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노천명
앞벌 논가에서 개구리들이 소낙비 소리처럼 울어 대는 저녁이다. 대고 삼밭에서 오이 냄새가 풍겨 온다. 오는 저녁. 마당 한 귀퉁이에는 범산 넝쿨, 엉겅퀴, 다북쑥, 이런 것들이 생짜로 들어가 한데 섞여 타는 냄새가 난다. 란 그건 제법 독기가 있지만 는 것이다. 또한 거기 다만 모깃불로만 쓰이는 이외의 값진 여름밤의 운치가 를 지니고 있다. 있는 것이다.
달 아래 호박꽃이 화안한 저녁이면 군색스럽지 않아도 좋은 넓은 마당에는 이 그 모깃불이 피워진다. 지고 그 옆에는 멍석이 깔리고 려지고, 여거기선 여름살이 다림질이 한창 벌어지곤 한다. 지는 것이다. 멍석자리에 이 그렇게 앉아 보면 시누이와 올케도 정다울 수 있고, 나이가 지긋한 어머니는 큰애기에게 다림질감을 붙잡히며, 지긋한 나이를 한 어머니는(비문입니다.) 별처럼 머언 얘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함지박에는 가주 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오란 강냉이가 먹음직스럽게 가득히 담겨 나오는 법이겠다.
쑥댓불의 알싸한 내를 싫찮게 맡으며 불부채로 종아리에 덤비는 모기는를 불부채로 날리면서 강냉이를 뜯어 먹고 으며 (또는 종아리에 덤비는 모기는를 불부채로 날리고 면서 강냉이를 뜯어 먹으며 누웠으면 여인네들의 이야기가 핀다. - 같은 접속어미를 피하기 위함입니다.)
※ 어미의 종류
어말어미 : 용언의 마지막 부분
종결어미 : 문장의 종결에 사용
비종결어미 : 다른 문장을 이어주거나, 문장 전체를 품사적으로 전용시키는 어미
접속 어미 : 한 문장과 그 후속 문장을 이어주는 선행문장의 용언 어미
( ~고, ~지만, ~(으)며, ~느라고, 아/어서, ~으니까)
전성어미 : 명사형, 관형사형으로 하여 후행 성분을 수식하는 어미
보조적 연결어미 : 본용언에 이어주는 어미, 부사형어미라고도 한다.
전성어미와 보조적 연결어미는 기본적으로 전성어미의 성질을 띤다.
대등적 연결어미, 종속적 연결어미
두 문장이 병렬적으로 연결되면, 즉, 나열된 병립된 사실이면 대등적이라고 말한다.
두 문장이 논리적으로 조건, 이유, 원인, 시간 등을 매개로 연결된다면 종속적이라고 말한다. 종속적 연결과 부사적 연결은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이그런 저녁, 멍석으로 나오는 별식은 강냉이뿐만 아니다. 연자간에서 가주 빻아온 햇밀에다 굵직굵직하고 얼숭덜숭한 강낭콩을 두고 한 밀범벅이 또 있겠다. 그 구수한 맛은 이런 대처(이 글에서 시선을 알려주는 단어입니다. 작가는 지금 어떤 대처에서 시골을 회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시 대명사를 그, 거기로 고쳤지만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이, 여기를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알고 현장감을 살리려고 쓰는 것과 모르고 ‘이, 그, 저’를 혼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의 식당 음식쯤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온 집안에 매캐한 연기가 골고루 퍼질 때쯤 되면 쑥 냄새는 한층 짙어진다. 져서 가경(?)으로 들어간다. 영악스럽던 모기들이도 아리숭 아리숭 하는가 하면 수풀 기슭으로 반딧불을 쫓아다니던 아이들은도 하나 둘 잠자리로들 들어간다. 가고,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워서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채 멍석 위에 누운 아낙네들에게 꿀 같은 단잠이 퍼붓는다.
(이 글의 대표적인 비문입니다. 주어-마을의 여름밤인지 아낙네들인지 단잠인지 불분명하고 서술어-퍼붓는다 로 이상한 문장이 되었습니다. 이 문장은 여섯 개의 문장이 겹친 복문인데 그걸 잘못 쓰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영악스럽던 모기들은 아리숭아리숭 한다.
수풀 기슭으로 반딧불을 쫓아다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잠자리로들 들어간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진다.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워있다.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했다.
아낙네들에게 꿀 같은 단잠이 퍼붓는다. 또는 아낙네들은 퍼붓는 꿀 같은 단잠에 빠진다.
위 여섯 문장 중 위 두 문장을 묶고
영악스럽던 모기들은 아리숭 아리숭 하는가 하면 수풀 기슭으로 반딧불을 쫓아다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잠자리로들 들어간다. 로 고치고 네 문장을 묶어 아래와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채 (못하고 ) 멍석 위에 누운 아낙네들에게 꿀 같은 단잠이 퍼붓는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워서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채 꿀 같은 단잠에 빠진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운 채 꿀 같은 단잠에 빠진다. 등 여러 가지로 고쳐볼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문장이 겹치면 누구나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결한 문장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쑥을 더 집어넣는 사람도 없다. 어 모깃불의 연기는도 차츰 가늘어진다. 지고 보면, 여기는 마을은 바다 밑처럼 고요해진다.
굴(洞穴) 속에서 베를 짜던 마귀 할미라도 나와서 다닐 성부른 이 그런 밤엔, 헛간 지붕 위에 핀 박꽃의 하이얀 빛이 나는 무서워진다.
한잠을 자고 난 애기는 아닌 밤중 뒷산 포곡새 울음소리에 선뜻해서 엄마 가슴을 파고들고, 삽살개란 놈이은 괜히 짖어대면 마침내 온 동리 개들이 달을 보고 싱겁게 짖어대겠다.
여름밤
노천명
앞 벌 논가에서 개구리들이 소낙비 소리처럼 울어 대는 저녁이다. 삼밭에서 오이 냄새가 풍겨 온다. 마당 한 귀퉁이에는 범산 넝쿨, 엉겅퀴, 다북쑥, 이런 것들이 생짜로 들어가 한데 섞여 타는 냄새가 난다. 그건 제법 독기가 있지만 모깃불로만 쓰이는 이외의 여름밤의 운치가 있다.
달 아래 호박꽃이 화안한 저녁이면 군색스럽지 않아 좋은 넓은 마당에는 그 모깃불이 피워진다. 그 옆에는 멍석이 깔리고, 거기선 여름살이 다림질이 벌어지곤 한다. 멍석자리에 그렇게 앉아 보면 시누이와 올케도 정다울 수 있고, 나이가 지긋한 어머니는 큰애기에게 다림질감을 붙잡히며, 별처럼 머언 얘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함지박에는 가주 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오란 강냉이가 먹음직스럽게 가득히 담겨 나오는 법이겠다.
쑥댓불의 알싸한 내를 싫잖게 맡으며 종아리에 덤비는 모기는 불부채로 날리면서 강냉이를 뜯어 먹고 (또는 종아리에 덤비는 모기는 불부채로 날리고 강냉이를 뜯어 먹으며) 누웠으면 여인네들의 이야기가 핀다.)
그런 저녁, 멍석으로 나오는 별식은 강냉이뿐만 아니다. 연자간에서 가주 빻아온 햇밀에다 굵직굵직하고 얼숭덜숭한 강낭콩을 두고 한 밀범벅이 또 있겠다. 그 구수한 맛은 이런 대처의 식당 음식쯤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온 집안에 매캐한 연기가 골고루 퍼질 때쯤 되면 쑥 냄새는 한층 짙어진다. 영악스럽던 모기들이 아리숭 아리숭 하는가 하면 수풀 기슭으로 반딧불을 쫓아다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잠자리로 들어간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채(못핫고) 멍석 위에 누운 아낙네들에게 꿀 같은 단잠이 퍼붓는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워서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채 꿀 같은 단잠에 빠진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지고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 보지 못한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운 채 꿀 같은 단잠에 빠진다. 등 여러 가지로 고쳐볼 수 있습니다.
쑥을 더 집어넣는 사람도 없다. 모깃불의 연기는 차츰 가늘어진다. 마을은 바다 밑처럼 고요해진다.
굴(洞穴) 속에서 베를 짜던 마귀 할미라도 나와서 다닐성부른 그런 밤엔, 헛간 지붕 위에 핀 박꽃의 하이얀 빛이 나는 무서워진다.
한잠을 자고 난 애기는 아닌 밤중 뒷산 포곡새 울음소리에 선뜻해서 엄마 가슴을 파고들고, 삽살개란 놈이 괜히 짖어대면 마침내 온 동리 개들이 달을 보고 싱겁게 짖어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