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르(Montmartre)
가난한 예술가들이 한국에서 옥탑방 구하 듯이 집세 싼 데 찾아 모여들다 보니 명소가 된 곳이 몽마르트르 언덕이다. 파리에서 제일 높은 곳이어서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고, 언덕 꼭대기에는 사크레퀘르 성당이 있어 구심점이 되어준다. 에펠탑에서는 산없는 파리 평지 시내에 돌출해 있는 몽마르트르가 세느강 건너로 멀리 보인다.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몽마르트르의 의미를 새겨보면 역사와 종교의 고통으로 먹먹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가난한 예술가의 낭만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서로의 관광 대상이 되어준다. 파리지앵은 보이지 않는 몽마르트르, 새 역사는 관광객이 쓰고 있다.
1. 방문지 대강
1) 몽마르트르
명칭 : Montmartre
주소 : 75018 Paris
입장료 : 없음
2) 사크레쾨르 성당
명칭 : Basilique du Sacré-Cœur de Montmartre
주소 : 35 Rue du Chevalier de la Barre, 75018 Paris, 프랑스
입장료 : 없음
방문일 : 2024.5.10.
2. 둘러보기
골목골목 카페가 들어찬 낭만이 넘치는 동네다. 어디를 봐도 슈퍼나 자판기는 없어서 마실 걸 구하려면 카페에 들러야 한다. 생활인과 시간없는 사람은 필요없는 곳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벨 에포크 시대에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만들어낸 낭만이 진행형을 넘어 확장형이다. 이 낭만을 감히 자판기의 물 한병으로 퇴색시키려 한다면 착각이다.
프랑스의 힘이자 파리의 힘은 골목 카페, 테르트르 광장을 지나 사크레퀘르 성당에 이르면 정점에 이른다. 이제 성당을 등지고 경사진 언덕배기 계단에 앉아 숨을 고르면 석양과 파리를 아우를 수 있다. 아직도 목이 마르면 아랍계열 이민자들이 파는 맥주 한캔을 손에 쥐면 된다. 정작 무슬림들은 마시지 않는 술, 생계를 위해 이교도들에게 맥주를 권하는 것은 용인되는 듯하다.
파리는 그대 발아래 있다. 수많은 골목의 집결지가 이곳이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은 동네 사람도 파리지앵도 아니다. 너도 나도 낭만을 탐하며 몰려든 여행객들이다. 파리에서 유일하게 높은 지역인 이곳은 아름다운 파리를 발아래 두고, 예술도 역사도 종교도 고뇌에서 낭만으로 승화되어 널리 퍼져 나갔다.
사크레퀘르 성당 Basilique du Sacré-Cœur de Montmartre는 몽마르트르 언덕의 중심 랜드마크가 되는 건축물이다. 파리에서 제일 높은 131미터 언덕 위에 세워졌고, 1914년에 완공되었다. ‘Montmartre’는 순교자의 산’이라는 말, Mont (산)+Martyre (순교자)가 전성되어 만들어졌다. 프랑스 초대 주교인 ‘생 드니 Saint Denis’ 신부가 부주교 2인과 카톨릭을 전파하였다는 이유로 순교한 곳이어서다.
바탕은 종교지만 이제는 종교 아닌 예술과 낭만의 색깔만 농후하다. 역사도 종교도 배경으로 삼은 관광객들이 주인이 되어 파리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화의 언덕을 향유한다. 그 또한 파리의 힘이리라.
1) 파리?
프랑스 상징어를 몇 개 고르라고 하면 프랑스어, 그림, 음식, 파리, 세느강 등등이 떠오른다. 프랑스인의 불어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은 유별나고, 그림은 유럽을 휘어잡고 있고, 음식은 세계 제일이라는 자부심이 미슐랭을 앞세워 세계 정복을 획책하고 있다. 그것들 파리가 중심이 되어 이루진다.
파리를 관통하는 세느강은 파리지엔의 삶과 문화를 관통한다. 미술관도 광장도 에펠탑도 세느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파리를 관통하는 세느강이 이루는 문화를 집적하는 곳은 어디일까? 몽마르트르 언덕에 오르면 파리의 온갖것이 발아래다. 고흐도 피카소도 머물렀다는 언덕, 예술의 혼을 쏟아낸 고흐에서 예술을 우롱한 듯한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이 언덕은 모든 걸 품고 있다.
말년에는 궁핍의 고통으로 파리 근교 우베르 쉬르 우와즈에서 스러져간 화가의 심연과 천상처럼 아름다운 앙띠브 해안을 점령한 영광의 피카소까지 다 담은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여행객들은 영광도 고통도 모두 현양하며 오늘의 역사를 새로 쓴다.
2) 몽마르트르?
방사선처럼 여기저기 뻗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서 무조건 오르막길로 향하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이 몽마르트르 언덕에 이른다. 골목마다 여기가 그 낭만의 카페야라고 하듯이 분위기 진한 카페들이 포진하고 있다. 카페에 그만 주저앉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오르면 어느새 데르트르 광장, 많은 화가와 많은 고객이 모여 초상화를 그리고 모델이 되어준다. 광장 가득히 그림 기운이 뻗친다.
행인에게 몽마르트르 언덕이 어디냐고 물으면 다들 난감해 한다. 특정 장소를 지정해 대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태반이 외국 여행객인 점도 있었지만. 어느 특정한 장소를 명소라고, 관광지라고 하기 애매해서인 듯하다.
그래도 광장을 지나면 우뚝한 성당 첨탑은 확실한 지형지물이다. 성당을 넘어서면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파리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편하게 일몰과 시가지 전경을 앉아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계단과 그 아래 분수와 성벽등 조형물이 여기까지 찾아온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파리 시가지를 탐닉하듯 바라보며 오늘 관광은 성공이구나.
근데 내가 뭘 보고 있지? 파리 시가지 전경? 이곳에 가득한 사람이 관광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이 사람들은 누구? 자세히 보니 열심히 셀카를 찍어대는 관광객들. 그 사진 속에서 나도 엑스트라가 될 것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관광하는 셈이다. 파리가 만들어낸 관광상품에 나도 숟가락 얹은 것이다. 파리의 역사와 문화와 예술이 만든 몽마르트르, 나도 오늘 같이 만들며 관광지를 형성하였다. 파리는 파리지앵의 파리를 넘어 여행객의 파리가 되었음을 절감한다. 이제 어떻게 여행일지, 파리일지를 써 나가야 할까.
사랑의 열쇠. 사랑하는 남녀의 염원이 가득 언덕을 메운다. 자물쇠는 쇠통에도 철망에도 걸려 있다. 굳건하게 잠기고 매달린 사랑이 연인을 결속시키고, 인간을 결속시키기를 바란다.
우리 남산에도 저렇게 가득 전망대 오르는 길목에 자물쇠벽이 있었지. 나도 언젠가 하나 걸어놓고 오지 않았었나? 갑남을녀가 되고 싶어서. 사랑을, 관심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고보니 여기가 남산 비슷한 분위기도 난다. 시내에서 높은 곳이어서 시내 전경 보러 오르고, 우리는 봉수대가 있지만, 이곳은 순교지에 성당이 있다.
올라가기
떼르뜨르 Tertre’ 광장. ‘루이 14세’ 때는 교수형 장소였다는데 지금은 거리의 화가가 그림을 팔고 초상화를 그려주는 곳이다. 이 광장에 오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분위기, 이 기시감은 뭘까? 그 실체는 퀘백. 거기도 똑같은 광장이 있다. 그때는 너무 신기해 초상화도 그렸었지. 그 퀘백의 광장이 바로 이곳을 모방한 광장, 퀘백을 통하여 프랑스를 재현하고 싶었던 프랑스 이민자들이 만들어낸 공간이다.
캐나다 불어권을 대표하는 도시 퀘백은 그렇게 파리를 안고 있다. 퀘백인 안은 것은 현재적 분위기, 역사까지는 안지 못하였다. 그 원조 몽마르트르에 오니 훨씬 흥성스러운 페어 사이로 파리를 내려다 보면 쌓아온 역사의 힘이 느껴진다. 이것은 파리지앵도 프랑스사람도 그리고 여행객들도 나누는 것인지도 모른다.
잔 다르크와 루이 9세 동상이 앞에 서 있다. 검이 하늘로 향한 동상은 하늘의 계시를 받은 잔다르크, 아래로 향한 동상은 땅의 통치를 맡은 루이 9세다.
사랑의 열쇠가 빼곡하다.
#몽마르트르언덕 #파리가볼만한곳 #프랑스파리 #사크레쾨르성당 #파리시가지전경 #프랑스가볼만한곳 #파리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