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에는 주로 글을 읽기만 하는 회원인데, 어제 직관 중에 느낀 바가 있어 이렇게 글을 한 번 써봅니다.
어제 8회의 역전은, 다소 소심하여 육성응원에 참여할까 말까 고민하던 저조차
"최강한화"를 목청껏 외치게 할 정도로 정말 뜨거웠었습니다.
하지만 그 흥분된 와중에 제 관심을 앗아간 대목이 있었으니,
그건 조범현 감독의 투수운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마노의 8회 등판여부가 굉장히 궁금했었습니다.
선발투수 투구 수가 94개면 1회 정도는 더 던지기에 충분하고,
셋업 맨 김재윤이 잘 던져주고는 있지만,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이제 4개월 밖에 안 된 루키인데다,
마무리 장시환은 한화전 5경기에서 11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확률 상 저마노로 8회를 마치고 9회 장시환으로 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혹시'하고 기대했던 부분은,
저마노가 이제 국내 복귀 두 번째 경기라는 점과
첫 번째 경기에서도 77개로 투구 수 조절을 해줬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조범현 감독은 과감하게 저마노를 내리고 김재윤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김재윤이 내야안타, 2루타, 볼넷으로 무사만루를 맞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모자라
정근우까지 상대하게 하고 나서야 교체했습니다.
김재윤이 내려갈 때, 여전히 동점 상황인 걸 감안하면 장시환을 바로 올릴 법도 했으나,
거기서 또 홍성용을 등판시켰습니다.
결과론적으로만 본다면 kt의 투수교체는 실패했고,
그 교체로 인해 조범현 감독은 한 경기를 쉽게 잃었습니다.
후반기 첫 경기라는 점과 kt가 7월 리그 성적 1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를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범현 감독은,
"저마노"의 국내복귀 연착륙을 위해 무리시키지 않았으며,
올스타 휴식기가 있긴 했지만, 그 기간 동안에도 해소 되지 못할 만큼 피로가 누적된 "장시환"을 아꼈으며,
kt의 필승조로 떠오르고 있지만, 프로야구 투수로서 통산 30이닝도 채 던져보지 못한 "김재윤"과 "홍성용"에게,
터프한 상황에서의 "실전 등판"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마음"을 얻었죠.
당장의 패배와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
현재의 승리보다 미래의 승리들을 볼 줄 아는 "현"명함.
이를 겸비한 감독을 둔 팀이라면,
어쩌면 모두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수 년간 최하위였던 우리 팀이 유능한 감독님을 모셔와,
단박에 가을야구가 가능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p.s 1. 게시판에 글 쓰는게 생각보다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네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주시는 여러 회원님들(특히 1번 선발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수원구장 옆에 있는 홈플러스 일주일 전부터 유료주차장으로 전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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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음....KT가 확실히 달라지는게 보입니다...시즌초랑은 완전 다른팀이 되었네여...역시 이것도 감독의 역량이겠죠...아무튼 기아팬들 그렇게 욕하는 감독이었지만...나름 괘안은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저리그와 직접비교는 좀 힘들겠습니다만, 자신이 만든 무사만루위기를 다른 투수에게 전가하는 교체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어찌되었든 자신이 만든 상황을 스스로가 극복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그런위기 상황을 자주 맞게된다면 1군에서 탈락하는 것이고, 프로이니만큼 그간의 실력과 경험을 토대로 1군을 구성했으면 1군 셋업맨이 나오는 상황에 등판을 시키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우게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한화이글스의 입장에선 좋은 결과로 막이 내린 경기였는데, 말씀하신대로 보다 먼곳을 보는 조범현감독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마노 일요일 4일 휴식후 등판위해 8회 안올린거 아닌가요? ㅋ
저는 두가지 다라고 봅니다. ㅎㅅㅎ
조범현감독이 신중하게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순위를 바꾸긴 힘들거고 선수들 아끼면서 큰 걸음 걷고 있는 거죠. 나름 원칙이 있는 분 같습니다
맥주랑 안주 5만원 어치 사감 되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