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서(宣言書)
吾等(오등)은 (자)에 我(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
此(차)로써 世界萬邦(세계 만방)에 告(고)하야 人類平等(인류 평등)의 大義(대의)를 克明(극명)하며, 차(此)로써 子孫萬代(자손 만대)에 誥(고)하야 民族自存(민족 자존)의 正權(정권)을 永有(영유)케 하노라.
(중략)
公約三章(공약삼장)
一. 今日(금일) 吾人(오인)의 此擧(차거)는 正義(정의), 人道(인도), 生存(생존), 尊榮(존영)을 爲(위)하는 民族的(민족적) 要求(요구)ㅣ니, 오즉 自由的(자유적) 精神(정신)을 發揮(발휘)할 것이오, 결코 排他的(배타적) 感情(감정)으로 逸走(일주)하지 말라.
一. 最後(최후)의 一人(일인)까지, 最後(최후)의 一刻(일각)까지 民族(민족)의 正當(정당)한 意思(의사)를 快(쾌)히 發表(발표)하라.
一. 一切(일체)의 行動(행동)은 가장 秩序(질서)를 尊重(존중)하야, 吾人(오인)의 主張(주장)과 態度(태도)로 하야금 光明正大하게 하라.
기미독립선언문 일부다.
1980년대 이전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독립선언문의 전문을 한자와 한글의 글자 하나 생략하지 않고 통째로 외워야 했다.
지금의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 모두는 한글 전용으로 씌여있지만; 이때만해도 국문을 기반으로 한자를 병기했다.
3ㆍ1 운동은 우리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국어교과서에서도 다른 분야보다 더 중요했다.
그래서 학교 시험에서는 빠지지 않고 단골로 출제되었고 대입시험에서도 그랬다.
국어시간 첫 시간에 국어샘은 독립선언서의 개략적인 내용을 설명한 다음, 그 내용 전체를 토 하나 제외하지 않고 다음 다음 국어 시간까지 외워오라는 숙제를 냈다.
어찌하다보니 외운 내용을 테스트할 시간이 다가오면 누가 걸릴 지 심장이 쿵쿵 뛰었다.
어떤 때에는 날자 끝자리 숫자를 출석부 번호로, 다른 때에는 국어샘이 시계를 본 순간의 초를 그 번호로, 또 다른 때에는 무작위로 지정해 선언서를 외우라고 시켰다.
만일 완벽하게 외우지 못하면 손파닥 몇 번을 맞거나 교실 앞 단상 아래에 엎드리거나, 또는 긴 당구장 대로 엉덩이를 맞았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샘의 이런 벌은 교육 차원에서 어떤 제재도 없이 묵인되었던 시절이니 지금서 생각하면 그 당시 그런 벌을 받을 땐 상당히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서 생각하니 하나의 그저 그런 추억으로 남아있다.
만일 요즘에 이런 체벌을 가했다간 대단히 큰 죄에 해당되니 샘은 아마도 큰 고민을 하며 학생을 가르치지 않나 싶다 ㅎ.
만일 1980년 대에 고등학교를 다녔다면 안국역에 한 번쯤 가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지하철 역사 일부 벽에는 '독립운동사와 헌법 100년'이란 주제로 다양한 자료가 전시ㆍ부착되어 있다.
이곳에 가서 독립선언서 내용을 볼 때면 고등학생 시절의 국어 시간이 머릿속에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 때 그랬었지 하며 말이다 ㅎ.
ㅡ참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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