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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용상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다문화며느리 가래떡 썰기 체험행사에 참가한 원티흐엉(좌측.베트남)씨가 진지한 얼굴로 정성스레 떡국떡을 썰고 있다. |
안동시 용상동의 다문화며느리 표 떡국떡이 관내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배달됐다. 13일 용상동새마을부녀회(회장 장정숙)가 용상동주민센터에서 마련한 다문화며느리 가래떡 썰기 체험행사에는 용상동에 거주하는 10여명의 결혼이주 여성들이 모였다. 설 음식 만들기를 통해 다문화 며느리들이 한국의 풍속을 이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다. 다문화며느리들은 부녀회원들과 함께 가래떡을 썰어 떡국떡을 만들고, 계란 지단을 부쳐 비닐팩에 담았다.
2008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다는 부이티원(30.베트남)씨는 한국의 며느리처럼 능숙한 솜씨로 칼질을 했다. 부이티원은 "아주머니들이 떡국 잘 썬다고 칭찬해줬어요"라고 자랑하며, "어려운 이웃들이 먹을 생각을 하니 힘들 줄도 몰라요. 고향(베트남)의 부모님을 떠올리며 정성껏 썰고 있어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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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용상동새마을부녀회와 용상 다문화며느리들이 만든 떡국떡은 관내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에 골고루 전달됐다. |
임신 8개월의 후인티디엡(24.베트남)씨도 이날 불룩한 배를 이끌고 용상동주민센터를 찾았다. 베트남에서 과일을 많이 깎아 봤다며 자신 있게 큰 소릴 쳤지만 구덕하게 굳은 가래떡에 칼집이 들어가질 않아 "잘 안돼요, 어려워요"를 연방 외쳤다. 한국생활 3년 만에 처음으로 떡국떡을 썰어본다는 그녀는 "올해 설날에는 시어머니께 맛있는 떡국상과 건강한 손자를 선물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용상동새마을부녀회 장정숙 회장은 "이국땅의 낯선 문화도 배우고, 한국의 정(情)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체험행사가 됐으면 좋겠다"며 "설날에 열리는 부녀회원 윷놀이 행사에 용상동 거주 다문화며느리 52명을 모두 초청해 함께 윷판을 벌일 계획"이라 말했다. 이날 만들어진 떡국떡 120㎏은 용상동 관내 경로당 27개소와 프란체스코 청소년의 집, 혜성원 등 사회시설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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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동 다문화며느리들이 지역 경로당 등에 전달할 떡국떡을 배분해 비닐봉투에 담고 있다. |
한편 설을 맞아 안동시다문화후원회에서 생활이 어려운 안동 관내 다문화가정 15가구에 명절선물을 나눠주는 등 안동의 각 사회·여성단체 별로 다문화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동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유하영 팀장은 "이주여성들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를 통해 좀 더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웃의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