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수 천 달러를 호가하는 명품 의류나 핸드백 등의 구매가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의 시선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액세서리들로 옮겨 가고 있다. 명품 소품들은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에 경제적 부담까지 적어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라 불경기에도 꾸준한 판매 호조를 보이는 추세다.
20대 한인 여성 크리스틴 이씨는 "최근 선물로 명품 브랜드 코치의 파우치와 키체인 등 작은 소품들을 받았다"며 "나 역시 선물용으로 남성 명품 브랜드 폴스미스의 손수건이나 명함 지갑 등을 구매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여성 리나 최씨 역시 "명품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 매장에 들렀다가 장갑 목걸이 브로치 등의 저가 소품을 여러 개 구매했다"면서 "최근엔 목돈이 들어가는 가방이나 구두보다 작지만 저렴하고 실용적인 명품 액세서리들에 돈을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스몰 럭셔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 사진은 코리아타운 갤러리아내 엠바 모피의 소품 코너. 오른쪽은 중고 명품샵 보보스 이주옥 사장.
명품을 판매하는 한인 업체들도 '스몰 럭셔리'가 대세라는 데 목소리를 모은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내 남성 명품 소품을 주로 취급하는 발렌타인측은 "요새는 같은 몽블랑이라도 수백 달러가 넘는 만년필 보다 100달러 선의 명함집과 키홀더가 인기"라며 "25~60달러 선의 아르마니나 투미 브랜드 지갑 벨트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같은 몰 내에 위치한 명품샵 파라슈 측에서도 "심리적으로 위축 돼 돈 쓰기를 겁내 하는 여성들도 명품 소품은 과감히 구매하는 편"이라며 "200~300달러 선의 알렉산더 맥퀸 스카프나 입생로랑 지미추 발렌시아가 브랜드의 자그마한 클러치 백이 잘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 물품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고 명품샵 보보스의 이주옥 대표는 "중저가로 구입할 수 있는 루이비통 페라가모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중고 벨트나 지갑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50달러 상당의 스카프 80달러 상당의 지갑 100달러 상당의 벨트 등이 명품이라도 큰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어 인기몰이 중"이라고 전했다.
전통적인 호화품으로 꼽히는 모피 상품에서도 '스몰 럭셔리'의 인기는 뚜렷하다. 수천 달러를 호가하는 자켓이나 코트 보다 액세서리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내 엠바 모피 측은 "분위기는 한 껏 살리면서도 가격은 80달러 선에서 시작하는 모피 목도리나 여우털 칼라 밍크 백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