률, 합격컷을 떠나서 제가 조금 더 살고 싶은 지역인 부산으로 원서를 접수하였습니다.물론 매일 공개되는 경쟁률에서 부산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을 보고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부산은 광역시이기 때문에 실력자들도 많고, 경쟁률이나 성적 컷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성적컷이나 최종 경쟁률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제가 어느 정도 1.5배수 안에 들어갈 성적과 실력이 되어야 그런 고민을 할텐데.. 사실 전 올해는 택도 없다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냥 과감하게 질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서접수를 할 때 공·사립 동시 지원이 가능했고, 2순위에 사립학교를 쓴다고 해서 접수비를 더 받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2순위 사립학교도 썼습니다. 물론 그 학교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고, 원서접수를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사립학교에 대한 생각은 1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선택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저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2) 시험 전날 ~ 당일
<시험 D-1>
시험장이 공개되고 나서 시험 전날에 미리 갈지, 당일에 갈지를 정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동기 중에 부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여 시험 칠 때 어떻게 했었는지 물어봤더니 자기는 당일에 부모님이 태워주셨다고, 저에게도 부모님께 부탁하여 당일에 가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집에서 부산까지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당일 아침 이른 시간에 저를 태워주고 부모님 혼자 집에 보내는 게 괜히 신경 쓰일 것 같아 맘 편하게 하루 전날 가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그래서 저는 시험장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방을 잡았습니다.
시험 전날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은 다음 집에서 2시간 정도 공부를 하다가 11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약 1시간 30분이 걸렸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은 작년 모의고사 문제를 한번 풀어보고 제공된 답안을 보며 간단하게 정리를 하였습니다. 부산에 도착해서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바로 스터디카페로 향했습니다. 애초에 숙소를 3분 거리에 스터디카페가 있는 곳으로 잡았고, 저녁도 간단하게 빵만 먹고 밤까지 전 과목, 전 범위를 쭉 훑어보았습니다. 밤 10시까지 정신없이 책만 보다가 숙소로 돌아와 씻고 11시쯤 자려고 누웠습니다. 근데 커피도 너무 많이 마셨고, 바뀐 잠자리와 긴장 때문인지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1~2시간도 제대로 못 잔 것 같습니다..
<시험 당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씻고 스터디카페로 향했습니다. 스터디카페는 24시간이었기 때문에 새벽에 가도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전날 냉장고에 미리 넣어놓은 빵을 아침으로 먹었고, 그때부터 약 2시간 정도 공부를 하다가 시험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시험장은 걸어서 15분 정도 걸렸고, 가는 동안에는 미리 만들어 놓은 교육학 암기카드를 보면서 갔습니다.
시험장에는 8시가 조금 안돼서 도착하였고, 도착해서는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였습니다. 화장실 위치만 확인하고 교실로 돌아와 교육학 암기카드를 반복해서 봤습니다. 쉬는 시간은 시간표 상으로 40분이었지만,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주어진 시간은 20분 정도 밖에 안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화장실도 갔다 오고, 중간에 가져온 간식도 먹고 하면 공부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차례대로 1교시 교육학, 2교시 전공A, 3교시 전공B를 보았습니다. 1교시 교육학과 2교시 전공A는 시간분배에 실패했고, 교육학은 뒷부분을 대충 써서 낼 수밖에 없었으며 전공A는 답안지에 3문제 정도 옮겨 적지 못하고 제출하였습니다. 다행히 전공B는 앞시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분배를 잘하여 다 써서 제출했습니다.
일단 시험을 치고 나와서 들었던 생각은 “시간 부족해서 제대로 못썼다.. 망했어”와 “이번에 왜 이렇게 쉽게 나온 것 같지?”였습니다. 확실히 전년도보다는 쉽게 나와서 전공컷이 높게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찝찝함을 갖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3) 1차 발표까지
① 1차 시험 이후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궁금해서 전공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었고, 내가 적은 답들이 맞는지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맞췄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잘못 읽었거나 한 글자 잘못 써서 틀린 답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공 카페에는 익명으로 잘못된 정보나 이상한 사람들이 글을 많이 쓰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면 여기 올라오는 글은 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저는 답안을 복기하여 따로 채점을 하거나, 해설강의를 듣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카페에 올라오는 답이나 예상 전공컷을 보면서 시험을 망쳤다고 생각했고 차마 시험지를 다시 펼쳐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1차 시험이 끝나고 2차 준비를 거의 안 했습니다. 그냥 아예 안 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요. 처음에는 주말까지만 쉬자, 이번 주까지만 쉬자라고 했던 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제가 이 시기에 했던건 고작 한국사 교과서,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 ‘면접레시피’ 책을 구매하여 혼자 읽어 보는 정도였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의욕도 없었고 코로나가 심해져서 어디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2차 스터디를 꾸리거나 수업과 면접 준비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시기였습니다.. 1차는 무조건 떨어질 것 같으니 1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마음의 준비나 하자라는 생각에 그냥 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ㅠㅠ
② 1차 발표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1차 시험 발표일이 되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확인이 가능했는데, 서버렉이 너무 심해서 카페에 올라오는 1차 점수컷만 확인했습니다. 부산이 경쟁률도 높은 편이었는데, 1차 컷도 68점으로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집이 조용할 때 혼자 휴대폰으로 결과 확인을 하였습니다. 이때 저는 제 점수가 궁금했고, 사실 점수가 너무 낮게 나올 경우에는 ‘1년을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나는 이 시험에 가망이 없다’라고 생각해서 다른 길을 알아보려고 했었습니다. 근데 결과를 확인하니 2순위 사립학교에 1차 합격을 했다고 나왔습니다. 제 눈을 의심했고, 점수 확인을 해보니 대충 제가 예상했던 전공 점수보다 약 7점이 높게 나왔습니다. 또한 교육학 점수도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급하게 써서 제출한 것에 비해 높게 나왔습니다.
사립학교 1차를 붙었지만 마냥 좋아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다음날에 학교 행정실을 방문하여 서류를 제출해야 했고, 2차 시험까지는 2주 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달 동안 2차 준비를 거의 하지 않은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사립학교는 워낙 ‘내정자가 있다’, ‘경력 없으면 힘들다’, ‘기존 기간제가 유리하다’등의 말들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제가 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집 근처의 학교도 아니었고, 내가 시간과 돈을 쓰면서 시험을 치는게 맞는걸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시에 2차 시험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1차 발표 날짜를 말한 적이 없는데 엄마가 어떻게 오늘인 걸 아셨는지 결과를 물어보셨고, 저는 “떨어졌어”라고 얘기했습니다. 임용시험에 대해 잘 모르시는데 그냥 뭔가에 붙었다는 자체에 부모님께서 기대하실 것 같아 사립 1차에 합격한 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Ⅴ. 2차 준비 과정
사립 2차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었는데, 당시 뭐에 홀린 것처럼 몸이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도 오후 늦게 뽑아오고, 다음날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학교 행정실을 방문하여 서류를 제출하고 왔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남은 2주 혼자 준비해보고 도저히 아닌 것 같으면 포기하자“였습니다. 그만큼 준비가 안 되어있었고, 무엇보다 사립학교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준비는 해보자 하고 그때부터 사립학교 2차 시험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북소년 사회과카페’, ‘전국기간제교사모임’카페를 통해 사립학교 2차 시험 후기를 찾아보았습니다.또한 1차 발표가 있고 며칠 뒤에 작년 김구 전공 역사 수강생이며 사립위탁으로 최종 합격하신 분께서 줌으로 특강을 해주셨습니다. 또 다른 합격자분께서 올려주신 영상까지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대충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바학, 즉 ‘학교마다 다르다’였고 공립학교 2차 시험과도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선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2차 시험 공고를 꼼꼼하게 읽어보셔서 2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수업, 면접 준비
① 수업 준비
우선 제가 지원한 학교는 고등학교이고 한국사만을 가르치기 때문에 세계사나 동아시아사가 나올 일은 절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한국사만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1차 발표 전에도 2차 준비를 거의 안 했었고, 혼자 준비를 했기 때문에 전 범위를 수업해볼 시간과 여유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했습니다. 우선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읽어서 내용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때 해당 학교에서 어떤 출판사의 교과서를 사용하는지 알면 좋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 ‘교과서’를 검색하시면 ‘학년별 교과서 목록’이나 ‘교과서 대금 납부’ 관련 글에서 출판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근현대사 위주로 단원을 몇 개 정해서 지도안을 작성해보고 수업을 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연습했던 것은 첫째, 지도안을 작성해보고 그걸 바탕으로 수업해보기. 둘째, 목소리 톤과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습관 체크하기. 셋째, 판서 연습이었습니다. 어차피 시간은 없고, 어떤 주제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자신있게 나만의 스타일로 수업을 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공립처럼 지도안 작성과 수업실연에 조건이 제시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거창한 수업모형이나 학생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 10분을 수업하더라도 앉아 계신 선생님들께 ‘저 사람 말도 잘하고 수업도 괜찮네’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수업지도안은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에 있는 것과 학원 카페에 연습용으로 올려주신 지도안을 활용하여 먼저 지도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지도안을 써본 경험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지도안 쓰는 것부터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시로 적혀있는 답안을 그대로 따라 써보면서 어떤 식으로 써야 하는지 감을 잡았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룸을 빌려 혼자서 수업을 해보고 동영상 촬영을 하였습니다. 동영상을 찍어 수업하는 제 모습을 보니깐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습관들이 있었습니다. 말할 때마다 손을 가만히 두질 못한다든가 가만히 서있어야 할 때도 계속 몸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등 고쳐야 할 점들이 보였습니다. 연습을 할 때는 이 부분들이 쉽게 고쳐지지 않았는데 실제 시험장에서는 계속 제 습관들을 의식하면서 수업을 했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사립 2차는 지도안을 먼저 작성하고, 작성한 지도안을 바탕으로 수업실연을 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지도안 작성은 어떻게 하며, 수업실연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는 학교마다 많이 달랐습니다. 먼저 저 같은 경우 지도안 작성은 해당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과서 복사본과 지도안 양식만 주고 작성 조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교가 이렇게 진행되는 건 아닙니다. 이번에 사립 2차를 보고 온 주변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그 학교에서는 수업과 면접 모두 공립 2차 시험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우선 과거 공립 2차에 기출되었던 주제를 변형하여 출제하였고, 작성도 공립처럼 자료와 작성 조건을 바탕으로 해야 했습니다. 어떤 곳은 수업 주제를 미리 부여하고 지도안을 작성해오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학교마다 지도안 작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업실연도 역시 학교마다 다릅니다. 지도안을 작성하고 보통 15~20분 정도 수업을 합니다. 하지만 50분짜리 수업을 요약하여 20분 동안 해야 하는 것인지, 전체 수업 중 전개부분을 20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입부터 시작하여 20분만 하다가 끝내야하는 것인지 또한 학교마다 다릅니다. 또한 강의식 수업을 위주로 해야 하는가, 학생활동을 중심으로 해야 하는가 또한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후기를 찾아보니 수업실연이 끝나고 질문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수업이 모두 끝난 다음에 질문을 하는 곳도 있고, 10분 정도 수업을 하다가 중간에 끊고 바로 질문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질문은 교과와 관련된 질문, 지도안 작성 관련 질문, 학생지도와 관련된 질문 등 수업 관련 질문을 하는 곳도 있지만 해당 수업과 전혀 상관없이 면접에서 나올만한 질문들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물론 질문을 안 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수업을 마치고 어떠한 질문도 없이 바로 나왔습니다. 혹시나 수업실연을 마치고 추가 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 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② 면접 준비
사실 사립학교 2차 시험은 수업도 중요하지만 면접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은 짧은 시간 동안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도 공정하게 평가를 하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사립학교 2차 시험은 100% 객관적일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원자의 나이, 학벌, 경력 등을 모두 아는 상태에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기를 읽어보면 면접에서 모든 질문에 답했음에도 떨어졌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면접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물어본 질문에 얼마나 대답을 잘하는가’만을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도 학교마다 달랐지만, 면접은 정말 학교마다 차이가 컸습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공립처럼 구상형, 즉답형으로 제시하여 진행하는 곳도 있었고, 그냥 그 자리에서 던지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학교가 후자의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면접 때 나오는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여러 후기를 통해 봤던 사립학교의 면접 질문은 학교에 대한 것들(건학이념, 설립이념, 특색사업 등), 또 개인적인 질문, 어떤 상황을 던져주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였습니다. 물론 사상검증?과 같은 사립학교 특유의 질문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면접 질문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공부를 해서 외워야 하거나 정답이 있는 면접이라기보다는 정말 자신의 생각이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교마다 너무 다르고 어떤 식으로 질문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면접을 준비하실 때는 기본적으로 공립학교 2차 시험을 준비하듯이 면접 준비를 하시고, 추가적으로 지원한 학교에 대한 것들, 생활지도 관련, 개인적인 질문에 대한 답 등을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에 대한 정보도 많이 수집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초반에 시책도 읽어보고 면접레시피를 가지고 공부를 했지만 시간도 없었고 공립처럼 준비하면 안 되겠다 싶어 준비 방향을 바꾸어 예상질문을 50개 이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만든 질문들은 몇 개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직접 만든 질문도 있고, 실제 면접을 보고 온 분들이 공유해 주신 질문들도 있습니다. 반드시 같은 질문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질문을 하는 학교도 있다고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2차 시험과 최종 발표
2주라는 시간이 지나고 2차 시험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제가 응시한 학교는 다른 과목도 같이 선발하였기 때문에 수업실연과 면접을 나누어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2차(지도안 작성 및 수업실연)를 진행했고, 며칠 뒤에 3차(심층 면접)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틀 모두 숙소를 잡아 하루 전날 미리 갔습니다. 사립학교 1차 붙은 것을 부모님께도 말을 안 했기 때문에, 그냥 친구 만나고 오겠다며 집을 나왔습니다.
① 수업지도안 작성 및 수업실연
9시부터 수업지도안 작성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30분 전에는 학교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대기실에서 대기를 하다가 교실을 옮겨 9시부터는 50분 동안 수업지도안을 작성하였습니다. 대충 예상했던 대로 교과서 복사본과 수업지도안 양식을 받았습니다. 다만 수업지도안 양식은 교사활동과 학생활동이 분리되어 있는 옛날 지도안 양식이었고, 학습목표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이 비어 있고 알아서 채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도안에 수업모형, 인성지도계획을 써야 하는 칸이 있었는데, 인성지도계획에는 뭐라고 써야하는지 몰라서 그냥 비워뒀습니다. 수업 주제는 ‘조선의 건국과 통치체제의 정비’라는 단원이었습니다. 수업 주제가 근현대사 쪽에서 나올 확률이 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교생실습 때 조선 전기 부분을 수업을 했었는데, 조선시대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눠준 교과서 프린트의 분량이 좀 많았는데, 이 분량을 모두 해야 하는 것인지, 일부분만 하라는 것인지 등 어떠한 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생각에 조선의 건국 과정을 강의식으로 하고, 마지막에 학생활동을 적절하게 섞어 꼼꼼하게 작성했습니다. 교사의 발문과 학생의 대답, 그리고 교과서에 실린 자료를 활용하였고, 학생 활동 부분까지 자세하게 적었습니다. 수업 분량만 봤을 때 그렇게 많은 분량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도안 작성에서 수업의 분량이나 형식이 얼마나 잘 갖추어졌는가보다는 지도안을 바탕으로 수업을 얼마나 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작성한 지도안을 제출하고 대기실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업실연 순서를 제비뽑기로 정하였습니다.저는 2번을 뽑았고, 약 10분 뒤에 1번부터 수업실연을 시작하겠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때 안내해 주신 선생님께서 다른 건 몰라도 수업을 최대한 20분이 넘어가지 않도록 시간을 지켜달라고 하셨습니다.전개부터 해야 하는지, 전체 수업을 20분으로 요약해서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말은 없었고, 오직 시간만 잘 지켜달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저는 대기실에서 지도안 복사본을 받아 볼 수 있는지 알았는데 그냥 아무것도 없이 구상을 해야 했습니다.지도안 작성 때 시간이 부족하여 지도안을 다시 한번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머릿속으로 지도안에 썼던 부분들을 떠올리며 처음부터 어떻게 시작하여 내용을 설명하고 발문을 던질지 천천히 생각하였습니다. 그래도 순서가 2번째라 30분 정도의 시간이 있어 다행이지, 첫 순서였으면 이것조차 못했을 겁니다.
그렇게 제 차례가 되어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니깐 교탁 위에 제 지도안 복사본이 올려져 있었습니다.시험관으로는 약 6~7명 정도의 선생님께서 앉아 계셨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한 다음 지도안을 손에 들고 ‘수업실연 시작하겠습니다’와 동시에 목소리 톤을 바꾸어 자신감 있게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대충 이런 말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엄청 뻔하고 유치하죠? 당시 수업을 할 때는 나름 재밌게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지도안 작성 당시 흥미유발이 적절하게 생각이 나질 않아 실제 교생실습 때 “여러분들은 조선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뭐가 떠오르나요?”라고 했던 질문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교생 때도 많은 학생들이 ‘훈민정음’, ‘세종대왕’ 이런 단어는 공통적으로 했는데, 어떤 반에서 한 학생이 “광해군이요”라고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학생은 영화 광해를 보고 광해군이 떠올랐다고 했었었고, 그 기억을 떠올려
라며 본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별로 대단할 것 없는 말들이지만 목소리는 크게, 발음은 정확하게 하며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교과서도 활용하여 학생들의 탐구학습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렇게 전개 1~4 중에서 3까지는 마쳤는데, 문제는 제가 지금까지 몇분 정도 수업을 진행했는지를 몰랐습니다. 분명 수업을 시작할 때 시간을 보고 시작했는데 긴장한 나머지 그 시간을 까먹었던 겁니다.. 그래서 남은 부분까지 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끝내야 할지 아주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근데 여기서 뜬금없이 끝내면 너무 찝찝할 것 같았고, 앉아계신 선생님들께서도 표정이 없으셔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하고 남은 학생활동까지 전개하였습니다. 그래서 학생활동을 안내하고, 대표 모둠 발표, 다른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 거기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까지 간단하게 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차시까지 안내한 다음 수업을 끝냈습니다. 20분을 넘겼는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아마 조금 넘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앉아계신 선생님들의 표정을 알 수가 없었고, 나가도 좋다고 하여 추가적인 질문 없이 바로 나왔습니다.
② 면접
역시 숙소를 잡아 하루 전날 미리 갔습니다. 수업실연이 있던 날과 다르게 면접은 다른 과목도 같은 날 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무척 길었습니다. 과목별로 대기하는 교실이 달랐고, 몇 시간을 교실에서 계속 대기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됐는데 대기시간이 길어지니깐 지루하기도 하고 얼른 끝내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역시 뽑기로 순서를 결정하였는데 저는 또 2번을 뽑았습니다. 장소를 대기실로 옮겨 기다리다가 이름이 불려 시험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니깐 앞줄에 선생님 5명, 뒷줄에 2~3명 정도 앉아계셨습니다. 이때부터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질문은 앞줄에 계신 5명의 선생님께서 왼쪽부터 차례대로 질문을 하셨고, 뒷줄에 앉아계신 선생님께서는 따로 질문을 하진 않으셨습니다. 당시 받았던 질문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질문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종류의 질문이었습니다. 보통 1차 합격자 서류 제출 목록을 보면 자기소개서를 써서 제출하라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따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면접 때 자기소개를 시키지 않을까라고 충분히 예상은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간제 경험도 전혀 없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저 자신을 강하게 어필할만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교사라는 꿈을 어떻게 꾸었는지, 그리고 군대에서 대표 병사와 상담 병사를 9개월간 했던 경험과 교육적 활용, 저의 장점,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과거 고등학생 때 잠깐 사회복지사의 꿈을 꾸며 봉사활동을 했었던 경험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학교의 건학이념과 설립이념, 자신의 교육관은 중간에 버벅거리긴 했지만 외운 대로 이야기했습니다. 대답을 하니깐 질문을 하신 선생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며 흡족해하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다음 질문부터는 예상 못했던 질문이 나왔기 때문에 많이 당황했습니다. 저는 제 개인적인 질문이나 학생지도, 학교생활과 관련된 현실적인 질문이 많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질문의 방향이 전혀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는 것은 아는 대로 이야기했지만, 모르는 것은 당당하게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어차피 모르는 것을 억지로 말을 만들봤자 버벅거릴게 뻔했기 때문에 그런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조금 버벅거리긴 했어도 다양한 시선처리와 큰 목소리로 자신 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앞에서 말했듯이, 사립학교 면접은 단순히 ‘물어보는 질문에 얼마나 정확한 대답을 말하는가’만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인상, 말투, 표정 등을 보며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 학교에 적합한지 등 여러 가지를 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약 10분 동안 진행된 면접을 모두 마치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면접을 보는 날 몇 시간 동안 대기하면서 다른 지원자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었는데, 저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모두 기간제나 시간강사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었습니다. 저만 초수생이었고, 아무런 경력이 없었습니다. 이것만 봐도 내가 될 확률은 낮다고 생각했고, 더군다나 수업은 잘한 것 같은데 면접을 잘 못 봤다고 생각해서 될 거라는 기대도 안 했었습니다. 모든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부모님께 시험을 보고 온 것을 말했고 기대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③ 최종결과
그렇게 1주일 후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루 정도 전에 합격자한테는 따로 연락이 오는 줄 알고 연락이 없어서 저는 당연히 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까지 저는 합격은 기대도 안 했고, 다시 1년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 산책을 나왔습니다. 그렇게 예정된 날짜와 시간에 딱 맞춰 최종 결과가 나왔는데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몇 분간 얼어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어떻게 합격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부모님께 가장 먼저 연락을 드렸습니다. 부모님께 기대하지 마라곤 했지만 내심 기대를 하셨는지, 합격했다고 말하니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하기도 했습니다.
2순위로 썼던 학교였고, 초수생이며 어떠한 경력조차 없는 제가 합격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시험을 치러 갈 때도 ‘좋은 경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를 받게 되어 너무 신기하고 믿기지가 않습니다. ‘내정자가 있다’, ‘기존 기간제가 유리하다’, ‘경력이 없으면 힘들다’ 등 여러 말들이 오갔지만 결국엔 경력도 없고, 부산 사람도 아닌 제가 최종 합격하였습니다.그러니깐 혹시나 사립위탁으로 1차를 합격하신 분들께서도 시험을 치기 전부터 이런 얘기에 흔들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 같은 사람도 했는데 여러분들이라고 못할거 전혀 없습니다.
Ⅵ. 나가며
지난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시에 열심히 했지만 너무 힘들었고, 코로나로 인해 1년이 사라진 기분이었습니다. 봐야 하는 책도 너무 많고, 외워도 끝이 없는 공부에 “내가 이 시험에 붙을 수 있긴 한걸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 공부하고 계신 분들께서도 이런 순간이 많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계속해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세요. 아침에 늦잠 자고 싶어도 일찍 일어나야 하고, 졸려도 일어서서 공부하고, 무엇을 위해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세요. 그 이유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부모님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공부했습니다.
비록 처음부터 사립학교를 생각하고 준비했던 것은 아니지만 최종 합격을 하고 너무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1년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합격을 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다시 힘든 수험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 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길면 길고 짧다면 정말 짧은 시간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동일하고, 그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갑니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의 마음을 유지하셔서 후회 없는 1년을 보내세요. 여러분들은 저보다 훨씬 더 잘 될거고 좋은 결과 얻으실 겁니다.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미워하지 마시고, 그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부족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첨부해드린 PDF 파일이 좀 더 보기 편하실 듯 합니다. ^^ 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
공부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sns 등도 멀리하면서 오로지 공부에 집중하신 모습이 참 눈에 띕니다! 고생하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