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하눅빌(Sihanoukville)은 한국 사람 콩글리쉬로 '시아눅빌'/'씨하눅삘'로 발음하게 되는데 요딴 발음을 현지인들은 전연 알아 듣지를 못해 여러 번 귀를 곧추 세우고 묻고 되물어 '시하누비'/'시아누빌'/'시애누빌'이란 발음을 들을 수 있었다.
된소리가 감춰진 간들간들한 현지 발음을 대하는 느낌 - 잉글리쉬 알파벳 단어를 스리살짝 낮은 포복으로 기어서 건너는 듯 귓볼을 간지르는 느낌이다.
중국 자본으로 도시가 점령된 시하눅빌의 거대 빌딩들, 홍콩이나 마카오가 연상되는 호텔 아니면 카지노다. 코로나 때 짓다만 채 방치된 빌딩들로 흉물스런 도시가 되버린 캄보디아 제일의 휴양도시 씨하눅빌은 처음 이곳을 찾은 2003년과 대비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없다. 한갓진 바닷가 해변에 파도소리만 고즈녁한 정감어린 마을에 국적 불명 디스코 음악이 해변에 넘쳐나는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 이틀을 쉬고 다시 프놈펜으로 돌아왔다.
프놈펜의 메콩호텔에서 콜업한 교통편은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뜨는 리무진 버스였는데 시하눅빌 라이언 비치 게스트하우스 교통편은 15인승 미니밴. 적정한 손님만 태우면 바로바로 떠나는 왕년에 서울 근교 총알택시 같은 교통편이다. 요금은 똑 같은 15$. 시간은 총알 택시 개념이라 두시간 이상 차이가 난다.
다시 돌아온 프놈펜은 해변 휴양지를 거쳐서 온 탓인지 더 더욱 무더위에 맥을 못추는 느낌, 마음이 쳐진 몸 마져 축축축 늘어진다.
짐을 풀고나와 뚝뚝이를 불러세워 평양식당을 물어도 아는이가 없다. 영어로 입력하면 뚝뚝이 기사가 크메르어로 번역된 구글맵을 돌려 빨간 포인트까지 띄우긴 하는데 하나같이 노~. 아마도 영업을 중단한지 오래인 모양이다.
메콩강 강변 공원/ River side park/ Night Market
잘 조성된 넓은 공터는 주말의 저녁시간 가족 산책객들로 붐빈다. 대개들 하나 둘 아이들을 동반한 젊은 부부들이라 아이들에게 손짓으로 정감을 표시하니 소리없는 미소로 화답하며 함께 행복해한다. 평양식당을 겨늠하고 나오느라 사탕 담긴 가방을 벗어 두고온게 아숩은 순간이다. 부러우면 진다고 하지만 나는 이미 여행 내내 수도 없이 부러워서 지고 다니는 젊은 캄보디아에 익숙해있다.
메콩강엔 승선객도 몇 안되는 시간당 5$의 유람선이 경쟁적으로 떠다닌다.
프놈펜 먹거리는 다 모아 놓은듯한 야시장은 돗자리 바닥에 신발을 벗고 앉는 생경스런 모습. 차림상도 없이 양반자세로 바닥에 음식을 놓고 먹는 모습. 돼지귀 꼬치. 어묵 꼬치 양 꼬치 야채 꼬치. 까먹는우렁. 삶은 돼지고기 닭고기를 바구니에 담아서 주면 야채를 더해 볶아내는 쌀국수는 식사로도 안주로도 손색이 없어 서빙하는 크메르 아가씨에게 엄지를 치켜 세웠다. 고급진 레스토랑(4$)과 달리 이곳 맥주는 병이든 캔이든 1$. 냉장 보관이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서비스로 제공되는 조각얼음이 담긴 컵으로 마시게된다. 얼음이 없는 강변공원 캔맥주 타이거 비어는 0.75$. 얼음값이 0.25$ 1000Rl 인셈이다.
한시간 반을 걷다가 저녁 식사시간을 한참이나 지난 시간에 찾아든 야시장이라 뱃구레가 헛헛해진 터에 이것저것 음식을 마구마구 시켰는데도 맥주 세캔으로 마무리한 계산은 15.5$
이제까지는 달러로 주고 리열로 주는 거스럼을 달러로 받느라 옥신각신 했었는데 이제는 몸도 마음도 지치고 여행 막바지라 얼마간 적응이 되서 달러든 리엘이든 주는데로 공손히 받습니다. 받고 말고지요. 일주일 넘도록 환전않고 버텨온 인내가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 50$ 낸 거스름으로 받은 14만 리엘. 부자가 된 느낌이다.
어느 편의점에도 참이슬 처음처럼은 기본으로 갖춰져 있어 2.5$이면 옥케이~ 소주든 맥주든 원하는데로다.
늦은 시간 호텔로 돌아오는 길의 뚝뚝이는 2.5$을 부르지만 나가 곰바우가 아닌 다음에야 지척간인 거리에 쉬이 거금(?)을 내줄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