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9월의 일기, 일성콘도&리조트
‘사랑이란 집적거림으로 시작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완성된다.’
오래 전에 내가 지어낸 사랑에 대한 또 하나의 정의다.
비단 이성 사이의 사랑뿐만이 아니다.
혈육 간의 정도 그렇고, 친구 사이의 우정도 그렇다.
확장해서 모든 인간관계가 다 그렇다.
핵심은 집적거림이다.
한 마디 말을 건네는 것도 집적거림이고, 크고 작은 선물을 하는 것도 집적거림이고, 남의 일손을 도와주는 것도 집적거림이다.
소위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해서 굳이 재물이 아니어도 주위에 베풀 수 있는 것으로 예를 든, 부드럽고 온화한 얼굴로 마주 대하는 화안시(和顔施)도, 편안한 눈길을 보내주는 안시(眼施)도,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대하는 신시(身施)도, 부드럽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언시(言施)도, 착하고 어진 마음가짐을 가지는 심시(心施)도, 앉을 자리를 챙겨주는 좌시(座施)도, 묻지 않고도 그 속을 헤아려주는 찰시(察施)도, 결국 집적거림의 한 태양들이다.
어찌 보면 ‘휙’하고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부는 것도 집적거림이고, 바람결에 긴 머리를 휘날리게 하는 것도 집적거림이다.
그렇게 해서 꼬드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온전한 마음을 담아서 집적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맺어지는 관계 또한 온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날 또래의 듀엣가수인 ‘둘다섯’이 ‘긴 머리 소녀’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었다.
집적거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저 무심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복이 그저 굴러 들어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 비꼰 속담이 하나 있다.
곧 이 속담이다.
‘감나무 밑에 누워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딱 1주일 전인 2023년 9월 24일 일요일의 일이다.
이른 아침에 사무실로 나와서, 지난 밤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하던 중에, 내 눈에 특별히 띄어든 게시가 하나 있었다.
고향 후배로 전통의 휴양업체인 일성콘도&리조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규표 대표이사 사장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이었다.
다음은 그 글이다.
‘9월~10월 볼거리 및 축제, 일성콘도&리조트 근처에서 열리는 풍성한 가을 축제를 즐겨보세요.’
그 글에는 그 축제를 소개하는 포스터 사진 여섯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이 사장의 집적거림이었다.
내 마음이 혹했다.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두루 어울려 여행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살펴봤다.
경기권의 일성남한강콘도&리조트, 제주권의 일성제주비치콘도&리조트, 전라권의 일성지리산콘도&리조트, 일성무주콘도&리조트, 경북권의 일성경주보문콘도&리조트, 일성부곡온천콘도&리조트, 강원권의 일성설악온천콘도&리조트해서, 모두 다섯 권역의 일곱 리조트와 그 인근의 축제를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 다녀본 곳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일성설악온천콘도에서 올려다보는 장관의 울산바위 풍경과,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가 윙윙 돌아가는 제주 해변에 높다랗게 자리 잡은 일성제주비치콘도에서 내다보는 찬란한 일몰 풍경은 내 살아생전에 결코 잊을 수 없는 풍경으로 각인되어 있다.
결국 꼬드겨졌다.
댓글을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 붙인 댓글, 곧 이랬다.
‘우와! 세상이 이키나 좋아져뿐네요. 안 그래도, 10월 말쯤 해서 속초 함 갈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