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1일.
그를 떠나보낸지 하루째.
겨우 하루 지났는데도 너무 가슴이 아프다.
죽고 싶다...은성아, 넌 날 사랑하지 않았던 거니?
괜히 눈물만 흐른다. 앞으로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
2000년 10월 2일
그를 떠나보낸지 이틀째.
아는 사람 모두에게 연락을 끊었다.
걱정할 걸 알면서도 너무 힘들어서 누구와도 대화를 자신이 생기질 않는다.
아무래도 은성이가 떠나면서부터 내 마음의 문은...
닫혀버렸나보다. 은성아.. 나 어떻게 하면 좋겠니..?
2000년 10월 3일
그를 떠나보낸지 3일째.
원래 정을 별로 주지 않던 내 성격이니까
잊는데에는 3일이면 될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지우려해도
지워지질 않는다. 은성이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버릇 까지..
은성이의 모든것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은성이를 잊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2000년 10월 4일
그를 떠나보낸지 4일째
그를 지우면서 이 일기장도 그만 쓰기로 다짐했다.
그게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언젠간 ..언젠간..
잊을 수 있을 거다. 아니, 잊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시간이 흘러가면 널 향한 내 마음도 지울 수 있겠지.은성아?
이제 널 보낼 준비를 하려 해.
2000년 10월 5일
그를 떠나보낸지 5일째.
끊었던 주위 사람과 다시 연락하기 시작했다.
꺼놨던 핸드폰을 켜보자니 가족과 친구에게서 온
전화와 문자가 한가득이다. 날 이렇게 걱정해주다니..
괜시리 미안해지고 고마워진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생활하면 ..
아니, 더 밝게 생활하면 그를 잊을 수 있겠지..
2000년 10월 8일
그를 떠나보낸지 8일째
잊었다고 생각해서 한동안 펴지 않았던 이 일기장을 다시 펴게되었다.
바쁘게 생활하느라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시내에서 그를 만났다. 언제나 인기가 많았던 그의 모습 그대로였다.
옆에 여자친구를 데리고 있는채로..
그는 아무 일 없었단 듯이 반가워하며 친구로 지내자고 했다.
슬펐지만.... 잊으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승낙하고야 말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후..오늘 그를 봤으니
나중에 또 볼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그를 봤을 때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연습을 해야겠다.
2000년 10월 9일
그를 떠나보낸지 9일째
어제부터 계속 웃는 연습을 했다.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위 사람들은 드디어 내가 웃는다며
기뻐했다. 나 하나에 이렇게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며 눈물이 흐를 뻔하였다.미안해서..
요즘의 생활은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레포트도 그렇고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꽤나 힘들었지만 , 차곡차곡 조금씩 돈을 모으다 보면
아니.. 그를 생각할 새 없이 일하다보면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의 기억을 깨끗이 잊으리라 생각한다.
일 하고난 후 씻으면 흥건하던 땀이 사라지는 것처럼....그도 그렇게
한번에 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00년 10월 11일
그를 떠나보낸지 11일 째
어제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들고 말았다.일어나보니 새벽 4시
찝찝한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대로 씻고 신문배달을 하러 갈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왠지 모르게 나설 때의 기분이 오늘은 무슨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오후에 내 예감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강의를 듣는 곳의 레포트를 A혹은 A+를 받았다.
그리고 강의를 다 듣고 난 후 그를 다시 만났다. 헤어지고 난 뒤 처음 만난후로는
처음 보는 거였다. 가슴이 아프진 않았다. 심장의 두근거림도 없었다.
드디어 그를 잊은 걸까? 그를 잊었다는 생각에
기쁘긴 했지만 내 사랑이 11일만에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는 사랑이었다는 것에 왠지 모르게 내 자신에게 화가났다.
정말 내 사랑은 그만 큼 가벼웠던 것일까?
한 순간 왔다 가는 감기에 지나지 않는것이었단 말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 순간 깨달았다.
내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
내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었다. 계산적으로 하는 ...사랑...
내 머리는 가슴이 아픈 것처럼 생각하게 하고는 몇일이 지나자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그 사람을 잊어버렸다. 이게 이 일기장을 쓰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아무래도..그를 잊은 것 같으니....말이다.
그럼..하은성...너의 기억에 한때 잠깐 설레였던 좋은 친구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리고 밑에 있는 글은 내가 너에게 쓰는 편지다 .그럼 안녕 !
[P.S: 은성아. 나는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진 못했나보다.그렇지? 피식..
다음에 만날 땐 좋은 친구로 만나자.. 나도 이제 가슴으로 하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마.
니가 사랑을 찾아 떠났듯이 나도 사랑을 찾아 떠날게.그럼 행복하고..
몇년 후 에 볼 수 있을 진 모르겠다. 나 외국으로 갈 거거든...
거기서 잘생긴 한국인 한명 데리고 와야겠다. 외국인은 아무래도 안맞으니까.
그럼 안녕, 나의 옛사랑 하은성. 이제 진짜 굿바이다. 깔끔하게 끝내자.아니,
끝낼 것도 없겠다, 나만 잊으면 되는 거니까. 그럼 진짜진짜 안녕.굿바이다.
-너를 한때 조금이나마 사랑했던 한 율-]
그리고 그렇게 그녀는 ...유학을 갔다. 외국으로 .. 그녀가 언제돌아올진 모르는 일이었다.
이 글을 쓴 나조차도...읽고계신 여러분도....모르는 일이었다 .
그리고 그녀의 일기장은 ...그녀의 일기장은 다음 날 은성의 집에 배달로 왔었다고한다..
그리고 그 일기장을 읽은 은성은 ... 약간의 미안함과 배신감...그리고
좋은친구가 하나 생긴듯한 설레임에 그리고 걱정에..잠을 설쳤다는 얘기만 전해질 뿐이다.
그리고 그 뒤로는 ? 뭐...해피엔딩으로 끝나겠지 .
여러분들의 마음대로 생각해보아라.
여러분의 상상대로 그들의 마지막을 어떻게든 장식할 수는 있다.
황당한 스토리로도. 웃긴 이야기로도......어떻게든 ..
나에겐 그닥 상관 없으니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한다.그럼이만,
-아아. 글을 쓰는게 이렇게 힘이드는 것인지 모르고 함부로 달려들었다가 결국
처음엔 새드하려다 해피엔딩으로..결국...(__)..
이렇게 허접하게 마지막을 장식하고 마네요. 휴우...
처음 쓰는 거라 어디서 막 섞어 놓은 듯 하지만.....봐주세요 ;;;
아아..소설에 대한 거라면 무엇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충고는 당연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제가 봐도 한숨밖에 안나오는 졸작이니까요. 그럼 이 때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__) -EF이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