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로 우리는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세우신 성체성사를 기념하고 묵상합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죄 많은 우리 인간들을 위하여
당신의 몸을 우리 인간들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그리고 당신의 피를 구원을 위한 음료로써 내어주심의 그 사랑을 깊이 묵상하고,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 자신들도 예수님처럼 우리 주변의 형제자매들에게 맛있는 빵으로
우리 자신을 내어줄 것을 결심하는 날이라고 보겠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라는 말씀이
직접 예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사제인 저의 목소리를 통해서 예수님이 직접 당신의 몸과 피를,
당신의 전 존재를 우리들에게 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의 엄청난 사랑의 내어줌에도 불구하고,
과연 나는 매일의 미사를 통해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내어주시는 이 성사를 정성스럽게 봉헌하고 있는가?
또한 우리 신자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성찬례를 봉헌하고 있는가?
이 미사안의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의 믿음의 핵심이며, 생명의 양식과 구원의 음료를 축성하여 받아 모시는 그야말로 예수님의 사랑을 통째로 받아 모시는 순간이기에 우리 모두가 정성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성체를 모시러 나올 때도 행복한 표정(마음)으로 나오셨으면 합니다.
이 은총의 순간을 가장 잘 표현하여 드러내신 분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바로 “성체성사의 사람”이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십니다.
교황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앞두시고 유언과 같은 말씀으로 사제들에게 보내신 서한의 주제가 바로 ‘성체성사’였습니다.
“사랑하는 사제 여러분, 저는 다른 환자들과 나란히 병원에서 회복을 기다리며 성찬례를 통해 저의 고통을 그리스도의 고통에 일치시키면서 여러분을 생각합니다.
온 교회가 성찬례에서 생명을 얻으므로,
사제의 삶은 더욱 성찬례로 구현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제들에게 ‘성찬 제정문’은 축성문 그 이상의 것, 곧 ‘생명의 조문’이 되어야 합니다.
“성체성사 때 모두 경건히 침묵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장엄한 말씀을 되풀이할 때
우리 사제들은 이 구원의 신비를 전하는 특별한 전령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자신이 구원받았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찌 설득력 있는 전령이 될 수 있겠습니까?”
성체성사의 중요성과 성체성사를 집전하는 사제직의 중요성 알게 되는 글입니다.
이처럼 교황님께서는 미사안에서의 성찬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그럼, 매일 반복되는 이 미사를 더욱 경건하고 정성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의 자세가 필요한지 생각해 봅니다.
제가 사제품을 받을 때 수녀님들이 선물해주신 액자에는 다음과 글귀가 쓰여져 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말씀입니다.
“오 하느님의 사제여, 이 미사를 당신의 첫 번째 미사처럼, 마지막 미사처럼,
한 번뿐인 미사처럼 봉헌하십시오.”라고 적혀있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우리모두 이러한 마음의 자세로
예수님의 몸과 피를 생명의 양식으로 구원의 음료로 받아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찍이 스패만(H. Spaemann)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시선을 두는 그 방향은 우리 존재를 점점 그 방향으로 이끌고,
우리 삶을 그쪽으로 변화시킨다.
하느님을 바라보는 사람은 하느님을 향하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세상에 집착하게 된다.”
즉, 아무리 오랫동안 그리스도를 믿고 성체를 모시며 살아가며
교회 안에 몸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살면 우리의 모습이 세상에 속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고,
우리가 모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내가 주님을 모시고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모습은 예수님처럼 변화되어 나갈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오늘 이 미사를 통해서 빵을 떼어주시며 말씀하실 것입니다.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마르 14, 22)
우리는 음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마음을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받아먹어라 맛있게. 꼭꼭 씹어서 소화를 잘 시켜라.
그리고 그 잘 소화된 삶으로
이 세상을 나처럼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살아가서
참 기쁨이 넘치는 살맛나는 세상으로 만들어라.” 이것이 주님의 마음입니다.
본래 음식은 솔직합니다.
야채를 많이 먹는 사람은 몸에 섬유질이 많아져서 그렇게 몸이 변하고,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몸에 단백질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먹고 마시는 우리는 어떻게 변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모두 매미사 때 마다 예수님의 몸을 모심으로 인해서 우리 자신도 이웃을 위해 내어주는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그리스도처럼 변화되어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