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한강공원 강변 산책길에서 만나는 난지생명길 2코스다. 난지생명길 2코스의 시점은 지하철 2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서 출발, 망원정지를 둘러보고 망원한강공원에서 마포역까지 걷는 길이다.
겨울의 고즈넉한 산책길을 걷다보면 양화대교다. 다리 밑을 통과하면서 좌측으로 절두산 순교 성지다. 절두산은 원래 머리를 높이 든 형상이라 하여, 가을두, 누에의 머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잠두봉이라 부르던 곳이다. 바로 아래 양화진나루터에는 한강을 통해서 각 지방에서 조세곡 수송선과 어물, 채소 등을 실은 배가 드나들었다. 양화진주변은 잠두봉과 어울려 이름난 명승으로 많은 풍류객과 문인들이 뱃놀이를 즐기면서 시를 지었던 곳이기도 하다.
1866년 2월 프랑스군함이 천주교탄압을 문제 삼아 한강을 거슬러 양화진과 서강까지 진입하였다. 이에 격분한 대원군은 수많은 천주교인들을 잠두봉에서 목을 베어 참수케 한다. 그 뒤로 머리를 잘랐다하여 절두산(切頭山)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병인(1866년) 순교100주년을 기념하여 1967년 10월 순교 기념관을 개관하였다. 현재 절두산성지 내에는 한국 천주교회 관련 사료와 유물. 유품전시관, 28위의 성인유해를 모신 유해실, 순례성당, 순교자 교육관을 비롯하여, 야외 전시관이 있다. 절두산 순교 성지는 생명을 바쳐 믿음을 증거한 한국 천주교회 신앙 선조들의 순교정신이 살아 숨 쉬는 뜻 깊은 성지이다.
절두산 순교 성지를 뒤로 난지생명길 2코스는 마포 나루길로 접어든다. 첫 번째 만나는 양화나루는 한강나루, 삼전도나루와 더불어 조선의 3대 나루 중 하나였다. 양화나루는 김포나 강화 쪽으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양화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곳에 버드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 초 월산대군, 강희맹, 서거정 등이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 열 곳을 가려 한도십영을 노래했는데 그중 하나가 이곳 양화나루에서 흰 눈밭을 걷는 모습, 양화답설이다. 옛날 잠두봉 아래 양화나루에서 배를 타면 건너편 선유봉의 양화나루에 닿았는데 지금은 양화대교가 대신하고 있다.
난지생명길은 서울화력발전소가 모습을 들어 낸다. 우리나라 전기산업의 산 역사인 서울화력발전소(구 당인리발전소)는 한강에 황토돛배가 오가던 시절인 1930년 1호기가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로 준공되었다.
서강나루다. 현재의 서강대교 북단 신정도 강변에 있었던 나루터이다. 서강진이라고도 했는데 서강대교가 놓이면서 기능을 잃었다. 마포나루에서 양화나루에 이르는 한강응ㄹ 서강 혹은 서호라고 불렀다.
지금의 동호대교 북단 옥수역 부근을 동호라고 했던 것과 대비되는 이름이다. 서강나루는 나루터라기보다는 세곡선의 선착장이었다. 황해도, 전라도, 충청남도, 경기도의 세곡을 운반하는 배들이 모두 이곳에 모였다. 그래서 이곳에는 세곡을 잠시 보관하기 위한 광흥창과 풍저창의 강창이 설치되어 있었다.
밤섬이다. 밤섬은 마포구 창전동 · 당인동에 걸쳐 있던 마을로서, 한강 가운데에 있어 밤처럼 생긴 섬인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광복 후에는 율도동이라고 하였다. 1968년 밤섬이 폭파됨으로써 주민들은 마포구 창전동으로 옮겨져 현재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조그만 섬이다.
한강공원 현석나들목을 만난다. 영화 김씨표류기와 괴물이 생각나는 곳이다. 영화/드라마 소 기야기가 깃든 한강,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강은 일상과 추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특히 한강에서 연인과의 추억 한 조각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강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낭만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상한 힘이 있다. 그래서 사랑을 다룬 그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특별한 순간의 배경으로 한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포나루다. 마포나루의 옛 이름은 삼개나루였다. 마포의 와우산, 노고산, 용산의 구릉이 한강으로 뻗어 내린 곳에 세 곳의 포구가 있었다. 이를 용호, 마호, 서호롤 불렀고 함께 이르던 말이 삼개포구였다. 그런데 한자 표기를 위해 3개의 삼을 삼으로 쓰면서 마포가 된 것이다.
현재의 마포대교 북단 용강동 마포 유수지 부근이 마포나루였는데 이곳이 마포 새우젓장수니 서울깍쟁이니 했던 말의 진원지였고 여기서 벌이는 한가한 뱃놀이가 마포법주라고 하여 한도십영 중 하나였다.
난지생명길 2코스는 이제 마포나들목을 통과하면서 “토정비결”의 저자로 잘알려진 통정 이지함의 생가 터를 찾아간다.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좌측에 아파트가 삼성레미안 아파트다. 102동 앞에 토정 이지함선생 집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이곳은 조선중기 명현으로 성리학자였던 토정 이지함 선생이 살던 집터부근이라는 표석이 서있다. 해방 직후까지 이곳에는 토정의 옛 집터로 전해지는 빈터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마포 강변에 흙으로 언덕을 쌓고 아래에 굴을 파서 거쳐를 하고 위에는 정자를 지어 토정이라고 했는데 평생을 청빈하게 살았다고 한다. 마포대교 북단의 용강동 마포 유수지 부근이 토정 선생의 집터인데 토정 선생은 자기가 살던 집터가 나중에 주차장으로 변하게 될 것을 알았을까? 선생의 묘소는 충청남도 보령시 주교면에 있다고 한다.
난지생명길 2코스에는 토정 이지함 선생의 영모비와 동상이 서있고, 마포 돼지갈비로 유명한 마포 음식문화거리를 걷다보면 종점인 마포역 1번 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