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9월의 일기, 제 19회 문경 오미자축제/축제의 노래
달무리 지는 창문을 열면 싱그런 바람
꽃내음 속에 춤추는 여인 아름다워라
황홀한 달빛 꿈에 잠기면
다시 또 보이네 축제의 밤
축제의 노래 함께 부르던 즐거운 날에
스치듯 만나 잊을 수 없던 그리운 여인
가버린 여인 눈에 어리면
다시 또 보이네 축제의 밤
언제나 다시 오나 그리운 축제의 그 밤
금물결 달빛 속에 춤추던 그리운 여인
사모한 마음 서글픈 정은
가실 줄 모르네 그리워서♪
이태리 가수 밀바(Milva)가 부른 칸초네 ‘Aria Di Festa’를 우리의 트윈 폴리오가 번안해서 부른 ‘축제의 노래’ 그 노랫말 전문이다.
참으로 지쳤던 20대 내 젊은 시절을 붙잡아준 노래다.
나는 그 노래에서 꿈과 희망을 읽었다.
하도 그 노래를 좋아해서 밀바의 칸초네 원음으로도 불렀고, 번안한 트윈 폴리오의 노래로도 불렀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도 언젠가는 그렇게 황홀한 축제의 밤과 같은 세월이 있겠지 했다.
내 고향 문경에는 유독 축제가 많이 열린다.
매년 4월이면 문경새재 옛 과것길에서 문경찻사발 축제가 열리고, 매년 9월이면 오미자 산지인 문경동로 금천 둔치일원에서 오미자 축제가 열리고, 매년 10월이면 역시 문경새재 옛 과것길에서 문경사과 축제와 문경약돌한우 축제가 열린다.
그 이외에도 곳곳에서 열리는 작은 축제들이 꽤나 많은 것으로 안다.
보름달이 뜰 때쯤에 그 달빛을 맞으며 문경새재 옛 과것길을 걷는 달빛여행 축제도 있다 하고, 가을꽃 필 때쯤의 문경 봉천사에서 열리는 개미취 축제도 꽤나 입소문이 나있다 하고, 송어 축제에 수제맥주 축제까지 있다 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우리 문경이 관광도시로 거듭나면서 그 축제에 몰려드는 인파가 더 많아져서, 볼만한 구경꺼리 또한 다양해졌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 축제에 빠지지 않고 발걸음 하고는 한다.
지난주에도 축제가 하나 열렸었다.
충북 단양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이쪽인 문경의 북쪽으로, 낙동강의 또 한 줄기 발원인 금천이 흐르는 문경 동로에서 열린 오미자 축제였다.
2023년 9월 15일 금요일부터 같은 달 17일 일요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리는 그 행사의 개막식에 아내와 함께 발걸음 했다.
살살 뿌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달려간 금천 둔치의 축제장, 이미 지역 국회의원 임이자의 축사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