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절구 - 신석초(申石艸)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 바람에 뒤설레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旅路)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
저문 산 길가에 져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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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1)
신석초(申石艸) / 1909~1975
충남 서천 출생. 본명은 응식(應植).
경성제일보를 거쳐 일본 호오세이(法政)대학 철학과 수학. 신유인(申維仁)이라는 필명으로 카프 진영의 비평가로 활동하다 전향함. 1935년 자신이 편집에 관여했던 잡지<신조선>에 [비취단장(翡翠斷章]을 발표하면서 시작활동을 시작함. 고전적 혹은 전통적인 소재를 주로 다룸. 시집으로 <석초시집>(1946), <바라춤>(1956), <폭풍의 노래>(1974), <수유동운(水踰洞韻)>(197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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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2)
신석초 申石艸
1915년 6월 4일 ~ 1975년 3월 8일
신석초는 전통적 리듬을 빌려 옛 것, 사라져가는 것, 찰라의 것을 즐겨 읊은 시인이다. 충청남도 서천에서 태어나 경성제일고보를 거쳐 일본 호세이대학[法政大學]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1930년대 초반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으로 카프(KAPF)에 가담해 신유인(申唯仁)이란 이름으로 문단 활동을 하다가, 카프의 정치주의적 편향과 도식적 창작방법에 반발해 1933년 탈퇴했다. 1937년 서정주·김광균·이육사·이상 등과 함께 <자오선>의 동인으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했다. 그의 첫 시집인 <석초 시집>(1946)에는 허무주의적 세계관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바라춤>을 대표작으로 하는 2번째 시집 <신석초 시선>(1959)에서는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순수시 이론과 이백·두보의 노장 사상의 영향을 받아 고전적인 절제미와 형식미가 담긴 시들을 썼다. 이후 삶을 초월한 서정적 자아의 정신세계를 주로 다룬 시를 썼으며, 대표작으로 <폭풍의 노래>(1970)·<처용은 말한다>(1974) 등이 있다.
생애와 활동
고향에서 보통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학을 배우다가 1925년 서울로 올라와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으나 몸이 아파 중퇴했다. 그의 문학에 대한 관심은 이때부터 시작된 듯하다.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가 1931년 호세이대학[法政大學] 철학과에 들어가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조선 프롤레티라아 예술가 동맹(KAPF) 맹원으로 활동했다. 1935년에는 〈신조선〉의 편집일을 했으며, 1948년 한국문학가협회 문화부장, 1954년 〈한국일보〉 기자로 들어가 1957년 논설위원 겸 문화부장을 지냈다. 1960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1965년 한국시인협회 회장, 1965~66년 한국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등을 지냈다.
문학세계
1931년 '신유인'이란 이름으로 〈중앙일보〉에 평론 〈문예창작의 고정화에 항(抗)하야〉를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이 논문은 당시 카프의 강경노선을 공격한 내용으로 카프 맹원들 사이에 창작론에 대한 논쟁이 되기도 했다. 이무렵 프랑스 시인 P. 발레리의 〈테스트 씨와의 저녁 시간〉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고 노장사상(老莊思想)에 심취하기도 했다. 카프의 도식주의적 경향에 실망하여 1933년 박영희가 전향선언할 때 카프에서 탈퇴했다. 1935년 한학의 스승인 정인보의 소개로 이육사와 사귀게 되었고, 1937년 서정주·김광균·윤곤강 등과 함께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했다. 여기에 나비가 꽃을 탐내는 본성을 읊은 〈호접 胡蝶〉·〈무녀의 춤〉 등을 발표했으며, 그뒤 〈파초〉(시학, 1939. 3)·〈가야금〉(시학, 1939. 9)을 비롯해 비취를 지고한 정신적 가치로 상징화하고 화자는 현실적 삶의 '쑥대 구렁'에서 번뇌하는 존재로 본 〈비취단장 翡翠斷章〉(문장, 1940. 10)을 발표했다. 1941년 문학잡지 〈문장〉·〈인문평론〉이 폐간되자 고향에 내려가 은거했다. 1946년 첫시집 〈석초시집〉을 펴냈고, 1959년 2번째 시집 〈바라춤〉을 펴냈다. 그뒤 1970년 〈폭풍의 노래〉, 1974년 〈처용은 말한다〉·〈수유동운 水踰洞韻〉 등의 시집을 펴냈다. 1985년 〈신석초 문학선집〉이 나왔다. P. 발레리의 영향을 받아 동양의 허무사상을 바탕으로 한 절제된 언어가 돋보이는 시를 발표하여 당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67년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