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 완료
봄을 향해 쏴라
ㅡ작가 김병수
〚쪽수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노랗고 여린 달맞이 꽃의 전설은 서럽다. 사랑하는 님프를 모함하여 제우스를 화나게 하여 달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쫓아버렸다. 제우스가 방해를 하는 통에 둘은 끝내 만날 수 없었고 달을 사랑했던 님프는 병들어 죽었다. 제우스는 님프를 땅에 묻어주고 안쓰러워 그녀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환생시켜 주었다는 이야기다.
초가을 볕이 따가와지면 달맞이꽃대가 불쑥 키를 세운다. 어느새 꽃 지고 금종지에 씨앗 품고 익힌다. 시인은 그 씨앗을 총알로 읽는다. 전쟁이 있는 국제 정세 때문이리라. 씨앗이 여물면 금빛 총알집이 열린다. 바람의 힘을 빌려 흔들리고 쓸리면서 벌어진 종지의 총알을 비워낸다. ‘장전’ ‘쏴라’시어로 보면 사는 게 전쟁이다. 흩어져서 다른 종을 이기고 그 자리 차지하여 살아내야 한다는 침묵의 명령어도 담겼을 것이다.
해질녘, 저렇게 많은 씨앗 총알을 장전하고 봄을 향해 겨누는 달맞이 포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ㅡ웨딩 바람이여 불어라. 정자를 장전한 청춘 남, 달맞이꽃들과 함께 봄을 향해 쏘도록.
첫댓글 장전 완료 다양한 시선
- 봄을 향해
- 청춘 남
- 가자지구
찾아 읽어주신 점 감사합니다
가자에
꽃피는 봄이 오길
바라며 읽었습니다^^
안타갑고 허탈합니다.
잊을만 하면 폭력이 난무하고
쟁탈전에 혈안이 되는 인간사
그래도 범은 오겠지만
페허의 가슴에도 봄이 올까요
수많은 총알 중에 한 알이 명중하여
지구별 한쪽을 환하게 밝힐 것입니다.
그럴 것이라고 믿습니다
가자지구에도 날아가 환하게 꽃피웠으며
우리의 화살기도도 날려보내고요
부족한글이
선생님의 정성어린 글로
조금이나마 채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글과 글이 만나서 독자와 윈윈하는 표현은 좋은 것같아요
김병수 시인님의
짧은 한 문장에서 오는 강렬함도
오정순 선생님의 따스한 감상도 모두 너무 공감되고 좋습니다^^
디카시의 매력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