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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테마 스크랩 해외지역 Britain 48>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 보턴온더워터
LoBo(이완호) 추천 0 조회 81 14.10.08 09:0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한밤중에 잠이 깨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눈알이 시고 따가웠다.

군대는 못 가봤지만 암모니아 가스실에서 화생방 훈련받는 거 같았다.  

방 창문을 활짝 열고 다시 잠을 청했다

 

일어나보니 8시 반.

반바지를 얼른 주물러 널어 놓고 아침 먹으러 내려간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두 영국 할머니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도도한 영국여자들도 나이가 들면 다 이렇게 살가워지나보다

 

 

 

식당 가운데쯤에 앉아 비몽사몽 좀체 일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현주가 내 아침상을 챙겨왔다,

 

 

 

 

"  이렇게 받으니까 꼭 병원 식판 같어~ " 했더니 현주도 여기가 병원 같다고 한다.

여긴 호텔이 아니라 병원이고,

       객실이 아니라 병실이고,

       투숙이 아니라 입원이고,

       관광객이 아니라 환자다.

그래서 방금 전 수술받고 마취가 덜 풀린 것처럼 몸이 무겁고 정신이 멍하고 컨디션이 저조한가 보다,

하긴 병에 걸리긴 했다. 향수병

 

현주가 살짝 웃길래 보니

흑인여자가 원피스 뒤에 상표도 안 떼고 등도 잠그지 않은 채 식당 안을 활보하고 있었다,

 

 

아침 식당에는 주로 노인과 백인이 많았고 동양인은 우리 둘 뿐이다,

벽걸이 TV에선 리비아 위기, 가자지구 전쟁등 난리인데 여기는 아주 조용하고 차분~하다.

 

뒤에 남자 셋은 자기가 먹은 식판을 직접 정리해주고 나갔다,

 

 

밥먹고 나오며 프런트의 마른 명태에게

"  방 바꿔주라, 욕실엔 철재 바가 너무 많고 냄새난다. 안사람이 병원 같댄다. 바꿔주라 ! " 

그랬더니 별 말 없이 알았다고 하며 지금은 방 청소가 안되어 있으니 짐을 여기다 맡겨 놓으라고 한다. 오늘 저녁은 자기가 Off 라서 다른 직원에게 잘 설명해 놓겠다고 덧붙였다.

방에 와 얼른 가방 꾸려 프런트에 맡기고 나왔다

 

 

호텔을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오늘은 네비마져 영 상태가 안 좋다. 지 위치를 못 잡고 시내를 몇번 뺑뺑이 돌리고 나서야 GPS 를 제대로 받기 시작했다,

 

 

코츠월즈의 네번째 마을 첼튼엄 (Cheltonham) 은 마을이라기 보다는 큰 도시다

주변의 대부분 마을들이 인구 만명도 안되는 조그만 동네인데 여기는 주민이 11만명이나 된다. 오래 전부터 양모거래를 주요 산업으로 하던 작은 마을이었는데 1715년 온천이 발견된 이후 휴양지로 발전했고 1788년에 조지 3세가 이곳을 방문한 후 더 유명해졌다.

시내엔 그리스 ,로마풍의 건물과 가로수 거리, 극장등이 세워져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재는 코츠월즈의 중심도시다. 작은 동네의 숙박은 희소성이 있어 가격이 비싼데 여긴 호텔들이 많고 숙박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나도 여기까지 흘러 들어 온 것이다. 

 

 

 

 

 

 

비가 쏟아붓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동안 시내를 벗어나 교외를 달린다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과 끝이 안 보이는 지평선 

그 사이를 비집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린다,

 

현주와의 대화가 잠간씩 끊어지면 BBC radio 3 채널에서 classic 이 흘러 나와 빈 공간을 채워준다

현악기 소리가 우리의 外耳를 뚫고 들어와 고막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中耳 이소골이 잔잔하게 진동하며 內耳 달팽이관을 벅벅 긁어댔다,

진행자 Petroc Trelawny 의 톡톡 튀는 영어 발음도 스타카토 (staccato) 반주처럼 어울렸다.

 

노란 밀밭 위에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무들이 바람에 쓸리고

빗방울이 차창을 두드리자 천상의 하모니가 만들어졌다.

 

 

 

 

코츠월즈의 다섯번째 마을은 이름도 긴 보턴온더워터 (Bourton-on-the-water) 다 

<클릭하면 확대됨>

 

 

마을에 도착할 때쯤엔 비가 다행히 그쳤다

 

이 마을에서 처음 만난 주민 두 사람,

 

말이 참 힘들어 보였다,

 

 

 

평화롭고 한적하다,

 

마을 한가운데로 얇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이 맑아서 바닥에 깨끗한 모래가 다 보였다 

 

 

 

 

 

 

 

한국은 개울, 또랑, 시냇물, 하천, 강으로 세분화 되어 있지만  

여기는 물만 흐르면 다 강이니까 이것도 윈드러시 강 (river Windrush) 이라 불린다 

 

 

 

 

 

 

 

그림속에도 Motor museum

 

 

 

 

 

 

 

 

 

 

' 보턴-온더-워터' 에 있는 ' 베이커리-온더-워터 '

그렇게 찾을 땐 안 보이던 빵집이 여기에 있었다. 

 

현주가 반갑게 들어가 한보따리 사왔다

 

 

다리가 몇개 있는데 사람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아 앙증맞았다

 

 

 

 

보턴온더워터 마을의 겨울

 

 

 

 

 

 

강가에서 이제 헤엄을 배우는 노란 오리새끼

 

 

우리가 도착했을 땐 한적 했는데 한 시간도 안돼 관광객들이 엄청 늘어나 제대로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티룸으로 몰려 들어가는 걸 보고 있는데, 등 뒤에서 낯익은 한국말이 들린다

"  자~ 몇 군데 유명한 곳 둘러보고 나서,  자유시간 30분 드리겠습니다 ! "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우르르 떼지어 내 주위를 스쳐갔다,

 

난 주차시간 때문에 먼저 차로 가고 

현주는 기념품점에서 레이스랑 열쇠고리를 샀다.

 

 

코츠월즈의 여느 동네들이랑 다르지 않은 곳인데도,

맑은 시냇물 하나가 동화속에나 나오는 환상적인 마을로 만들어 놓았다 

 

 

 

●   ●  

 

 

 

기도  -  세러 티즈데일

 

나 죽어갈 때 말해주소서

채찍처럼 살 속을 파고 들어도

나 휘날리는 눈 사랑했다고

모든 아름다운 걸 사랑했노라고

그 아픔을 기쁘고 착한

미소로 받아들이려 애썼다고

심장이 찢어진다 해도

내 영혼 닿는 데까지 깊숙이

혼신을 다 바쳐 사랑했노라고

삶을 삶 자체로 사랑하며

모든 것에 곡조 붙여

아이들처럼 노래했노라고

 

 

 

A Prayer  -  Sara Teasdale

 

When I am dying, let me know

That I loved the blowing snow

Although it stung like whips;

That I loved all lovely things

 

And I tried to take their stings

With gay unembittered lips;

That I loved with all my strength

To my soul's full depth and length

Careless if my heart must break

That I sang as children sing

Fitting tunes to everything

Loving life for its own s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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