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thothe%2F4677064_250x193.jpg)
문학작품을 영상화하는 작업은 퍽 어렵고 원작이 성공적일수록 영화의 성공확률은
반비례한다고 합니다.
양자의 표현도구 자체가 다르고 원작의 이미지가 강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5년 전에 국내에 공개됐던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도 문학작품을
시각화한 필름입니다.
지금부터 41년 전인 1964년, 원작자인 허버트 셀비가 동명의 소설을 발표하자 전 미국이
커다란 충격에 휩싸임과 더불어 이 작품은 매스컴의 세찬 비난을 받았습니다.
너무도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미국의 치부가 그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죠.
이러한 이유로 이 작품은 그동안 수많은 미국 감독에 의해 영화화가 시도되었지만
번번히 좌절되다가 독일 출신 울리 에델 감독에 의해 비로서 영화화되어 세상에
공개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원작이 주는 참혹한 이미지에 비추어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영화를 보았지만
타이틀이 스크린에 비춰지고 극이 진행되면서 "축복의 땅"이라는 미국의 흔적은 눈 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브룩클린이란 장소는 물론 지도상에 실재하는 곳임에도 불구하도
52년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현실에 입각하여 재현하였다기 보다는 일종의 표본 추출을
통하여 가공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편이 더 적절한 듯 했습니다.
아스팔트를 녹일 듯한 8월의 태양과 그보다 더 뜨거운 파업의 열기, 거리마다 난무하는
폭력과 매매춘.. 허버트 셀비의 말을 빈다면 "살아있는 지옥" 그 자체입니다.
울리 에델 감독은 이 살아있는 지옥을 생생하게 연출하기 위해 세피아 계열의 암울한 톤을
채택하였습니다.
1952년의 미국, 흔히 말하는 미국의 황금기입니다. 대공황도 오래전에 끝났고 2차대전의
승리로 위대한 미국의 시대를 한껏 과시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세기말적인
영상을 통하여 그러한 것들이 모두 표면적인 허상에 지나지 않았다고 역설합니다.
파업 중인 노조의 선전부장, 거리의 창녀, 폭력배, 동성연애자, 건달의 아이를 밴 처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혼동이 될 정도로 많은 인간 군상들이 희망이 끊긴 거리
브룩클린에서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이은 파업으로 모두 기진해 있으며 이념도, 정의도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다만 산다는 것 자체만이 중요할 뿐이죠.
거리 전체를 싸고도는 광기는 바로 이들의 내면세계를 대변하고 있는 것일겁니다.
그 광기는 마침내 경찰과의 충돌로 폭발하지만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습니다.
파업은 끝나고 노동자들은 저마다의 희망을 안고 활짝 열린 공장 문으로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낙관주의로 이 작품을 매듭지은 것일까요? 개인적인 견해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울리 에델 감독은 라스트 신의 열린 문을 통하여 "진정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돌파구는 존재하고 있는가?"라고 상징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닥쳐 있는 큰 문제(환경오염, 전쟁, 기아, 신자유주의의 광풍
으로 인한 극심한 빈부격차)로 부터 탈출구를 찾는다는 것은 영화 속에서 공장문이 열리는
것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사운드 트랙은 "Sultans of swing"이란 곡으로 유명한 록 그룹 Dire Straight의
기타리스트 Mark Knofler가 맡았습니다.
지금 배경으로 깔린 음악은 여주인공 트랄라가 불량배들에게 참혹하게 폭행을 당하여
옷이 찟겨지고 얼굴도 멍든 채 죽은 듯이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흘러서 묘한 언밸런스를
느끼게 해 주었던 곡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FM 라디오 같은 곳에서 자주
접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테마음악 바이올린 연주곡 A Love Idea
첫댓글 이 영화...저도 참 충격적으로 본 영화였습니다.그때는 그저 인간의 타락이 이토록...그런 생각뿐이였습니다. 특히 언급하신 영화의 톤이 참...동성애자들의 그 이상한 행동들하며...아무튼 컬트적인 느낌도 들면서 참 슬픈 영화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지금 당장 이 영화 빌려 봐야지*^^* 김윤진님 음악과 함께영화평 자주 올려 주세용 ...글도 좋고 음악도 좋아요~^^
트랄라 가슴밖에 생각 안 나네요. 음악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