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개장한 도곡온천은 유황이 많이 함유되어 신경통,관절염,피부병 등에효과가 있는 중탄산온천이라고 한다.
현재 도곡온천단지에는 모텔급 숙박시설들이 대중탕을 운영하고 있어 쉽게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이 도곡온천단지를 한바퀴 에두르는 환종주 산행을 계획하였다.
이 환종주 코스안에는 크고작은 봉우리들이 20여개가 산재해 있어 소위 ‘봉따묵기’하기에 경제원칙으로 가성비가 좋은 곳.
이 코스는 필연적으로 817번 지방도를 건너게 된다.
나는 이 코스를 효과적으로 타기 위하여 선답자들의 족적이 없는 솔대봉 능선을 타고 화남마을로 내려서기로 했다.
화남마을 ‘별빵(별을 보며 빵을 굽다)’엔 종괘산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어 원활한 산길을 인도하고 있기 때문.
작수봉은 어디에서도 그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 없어 ‘까치머리봉’이란 뜻의 ‘鵲首峰’으로 명명했다.
오산은 경주 금오산처럼 ‘자라 오(鰲)’자를 써서 ‘鰲山’이라 하였고, ‘큰적상봉’은 무주 적상산에서 그 뜻을 취하였다.
중봉산(中峯山 323m)은 오늘 산행의 중심봉이자 ‘무등산 대종주길’이 지나는 곳.
‘무등산 대종주길’은 무등산을 중심으로 광주·나주·화순군을 지나는 약 60km의 산줄기이다.
성적봉은 중봉산의 남쪽 마을인 신성리(新星里) 성산마을에서 그 유래를 찾았다.
성산(星山)이란 이름은 ‘별산’아래에 있어 생긴 이름.
중봉산 뒤로 무수한 별들이 쌓인 하늘을 올려다 보며 ‘별산’으로 불렀고, 그대로 ‘성적봉(星積峰)’이 된 것이리라.
두리봉은 ‘옥비바위’가 있는 산으로 두루뭉실 둥그스레한 봉우리를 일컫는다.
두리봉에서 200여m 떨어진 296.2m봉은 편의상 ‘제2중봉산(296.2)’으로 명명했고, 두리봉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두리봉의 ‘옥비바위’는 인장바위라고도 부르며 아파트 4층 높이.
각도에 따라 스핑크스 같기도 하고, 불끈 쥐고 있는 주먹처럼 보이기도 하며 호사가들은 남근을 닮았다고도 한다.
건너편 종괘산 고동바위(쌍교바위)와 모습이 닮아 아주 그럴싸한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져 있다.
수리봉 아래 여성바위를 두고 이 두 바위가 氣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이 지역에 숙박업종이 많은 이유라고도 한다.
내려선 화남마을은 뒷산이 꽃봉우리 형국의 꽃봉이었고, 꽃봉 남쪽에 있는 마을이라 화남(花南)마을이 된 것.
화순군 마을유래지에 ‘솔대봉’은 화남마을 동쪽 뒤에 있는 산’이라고 하며 예전에 솟대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처음에 ‘솟대봉’으로 불리다가 ‘솔대봉(率隊峰)’이 된 것이리라.
종괘산(鐘掛山)은 종을 걸어 놓은 산이라는 말이지만 ‘종괘산의 쌍교바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모티브다.
'옥황상제가 종괘산 용샘의 암룡을 승천시키려다가 주지승의 잘못으로 승천하지 못하고 바위로 변하면서 생긴 암석 유래담과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금두꺼비가 구렁이와 싸우다 각각 바위와 봉우리가 된 암석 및 산악 유래담이다<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수리봉은 수리과 맹금류가 사냥하기 좋은 도드라진 봉우리를 일컷는 이름.
수리봉을 비롯해 전국에 응(鷹)봉,매봉,응봉산(鷹峰山) 등이 있다.
‘돌모랭이산(△113.7m)’은 도곡천 돌모랭이를 돌면 나지막히 있는 산.
산행코스: (1-가) 온천교-작수봉-큰적상봉-중봉산-성적봉-두리봉(옥비바위)-솔대봉-별빵(2.5h)
(2-가) 별빵-순이네밥집-쌍교바위(고동바위)-종괘산-수리봉-돌모랭이산(뒷산,상좌산 선택) (3h)
궤적.
약 12km의 거리에 5시간 30분이 걸렸다.
고도표.
미리 준비한 표지기만 해도 11개. 산에 입문한 이후 기록적인 숫자다.
좌로부터,작수봉, 오산, 큰적상봉, 중봉산, 성적봉, 두리봉, 2중봉산, 솔대봉, 종괘산, 수리봉, 돌모랭이산.
네비에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 792'를 입력하여 산길입구 삼거리에 차를 댔다.
들머리를 찾아 들어가면서 뒤돌아 보니 좌측에 우리 버스가 대기할 공영주차장이 보인다.네비에 입력한 주소가 이 주차장 주소인 것.
노란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 곡각지점에서 칡덩쿨이 있는 화살표 방향으로 꺾어...
'비오메드 요양병원 별관 가는 길' 안내판을 따른다.
우틀하여 300여m 못미친 지점 살짝 굽어도는 지점에서 시멘트 계단으로 오른다.
이 길은 묘지로 통하는 길이지만 묘지 뒤로 능선에 쉽게 붙을 수 있기 때문.
묘지에선 묘지 우측 뒤로 길을 찾아야 한다.
연이은 무덤들이 나오고, 우리는 이 지점에서 말벌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급기야는 일행 중 한 명이 15빵을 쏘여 119구급대를 불러 병원에 실려가게 되었다.
이 즈음 이 구간에선 말벌을 각별히 조심해야 될 것.
비로소 우측으로 시야가 뚫린다. 우리가 이어갈 쌍교바위와 종괘산,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당겨본 쌍교바위.
무덤가에서도 똑 같은 곳으로 조망이 열린다.
쌍교바위와 종괘산, 그리고 수리봉.
또다시 당겨본 종괘산.
비로소 첫 봉 마수거리다. '까치머리봉'으로 명명한 뒤 '鵲首峰'이라 적어 넣었다.
그리고 금세 내려선 임도. 임도를 가로 질러야 산길을 이어갈 텐데, 수풀로 인하여 길이 숨어버렸다.
대숲과 칡덩쿨 속 가르마를 탄 곳으로 두더지처럼 숨어들면 좌측으로 살짝 에돌며...
뚜렷한 능선길로 계속 이어탈 수 있다.
굵은 밧줄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올라서면 벤치가 있는 오산. 바람 한 점 없는 오름길에서 일행들은 하나 둘 지쳐만 갔다.
경주 금오산처럼 '자라 오(鰲)'자를 썼다. 자료를 찾을 수 없어 임의 작명이다.
가파른 오름길 정수리의...
송전탑에선 송전탑 좌측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런 뒤 오른 봉우리는 '큰적상봉'.
'큰적상봉'에선 중봉산이 500m의 거리.
준비해간 표지기를 걸었다. 무주 적상산과 같은 한자를 썼다.
그리곤 10분이 채 되지 않아 너른 공터가 있는 중봉산에 오른다.
중봉산 표지판.
중봉산의 이정표.
준비해간 표지기. 우리는 이곳에서 정상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였다.
그리곤 바삐 출발하여 삼거리.흰색 화살표는 우리가 진행할 두리봉(옥비바위), 우측 빨간색 화살표는 남산(천암리) 방향.
이 지점의 이정표. 우리가 진행할 방향은 '앵남교' 방향.
'다음카카오' 지도엔 성적봉이 남산 방향에 있지만 나는 이 삼각점봉에 높이를 수정한 성적봉(286.3) 표지기를 걸었다.
삼각점봉(286.3m)에서 5분여 만에 커다란 바위가 불끈 솟은 옥비바위에 닿았다.
앞서가던 미옥 씨가 고목에 매미 붙듯 바위 옆뽈떼기에 붙었다.
그래서 확대하였다.솔대봉 가는 길은 2중봉산을 다녀와서 미옥 씨 뒷쪽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솔대봉 가는 길은 화살표 방향의 북동쪽으로 수풀을 헤쳐야 한다.
오래전부터 길이 있었던 듯 바닥은 매끈하였지만 잡목 가지들이 길을 덮어버렸다.
우선 200여m 떨어진 '2중봉산'을 다녀와야 한다.그리곤 옥비바위 뒤로 길눈을 크게 뜨고 북동방향 수풀을 째고 나가면...
그런대로 선명한 길흔적을 만난다.
철탑도 지나고...
묵은 산길을 눈치껏 더듬어 가는데, '소천(박용수)' 님이 앞장을 섰다.
휴식 중 눈 앞에 보이는 뚜꺼비.
지형도를 확인하니 '장흥 고씨' 비석이 있는 봉우리가 '솔대봉'이다.
누군가 비석 위에다 '솔대봉 202m'라고 적어 놓았고...
나는 준비해간 '率隊峰 200' 표지기를 걸었다. "福 받으시라"
내려가는 길은 방향을 잘 살펴야 한다. 처음엔 남동쪽으로 내려서다 차츰 우측으로 구부러지며 남쪽길로 틀어야 하는 것.
일정한 등로는 없지만 유순한 능선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잡초 우거진 묘지를 만나고...
임도급 길을 따른다.
축사를 만나 우측으로 꺾으며...
남의 우사(젖소)를 지나고 만다. 우사 건너 산밑에 길이 있으므로. (우사를 피하는 길이 없었을까?)
남의 우사를 빠져나와 시멘트 포장길을 따르다...
우측으로 꺾어...
도곡천을 건너기전 팔주정자에서 잠깐 쉼을 한다.
도곡천에 가로 놓인 파란색 다리.
도곡천 건너 좌측에 있는 집이 '별빵'이다.
다리 건너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면 '별빵'과 우측에 '순이네 밥상'이 보인다. '순이네 밥상' 앞에 종괘산 이정표가 있다.
지붕위에 보이는 '별을 보며 빵을 굽다.
'별빵' 마당 한켠에 있는 종괘산 안내판.
그리고 바로 우측에 있는 '순이네 밥상' 앞에 있는 이정표. 종괘산 1.8km.
'순이네 밥상' 마당 좌측을 가로질러 산밑을 돌아들면...
금세 우측으로 이정표가 세워진 본격 산길로 접어든다.
종괘산 1.7km.
솔밭길.
녹색 굵은 밧줄이 안내하는 산길에서...
꾀가 우리들은 우측 사면으로 돌았더니...
"에구~ 아이넹~". 그래서 다시 치고 올라간 봉우리에 돌담의 흔적이 보인다. 무슨 용도였을까.
뛰따라오는 형님을 여기서 만난다. 무덤이 있는 이곳은 범바위산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다음 봉에서 거꾸로 올라오는 '모아' 님을 만난다. '모아' 님은 유명블로거에다 너튜버로서 "혼자서도 잘 놀아요" 유산(遊山)을 하시는 분이다.
우리는 다시 커다란 바위와 맞닥뜨리게 된다.
미옥 씨가 바위 사이로 기어올라 모델을 자청하는데, 아까와 마찬가지로 고목에 매미 붙은 모습이라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
"가만 있자, 이쯤에서 수리봉 쪽으로 바라볼 일이다." "저기 보이네," 미옥씨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당겨 보았더니 호사가들이 입방아를 찧어대는 '여성바위'다.
크로즈업한 여성바위.
종괘산 직전에서 도드라진 암봉에 올랐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쌍교바위.
이곳이 오늘 산행의 최고의 전망대다. 360도 뷰가 펼쳐지는 곳. 건너에 수리봉이 보이고...
우측 아래로 우리가 환종주하는 도곡온천지구가 보인다. 저 멀린 월출산(?)
아래에 원화제가 보이고, 좌측 길다란 꼬리를 내리는 곳이 우리가 내려갈 끝지점 돌모랭이산인 듯.
쌍교바위는 바위 두 개가 쌍(雙)을 이루어 있어 얻은 이름일 테지만 정확한 유래는 알 수가 없다.
이제 종괘산 정상은 지척. 그러나 한 차례 된힘을 써야만 한다.
종괘산의 기념사진. "형님, 욕봤쑤~ 대단합니다."
표지기를 걸고...
천암리 방향.
다음에 오른 봉이 수리봉.
주렁주렁 감나무 가지에다 표지기를 건 뒤...
이름이 생겨났을 도드라진 암봉에서 산하를 굽어본다.
진행하는 등로의 이정표에 뜬금없는 수리봉.
이제 산길은 오솔길 수준.
천암리 방향...
완만한 능선길엔 가속도가 붙는다.
그렇게 산줄기가 끝나갈 즈음 있는듯없는듯한 봉우리. 지형도를 확인하니 돌모랭이산이다.
돌모랭이산의 삼각점.
철탑을 지나고...
산자락을 내려선다.
입구의 이정표.
김대중 기념공관에서 꺾어...
산내려온지 10여분 만에 우리 버스가 대기하는 주차장으로 환종주한다.
타는 목마름은 일단 뒤로 미루고 온천교 다리밑으로 내려가 우선 땀을 씻었다.
그리고 일행이 건네주는 냉맥 두 잔에 덜컥 사레들리고 만다.
데이비드 실즈가 지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에서 인디언 추장 까마귀발(crowfoot)은 말했다.
'조금 뒤면 나는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 나도 모른다.
우리는 모르는 곳에서 와서 모르는 곳으로 간다.
삶은 무엇인가?
밤중에 빛나는 개똥벌레 불빛이다.
겨울에 내쉬는 버펄로의 숨결이다.
풀밭을 가로질러 움직이다가 해질녘에 사라지고 마는 작은 그림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