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들과 모여 웃고 즐기다 보면,
정해진 몫의 시간들을 놓칠 때가 많다. 아차 싶어 서두르지만 무겁고 끈 떨어진 줄인형 신세,
작은 움직임조차 쉬운게 아닌데.
한참 떨어진 버스정류장까지 가기가 또 큰 일이다.
지분지분~ 껑충 털썩, 또 지분지분~ 풀썩풀썩!
간간이 자동차들만 스치고 지나는 길을 혼자 걷다보면,
스스로 처량해지고 방금전까지
하하호호 웃고 즐기던 기억은
한 톨 없고~ 나는 뭔가?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겐가? 하는
답도 없는 근원캐기에 나서고~
혼자 웃고 울고 김완선의
삐에로가 된다.
빨간 모자를 눌러쓴
난 항상 웃음 간직한 삐에로
파란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
초라한 날 보며 웃어도
난 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모두들 검은 넥타이
아무 말도 못하는 걸
사람들은 모두 춤추며 웃지만
나는 그런 모습 싫어
술 마시며 사랑 찾는 시간 속에
우리는 진실을 잊고 살잖아
난 차라리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아
난 차라리 슬픔 아는 삐에로가 좋아
초라한 날 보며 웃어도
난 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모두들 검은 넥타이
아무 말도 못하는 걸~
마침내 도착한 정류장.
한산하지만 늘 두어 명 정도의
대기자들이 자신들의 번호를
기다리고 있다.
기운 없는 다리가 20 분이 넘는 강행군을 한 뒤라, 후들대며
의자를 찾는다.
허나 한 쪽은 와이어리스 이어폰의 미니스커트, 다른 쪽은
쩍벌남의 대명사 배불똑 중년,
비집을 틈이 없다.
짝다리 외다리 쌍다리 두다리,
혼자서 벼라별 라인댄스 다 추다 보면 마침내 다가 오는 내 번호..
시야가 획보되자마자,
차창 너머 확인하는 빈자리.
있다, 타자!
탕!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단거리 선수처럼 몸은 긴장하기 시작하고!
오르다 혹시 계단에 발끝이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교통카드 체킹을 잊고 지나치다
운전수의 힐난을 듣진 않을까?
휴!
별탈 없이 자리에 앉는데 성공.
것도 옆자리까지 널널한 비즈니스석이다.
끄덕끄덕 조는데 두 정거장을 못 넘기고, 싸구려 이코노미석으로 바뀐다. 것도 삼팔선도 휴전선도
무시하는 정전협정 개무시자.
니 자리 내 자리가 어딨어?
앉으면 주인이지!
왕아줌마, 느낌 없는 다리는
국경을 넘나 들고, 내 떨림이 이상한 떨림으로 비춰질까 한껏 웅크린 내 몰골은 구석으로 구석으로 내 몰린다.
마침내 인천상륙 같은 작전 끝
당도한 집.
내가 행복쉼터 입촌!한 바로
그즈음. 입양한 강아지 몽!이가
나를 보고 짖기 시작한다.
그것도 맹렬히~
애는 어쩐 일인지 지 본분인 집 지킴을 잊었다. 식구들을 향해선
열심히 짖고, 방문객에겐 꼬리를
흔든다. 괘씸하지만 이쁜 구석도 있다. 짐승 특유의 본능~ 물건을
물어 뜯거나 찢어 발기지도 않고
영역 표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한다.
그래서 마누라도 예뻐하고, 아들녀석도 뒷시중을 들어주는 듯 싶다.
그걸 배워서 나도 따르려 한다.
짐승의 지혜를 다 배우냐고?
뭐 어떤가, 모냥 좀 빠진다고 죽기라도 한단 말인가?
강아지로 부터 배운 지혜.
가장의 본분을 잊었으니,
환자의 본능도 잊어라.
돈, 노동. 시간을 제공 할 수 없으니~
가능하면 아픈 태 내지 말고,
도움 청하지 말고, 스스로!각자도생.
버틸 수 있는 데 까지 버티자.
그리고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땐
~ 에휴 오늘도 덥겠지?
무척!
첫댓글 고품격의 문장이라 어쭙잖은 뎃글달기가 난감해서요 어떻게 표현해야할줄 몰라서요 ㅎ
예민하지 마시어요
관심두고 다음 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예민하신것 같아요
건강검진 받던중 엘리베이터 앞에서 멈춰버렸습니다 도와주세요 하고 손을 내밀었는데 남자분이 잡아주시더군요 *감사 합니다* 속으론 잟했어 잘했어 저 정말 잘했지요?
글의 차원이 너무 높아 함부로 댓글을 달수가 없더이다 허나 밤실님의 글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쭈~욱 기대할게요
댓글 달고싶죠
차마 달지 못하는 심정 이런 지면 통해 이해 ㆍ 해주시길요
앞으로 이렇게 좋은글 계속 볼수 있게 잘 부탁 드리며 감사합니다
차라리 위에 분들은 솔직하기나하시죠
내모습 감추고 척만 하고 있는ㅡ
진심 댓글 달고 싶죠
이것이 마음입니다
재밌게 신중하게 읽어요 궁금해져요
감사 합니다
마치 음식을 잘못하던집에
음식 잘하는 사람이 와서음식을
만드니까 와 하는느낌 그런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